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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큰글자)

원제 : Frankenstein (1818년)
시리즈 : 큰글자 세계문학컬렉션(살림) [27]

메리 셸리 저 | 진형준 역 | 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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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241160 / 256쪽 197 x 2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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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인간의 탐욕과 오만에 대한 경고를 담은 SF와 공포 소설의 시조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은 영국 작가 메리 셸리가 1818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인간이 생명을 창조한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상상력과 창조주와 창조물 사이의 갈등과 진정한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이 담고 있다. 셸리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과 욕망, 괴물의 고독과 고통, 둘 사이에 흐르는 증오와 공포를 섬세한 필치와 괴기하고 서늘한 분위기로 그려냈다. 이 둘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엮어낸 탁월한 스토리는 수많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삼은 수많은 영화·드라마·연극·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더욱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SF(science fiction: 사이언스 픽션)와 공포 소설의 시조로 평가받으며 후대의 수많은 과학·공포 콘텐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은 생명의 비밀을 풀겠다는 열망으로 가득하다. 결국 생명이 없는 피조물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한 그는 시체의 뼈와 살을 활용해 ‘괴물’을 창조한다. 이렇게 태어난 괴물은 흉측한 외모와 인간을 초월하는 힘을 가졌다. 자신의 기대와 너무도 다른 흉측한 모습을 한 괴물과 마주한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버려둔 채 도망쳐버린다. 그렇게 버려진 괴물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증오와 폭력으로 배척당한다. 자신을 창조한 프랑켄슈타인과 인간에 대한 증오가 가득한 괴물은 박사의 동생을 죽이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신부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박사가 거절하자 결국 박사의 약혼녀의 목숨까지 빼앗고 만다. 복수심에 사로잡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뒤쫓기 시작하고 그 비극적인 여정은 북극까지 이어진다.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을 출간하면서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를 달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감추어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줌으로써 문명을 선사했지만 그 죄로 인해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는 형벌을 받은 그리스 신화의 인물이다. 프로메테우스가 그랬던 것처럼 프랑켄슈타인은 피조물에게 생명이라는 불씨를 선사한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 덕분에 문명을 갖게 된 인간처럼,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업적 덕분에 과학과 생명 분야에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오히려 박사는 프로메테우스가 형벌을 받는 것처럼 동생과 약혼녀를 잃고 결국 자신 또한 잃게 되는 고통을 받는다. 19세기 초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과연 긍정적이기만 한 것인지 묻는다.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에게 닥친 비극은 어쩌면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류에게도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경고처럼 비친다. 생명복제를 연구하는 생명과학이나 원자력 발전과 핵폭탄 등을 개발한 원자력과학 등 여러 과학기술은 이미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도 있고, 순식간에 나락으로 빠뜨릴 수도 있는 힘을 지녔다.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 속에 담긴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고민이 출간된 지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유효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켄슈타인』 은 인류가 과학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 소개

1797년 8월 영국 런던 출생. 어머니, 올스턴크래프트는 열렬한 페미니스트였으며,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은 급진적 무정부주의 철학자였다. 자유롭고 급진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성장했으며, 공식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는 못했으나 주변의 지적인 환경 속에서 배웠다. 16살 때에는 인생의 큰 전환을 맞게 되는데, 젊은 시인인 퍼시 뷔시 셸리와 도망쳐서, 1816년 전격적으로 결혼한다. 

메리의 인생은 드라마틱하면서도 비극적이다. 어머니는 그녀를 낳다가 사망했고, 의붓자매도 자살했다. 또한 퍼시의 전부인인 해리엇 셸리는, 퍼시에게 버림받은 후 임신 상태로 강물에 투신했다. 그 외에도 그녀의 첫 아들이 출생 직후에 죽었고, 메리가 채 스물다섯이 되기 전에 남편이 스페치아Spezzia 만에서 익사했다. 

