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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620525 / 112쪽 115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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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명두(Relics)』(바이링궐 에디션 시리즈 내 카테고리 : 운명)는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문제의식을 다루는 동시에, 생존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구효서만의 날카로움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수많은 죽음을 끌어안고 지탱함으로써 완성되는 명두집의 삶을 통해, 보편성이라는 말로 아우를 수 없는 화두를 오늘의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세계 문학으로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는 올해 연말 안에 세트 7까지 완간되어 총 110권의 대규모 전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아마존 시장 등을 통해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이번 시리즈에 대해 서지문 고려대학교 영문학 명예교수는 “한국의 작가와 문학이 그 활동의 일차적 수혜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책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더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 출판사는 세계를 더욱 가까운 이웃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며 본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출판사 서평]

2006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개인의 삶이라는 결 위에 놓인 현대사의 수많은 굴곡과,
그 속에 삶을 꾸려온 한 여인의 일생을 섬세하게 직조한 수작


『별명의 달인』으로 45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구효서 작가의 작품 『명두(Relics)』는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문제의식을 다루는 동시에, 생존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구효서만의 날카로움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2006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주제 안에서 인간과 역사, 그리고 운명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천착을 보여주고 있다. 구효서는 진중하게 개인의 내면을 탐사하는 일련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자칫 사변적일 수 있는 서사적 한계를 극복해낸 한국문학의 생생한 중심에 서 있는 작가이다. 능동적으로 한국 현대사의 수많은 굴곡들을 개인의 삶이라는 결 위에 풀어놓는 그의 작품은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에 깊이 숙연하게 한다.

“불망(不忘)!” 죽은 자, 산 자를 향한 그녀의 주술과도 같은 외침이 귓속을 어지럽힌다
명두는 본래 놋으로 만든 무당들의 신구(神具) 혹은 그 안에 깃든 혼령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는 이승을 떠나지 못한 혼령의 살아생전 한(恨)이 사물에 깃들면, 그 자체로 영험한 능력이 된다는 믿음 위에 기초한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않는다. 금방 태어난 아이는 굶겨도 금방 죽지 않는다. 사나흘이 지나면 비로소 아이가 사지를 버르적거리며 죽을 듯이 운다. 그럴 때 어두운 항아리에 처넣고 뚜껑을 닫는다. 아이는 허기와 어둠과 한기에 갇혀 죽음을 직감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더 보내고 나면 아무리 갓난아이라 할지라도 바깥으로 나오려고 맹렬히 뚜껑을 밀친다. 커다란 돌을 뚜껑 위에 얹는다. 세상 경험을 전혀 하지 못한 아이의 공포는 그만큼 순명하다. 마침내 돌을 얹은 뚜껑마저도 들썩거린다. 잘 벼린 창칼을 들고 있다가 뚜껑 사이로 비어져 나온 손가락 하나를 단숨에 끊는다.”

명두집이 ‘명두집’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 소리 소문 없이 태어났다 죽어버린 그녀의 세 아이 때문이었다. 죽은 아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써 그들의 죽음을 자기 삶의 일부로 만들고자 했던 명두집의 염원이야말로, 그녀 자신을 “죽음이 뒤뚱거리며 지나가는 것”과 같은 존재로 만들었던 것이다. 식지 않은 세 아이의 주검을 위해 무덤이 되어주었던 굴참나무만이 그녀의 비밀을 지켜주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숙명적 역사의 굴레를 벗어나려 한 한국인의 삶을 그린 15편의 단편작
‘운명’ ‘미의 사제들’ ‘식민지의 벌거벗은 자들’


이번에 출간된 여섯 번째 세트에는 ‘운명(Fate)’, ‘미의 사제들(Aesthetic Priests)’, ‘식민지의 벌거벗은 자들(The Naked in the Colony)’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누어 이경자, 윤정모, 구효서, 조세희, 손홍규 (운명) / 이외수, 이순원, 윤대녕, 김별아, 김훈 (미의 사제들) / 김동인, 현진건, 최서해, 한설야, 강경애 (식민지의 벌거벗은 자들)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구효서, 김훈, 이외수, 조세희 등 시대의 문제작을 탄생시키며 한국인들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들의 단편작을 실어 독자들의 기대를 한층 배가하였다. 짧은 호흡 안에 깊은 소설의 감동을 압축적으로 실어낸 작가들의 빼어난 문장을 느낄 수 있으며, 물론 이는 영어 문장으로도 충분히 그 감동을 그대로 재현해내었다.
아시아 출판사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세트 7을 출간하여 총 110권의 대규모 전집을 완간할 계획이다. 해외 아마존 시장 등을 통해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을 이번 시리즈에 대해 서지문 고려대학교 영문학 명예교수는 “한국의 작가와 문학이 그 활동의 일차적 수혜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책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더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 출판사는 세계를 더욱 가까운 이웃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며 본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저자 소개

