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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카의 장갑

오가와 이토 저 | 이윤정 역 | 작가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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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261226 / 220쪽 120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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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장갑은 마음을 전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입니다”

베스트셀러 『달팽이 식당』 『츠바키 문구점』 저자
오가와 이토 신작 장편소설

라트비아 여행 에세이 + 오가와 이토 작가 인터뷰 + 히라사와 마리코 일러스트 수록!


대대로 이어지는 아름답고 화려한 엄지장갑, 수제로 만든 흑빵과 소박하지만 세련된 식탁, 숲과 호수에 둘러싸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밝은 미소.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장갑 나라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 『마리카의 장갑』이 출간되었다. 일본에서는 단행본 출간에 앞서 2016년 3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월간 《모에(MOE)》에 연재되었던 이 작품은 태어나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엄지장갑과 함께 살아가는 나라 루프마이제공화국을 무대로, 마리카라는 한 여자의 파란 많지만 따뜻한 생애를 그리고 있다.
루프마이제공화국은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를 모델로 하는 가상의 나라다. 실제로 오가와 이토는 본문 삽화를 맡은 히라사와 마리코와 여러 번 라트비아를 방문해 사전 취재를 했다고 하는데, 라트비아는 과거 수차례 강대국의 점령과 박해를 받았던 슬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리카는 건국 30년 만에 나라를 빼앗기고, 남편과 생이별을 하는 등 역경을 겪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간다.
마리카를 포함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루프마이제공화국 사람들 역시 타국의 침략과 농락에도 운명을 원망하거나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을 잃은 슬픔을 가슴속에 안고 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마음껏 웃고, 전통 문화를 자부심을 갖고 지켜나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 안에서 소임을 다한다. 숲과 나무와 호수, 꽃과 공기조차도 정령과 신의 기운이 깃든 나라, 사려 깊고 상냥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나라를 배경으로 한 『마리카의 장갑』은 읽는 내내 따스하고 포근한 털장갑에 감싸인 듯한 느낌과 함께, 행복은 멀리 있어 ‘쫓는’ 것이 아니라 일상 가까이에서 ‘발견’되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고도 뭉클하게 일깨운다.

한편 국내에서도 몇 권의 책을 출간한 일러스트레이터 히라사와 마리코의 섬세한 삽화도 작품의 사랑스럽고 다정한 기운을 북돋운다. 권말에 실린 라트비아 여행 에세이는 라트비아인들의 정겨운 생활상과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하나씩 풀어놓는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에는 독자들을 위한 특전이 준비되어 있다. 이번 『마리카의 장갑』 출간을 기념해 진행된 오가와 이토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소책자를 수록한 것으로, 맑고 고운 심성을 지닌 작가의 육성을 고스란히 담아 보다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작가의 친필 메시지와 사인도 확인할 수 있다.

“엄지장갑은 털실로 쓴 편지 같은 것.
좋아하는 마음도 장갑의 색깔이나 무늬로 표현합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좋아하는 마음’이 형상화되는 것입니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루프마이제공화국은 장갑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깔의, 손에 꼭 맞는 장갑을 끼는 것은 이 나라 사람들의 큰 기쁨. 태어나자마자 할머니에게 새빨간 엄지장갑을 받은 마리카는 가족들의 사랑과 너그러운 자연의 품 안에서 밝고 건강한 아이로 무럭무럭 자란다.
밖에서 뛰어 놀기 좋아하는 마리카에게 수공예는 커다란 골칫거리. 코가 촘촘하고 엄지 부분의 문양을 맞추기 힘든 까다로운 엄지장갑 뜨기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루프마이제공화국에는 중요한 규칙이 있었는데, 열두 살이 되면 누구나 수공예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것.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혜와 기술을 익히기 위한 시험으로 남자아이들은 바구니를 엮거나 못을 박고, 여자아이들은 실을 잣고 수를 놓고 엄지장갑을 떠야 한다. 닷새에 걸친 시험을 모두 치르고 난생처음 앓아눕는 마리카. 마침내 ‘보결’이라는 단서가 붙긴 해도 마리카는 시험에 합격했고, 이로써 맡은 바 책임을 다할 때에야 행복을 누릴 자격을 갖게 됨을 깨닫는다.

“슬픔의 눈물은 흐르지 않습니다.
마음속에서 상쾌한 바람이 불 뿐입니다.”


열다섯 살이 된 마리카는 같은 댄스 동아리의 청년 야니스를 사랑하게 되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엄지장갑을 떠서 선물한다. 그리고 얼마 후 열린 건국 15주년 축하 행사. 마리카는 자신이 준 엄지장갑을 낀 야니스를 발견하고 가슴 벅찬 기쁨을 느낀다. 마리카가 선물한 엄지장갑을 꼈다는 것은 야니스가 마리카의 마음을 받아들였다는 증거였는데 루프마이제공화국에는 ‘예스’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듬해 하지 축제의 밤, 마침내 마리카는 그에게 프러포즈를 받는다. 청혼을 수락하기 위해 복잡한 문양이 들어간 결혼식용 손가락장갑 뜨기에 돌입해야 하는 마리카. 이제 마리카는 장갑 뜨기가 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그러나 아름다운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두 사람이 결혼한 지 5년 만에 루프마이제공화국이 얼음제국에 무력으로 병합되는 불운이 닥친 것이다. 사람들은 춤과 노래를 빼앗기고 민속의상 착용도 금지되었지만, 혹한의 긴 겨울을 나기 위한 엄지장갑만은 유일하게 허용된다. 힘든 시절이지만 마리카와 야니스는 서로에 대한 사랑에 의지해 소박한 일상을 꾸려나간다. 꿀벌을 치고, 일주일 치 흑빵을 굽고, 엄지장갑을 뜨고, 동식물 가족을 보살핀다. 둘이 손을 잡고 숲속을 거닐고, 여름이면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나란히 그네에 앉아 밤하늘의 별을 보고, 온실 방에 마주 앉아 도토리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그러나 얼음제국은 그런 소박한 행복을 더는 허용하지 않는다. 야니스에게 연행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마리카는 그가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소망하며 밤새 엄지장갑을 뜬다.

