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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의 백합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22

시리즈 :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59]

오노레 드 발자크 저 | 진형준 역 | 살림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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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238184 / 256쪽 210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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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축역본의 정본으로 읽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발자크의 대표작 『골짜기의 백합』 제4차 산업혁명 세대를 위한 진정한 독서의 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시대를 열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세대, 나아가 부모 세대를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컬렉션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제22권 『골짜기의 백합』. 사실주의 문학의 시조, 발자크의 색다른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으로 모르소프 부인과 사회 초년생 펠릭스 간의 사랑과 번뇌의 과정을 그렸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20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 교육은 정답만 찾아, 외우고, 시험 치는 식의 구태의연한 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시’와 ‘진학’에만 매달리는 교육은 우리 아이들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단언한다. “30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을 밀어낼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공부보다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발자크의 색다른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골짜기의 백합』 사실주의 문학의 시조로 평가받는 발자크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18세기 프랑스 사회에 만연했던 속세 지상주의와 인간 군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는 자신이 집필한 90여 편의 장편과 단편을 서로 연결시켜 『인간희극』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작품 세계를 만들었는데 그중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의 작품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그의 ‘숨겨진’ 낭만적 감성이 듬뿍 담긴 작품이다. 어릴 적 애정을 받지 못한 채 자란 귀족 청년 펠릭스는 우연히 모르소프 백작 부인을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모르소프 부인에게 적극적으로 전하지만 그녀는 그의 사랑을 거듭 거절한다. 그러나 펠릭스의 거듭되는 구애를 뿌리치지 못한 모르소프 부인은 그의 마음만은 받아들이되, 정신적인 교감만으로 그와 애정을 나눈다. 그리고 금전적인 원조와 사교, 처세 등의 팁을 가르쳐주면서 펠릭스가 한층 성장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를 다해 도와준다. 펠릭스는 그런 그녀의 도움으로 파리 사교계에서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새로운 연인 더들리 부인을 만나 모르소프 부인에게서 충족하지 못했던 육체적 사랑에 눈을 뜬다. 지고지순한 사랑과 관능적 사랑을 모두 맛본 펠릭스는 그 둘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고민한다. 하지만 모르소프 부인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사회 초년생 펠릭스를 걱정하여 그에게 당부의 편지를 남긴다. 펠릭스를 향한 모르소프 부인의 애정은 모성애의 전형이고, 모든 어려운 상황을 인내하고 상대방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성녀의 그것과 닮았다. 한편으로 펠릭스에게 올바른 삶의 지침을 가르쳐주는 스승이기도 하다. 모르소프 부인이라는 캐릭터는 한마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매우 도덕적인 인물인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까지 성스럽고 평온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그녀 또한 보통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상과 사랑의 격정 사이에서 갈등하고 이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린다. 사실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작품의 무대가 된 루아르강변의 아름다운 도시 투르는 발자크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최고의 작가가 되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초라한 변두리 다락방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출판 사업에도 손을 댔으나 크게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이는 20여 세 연상이었던 베르니 부인이었다. 베르니 부인과 그의 관계는 모르소프 부인과 펠릭스의 그것과 닮아 있다. 모르소프 부인과 더들리 부인 사이에서 즐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펠릭스는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러한 고민을 밑거름으로 한층 더 성장한다. 이 작품은 펠릭스에게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사랑의 정의를 묻는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세울 수 있도록 고민하는 장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골짜기의 백합』은 최고의 연애 소설이자 성장 소설인 셈이다. 더불어 모르소프 부인이 펠릭스에게 남긴 편지의 내용에는 순수와 타락 사이를 오갔던 당시 프랑스 사회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담겨 있어, 이 작품을 고리키 작품 중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청소년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질문 <바칼로레아> 각 작품의 맨 마지막에 주제나 내용과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실어두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이 질문들에 스스로 답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저자 소개

 1799년 프랑스 투르 지방에서 태어난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e de Balzac 는 프랑스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정통적인 고전 소설 양식을 확립하는데 이바지한 근대 사실주의의 대가로 손꼽힌다. 1815년부터 아버지의 바램 대로 법학공부를 시작하였고, 이후 공증인 사무실에서 서기를 했으나 1819년 공증인의 길을 포기, 아버지의 뜻에 등을 돌리고 비극『크롬웰』과 소설『팔튀른』『스테니』를 쓰며, 그가 원했던 대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다 한 성공은 올리지 못하고 연인 베르니의 도움으로 시작한 출판업 역시, 실패로 막대한 빚을 지게 된다. 그는 이 빚을 갚기 위해 불철주야 작품을 써냈으며 이 시기 사교계와 문학계에 출입하면서 신문 · 잡지에 많은 콩트와 소설을 발표한다. 왕성한 창조력과 정열로 끊임없이 작품에 전력투구한 결과 20년간 90편의 장편과 중편, 30편의 단편, 5편의 희곡 등 실로 엄청난 양의 작품을 남기게 되었는데, 이 방대한 작품들은 전체성과 유기성을 부여하려는 의도 하에 다시 『인간 희극 Le Comedie humaine』이라는 총괄적인 칭호로 태어난다.

