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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020

시리즈 :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59]

스탕달 저 | 진형준 역 | 살림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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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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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237781 / 368쪽 15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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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축역본의 정본으로 읽는
사실주의의 선구작이자
탁월한 연애소설 『적과 흑』


제4차 산업혁명 세대를 위한
진정한 독서의 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시대를 열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세대, 나아가 부모 세대를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컬렉션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제20권 『적과 흑』. 사실주의의 선구작이자 탁월한 연애소설로 평가받는 스탕달의 19세기 작품이다. 시골 출신 쥘리앵 소렐이 자기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기 위해 세상과 벌이는 싸움과 노력을 그렸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 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이 컬렉션 중,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스탕달의 『적과 흑』까지 20권이 먼저 첫선을 보인다.
오늘날 한국 교육은 정답만 찾아, 외우고, 시험 치는 식의 구태의연한 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시’와 ‘진학’에만 매달리는 교육은 우리 아이들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단언한다. “30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을 밀어낼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공부보다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출판사 리뷰

축역본의 정본으로 읽는 사실주의의 선구작이자 탁월한 연애소설 『적과 흑』 사실주의의 선구작, 탁월한 연애소설 『적과 흑』 『적과 흑』은 흔히 사실주의의 선구작이라고 일컫는다. 이전 소설들과 달리 그 시대의 사회 현실, 시대 배경이 어떤 과장이나 왜곡도 없이 있는 그대로 충실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프랑스대혁명을 시작으로 나폴레옹 시대를 거치면서 왕당파와 공화파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파로 갈라져 있던 정치 상황을 이 소설에서 읽을 수 있다. 그 정치적 격변기에 귀족, 신흥 부르주아, 사제, 평민 계급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축역본의 정본으로 읽는 사실주의의 선구작이자 탁월한 연애소설 『적과 흑』 사실주의의 선구작, 탁월한 연애소설 『적과 흑』 『적과 흑』은 흔히 사실주의의 선구작이라고 일컫는다. 이전 소설들과 달리 그 시대의 사회 현실, 시대 배경이 어떤 과장이나 왜곡도 없이 있는 그대로 충실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프랑스대혁명을 시작으로 나폴레옹 시대를 거치면서 왕당파와 공화파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파로 갈라져 있던 정치 상황을 이 소설에서 읽을 수 있다. 그 정치적 격변기에 귀족, 신흥 부르주아, 사제, 평민 계급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거기에 더하여 등장인물 역시 현실 속에 생생히 살아 있다. 특히 스탕달이 창조해낸 쥘리앵 소렐이라는 전형적인 인물은 외적 행동과 내면 심리가 오늘날의 소설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현실감 있고, 사실적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쥘랭 소렐은 조그만 시골 제재소의 아들로 태어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귀공자처럼 아주 잘생긴 외모에 머리가 몹시 뛰어나고 감수성도 예민한 그에게 시골 생활은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다. 그의 아버지 눈으로 보자면 연약하기 그지없는 데다 툭하면 책이나 읽으며 공상에 빠지는 쥘리앵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식이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다른 자질이 꿈틀대고 있다. 쥘리앵은 자존심이 남달리 강하고 도무지 타협이라고는 모른다. 거기다 야망까지 크다. 쥘리앵은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출세를 꿈꾼다. 애초에 나폴레옹처럼 군인으로서 성공하고자 했지만 마음을 바꾼다. 시대가 변해 이제 군인보다는 성직자가 더 대접받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신분 상승을 위해 상류사회로 진입하려 애쓰는데, 수단은 가정교사로 들어간 시장 집의 안주인 레날 부인을 유혹하는 것이다. 레날 부인은 쥘리앵의 무례하고 치기 어린 애정 공세에 기겁하지만, 끝내 그의 무모하면서 순수한 모습에 감동해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도시에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고 쥘리앵은 고향을 떠나 신학교로 들어갔다가, 다시 파리의 라 몰 후작 집으로 들어간다. 쥘리앵은 후작의 딸 마틸드와 사랑에 빠지고, 마침내 소원하던 상류사회의 일원이 되려던 순간, 파국이 닥친다. 쥘리앵은 출세를 원하지만 상류사회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웃는다. 그들의 속물근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야망은 크고 순수하다. 쥘리앵은 인생의 가치를 찾고자 꿈꾸는 인물이다. 그가 진정으로 원한 건 사회적 성공이나 신분 상승이 아니라, 자기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이다. 쥘리앵은 그런 남다른 성취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쥘리앵은 외롭다.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비굴함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고독한 행복을 용납하지 않는 세상 전체와 싸우려니 더 외롭다. 그 외로운 젊은이가 주위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그들의 마음속에 질투심을 심어주기도 한다. 우리가 『적과 흑』을 읽으면서 쥘리앵에게 매혹당하고 그를 질투하는 이유도 이 점에 있다. 쥘리앵의 모습은 누구나 한 번씩은 마음속으로 꿈꾸어보는 자신의 모습이기에 매혹당하는 것이며, 누구나 그렇게 살 수는 없기에 질투를 느끼는 것이다. 『적과 흑』은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한 젊은이의 이야기다. 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은 그 때문이다. 이것은 비극적 결말이 아니다. 완벽하게 비타협적인 젊은 삶의 완성이자, 완벽하게 외로운 삶의 완성이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ㆍ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청소년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ㆍ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ㆍ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ㆍ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ㆍ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질문 [바칼로레아] 각 작품의 맨 마지막에 주제나 내용과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실어두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이 질문들에 스스로 답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저자 소개

1783~1842.


