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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위한 홀로그램

원제 : A Hologram for the King

데이브 에거스 저 | 정영목 역 | 문학동네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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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0328 / 400쪽 210 x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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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한물간 비즈니스맨에게 이 시대는 너무 빠르고 동시다발적이고 능률적이며 가혹하다! 뉴욕 문학계의 가장 힙한 작가, 데이브 에거스 그가 그려내는 중년의 희비극과 글로벌리즘의 아이러니 한 인간의 고역에 대한 코믹하면서도 몹시 슬픈 이야기이자 우리 시대를 명료하게 보여주는 스냅샷. 뉴욕타임스 “그는 계획을 잘 세우지 못했다. 필요할 때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의 결정은 근시안적이었다. 동료들의 결정도 근시안적이었다. 이 결정들은 어리석고 편의적이었다.” _본문 중에서 아내와는 이혼 소송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딸의 대학 등록금 마련이 걱정인 54세의 앨런. 한때는 잘나가는 비즈니스맨이었지만 이제는 상사에게 치이고 젊은 직원들에게 밀리는 처지다. 여전히 고전적인 영업 기술을 고수하는 그는 사우디 국왕에게 화상 회의용 홀로그램 기술을 파는 임무를 맡게 된다. 계약을 잘 성사시켜서 다시 예전의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일은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다. 사우디 국왕과의 미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에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사막 텐트에서 줄곧 대기중이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등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종기까지 나 있는 상태인데…… 뉴욕 문학계의 가장 힙한 작가, 데이브 에거스의 장편소설『왕을 위한 홀로그램』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00년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발표하며 그해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화려하게 데뷔한 에거스는 이후 미국 문학계에 문화혁명을 일으키며 문학, 출판,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에거스가 2013년 발표한 장편소설『왕을 위한 홀로그램』은 그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TOP 10, <보스턴 글로브>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2016년 톰 행크스 주연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미국 노동자들이 없으면 더 능률적이 된다, 이상, 그들을 잘라내라. 왜 나는 그게 닥쳐오는 걸 보지 못했을까? 나도 없어져야 더 능률적이 된다는 걸.” _본문 중에서 미국에서 제조업이 흥하던 시절, 여전히 고전적인 영업 기술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던 시절, 금리는 계속 올라가고 물건을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 앨런은 ‘미국 비즈니스맨’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미국에서 제조업이 쇠퇴하고, 아니 미국 땅에서 어떤 물건을 ‘제조’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모든 기업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혹은 인건비가 싼 동유럽이나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서 공장을 돌리는 시대가 도래한다. 젠장. 노동조합이 없으면 더 능률적이 되니까 노동조합을 잘라내라. 미국 노동자들이 없으면 더 능률적이 된다, 이상, 그들을 잘라내라. 왜 나는 그게 닥쳐오는 걸 보지 못했을까? 나도 없어져야 더 능률적이 된다는 걸. 젠장, 키트, 너무 능률적으로 만드는 바람에 내가 필요 없게 되어버렸단다. 나 자신을 부적당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거야. _본문 중에서 그리고 미국 제조업과 함께 앨런의 커리어도 점점 구렁텅이로 떨어졌다. 전형적인 방문 판매원으로 시작한 그는 그 일이 잘 맞았고 성과도 좋았다. 이후 자전거 제조사 임원 자리까지 올랐지만 그는 여전히 방문 판매원이었을 때의 원칙과 방법을 고수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맞아,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고 능률을 높이기 위해 앨런은 회사의 공장을 동유럽이나 아시아로 이전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회사도 앨런도 완전히 박살이 났다. 회사는 숙련된 노동자들을 잃었고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으며 앨런의 입지도 좁아졌다. 앨런은 더이상 회사에서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그 순간 앨런은, 수십 년 후 그가 약해졌을 때,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 때, 그가 바지를 더럽히고 침을 질질 흘리는 걸 키트가 처음 보게 될 때 어떨지 알 수 있었다. 그때 키트가 지을 표정이 바로 이 표정, 지금 브래드가 짓고 있는 표정일 것이다?도움을 주기보다는 짐이 되는 인간, 이익이 되기보다는 해가 되는 인간, 세상의 진보와 무관하고 오히려 불필요한 인간을 바라보는 표정. _본문 중에서 그리고 이제 그는 공장도 필요 없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홀로그램 기술’을 팔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와 있었다. 그러나 그는 홀로그램에 대해서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도 딱히 잘 알고 있지는 않았다. 사우디 국왕에게 보여줄 홀로그램 프레젠테이션이라면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 잘할 터였다. 그는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부하 직원들이 자기를 불필요한 인간으로 본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는 꿋꿋이 버텼다. 그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있었고 무엇보다 딸 키트의 대학 등록금이 필요했다.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우디 국왕을 만나 홀로그램 기술을 팔아야만 했다. “어른이 되면, 계속 발전하기는 해도 그게 늘 개선은 아니라는 걸 아는 게 중요해. 변화는 있지만, 그게 반드시 성장은 아니야.” _본문 중에서 몸의 움직임이 계속 어설퍼졌다. 계속 캐비닛에 머리를 부딪쳤다. 자꾸만 차문에 손을 찧었다. 빙판이 된 주차장 바닥에 넘어져서 몇 달 동안을 나무로 만든 인간처럼 걸었다. 이제 그에게서 우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_본문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호텔방에서, 아무도 자기를 찾지 않는 쓸쓸한 밤을 보내며 그는 딸 키트에게 편지를 쓴다.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 루비와의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키트를 위해, 그는 계속 편지를 썼다. 어쨌거나 딸을 위한 일이었고 효과도 있었지만, 사실 회사와 아내에게뿐만 아니라 딸에게마저 실망스러운 사람, 불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다. 그는 편지를 통해 앞으로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실수가 많아지고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어질 자신을 미리 변호하고 있었다. 아내와 이혼 후 초절주의 사상에 몰두해 지내다가 호수에 걸어들어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이웃 찰리, 호텔 셔틀을 놓친 앨런이 호텔에 차량과 기사를 요청하며 인연을 맺은 이후 묘한 우정을 쌓게 된 사우디 청년 유세프, 불면을 호소하는 앨런에게 밀주를 건네주고 한밤의 모험과 ‘실수’로까지 이끈 덴마크 여성 컨설턴트 하네, 유세프의 주선으로 종기 치료를 받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 만난 사우디 의사 자라 하켐까지, 서브 캐릭터로 등장하는 인물 군상이 앨런과 주거니 받거니 그려내는 일상과 대화와 사건들 모두 하나같이 앨런의 헛헛하고 쓸쓸한 심리를 닮아 있다. 아이들은 십대가 되고 성인이 되어가면서 점점 용서를 하지 않는 사람이 돼. 완벽하지 않은 것은 전부 한심해 보이는 거야. 아이들은 구약성서 수준으로 심판을 하지. 어떤 잘못도 용서받을 수 없어. 마치 완벽을 약속한 계약이 깨진 것처럼. 하지만 부모에게도 다른 인간들에게처럼 자비를 베풀어주고, 감정이입을 해준다면 어떨까? 아이들은 그들 안에 예수 같은 태도가 더 필요해. _본문 중에서 현대사회의 능률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오르고, 사람들은 그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기 위해, 남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곧 그 능률과 속도가 인간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도 적응할 수도 없는 수준에 이르고 만다. 특히나 앨런처럼 아날로그식 생존법을 터득한 사람에게, 그리고 그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에게 이 세계는 너무나 빠르고 동시다발적이며 가혹하다. 뉴욕 문학계에서 독창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데이브 에거스는 『왕을 위한 홀로그램』을 통해 우리 시대 중년의 희비극과 그들의 고통스런 방황, 중산층의 몰락, 글로벌리즘의 아이러니를 재기 넘치는 유머와 도발적인 풍자로 이야기한다. 주인공 앨런의 모습은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이며, 이 작품을 통해 그의 고난을 함께하는 우리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슬프고 진한 인상을 남긴다. 한 시대를 살아낸, 그리고 또다른 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앨런은 이미 중년에 접어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저자 소개

