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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필사노트 메밀꽃 필 무렵, 날개, 봄봄

시리즈 :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5]

이효석, 이상, 김유정 저 | 새봄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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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424901 / 246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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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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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필사는 ‘나’를 발견하는 일
작가 지망생, 기자 지망생, 청소년, 일반 독자를 위한
책 안에 직접 필사 할 수 있는 - 유일한, 최초의 책

기획의도


서점에는 한 개인이 평생 읽어도 다 읽지 못할 많은 책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수십 종의 책들이 서점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우리는 그 많은 책들을 읽기 위해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책들을 읽기 위해서는 다른 시간을 절약한 후, 그것을 독서에 투자해야 하는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독서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 또한 자신들이 많은 책들을 읽고 있으며, 읽었다고 착각한다. 바야흐로 ‘정독’ 대신 ‘속독’을 요구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읽기’의 노예가 되어 ‘나’를 발견하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필사는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책을 단순히 눈으로만 읽는 것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바로 필사의 시간이다. 필사는, 문장을 갈고닦아야만 하는 작가 지망생, 기자 지망생뿐만이 아니라, 학습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 필사를 명상의 한 방법으로 채택할 수 있는, 그리하여 ‘힐링(치유)’을 필요로 하는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두루 필요한 작업이다.

필사를 책에 직접 할 수 있는, 그래서 필사와 친구가 될 수 있게 해보자는 발상의 전환이 <나의 첫 필사노트>를 기획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현대문학의 가장 우수한 작품만을 선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의 첫 출발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시리즈는 현대문학의 고전에서부터, 가장 최신의 작품까지 일반 독자들이 ‘필사’를 통하여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책을 읽으며 그 안에 필사를 할 수 있는 이 독특한 ‘체험의 공간’은, 이전에는 없던 유일하며, 아마도 출판의 역사상 가장 처음 해보는 시도일 것이다. 이 새로운 시도를 통하여 출판 콘텐츠 확장이라는 과제에 조금이나마 용기를 내어 도전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책 소개

<나의 첫 필사노트>는 작가 지망생과 기자 지망생이 가장 많이 필사 한다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이상의 <날개>를 비롯하여 김유정의 <봄봄>이 수록되어 있다. <메밀꽃 필 무렵>은 치밀한 구성, 향토적이며 환상적인 분위기, 서정성 등이 골고루 녹아들어 있어 단편소설의 미학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 원본과, 필사를 위하여 문장과 문단 배치를 새로이 한 <필사를 위한 메밀꽃 필 무렵>. 이렇게 두 개의 버전으로 읽을 수 있다.
이상의 <날개>는 오히려 최근에 읽기에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다. 그렇게밖에 쓸 수 없는 시대적 현실 속에서 화자의 자의식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인도하는 이 작품은, 수십 년 전에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빛나는 작품이다. 이 책에서는 역시 마찬가지로, 원본과 필사를 위한 텍스트 두 가지 버전으로 수록되었다.
김유정의 <봄봄>은 경기도의 어느 중학교에서 있었던 특별한 인연으로 수록된 작품이다. 학생들에게 배우들이 직접 육성으로 책을 읽어주는 행사였는데, 해학과 유머로 넘실거리는 이 작품을 듣는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진지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니,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하나 같이 재미없게 읽힌다는 반성이 뒤따랐다. 왠지 단어에 밑줄을 치고 의미 해석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그래서 시험문제로 나오게 될 이 작품을 그렇게 분석적이거나, 아니면 졸음을 삼키며 따분하게 읽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왠지 측은하게 느껴졌다. 이 작품을 필사하며 읽는다면, 아마도 그처럼 따분하게 읽어야만 했던 학생들도 한국현대문학 작품을 읽으며, ‘빵 터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구성 : 펼친 책의 왼쪽에는 필사를 위한 텍스트가 있고, 오른쪽에는 그것을 옮겨 적을 수 있는 빈 공간이 있다. 어려운 단어는 오른쪽 페이지 아래에 풀이를 덧붙였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독자가 직접 완성하는 책의 후기’를 쓰는 공간을 마련하여, 독자들의 손끝으로 직접 책을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 하였다.