『프랑켄슈타인』 저자서문에서 “남편이 끊임없이 자신에게 문학적 명성을 얻도록 용기를 주었다”고 밝히지만, 『프랑켄슈타인』의 직접적인 창작 계기가 되는 1816년 여름 이전까지는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다 남편이 죽고 난 후부터, 『Valperga(1823)』『the Last Man(1826)』『Lodore(1835)』『Falkner(1837)』 등 일련의 작품들을 발표한다. 개인적으로는, 워싱턴 어빙 같은 유명인사에게 청혼을 받았으나, 죽을 때까지 ‘메리 셸리’로 남기를 원해 거절했다고 한다. 1851년 2월 1일 사망했다.
지은이 진형준은 30년이 넘게 대학에서 불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불문학자다. 그러나 그는 불문 학 내의 특정한 장르나 문학사조를 전공한 것이 아니다. 대신 ‘상상력’을 전공했다. 아니, ‘상상력을 중심으로 한 인간학’을 전공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자신이 선택한 상상력을 공부하면서 그는 인간의 영혼이 알록달록하다는 것, 인간의 삶과 사회는 결코 일정한 결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 이질적인 것들 간에도 맥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고, 더 나아가 보이는 현상 너머를 파악하는 법을 배웠다. 달리 말하면 다원주의 정신과 유기적 사유를 배웠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상력 공부를 해나가다보니 그는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툭 터진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결과 전공과는 꽤 멀리 떨어져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미술대학과 경영대학원에서, 또 여러 기업체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강의하기도 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원장을 맡으며 그간 공부해온 상상력의 이론과 방법을 조직의 운영에 접목시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얻었다. 상상력의 가장 큰 특징이 넘나드는데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문학을 전공한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뼈저린 자기성찰과 반성을 피할 수 없었다. 상상력을 공부하면 할수록 서구 문화는 지구상의 여러 알록달록한 문화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이해됐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동양의 고전들을 더 의도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틈틈이 동양의 고전신화인 산해경을 읽고 한문을 배우고 한시를 공부했다. 
그렇게 만난 동양의 고전들을 접하면서 그는 다시금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됐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하고 융이 심층 심리학을 심화시켜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동양의 음양론에 가까이 가는 과정이라는 것, 또 보들레르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상징주의가 동양의 선(禪)사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 서구에서 가장 낯설고 가장 첨단에 속하는 ‘상상력의 인간학’이 동양의 주역 정신과 무척 가깝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서구에서 가장 새로운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친숙한 것이자 가장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이런 공부를 통해 얻은 통찰로 이 책에서 우리의 지식사회를 정조준하여 비판한다. 우리 지식사회의 주류는 여전히 서구적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조차도 서구에서는 낡은 것으로 간주되는 지식과 사상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효 만료된 지식과 사상을 오퍼상처럼 들여와 오랜 기간 동안 마치 보검인 양 휘두르는 관행이 여전히 만연한 가운데, 그는 서구의 인식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논어를 읽었고,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행복한 결합이 되도록 꿈꾸기 위해 공자님을 만났다. 이 책은 그 행복한 만남의 결과이자 우리 지식사회의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공자님과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 그가 얻은 통찰을 이 책에 쏟아낸 저자는 앞으로 우리 조선의 유학자들을 만날 기대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진형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 문과대학장, 세계상상력센터 한국 지회장, 한국상상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 그리고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으로서 한국이 주빈국이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한국문학과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지은 책으로 『상상력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P. 100~105 바로 그때였다. 저 멀리서 사람 형체 비슷한 것이 보였다. 그 형체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내가 조심스럽게 걸어서 건넜던 얼음 틈새들을 펄쩍펄쩍 뛰어넘었다. 덩치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불안했다. 눈앞이 안개에 덮인 듯 흐려졌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바로 그 괴물이었다. 내가 창조한 바로 그 괴물! 나는 분노와 공포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나는 마음을 다잡고 놈과 목숨을 걸고 싸우리라 결심했다.