“고마워(Paldies)!
살아 있다는 걸 축복처럼 느껴지게 해줘서……”

삶의 기쁨과 감동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선량한 사람들의 따스하고 포근한 이야기


“딱딱해 보이지만 속은 말랑말랑하고 살짝 단맛”이 나는 흑빵, “매혹적인 냄새의 캐러웨이 씨앗을 듬뿍 넣은 흰 치즈”, “물통 속에서 발효되어 소다수처럼 짜릿”한 자작나무 주스. 소설의 풍미를 한층 돋우는 것은 이처럼 오가와 이토 특유의 맛깔 나는 음식 묘사다. ‘축하의 술, 시마코프카’, ‘첫사랑의 꽃차’, ‘도토리 커피를 마시며’, ‘오이 피피 만드는 법’ 등의 장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있는 듯하다. 마리카에게 닥치는 고난과 역경, 그때마다 계속되는 장갑 뜨기는 마치 하나의 선율처럼 아름답게 연주된다.
첫 장편 『달팽이 식당』 이후 10년째를 맞는 오가와 이토는 이번 『마리카의 장갑』 출간을 맞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행복이란, 일상에서 작은 기쁨, 잔잔한 감동을 발견하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라트비아의 문화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이 소설은 일상의 기쁨과 감동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근면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아름다운 풍습과 현명한 지혜라는 문양으로 짜 내려간 장갑과도 같다. 오가와 이토가 전하는 반짝이는 희망의 빛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잊지 못할 특별한 문양으로 아로새겨질 것이다.

“보석함처럼 반짝이는 라트비아라는 작은 나라에서 이야기 조각들을 모았다.
그곳에서 만난 숲, 바람, 햇빛, 호수, 사람들의 선량한 웃음이 독자 여러분께 전해지길 바란다.” _오가와 이토


* 일러두기
본문 중의 ‘ミトン(미튼)’은 통상적으로 엄지손가락만 분리되어 있는 장갑인 ‘벙어리장갑’을 가리키지만, ‘벙어리장갑’이라는 단어에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여 ‘엄지장갑’으로 옮겼습니다.

저자 소개

오가와 이토는 1973년 일본 야마가타시 출생. 세이센 여대에서 일본 고대문학을 전공했으며, 1999년 『리틀 모어』에 <밀장(密葬)과 카레>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2004년에는 남편 미즈타니 기미오가 소속되어 있는 밴드 Fairlife에 참여하여, 하루아라시(春嵐, 아지랑이)라는 예명의 작사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2007년 고단샤에서 시 그림책을 냈으며, 2008년에 첫 소설 『달팽이 식당』을 포푸라샤에서 출간했다.『달팽이 식당』은 제1회 포푸라샤 소설 대상에 응모해서 최종심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이후 스테디셀러가 되어 2010년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2009년 2월에 출간된 두 번째 장편 『초초난난』은 이러한 데뷔작의 성공을 염두에 두는 한편 성숙한 글쓰기를 시도하려는 저자의 야심작이다. 저자의 공식 홈페이지 ‘이토 통신’을 찾아가보면 독서 일기와 자신만의 요리법 ‘밥과 간식’, 식당 순례기 등 오밀조밀한 사연들이 소개되어 있다. 2007년부터 연재한 이 소소한 이야기들 중에서 일기와 레시피는 『펭귄과 살다』『펭귄의 부엌』『펭귄과 하늘 위를 걷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식당 순례기는 『지구 식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에세이집으로 엮어져 나왔다. ‘이토’(실)라는 자신의 필명처럼 말을 한 가닥 가느다란 실처럼 뽑아 한 편의 이야기로 묶어내는 저자 특유의 글쓰기가 잘 드러난다. 남편(펭귄)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만드는 전갱이 초절임, 친구가 보내준 유채밥, 기운 없는 사람에게는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야채 포타주 등 맛있고 사랑스러운 요리 이야기를 담았다. 2009년 11월에는 포푸라샤에서 세 번째 장편소설 『패밀리 트리』를, 2010년 12월에는 슈에이샤에서 네 번째 장편소설 『쓰루카메 조산원』을, 2011년 10월에는 신초샤에서 첫 단편집 『따끈따끈할 때 드세요』를 출간했다. “소중한 손님을 위해서라면 채소 가게 여섯 군데를 가는 것쯤은 일도 아니야”라는 저자의 말처럼 톡톡 튀면서도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는 문체 때문에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짓게 된다.
일러스트레이터. 도쿄 출생. 광고, 잡지, 책의 장정 등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외에도 국내외를 불문하고 취재하고 싶은 사람이나 장소를 찾아가 거기서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과 문장을 이용해 책을 제작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행과 디저트, 오후의 간식』, 『이탈리아에서 생긴 일, 갤러리에 가는 날』, 그림책 『하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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