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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당 오가와

오가와 이토 저 | 권남희 역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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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630306 / 200쪽 130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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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만들고, 만들고, 먹고, 만들고… 매일 부지런히 나만의 행복을 지어 먹는 중입니다 소중한 가족과 자신을 위해 오가와 이토의 두 손은 언제나 분주하다. 추운 날엔 마음까지 뜨끈해지는 그라탕을, 봄이 되면 미나리를 듬뿍 넣은 샤부샤부를 펭귄(남편의 별명)과 함께 만들어 먹는다. 혼자 있는 밤엔 취향에 맞는 음악과 안주를 곁들여 레드와인을 즐긴다. 소확행, 자연주의,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그녀의 일상은 간소한 동시에 풍요롭다. 욕심부리지 않고 넘치지 않게 소유하면서, 그날그날 꼭 필요한 즐거움을 추구하고 만끽하는 삶. 그 움직임엔 조급한 허둥댐이 없고 오직 여유와 경쾌함이 실린 리듬만이 있다. 누군가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정성 들여 요리한다는 건, 삶을 사랑하는 방식의 하나다. 스스로와 곁에 있는 사람을 지키고 돌보는 일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녀의 일상을 엿보는 것만으로 인생의 소중한 힌트를 얻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삶이 마냥 아름답고 환하다는 천진한 소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 진짜 멋진 독자를 만났다’고 흥분해 발을 동동 굴리는 해맑은 그녀지만, 세상의 부조리나 안일한 정책, 시민의식이 부족한 문화에 대해서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일갈한다. 3·11 대지진이 일어난 뒤에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저항으로 ‘공중목욕탕 갈 때 빌딩 엘리베이터 사용하지 않기’ 등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엄격히 지키며, 미약하나마 세상에 의로운 보탬이 되려고 애쓴다. 우리 삶 구석구석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에 눈감지 않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며 산다는 자긍심이,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힘이 됨을 그녀의 일상을 통해 깨닫게 된다. “어쨌든 나는 건강하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싶다. 아무리 진흙탕에 발을 담그고 있어도 태양을 향해 나아가는 인생을 살고 싶다.”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보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가슴에 새겨본다.” 쓰나미로 가족을 잃은 뒤 새로운 희망을 좇기 시작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전하며 오가와 이토가 한 말이다. 발밑이 비록 진흙탕일지라도 삶을 긍정하려는 오가와 이토의 태도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변곡점을 만나 온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는 지금 우리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그녀의 행복론엔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야 하니까’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럼에도 내 인생, 내 가족은 더없이 소중하고, 그럼에도 우리는 더 행복해져야 하니까. 철마다 덜컹대는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행복하기 위해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더 예민하게 감각하고, 평범한 일상 속 무수한 기적들에 새삼스레 감탄하는 태도. 오가와 이토가 여전히 깊고 감미로운 일상을 보내며 지금껏 그토록 감동적인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할 수 있었던 이유다. 간소하지만 가난하지 않은 자신의 삶이 날것 그대로 담긴 이 책을 통해, 그녀는 이전보다 더 친숙한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행복을 권한다. 인생이 비록 지뢰밭일지라도 그 사이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것을, 건강한 것을, 내 마음을 충만하게 해주는 것을 부지런히 찾아 야금야금 맛보며 살자고.

저자 소개

오가와 이토는 1973년 일본 야마가타시 출생. 세이센 여대에서 일본 고대문학을 전공했으며, 1999년 『리틀 모어』에 <밀장(密葬)과 카레>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2004년에는 남편 미즈타니 기미오가 소속되어 있는 밴드 Fairlife에 참여하여, 하루아라시(春嵐, 아지랑이)라는 예명의 작사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2007년 고단샤에서 시 그림책을 냈으며, 2008년에 첫 소설 『달팽이 식당』을 포푸라샤에서 출간했다.『달팽이 식당』은 제1회 포푸라샤 소설 대상에 응모해서 최종심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이후 스테디셀러가 되어 2010년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2009년 2월에 출간된 두 번째 장편 『초초난난』은 이러한 데뷔작의 성공을 염두에 두는 한편 성숙한 글쓰기를 시도하려는 저자의 야심작이다. 저자의 공식 홈페이지 ‘이토 통신’을 찾아가보면 독서 일기와 자신만의 요리법 ‘밥과 간식’, 식당 순례기 등 오밀조밀한 사연들이 소개되어 있다. 2007년부터 연재한 이 소소한 이야기들 중에서 일기와 레시피는 『펭귄과 살다』『펭귄의 부엌』『펭귄과 하늘 위를 걷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식당 순례기는 『지구 식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에세이집으로 엮어져 나왔다. ‘이토’(실)라는 자신의 필명처럼 말을 한 가닥 가느다란 실처럼 뽑아 한 편의 이야기로 묶어내는 저자 특유의 글쓰기가 잘 드러난다. 남편(펭귄)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만드는 전갱이 초절임, 친구가 보내준 유채밥, 기운 없는 사람에게는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야채 포타주 등 맛있고 사랑스러운 요리 이야기를 담았다. 2009년 11월에는 포푸라샤에서 세 번째 장편소설 『패밀리 트리』를, 2010년 12월에는 슈에이샤에서 네 번째 장편소설 『쓰루카메 조산원』을, 2011년 10월에는 신초샤에서 첫 단편집 『따끈따끈할 때 드세요』를 출간했다. “소중한 손님을 위해서라면 채소 가게 여섯 군데를 가는 것쯤은 일도 아니야”라는 저자의 말처럼 톡톡 튀면서도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는 문체 때문에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짓게 된다.