드디어 놈이 다가왔다. 그 얼굴 표정에는 경멸과 악의가 가득 담겨 있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그 흉악한 몰골에 고뇌 비슷한 것이 서려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분노와 증오에 처음에는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그에게 분노의 목소리로 외쳤다.
“이 악당! 감히 내 가까이 다가오다니! 내가 네게 가할 복수의 일격이 두렵지도 않단 말이냐! 어서 썩 꺼져라, 이 더러운 놈아! 아니면 차라리 이 자리에서 내 발길에 짓밟혀 먼지가 되어버려라!! 아아, 네놈을 없애고 네가 살해한 희생자들의 목숨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러자 괴물이 대답했다.
“예상하던 대로군. 인간들이 나같이 끔찍하게 생긴 존재를 얼마나 증오하는지 나는 이미 다 겪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 나를 창조한 당신까지 나를 혐오하고 내치려 하다니! 나는 네 피조물이 아닌가! 우리는 둘 중 하나가 죽지 않는 한 절대로 끊어지지 않을 끈으로 엮여 있다. 나를 죽이겠다고? 넌 그런 식으로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쳤단 말인가! 너는 나에게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다하라. 그러면 나도 인간들에 대한 나의 의무를 다하겠다. 내 말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당신과 인간들을 조용히 내버려두겠다. 하지만 거절한다면 네 친구들의 죽음과 피가 내 양식이 될 것이다.”
나는 놈이 말을 할 수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저 괴물이 언제 말을 배웠단 말인가? 나는 여전히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더러운 놈! 네놈을 내가 창조했다고 나를 비난하는 거냐? 좋다. 가까이 와라. 내가 눈이 멀어 살려낸 그 생명의 불씨를 내 손으로 직접 꺼버릴 테니!”
나는 놈에게 달려들어 덮치려 했다. 놈은 가볍게 몸을 피하더니 말했다.
“진정하시지! 탄생부터 저주받은 내게 증오를 쏟아붓기 전에 내 말을 좀 들어보라고. 당신의 손을 빌릴 것도 없이 나는 이제까지 충분히 괴로움을 겪었어. 나는 내 생명을 지킬 것이 다. 살아 있다는 것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내게 생명은 소중하다. 나는 내 생명을 쉽게 버리지 않겠다. 기억하라, 프랑켄슈타인! 너는 나를 너보다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하지만 너와 싸우고 싶지는 않다. 나는 너의 피조물이니까. 내 손으로 창조주에게 해를 가할 수는 없다. 대신 네가 내게 빚진 의무를 다 하기만 한다면 나는 너를 왕으로 고분고분 섬길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나는 당신의 관용과 사랑을 받아 마땅한 존재다. 나는 당신의 아담이 되어야 하는데 타락한 천사가 되어 쫓겨나고 말았다. 그건 전혀 내 잘못이 아니다. 나는 자애롭고 선하게 만들어졌다. 불행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어라. 그러면 다시 미덕을 지닌 존재가 될 테니.”
“사라져버려! 너는 내 적이고 원수일 뿐이야. 꺼져버려. 아니면 차라리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싸우든지!”
“진정하고 내 말을 들어라 프랑켄슈타인. 자기의 피조물이 이렇게 애원하는데도 귀를 막을 작정인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너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네가 창조한 나는 처음에는 선한 존재였다. 내 영혼은 사랑과 박애로 빛났었다. 그러니 너는 잘못한 게 없다. 그런데 너희 인간들은 그런 나를 증오했다. 내 조물주인 당신이 나를 증오하는데 하물며 나머지 당신의 종족들은 어떠하겠는가! 나를 상대도 하지 않고 증오할 뿐이다. 이 황량한 산맥과 빙하들만이 내 안식처다. 이 황량한 자연만이 나를 반가이 맞는다.
나는 나를 증오하는 인간들을 봐줄 생각이 없다. 내가 불행하니 그들도 함께 불행해야 한다. 오직 당신만이 내 불행을 보상해주고 악행에서 구해줄 수 있을 뿐이다. 동정심을 가지라는 게 아니다. 그런 건 필요 없다. 단지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뿐이다. 살인자도 법정에서 최후진술을 하지 않는가? 제발 내 말을 들어라, 프랑켄슈타인! 살려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내 말을 들어달라. 내 말을 들은 다음에 자기 손으로 만든 작품을 파괴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
“어째서 내가 네놈을 만들었다는 걸 자꾸 기억나게 하는 거냐? 내가 눈이 멀었던 거다. 너는 혐오스러운 악마다! 네놈이 처음으로 빛을 본 날에게 저주가 내리기를! 나는 네놈을 빚어낸 손을 저주한다. 어서 꺼져버려! 지긋지긋한 그 모습을 제발 내 눈앞에서 치워버려!”
“정 그렇다면 좋다. 하지만 내 말은 들어주어야겠다. 그 이후 네가 판단해서 결정하라. 내가 인간 세계를 떠나 영원히 조용히 살게 될 것인지, 아니면 당신을 비롯한 인간들을 파멸시킬 악마가 될 것인지는 오로지 네게 달려 있다. 아주 이상하고 긴 이야기다. 이곳은 어울리지 않으니 산 위의 내 은신처로 가자. 지금은 해가 중천에 떠 있다. 해가 저 암벽들 뒤로 모습을 감출 때쯤이면 내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자, 따라와라.” 