따라서 발자크의 작품 세계는 『인간 희...1799년 프랑스 투르 지방에서 태어난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e de Balzac 는 프랑스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정통적인 고전 소설 양식을 확립하는데 이바지한 근대 사실주의의 대가로 손꼽힌다. 1815년부터 아버지의 바램 대로 법학공부를 시작하였고, 이후 공증인 사무실에서 서기를 했으나 1819년 공증인의 길을 포기, 아버지의 뜻에 등을 돌리고 비극『크롬웰』과 소설『팔튀른』『스테니』를 쓰며, 그가 원했던 대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다 한 성공은 올리지 못하고 연인 베르니의 도움으로 시작한 출판업 역시, 실패로 막대한 빚을 지게 된다. 그는 이 빚을 갚기 위해 불철주야 작품을 써냈으며 이 시기 사교계와 문학계에 출입하면서 신문 · 잡지에 많은 콩트와 소설을 발표한다. 왕성한 창조력과 정열로 끊임없이 작품에 전력투구한 결과 20년간 90편의 장편과 중편, 30편의 단편, 5편의 희곡 등 실로 엄청난 양의 작품을 남기게 되었는데, 이 방대한 작품들은 전체성과 유기성을 부여하려는 의도 하에 다시 『인간 희극 Le Comedie humaine』이라는 총괄적인 칭호로 태어난다.

따라서 발자크의 작품 세계는 『인간 희극』이라는 대작으로 대변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소설들이 당시 프랑스 사회전체를 이해하는 수단이 되게 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으며, 한 소설의 등장 인물을 다른 소설에서 재등장시키는 기법을 통해 통일된 하나의 소우주를 형성하였고, 이로서 작품 속의 세계는 그 깊이와 폭에서 더욱 현실감을 얻게 되었다. 발자크는 '호적부 보다 더 완전히 당대인의 생활을 기록할 것'이라는 작품 철학으로 연애와 풍류로 점철 되어 있던 당대 프랑스 소설에 충격을 주었으며, 낭만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도 있으나 전체적인 작품의 기조는 정밀한 관찰, 완전한 기록에 초점을 둔 사실적이며 자연적인 것이었다. 염세주의자, 회의주의자, 비도덕성, 거친 문체 등으로 그 당시의 대중들에게 환영을 받았으며, 전문가들에게는 냉대와 멸시를 받았다. 하지만 도스토예프스키, 와일드, 딜타이, 빅토르 위고와 같은 문인들에게는 찬사를 받았다.

낭만주의와 리얼리즘, 거기에 신비주의적 사상을 담은 작품을 써내기도 하는 등 정력적인 작품 활동을 펼친 발자크는 1832년부터 사귀어온 한스카 부인과 1850년 3월에 결혼식을 올렸으나 그 해 8월 18일 병세 악화로 사망한다.

저서로는『루이 랑베르』『시골 의사』『외제니 그랑데』『철학적 연구』『고리오 영감』 『사라진느』 『사촌 베트』『세자르 비로토』『골짜기의 백합』『인간 희극』등이 있다. 


 