역자 소개

일본 문학 팬이라면 믿고 보는 번역가이자 이름 자체가 추천 기능을 하는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스물다섯 살이었던 1990년 대리번역으로 번역을 시작해서 1991년 호시 신이치의 《신들의 장난》을 번역하여 출판사에 소개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의 번역서가 세상에 나왔다. 그 후로는 일거리가 들어오지 않아 백수에 가까운 생활을 하다, 직접 기획하여 번역한 무라카미 류의 소설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오디션》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러브레터》가 베스트셀러가 되며 번역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현재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마스다 미리, 오가와 이토, 무레 요코의 소설과 에세이를 비롯해 수많은 일본 현대 작가의 작품을 우리 말로 옮긴 28년 차 번역가. 2014년, 번역 생활 이야기와 번역 팁이 넘쳐나는 《번역에 살고 죽고》를 발표하여 지금까지 번역가 지망생들에게 애독서가 되고 있다. 그밖에 《애도하는 사람》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시드니》 《반딧불이》 《카모메 식당》 《배를 엮다》 《누구》 《츠바키 문구점》 《영원한 외출》 등 삼백 권에 가까운 역서가 있다.

책 속에서


내가 지향하는 것은 틈.
시간에도, 공간에도, 인간관계에도 틈을 만들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생각 없이 살다 보면 물건은 계속 늘어나니 의식해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 없는 물건은 손에 넣지 않는다, 집에 들이지 않는다, 인생에 덧붙이지 않는다, 이런 의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죽을 때는 주방에 냄비 하나, 여행 가방 한 개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_pp.25~26, ‘입춘대길’ 중에서

참고로 유리네의 간식은 수제 당근 비스킷. 쌀가루와 전립분에 당근을 갈아서 섞은 다음 오븐에 구운 것이다. 소금만 넣으면 사람이 먹어도 맛있다. 이걸 유리네는 바삭바삭바삭, 정말로 듣기 좋은 소리를 내며 먹는다. 그 소리를 듣고 싶어서 자꾸 비스킷을 주고 만다.
며칠 전 목욕탕 가는 길에 보니, 전봇대에 붙어 있던 벽보가 없어져서 안도했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벽보였다. 어떤 돌발 사고로 애견이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모양이었다. 강아지 사진 외에도 성격과 특징, 연락처 등이 자세히 쓰여 있었다. 주인의 심정을 상상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런 벽보가 종종 보이는 걸 보면 드문 일이 아닌 게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만약에 유리네가 없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오싹해진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나는 틀림없이 밤새 울면서 찾아다니겠지. “간식 먹을래? 간식 먹을래?” 하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유리네가 좋아하는 당근 비스킷을 들고. 수상한 사람이라고 내 쪽이 잡힐지도 모르겠다.
_p.47~48, ‘간식 먹을래?’ 중에서

지금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결단을 내려야 할 일과 마주하고 있다. 평소에는 피해서 지나온 ‘뜻대로 되지 않는 일’. 판단을 잘못하면 앞으로 인생이 장기간에 걸쳐 괴로워질 것 같다. 솔직히 지금도 사라지고 싶을 정도로 괴롭지만. 그러나 이럴 때 가야 할 길의 지표가 되어준 것이 라트비아 십계명과 무히카 씨의 말이다.
어쨌든 나는 건강하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싶다. 아무리 진흙탕에 발을 담그고 있어도 태양을 향해 나아가는 인생을 살고 싶다.
_p.57, ‘그래서 더 행복해졌나요?’ 중에서