P. 232~233 “아, 나는 곧 죽을 겁니다. 내 적이자 악마는 살아남겠지요. 월턴 대장, 내가 죽어가면서도 격렬한 증오와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요. 나는 단지 괴물이 죽기를 바라는 게 정당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요 며칠 동안 내가 한 일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과연 잘못한 것일까? 저는 그렇지만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나는 열정적인 광기에 사로잡혀 이성적인 존재를 창조했습니다. 나는 내가 창조한 존재를 행복하게 해주고 그의 복지를 가능한 한 보장해주어야 했습니다. 그게 제 의무였지요.
하지만 내게는 더 큰 의무가 있었습니다. 바로 동포 인류를 향한 의무였지요. 내가 처음 창조한 괴물이 자신의 동반자를 창조해달라고 요구한 것을 제가 거절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정당한 거절이었습니다. 내가 그의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그는 내 친구들을 살해했습니다. 뛰어난 감각과 지혜를 지닌 행복한 사람들을 죽여버렸습니다. 내가 그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 옳은 판단이었던 만큼 그를 없애야 합니다. 그 자신이 불행한 존재이며, 또 다른 이들을 불행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를 없애는 것이 내 사명이지만 나는 실패했습니다.
이제 대장님께 제가 전에 드렸던 부탁을 다시 드립니다. 그가 대장님 앞에 나타난다면 그를 없애주십시오. 하지만 그때와는 동기가 다릅니다. 그때는 증오심과 복수심에서 부탁을 드렸다면 이번에는 이성과 미덕의 이름으로 부탁을 드립니다.
어쩌면 쓸모없는 부탁인지도 모릅니다. 대장님은 곧 영국으로 돌아갈 것이고 놈을 만날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만에 하나 기회가 생긴다면 제가 드린 말씀을 심사숙고해서 행동해주시길 부탁드릴 뿐입니다.
이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혼이 저를 부르고 있습니다. 월턴 경, 안녕히 계십시오. 평온함에서 행복을 찾고 야심에 몸을 맡기지 마세요. 겉보기에 과학은 아무 죄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이 품은 야심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목차

첫 번째 편지
두 번째 편지
세 번째 편지
네 번째 편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이어서 쓴 월턴의 편지

『프랑켄슈타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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