역자 소개

지은이 진형준은 30년이 넘게 대학에서 불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불문학자다. 그러나 그는 불문 학 내의 특정한 장르나 문학사조를 전공한 것이 아니다. 대신 ‘상상력’을 전공했다. 아니, ‘상상력을 중심으로 한 인간학’을 전공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자신이 선택한 상상력을 공부하면서 그는 인간의 영혼이 알록달록하다는 것, 인간의 삶과 사회는 결코 일정한 결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 이질적인 것들 간에도 맥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고, 더 나아가 보이는 현상 너머를 파악하는 법을 배웠다. 달리 말하면 다원주의 정신과 유기적 사유를 배웠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상력 공부를 해나가다보니 그는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툭 터진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결과 전공과는 꽤 멀리 떨어져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미술대학과 경영대학원에서, 또 여러 기업체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강의하기도 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원장을 맡으며 그간 공부해온 상상력의 이론과 방법을 조직의 운영에 접목시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얻었다. 상상력의 가장 큰 특징이 넘나드는데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문학을 전공한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뼈저린 자기성찰과 반성을 피할 수 없었다. 상상력을 공부하면 할수록 서구 문화는 지구상의 여러 알록달록한 문화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이해됐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동양의 고전들을 더 의도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틈틈이 동양의 고전신화인 산해경을 읽고 한문을 배우고 한시를 공부했다. 
그렇게 만난 동양의 고전들을 접하면서 그는 다시금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됐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하고 융이 심층 심리학을 심화시켜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동양의 음양론에 가까이 가는 과정이라는 것, 또 보들레르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상징주의가 동양의 선(禪)사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 서구에서 가장 낯설고 가장 첨단에 속하는 ‘상상력의 인간학’이 동양의 주역 정신과 무척 가깝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서구에서 가장 새로운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친숙한 것이자 가장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이런 공부를 통해 얻은 통찰로 이 책에서 우리의 지식사회를 정조준하여 비판한다. 우리 지식사회의 주류는 여전히 서구적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조차도 서구에서는 낡은 것으로 간주되는 지식과 사상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효 만료된 지식과 사상을 오퍼상처럼 들여와 오랜 기간 동안 마치 보검인 양 휘두르는 관행이 여전히 만연한 가운데, 그는 서구의 인식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논어를 읽었고,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행복한 결합이 되도록 꿈꾸기 위해 공자님을 만났다. 이 책은 그 행복한 만남의 결과이자 우리 지식사회의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공자님과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 그가 얻은 통찰을 이 책에 쏟아낸 저자는 앞으로 우리 조선의 유학자들을 만날 기대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다. 

책 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파리에서 투르까지 한 여행 이야기는 하지 않으련다. 나는 내 가슴을 열어 어머니께 나의 애정을 보여드렸다. 계모라도 감동시킬 만한 열변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가 연극을 한다고 했다. 내가 버림받았다고 불평하면 어머니는 나를 패륜아라고 했다.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아 루아르강에 뛰어들려고 다리 위로 달려갔지만 난간이 너무 높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어머니는 내 사랑이 뿌리내릴 수 있는 가슴을 지닌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키 크고 삐쩍 마른, 인정머리 없고 이기적인 그런 여인이었을 뿐이다. 그녀에게는 삶의 모든 일들이 하나의 의무였다. 그녀는 그 의무들을 종교처럼 신봉했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약간의 모성애는 형이 다 흡수해버려 내게는 그냥 차갑고 뻣뻣한 여자로 존재할 뿐이었다. 그런 무정한 사람들에게는 무기가 있다. 바로 신랄하게 빈정거리는 버릇이다.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못 하는 나를 비웃음으로써 내게 상처를 주었다.
나는 투르로 오면서 은근히 가족애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태도로 인해 그 기대는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나는 절망적으로 아버지 서재로 피신했다. 그리고 처음 접하는 책들을 모조리 읽기 시작했다. 어머니와의 접촉은 피할 수 있었지만 내 정신건강은 악화되었다._26~27쪽

백작 부인과 나는 각자의 역할을 굳혔다. 백작 부인은 나를 모성애로 감싸주었다. 그녀 앞에서 나의 사랑은 천사처럼 숭고해졌다. 하지만 그녀와 떨어져 있게 되면 붉게 달구어진 쇠처럼 뜨겁게 변해버렸다. 그녀를 향한 내 사랑은 그렇게 양면적이었다.
또한 나는 그녀에게 베일에 가려진 사랑이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괴롭지 않았다. 나는 그 번민에서 달콤함을 맛보았고, 말없는 희생 가운데 무언지 모를 충족감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손등에 내 입맞춤을 허락했다. 하지만 손바닥은 허락하지 않았다. 두 영혼은 서로를 갈망하며 열정적으로 엉켰지만 육체적 욕망은 철저히 억압했다. 나는 젊었다. 더욱이 그녀가 첫사랑이었다. 첫사랑을 할 때는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는 법이다. 그녀의 아이들이 곧 내 아이들이었으며, 그녀의 집이 곧 내 집이었다. 그녀의 이해관계가 다 내 이해관계였고 그녀의 불행은 곧 나의 불행이었다. 나는 곧 그 집안의 식구가 되었고 처음으로 느끼는 그 행복감에 내 영혼 은 위안을 받았다. 남의 집에서 은밀히 안주인의 총애를 받으며 그녀의 사랑의 대상이 되었을 때의 행복은 그런 일을 겪어본 남자만이 안다.
한편 나는 견디기 힘든 백작의 성격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는 사소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푸념을 일삼았고 언제 나 불만족에 가득 차 있었으며 항상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그는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았고 그 끝에는 항상 아내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으며 그런 한심한 권력을 휘두르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는 어른이면서도 자크와 마들렌을 질투하고 그들처럼 보살핌 받기를 원했다. 나는 부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행복해했다. 백작의 사악함을 모두 참아낼 수 있었다. 나는 그녀의 곁에 있기 위해 그의 폭력에 자발적으로 몸을 맡겼다._87~89쪽

