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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자들의 도시 [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원제 : Ensaio Sobre a Lucidez (2004년)
ISBN : 9788973378296 / 431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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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눈먼 자들의 도시>이후 4년, 노벨상 수상에 빛나는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2004년 발표작! 온 도시가 눈이 멀어버렸던 사건이 일어난 도시의 4년 후, 비바람 몰아치는 선거날, 날씨 탓인지 아무도 투표하러 오지 않고 투표율은 바닥을 치고 만다. 정부는 투표를 연기하고 다시 선거를 치르나, 이번에는 백지투표가 대부분이다! 시민은 정치를 불신하는가? 갈피를 잡지 못하던 대통령과 총리는 수도이전을 결정하고 야심한 밤을 틈타 도시를 빠져나갈 계획을 세우고, 정부를 27개 팀으로 나눠 동시에 빠져나온다. 그 순간 도망자들을 환영이라도 하듯 일순간에 도시에 불이 반짝 켜지는데.....
알레고리와 패러독스의 역작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이 작품은 권력의 힘에 대한 확신을 뒤흔드는 작품이다. '선거'라는 가깝지만 먼 소재를 통해 한번 잡으면 쉽게 놓을 수 없는 마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눈뜬 자들의 힘'을 통해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눈먼 자들의 도시에 일어난 의문의 백색 혁명!
권력의 우매함과 잔인함을 풍자한 블랙 유머의 역작
눈뜬 채로 눈이 하얗게 멀어버리는 ‘실명 전염병’이 도시에 퍼질 당시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권력자들은 사건에 대한 무언(無言)의 함구령을 내리고 기억 저편으로 지워버린다. 어느덧 4년 후 선거일, 수도의 정치를 평가하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중 83퍼센트가 백지투표를 던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또다시 ‘백색 공포’로 두려움에 떨던 우파, 좌파, 그리고 중도 정당의 정치인들은 당황해하며 우왕좌왕하면서도 이 상황이 결코 시민에 의한 정부 불신임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도시에 비밀경찰을 투입하고, 거짓말 탐지기로 시민들을 테스트하는 등 정부는 주도자를 물색해보지만 사태는 점점 더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비밀 투표를 원칙으로 하는 민주주의 제도하에서는 누가 백지투표를 했는지 절대 밝혀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해결점을 찾지 못한 정부는 마침내 계엄령을 선포해 타 도시와의 교류를 봉쇄하고 수도의 관문에 군대를 배치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생활과 도시 간의 물류 문제 등으로 국고만 낭비될 뿐이다. 대통령과 총리는 전격적으로 수도 이전을 결정하고 야심한 밤을 틈타 도시를 빠져나갈 계획을 세운 후, 정부를 27개 팀으로 나누어 관저를 동시에 빠져나오기로 한다. 정부 당국자들이 은밀히 이동을 시행하자마자 도망자들을 환영이라도 하듯 일순간에 도시 전체에 불이 번쩍 켜지는데…….
“이번 작품을 읽으며 사라마구의 낙관이 미세하게나마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마치 기댈 곳이 흔들리는 듯 마음이 편치 않은 면도 있다. 지난번에 사라마구의 책을 번역하면서 노작가의 낙관주의 운운한 것이 무색하게, 이번 작품에서는 어두운 그늘이 곳곳에 느껴지기 때문이다.” _ 옮긴이의 말
주제 사라마구(지은이)의 말
정치가들은 백지표보다는 기권표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기권표야 뭐라고 둘러대도 상관없으니까. 사람들이 내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든다고 하지만, 백지표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것이라는 점을 난 믿는다.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 오늘 우리나라 수도에서 실시된 선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익정당 팔 퍼센트, 중도정당 팔 퍼센트, 좌익정당 일 퍼센트, 기권 없음, 무효표 없음, 백지투표 팔십삼 퍼센트. 총리는 말을 끊고 옆에 있던 잔으로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오늘의 투표가 지난 일요일에 드러난 경향의 확인인 동시에 악화임을 알기 때문에, 이 곤혹스러운 결과의 모든 원인을 진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대통령 각하와 논의한 끝에 현 정부의 정통성에 문제가 제기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방금 실시된 선거는 지방선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오히려 자신의 절박하고 긴급한 의무가 지난 칠 일간의 비정상적 사태를 심도 있게 조사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이 사태에 경악한 증인인 동시에 대담한 참여자이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하게 되어 몹시 안타깝지만, 우리의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생활의 민주적이고 정상적인 상태에 잔혹한 타격을 준 이 백지투표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땅에서 솟은 것도 아닙니다, 이 백지투표는 이 도시의 백 명의 선거인 당 여든세 명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은 그 비애국적인 손으로 백지를 투표함에 넣었습니다. 총리는 다시 물을 마셨다. 갑자기 목이 말랐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까보다 물이 더 절실하게 필요했다.
― 42~43쪽 중에서
백지투표를 던지는 것은 자유로운 권리이며, 법은 그것을 선거인에게 허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백지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박해받으면 안 된다고 분명히 나와 있지요, 하지만 댁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 다시 말하지만, 나는 백지투표를 한 사람이 아니올시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저 학문적 가정이었을 뿐이지요, 그뿐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그런 답을 두세 번 듣는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을 터였다. 그저 세상에는 이 나라의 법을 잘 알아 그것을 유난히 강조하는 사람이 몇 명 있나 보다 하고 넘겼을 것이다. 그러나 성을 내기는커녕 눈썹 하나 치켜올리지도 못하고 마치 암기한 호칭 기도를 듣는 것처럼 백 번, 천 번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은 이 까다로운 임무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이제 그것을 완수할 수 없음을 알게 된 사람에게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었다. (중략) 한 사람도, 단 한 사람도 백지투표를 던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척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가게가 문을 닫기 전에 얼른 가봐야 하니 나중에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러나 최악은 아예 못 들은 체 해버렸다는 것이었다.
― 63~64쪽 중에서
눈뜬 자들의 도시 … 9
옮긴이의 말 … 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