데이브 에거스는 뉴욕 문학계에서 가장 힙한 작가이자 통념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문예계간지 《맥스위니스McSweeney's》의 편집장. 1970년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에거스는 어린 시절 시카고 근처 레이크포리스트로 이사한 뒤 그곳에서 성장했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온라인 잡지 살롱닷컴(Salon.com)의 편집자로 글쓰기를 시작한 그는 현재 출판그룹 맥스위니스를 이끌며 미국 문학계에 문화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2000년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발표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작품은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그해 가장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장편소설 『괴물들이 사는 나라』『What Is the What』『You Shall Know Our Velocity』, 논픽션 『Zeitoun』 등이 있으며, 영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와 <어웨이 위 고>의 시나리오를 썼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역서로는 《축의 시대》《지젝이 만난 레닌》《그레이트 게임》《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마르크스 평전》《호치민 평전》《융》《신의 가면 3 : 서양 신화》《신의 가면 4 : 창작 신화》《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불안》《행복의 건축》《극단의 형벌》《권력의 법칙》 《로드》《죽음의 중지》《눈먼 자들의 도시》《눈뜬 자들의 도시》《책도둑》《포트노이의 불평》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왜 그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가? 그 의미가 흐려지는 일이 잦았다. 조금 캐봐야 하는 일이 잦았다. 그의 삶의 의미는 지상에서 수백 미터 아래의, 잘 보이지도 않는 틈을 흐르는 물이었고, 그는 주기적으로 물 한 양동이를 부어 그 우물을 채우고, 물을 길어올려 마셨다. 하지만 그걸로는 오래 버틸 수 없었다. _본문 76쪽