프랑스의 그르노블에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곱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인문주의자이자 계몽주의자인 외할아버지에게서 교양과 계몽사상의 가르침을 받았다. 혁명정부가 설립한 그르노블 중앙학교에 다니면서 미술의 세계에 눈을 떴고, 후에 나폴레옹 박물관에서 세계의 걸작들과 함께 지내면서 미술에 대한 지식과 심미안을 심화시켰다. 파리의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800년 육군에 들어가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원정군을 따라 밀라노에 입성했던 그는 1811년에 다시 이탈리아로 향했다. 찬란한 예술을 꽃피웠던 나라를 제대로 보고 느끼고 알기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스탕달의 이탈리아 미술 편력 Histoire de la peinture en Italie』을 쓰기 시작했으나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때 원고를 잃어버리게 되고, 1814년 이탈리아에서 이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해 1817년에 출간했다. 1842년 요양을 위해 돌아온 파리에서 59세의 나이로 거리에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저서 《적과흑》, 《연애론》, 《이탈리아 미술편력》, 《파르므의 수도원》, 《스탕달 연애론》

역자 소개

지은이 진형준은 30년이 넘게 대학에서 불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불문학자다. 그러나 그는 불문 학 내의 특정한 장르나 문학사조를 전공한 것이 아니다. 대신 ‘상상력’을 전공했다. 아니, ‘상상력을 중심으로 한 인간학’을 전공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자신이 선택한 상상력을 공부하면서 그는 인간의 영혼이 알록달록하다는 것, 인간의 삶과 사회는 결코 일정한 결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 이질적인 것들 간에도 맥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고, 더 나아가 보이는 현상 너머를 파악하는 법을 배웠다. 달리 말하면 다원주의 정신과 유기적 사유를 배웠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상력 공부를 해나가다보니 그는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툭 터진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결과 전공과는 꽤 멀리 떨어져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미술대학과 경영대학원에서, 또 여러 기업체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강의하기도 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원장을 맡으며 그간 공부해온 상상력의 이론과 방법을 조직의 운영에 접목시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얻었다. 상상력의 가장 큰 특징이 넘나드는데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문학을 전공한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뼈저린 자기성찰과 반성을 피할 수 없었다. 상상력을 공부하면 할수록 서구 문화는 지구상의 여러 알록달록한 문화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이해됐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동양의 고전들을 더 의도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틈틈이 동양의 고전신화인 산해경을 읽고 한문을 배우고 한시를 공부했다. 
그렇게 만난 동양의 고전들을 접하면서 그는 다시금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됐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하고 융이 심층 심리학을 심화시켜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동양의 음양론에 가까이 가는 과정이라는 것, 또 보들레르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상징주의가 동양의 선(禪)사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 서구에서 가장 낯설고 가장 첨단에 속하는 ‘상상력의 인간학’이 동양의 주역 정신과 무척 가깝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서구에서 가장 새로운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친숙한 것이자 가장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이런 공부를 통해 얻은 통찰로 이 책에서 우리의 지식사회를 정조준하여 비판한다. 우리 지식사회의 주류는 여전히 서구적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조차도 서구에서는 낡은 것으로 간주되는 지식과 사상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효 만료된 지식과 사상을 오퍼상처럼 들여와 오랜 기간 동안 마치 보검인 양 휘두르는 관행이 여전히 만연한 가운데, 그는 서구의 인식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논어를 읽었고,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행복한 결합이 되도록 꿈꾸기 위해 공자님을 만났다. 이 책은 그 행복한 만남의 결과이자 우리 지식사회의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공자님과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 그가 얻은 통찰을 이 책에 쏟아낸 저자는 앞으로 우리 조선의 유학자들을 만날 기대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다. 