유리네를 데리고 다니다 보면 많은 만남이 있다. 보행기를 잡고 열심히 걷기 연습을 하는 여자아이가 있다.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는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꽃 사진을 찍고 있다. 맑게 갠 날 좁은 베란다에서 이불을 널고 열심히 두드리는 여성도 있다. 공원 한 모퉁이 오래된 민가에 사는 고령의 여성은 언제나 정원의 꽃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이런 만남은 전부 유리네가 가져다준 것. 유리네에게 받은 멋진 선물이다.
_pp.61~62, ‘개가 이어주는 만남’ 중에서

유리네, 펭귄과 버스를 기다렸다. 그때, 실버카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가 다가왔다. 할머니가 뭐라고 독일어로 말을 걸었다. 그러나 도통 무슨 말인지. 버스가 언제 올지 묻는 거라고 멋대로 해석하고 펭귄이 필사적으로 ‘3분’을 몸짓, 발짓으로 전하려 애썼지만 잘 전달되지 않는 듯했다. 할머니는 다시 독일어로 말을 건넸다.
그때, 아기를 안은 가족이 지나갔다. 할머니가 이번에는 그 가족 중 아빠에게 말을 건넸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남자가 우리한테 영어로 말했다.
“오늘은 사이클링 경주가 있어서 버스가 오지 않는대요.”
그랬다. 할머니는 같이 버스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우리한테 버스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필사적으로 전하려고 한 것이다.
_p.96, ‘초록이 있는 것만으로’ 중에서



지금 독일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정의감을 실감한다. 바로 앞에 곤란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조금 희생하더라도 어떻게든 도우려 하는 등 기본적인 정의감이 강하다. 난민 문제에 관해서도 그렇고, 더 사소한 부분, 이를테면 내가 전철 환승을 할 줄 몰라 난감해하고 있으면 바로 누군가가 가르쳐준다. 독일인에게는 그것이 나치독일을 지지했던 것을 반성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반성하는 마음’이 사람들 마음속 깊이까지 스며들어 있는 걸 느낀다.
_p.130, ‘정의감’ 중에서

 

 

목차

새해 첫 해돋이 ? 1월 4일
유리네와 유리네 ? 1월 8일
히아신스 ? 1월 16일
손글씨 연습 ? 1월 26일
입춘대길 ? 2월 4일
할머니의 오동나무장 ? 2월 11일
벌써 5년 ? 2월 22일
사람 냄새가 나는 기획서 ? 2월 26일
대만앓이 ? 3월 3일
인간이 만들지 않은 것 ? 3월 14일
봄의 색깔 ? 3월 17일
간식 먹을래? ? 3월 24일
봄샤부 ? 3월 27일
명함 만들기 ? 4월 2일
그래서 더 행복해졌나요? ? 4월 5일
개가 이어주는 만남 ? 4월 10일
카레요일 ? 4월 14일
편지를 쓰는 시간 ? 4월 17일
가마쿠라 사람들 ? 4월 28일
만들고, 만들고, 먹고, 만들고 ? 5월 6일
맥주가 맛있는 계절 ? 5월 20일
닦고, 닦고, 닦고, 닦고 ? 5월 31일
북토크 ? 6월 6일
올해 여름은 ? 6월 14일
베를린에서의 첫 아침 ? 6월 17일
초록이 있는 것만으로 ? 6월 19일
나의 조국 ? 6월 27일
라트비아 하지축제 ? 7월 1일
유리네의 근황 ? 7월 2일
카르나 씨 ? 7월 4일
메이드 인 라트비아 ? 7월 10일
물물교환 ? 7월 15일
출장 애견 미용사 ? 7월 19일
미술관 ? 7월 24일
정의감 ? 8월 2일
개에게 다정한 도시 ? 8월 9일
모리에르 씨의 작품 ? 8월 15일
라흐마니노프의 저녁 ? 8월 22일
언어장벽 ? 9월 1일
그래도 베를린이 좋아요? ? 9월 5일
석 달 만의 도쿄 ? 9월 10일
부부판도라 ? 9월 19일
일요일은 스키야키 ? 10월 2일
밤밥 ? 10월 10일
돌아온 히틀러 ? 10월 26일
냄비의 역습 ? 10월 27일
동짓달 ? 11월 2일
기억 용량 ? 11월 5일
밀라노 문학제 ? 11월 24일
아빠라는 사람들은 ? 11월 29일
양식당 오가와 ? 12월 9일
글을 쓴다는 것 ? 12월 19일
꽃다발을 너에게 ? 12월 29일

옮긴이의 글 ? 오가와 이토 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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