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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정영목 저 | 문학동네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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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1363 / 198쪽 / 330g / 135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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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필립 로스, 헤밍웨이, 알랭 드 보통, 커트 보니것의 번역가 정영목 번역 에세이

“번역가의 과제는 완전한 ‘번역’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언어’에 이르는 것이다”
— 27년간 200여 권을 번역한 그에게 새겨진 질문과 고민의 흔적들



두 언어가 서로 닿는 순간 두 언어 사이의 본질적 유사성과 흥미로운 차이들이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인간들의 본질과 차이와 관계, 그리고 둘을 넘어선 제3의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 번역은 이 과정을 관장하는 작업이다. 문학과 비문학을 넘나들며 이 작업을 성실하고 훌륭하게 해내는 이가 있으니, 편집자에게는 ‘믿고 맡기는 번역가’로, 독자에게는 ‘믿고 읽는 번역가’로 알려진 역자 정영목이다. 저자 이름 다음에 자리했던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건 책 두 권을 함께 펴낸다. 그의 첫 에세이이다.

27년간 200여 권을 번역하며 그가 번역에 대해 품은 질문과 고민을 담은 책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에는 “번역가의 과제는 완전한 ‘번역’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언어’에 이르는 것”이라는 그의 번역관과 “번역은 기본적으로 타자와 매우 긴밀하게 관계를 맺는 행위이며, 그렇기 때문에 번역에는 번역가가 한 인간으로서 타자와 관계를 맺는 일반적 방식이 반영된다”는 번역가로서의 기본자세를 담았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한 가지 깨닫게 되는 것은 번역에서 다름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같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것이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 두 언어의 차이를 고려할 때 출발언어에서 의미하는 바는 이미 이해되었고 이제 두 언어의 차이를 고려하여 그것을 목표 언어로 옮겨놓는 일만 남은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번역이 이렇게 알사탕의 껍질을 바꾸듯이 기계적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의미는 알사탕처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지도 않으며, 게다가 더운 여름날 녹아버린 것처럼 껍질에 들러붙기도 한다. (157쪽)

어색하고 낯설고 생경한 면을 통해 우리의 현실 속에 어떤 것이 없음을 알려주고, 또 우리의 현실과 바깥에서 온 언어가 우리의 현실과 어딘가 어긋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번역의 역할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번역의 언어가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면 그것은 단지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의 변화가 언어를 감당해낼 만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일 것이다. (178쪽)

자신이 혼자, 때로는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보는 번역 작업에서 인간적 즐거움을 느끼듯이, 전문가가 공을 들여 해놓은 번역 자체에서도 두 언어가 뒤엉키고 새로운 가능성들이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은 서로 다른 인간들의 본질적인 교섭 과정을 살펴보며 인간을 공부하는 중요한 작업 아닐까? 여기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어야만 번역의 진정한 자리를 찾는 것이 가능해질 듯하다. (198쪽)

『씨네21』 김혜리 기자와의 인터뷰를 전재한 1부 ‘번역과 나’에서는 저자가 출판 번역가로 입문하게 된 계기 및 당시 출반 번역의 환경,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번역가로 일하며 느낀 고뇌와 즐거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저는 번역의 매끄러움에는 집착하지 않습니다. 번역의 완성도와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저자의 문투를 무화하는 방향은 제 방침이 아니에요. 그걸 어떻게 보존하느냐를 고민하는 쪽이죠”라는 말은 ‘번역투’에 관한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이었다. 이렇듯 이 책은 번역 실무에 대한 테크닉보다는 번역의 윤리와 역할, 번역가의 글쓰기 문제 등 번역가 혹은 번역가 지망생이 생각해봄직한 화두를 다루어 ‘번역가의 일’에 대한 저마다의 성찰을 독려하는 책이다. 모두가 최고라 부르지만 정작 본인은 늘 겸양하고 진중한 자세로 일해온 번역가 정영목, 그가 옮긴 책의 한 구절이 그와 참 닮았다.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필립 로스, 『에브리맨』)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역서로는 《축의 시대》《지젝이 만난 레닌》《그레이트 게임》《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마르크스 평전》《호치민 평전》《융》《신의 가면 3 : 서양 신화》《신의 가면 4 : 창작 신화》《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불안》《행복의 건축》《극단의 형벌》《권력의 법칙》 《로드》《죽음의 중지》《눈먼 자들의 도시》《눈뜬 자들의 도시》《책도둑》《포트노이의 불평》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번역에서는 말귀를 알아듣는 게 가장 중요하고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저자뿐 아니라 기본적
으로 인간에 대한 관심이 깊어야 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맥락을 잡을 수 있지 않겠어요? 이른바 ‘초를 치는’ 번역은 싫어해요. 번역은 설명이 아니잖아요? 원문 풀어쓰기paraphrasing도 아니고요. (24쪽)

첫째, 번역에서 완전히 중립적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둘째, 이것이 발생하는 원인이 번역 자체에서 온다기보다는 해석 행위에서 온다는 점이다. 셋째, 읽기 자체가 해석 행위라는 점이다. 즉 텍스트를 중립적으로 읽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읽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맥락을 텍스트에 투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95쪽)

번역은 기본적으로 타자와 매우 긴밀하게 관계를 맺는 행위이며, 그렇기 때문에 번역에는 번역가가 한 인간으로서 타자와 관계를 맺는 일반적 방식이 반영된다. (111쪽)

목차

서문

번역과 나
“세상 모든 일이 번역인지도 모르죠”

번역의 세계
-번역에 관한 짧은 생각 몇 가지
-번역사 산책
-번역의 윤리
-번역 강의의 안과 밖
-읽기로서의 번역
-번역가의 글쓰기
-번역과 번역학
-번역과 한국의 근대
-누구의 한국어도 아닌 한국어
-차이를 넘어서는 번역의 모색
-번역의 역할
-번역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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