그는 낮에 하루종일 젊은 팀원들 사이에 있었고, 간헐적으로 눈에 띄었고, 존경받을 위치에 있어야 하는 사람, 연장자 역할을 해야 했다. 귀에서 귀지를 파내는 것조차 작전을 수행하듯 아주 섬세하고 빠르게 해내야 했다. _본문 133쪽

앨런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 과연 지혜인지, 자신이 없었다. 그에게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한 건 거의 없다는 느낌이었다. 두려워할 사람은 거의 없다는 느낌. 그래서 이제 그는 진이 다 빠진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는 단호함으로 그런 모든 상황에 직면했고, 모든 것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_본문 153쪽

하긴, 젊은 미국인이 나이든 미국인에게서, 아니, 그 누구에게서든 뭔가를 배우고 싶어한 적이 있었던가? 아마 없었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아는 동시에 아무것도 모른다. 태어나면서부터 앞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혹은 자기들이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_본문 159쪽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 한 나라의 몰락이었고, 모든 인간 접촉과 인간 이성, 개인적 재량과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의 승리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기계에 그 결정을 양도했다. _본문 176쪽

앨런은, 계속, 자신의 행동이 궁금했다. 뭔가를 하자마자, 홍해 옆의 모래더미 뒤에 숨는 짓 같은 것을 하자마자, 그는 궁금했다. 프레젠테이션 텐트를 떠나 모래더미 뒤에 숨는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_본문 200쪽

여기에서도 인간의 가장 큰 효용은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소비하는 것이 아니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을 위해, 비록 잠시일지라도, 그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뭔가를 하는 것. _본문 228쪽

앞으로 세상이 그들보다 강한 사람들을 창조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때가. 하지만 그때까지는 하네와 앨런 같은 여자와 남자 들, 불완전할 뿐 아니라 완전함으로 가는 길마저 막힌 여자와 남자 들이 있을 것이다. _본문 229쪽

아버지 노릇이 아버지를 죽여. 누군가, 골프를 치던 중에 농담으로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찰리는 할 만큼 했다. 그것만이 중요했다. 그들에게는 아버지가 있었고, 그들은 강하게 자랐고, 이제 그는 가고 없었다. 그 정도면 전부 공평해 보였다. 어쩌면 아닐 수도 있지만. _본문 234쪽

키트, 오래 살면 모든 사람을 실망시키게 돼. 사람들은 내가 자기들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보통은 도와줄 수 없거든. 그래서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게 될 한두 사람을 선택하는 과정이 시작되지. 내 인생에서 내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너야. _본문 235쪽

그렇게 둘은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난 요인들,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도 없는 그 요인들에 따라 좌우되는 좌절감을 공유했다. _본문 275쪽

앨런은 그냥 자기 자신이고 싶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기를. _본문 321쪽

“나는 ‘우리가 전에는 이랬고, 전에는 저랬다’ 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_본문 346쪽

“좋아요. 왜냐하면 생각해보니 거의 모든 게,” 그녀는 말하면서 손으로 방을 훑었는데, 그 안에 집, 바깥의 바다, 왕국 전체, 세상과 하늘 전체가 들어갔다. “아주, 아주 슬프거든요. _본문 389쪽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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