책 속에서

별안간 쥘리앵은 나폴레옹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담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그를 싫어한다고 말하곤 했다. 대신 신부가 되겠노라고 드러내놓고 말했다. 그리고 라틴어 『성경』을 암기했다. 선량한 셸랑 노신부는 쥘리앵의 놀라운 기억력에 감탄해서 매일 저녁 그를 데리고 앉아 신학을 가르쳤다. 쥘리앵은 신부 앞에서 경건한 모습만 보였다. 하지만 그가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경건한 신앙심 때문이 아니었다. 출세하고자하는 욕심 때문이었다. 계집아이같이 창백하고 곱상한 얼굴 뒤에, 출세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단호
한 결심이 숨어 있음을 신부는 물론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쥘리앵에게 출세란 무엇보다 베리에르를 떠나는 것을 뜻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 고장이 싫었다.
어릴 적부터 그의 가슴은 자주 뜨거운 열기로 고동치곤 했다. ‘언젠가는 파리의 아름다운 여인들 앞으로 나아가리라. 무언가 눈부신 일을 해서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리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아직 가난하던 시절에 그 유명한 보아르네 부인의 사랑을 얻었는데 나라고 해서 파리의 여인들 중 한 명의 사랑을 받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는 가진 것 없이 출발해서 칼의 힘으로 온 세상의 지배자가 된 보나파르트를 자주 머릿속에 떠올리곤 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되면 그 생각이 위안을 주었고 기쁠 때는 그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주었다. 그러던 그가 성당 사건 이후로 생각이 바뀐 것이었다. 그는 자기가 현실에 눈을 떴다고 생각했다.
‘나폴레옹이 각광받던 시대는 갔어. 그때는 외적의 침략을 두려워할 때였어. 군사적 힘이 필요했고 인기가 있었지. 하지만 오늘날은 나이 마흔인 신부들이 연봉을 10만 프랑이나 받고 있잖아. 나폴레옹 군대 장군들보다 세 배나 많은 돈이야. 나는 신부가 될 거야.’
그가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출세를 위해서였다. 그런 만큼 영웅이 되어 이름을 날리고 싶은 그의 어릴 적 꿈은 여전히 그의 내부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_32~34쪽

다음 날 점심 식사가 끝난 후 레날 부인은 한 시간 동안이나 열심히 엘리자 편을 들며 쥘리앵을 설득했다. 쥘리앵의 한결같은 대답을 들으면서 부인은 한없이 기뻤다. 여러 날 동안 절망 속을 헤매던 부인의 마음속에 행복이 물밀 듯 밀려왔다. 혼자 있게 되자 부인 스스로도 놀랐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쥘리앵을 사랑하고 있는 걸까?’
그 생각을 하면서 부인에게 찾아온 것은 자책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인은 혼란스러워하지도 않았다. 그저 신기하기만 할 뿐 자기와는 아무 상관 없는 무슨 구경거리처럼 여겨졌을 뿐이었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이 다 빠졌기에 자기 자신을 냉정히 돌아볼 기력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너무나 낯설어 자기의 감정인 것처럼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부인은 잠이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도 죄책감은 생기지 않았다. 쥘리앵을 향한 자신의 마음에 대해 변명거리를 찾았기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선 부인의 행복감이 너무 컸다. 게다가 그녀는 너무 순진하고 순수했다. 그래서 그 행복감 속에 숨어 있는 불행이나 죄의 씨앗을 찾으려고 자신을 고문할 줄도 몰랐다. 심지어 그것이 사랑의 열정이라는 생각조차 할 줄 몰랐다. _54~55쪽

다음 날 마틸드는 저녁 식사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밤이 되자 살롱에 잠깐 얼굴을 내밀었을 뿐 쥘리앵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지난밤 격정적인 환희에 몸을 내맡겼던, 아니 그런 척했던 여자라고는 볼 수 없었다.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쥘리앵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는 듯이 행동했다.
‘또다시 정숙해지기로 마음먹은 걸까? 그렇지만 정숙이란 지극히 평민적인 미덕이잖아? 도도한 마틸드와 정숙은 어울리지 않아.’
쥘리앵은 생각했다.
‘혹시 나 같은 비천한 놈이랑 하룻밤을 지냈다고 후회하는 걸까?’
그런 게 아니었다. 마틸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를 한 남자에게 갖다 바쳤단 말이지! 그로서야 영광일 테지. 하지만 그 허영심에 상처를 입힐 수도 없어. 그러면 우리 관계를 세상에 알려서 복수할 거야.’
라 몰 양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해 방 안을 이리저리 오가며 생각했다. 달콤한 사랑의 추억에 젖는 대신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되짚어보며 뼈아픈 고통에 빠져들고 있었다. 하지만 쥘리앵의 신분이 낮기에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는 이제 나를 마음대로 지배할 힘을 얻었어. 내가 이렇게 두려움에 휩싸이게 만들어버렸잖아. 내가 그를 궁지로 몬다면 내게 더 지독한 고통을 안기려 하겠지.’
그 생각만으로도 그녀에게는 투지가 생겼다.
‘그래 나를 걸고 일생일대의 한 판 승부를 그와 겨루는 거야. 좋아, 그가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보자고!’ _243~244쪽

목차

제1부
제1장 작은 도시
제2장 쥘리앵, 레날 씨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가다
제3장 쥘리앵의 행복한 나날들
제4장 사랑은 시작되고
제5장 사랑은 그렇게 이루어지고
제6장 쥘리앵, 레날 부인과 이별하다
제7장 신학교
제8장 쥘리앵, 신학교를 떠나다
제2부
제1장 파리 생활
제2장 마틸드
제3장 마틸드, 쥘리앵에게 끌리다
제4장 사랑의 줄다리기
제5장 뜻밖의 비밀 임무
제6장 그녀의 사랑을 얻는 법
제7장 쥘리앵, 기병대 중위가 되다
제8장 파국
제8장 결말
『적과 흑』을 찾아서
『적과 흑』 바칼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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