1957년 강화도에서 태어나 1987년 『중앙일보』로 등단했다. 소설집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별명의 달인』 『아닌 계절』 등과 장편소설 『늪을 건너는 법』 『라디오 라디오』 『비밀의 문』 『내 목련 한 그루』 『나가사키 파파』 『랩소디 인 베를린』 『동주』 『타락』 『새벽별이 이마에 닿을 때』 등이 있으며,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등을 펴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비교문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경희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하버드 대학교 한국학 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아시아 문예 계간지 《ASIA》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오만과 편견》(공역), 《장편소설과 민중언어》, 《도심의 절간》, 《무자년의 가을 사흘』, 《I Am So Happy I Was Born 영어로 읽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The Bicycle Thief 영어로 읽는 자전거 도둑》 등,  


감수도서로 《오늘의 운세》《병신과 머저리》《어둠의 혼》《순이 삼촌》《엄마의 말뚝》《무진기행》《삼포 가는 길》《돌아온 우리의 친구》《원미동 시인》《풍금이 있던 자리》《전당포를 찾아서》《아베의 가족》《먼지별》《모두에게 복된 새해》《유리방패》《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문 앞에서》《코끼리》《필론의 돼지》《직선과 독가스》《새벽 출정》《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목련공원》《칼에 찔린 자국》《판문점》《은행나무 사랑》《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성탄특선》《나는 봉천동에 산다》《유자소전》《향기로운 우물 이야기》《월행》《당신에 대해서》《브라운 부인》 등이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영문학을, 뉴욕대학교에서 영어교육을 공부했다. 지난 2년간 서울에서 거주하면서 처음으로 한국인과 아시아계 미국인 문학에 깊이 몰두할 기회를 가졌다.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한다.
감수 《브라운 부인》, 《당신에 대해서》, 《내 영혼의 우물》, 《협죽도 그늘 아래》, 《아겔다마》, 《월행》,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유자소전》, 《나는 봉천동에 산다》,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 《목련공원》,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직선과 독가스》, 《무자년의 가을 사흘》, 《I Am So Happy I Was Born 영어로 읽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The Bicycle Thief 영어로 읽는 자전거 도둑》, 《오늘의 운세》등이 있다.

역자 소개

미셸 주은 김(김주은)은 버지니아 주립대학교 국제학과를 졸업하고 한동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승우 단편소설 「칼」의 번역으로 한국문학번역원 제11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역서로 《코끼리》가 있다.


 


 

책 속에서

이렇게 만들어 가진 그 유골을 명두(明斗)라 하기 때문에 그녀의 별명이 명두집이 된 것이었다. 그녀의 영험이 남달랐던 것은 그런 명두를 세 개씩이나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간장이나 된장독 말고 그녀의 집에 과연 아이의 시체를 담아둔 옹기가 따로 있는지 사람들이 확인할 길은 없었으나, 그녀의 방 보꾹 한 켠에 보시기만한 백자 항아리가 신주단지처럼 모셔져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 안에 세 아이의 손가락이 들어 있을 거라고 했다. 이리하여 사람들은 명두집이, 목숨 말고는 아무것도 훼손되지 않은 아이들의 시신을 내 발치에 묻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째서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다녀갔는지도 그들은 당연히 알지 못했다.

Any dead body part attained for such reasons was called a myeongdu, a relic shamans used to call on their patron saints. That’s why people called her the Myeongdu Lady. Her powers were particularly strong because she had three of them, supposedly. The villagers had no way of verifying that the large clay jars in her yard for soy sauce and soybean paste didn’t contain infant corpses. It was true, though, that she had ceremoniously placed a white porcelain jar on a shelf under the wooden beam that ran across the exposed ceiling in her room. People claimed that the jar housed three fingers, each belonging to a different child. No one knew she had buried her babies, all of them unharmed except for what was done to their short lives. Of course, they didn’t know why she came to visit me every single day.

아이는 항아리의 어둠 속으로 굴러 떨어지며 발악을 한다. 몇 개의 돌을 더 뚜껑 위에 얹는다. 아픔과 공포 속에서 아이는 영문을 모른 채 죽어간다.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원한이다. 그렇게 얻은 아이의 손가락을 명주천에 싸서 보관한다. 꾸덕꾸덕 마를 즈음 그것을 젖물이 흐르는 가슴에 두르고 백 일을 지낸다. 그렇게 아이를 얼러서 자신의 용도대로 원혼을 부리려는 것이다.

The child rolls back into the darkness of the jar, crying hysterically. A few more heavy rocks. The child dies in pain and fear, completely oblivious to all else. The child’s agony is of the purest variety, free of any impurities. She wraps the baby’s finger in silk and waits until it dries stiff. She then binds it around her chest, which still drips with breast milk, and keeps it there for one hundred days. And so she used the babies to serve her own purp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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