당신은 꾸밈이 없고 말투는 온화한 사람, 거만하지 않으면서 자존심이 강한 사람, 노인들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당신은 유치하지 않으면서 친절하고 신중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신중한 건 아주 중요해요. 재치를 발휘해야 하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들 광대 노릇을 하면 안 돼요. 내가 이야기한 모든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지위가 높으면 그만큼 덕도 높아야 한다)’라는 옛말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답니다.
이제 이런 원칙들을 실제 삶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해서 이야기해볼게요.
친구여, 교활함을 이 세상 처세술의 으뜸으로 삼는 사람들도 많지요. 사람들을 이간질해서 그 틈새에 자기 자리를 마련하려는 거지요. 하지만 어떤 사람이 의리 있고 정직한 사람이냐, 아니면 모함과 사기를 일삼는 비열 한 사람인가는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비열한 사람에게는 정당한 방법으로 맞서야 해요. 적을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아가게 될 그 세계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적이 없는 사람이랍니다. 줏대가 없다는 뜻이니까요. 당신은 최종 결정을 할 때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만 해요. 그래야 존경을 받을 수 있어요. 저는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어요. ‘어떤 술책이나 속임수는 결국 탄로가 나서 해를 끼치게 된다, 정직함을 견지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하다’는 거지요.
다시 한 번 강조할게요. ‘노블레스 오블리주예요!’ 그래요. 당신은 선과 덕을 베풀어야 해요. 그러나 고리대금업자가 돈을 빌려주듯이 선을 베풀라는 건 아니에요. 선은 그 자체로 아무 보상 없이 행해져야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이 도저히 갚기 힘든 그런 덕은 베풀지 말아요. 그러면 상대방은 오히려 당신의 적이 될 겁니다. 너무 무거운 은혜도 사람에게 절망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한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받지 말아요. 그 누구에게건 매인 사람이 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세요. 자기가 내린 결정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심판해야 해요. 그렇게만 된다면 이미 당신은 평범한 한 개인이 아니라 법 그 자체가 될 수 있으며 국가의 화신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당신 스스로를 심판 내리는 당신에 대한 심판은 아마 훗날 역사가 내리게 되겠지요._113~115쪽

당신이 여자에 대한 공부를 지금 시작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어요. 우리 여성들이 듣고 싶은 말 하는 법을 배우기에도 늦었고 필요할 때 아량을 베푸는 법, 우리가 옹졸해졌을 때 그 옹졸함마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에는 이미 늦었어요.
이보세요, 백작님. 우리 여자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그리 바보가 아니랍니다. 우리가 사랑할 때는 우리가 선택한 남자를 모든 것들 위에 놓지요. 함께 우월해지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우월하다는 믿음이 흔들릴 때 우리의 사랑도 흔들린답니다. 사랑하는 남녀는 서로를 치켜세워야만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자신도 함께 올라가는 거지요.
사교계에 계속 드나들면서 여성들과의 교제를 즐기고 싶다면 제게 이야기해준 것들을 꽁꽁 숨기세요. 여성들은 바위 위에 사랑의 꽃을 심는 것에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해요. 상대방의 병든 가슴을 치유해준다고 어루만져주는 일에도 별 관심도 없고요. 당신이 그런 이야기를 해주면 모든 여자들은 당신의 가슴이 메말랐음을 눈치채게 되겠지요. 그러면 결과는 뻔해요. 당신은 외로워지고 불행해지는 거지요. 저처럼 이런 이야기를 해드릴 만큼 솔직한 여자, 당신과 친구로 남자고 하면서 원한을 갖지 않고 이별할 만큼 마음씨 좋은 여자는 거의 없을 거예요._243~244쪽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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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5
3 79
4 104
5 151
6 197

『골짜기의 백합』을 찾아서 245
『골짜기의 백합』 바칼로레아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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