- 작품소개 (네이버 백과사전 인용)
(1) 메밀꽃 필 무렵 : 1936년 《조광(朝光)》지에 발표.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왼손잡이요 곰보인 허생원은 재산마저 날려 장터를 돌아다니는 장돌뱅이가 된다. 그 허생원이 봉평장이 서던 날 같은 장돌뱅이인 조선달을 따라 충주집으로 간다. 그는 동이라는 애송이 장돌뱅이가 충주댁과 농탕치는 것에 화가 나서 뺨을 때려 쫓아버린다. 그러나 그날 밤 그들 셋은 달빛을 받으며 메밀꽃이 하얗게 핀 산길을 걷게 된다. 허생원은 젊었을 때 메밀꽃이 하얗게 핀 달밤에 개울가 물레방앗간에서 어떤 처녀와 밤을 새운 이야기를 한다. 동이도 그의 어머니 얘기를 한다. 자기는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의붓아버지 밑에서 고생을 하다가 집을 뛰쳐나왔다는 것이다.
늙은 허생원은 냇물을 건너다 발을 헛디뎌 빠지는 바람에 동이에게 업히게 되는데, 허생원은 동이 모친의 친정이 봉평이라는 사실과 동이가 자기와 똑같이 왼손잡이인 것을 알고는 착잡한 감회에 사로잡힌다. 그들은 동이 어머니가 현재 살고 있다는 제천으로 가기로 작정하고 발길을 옮긴다. 전편에 시적(詩的) 정서가 흐르는 산뜻하고도 애틋한 명작소설이다. 작가 자신은 이 작품에서 애욕(愛慾)의 신비성을 다루려 했다고 그의 〈현대적 단편소설의 상모(相貌)〉에서 밝히고 있다.

(2) 날개 : 1936년 《조광(朝光)》지에 발표되었다. 작자가 1933년 요양차 황해도 배천온천(白川溫泉)에 갔을 때 알게 된 금홍(錦紅)과의 2년 남짓한 동거생활에서 얻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나’는 구조가 흡사 유곽과도 같은 33번지에서 매춘부인 아내와 함께 산다. 아내에게 손님이 있으면 나는 윗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잔다. 손님이 가면 아내는 내게 돈을 주지만 나는 돈을 쓸 줄을 모른다. 어느날 나는 바지주머니에서 돈 5원을 꺼내 아내 손에 쥐어 주고 처음으로 아내와 동침한다.
그리고 어느날 정신없이 거리를 쏘다니던 나는 미쓰코시[三越] 옥상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아무데나 주저앉아 내가 자라온 스물 여섯 해를 회고한다. 그 때 뚜우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작중에 나타난 나와 아내가 보여 주는 희화적(戱畵的)인 부부관계는 희화의 영역을 넘어 근대 지성인들의 모순된 자의식(自意識)의 해부라 할 수 있다. 한국 현대문학의 최초의 심리주의 소설로 일컬어지고 있다.

(3) 봄봄 : 1935년 《조광(朝光)》지에 발표하였다. 머슴으로 일하는 데릴사위와 장인 간의 희극적인 갈등을 매우 익살스럽고도 해학적으로 그린 농촌소설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내 아내가 될 점순이는 16살이다. 나는 데릴사위로 작정된 채 3년 7개월이나 돈 한푼 안 받고 일을 했지만 심술 사나운 장인 영감은 점순이가 아직도 덜 자랐다고 성례를 미루기만 한다. 어느 날 점순이 말에 힘을 입은 나는 장인과 대판 싸웠다. 점순이야 내 편을 들겠지 했는데 웬걸, \"에그머니! 이 망할 게 아버지 죽이네\" 하고 내 귀를 뒤로 잡아당기며 우는 게 아닌가. 결국 터진 머리를 불솜으로 손수 지져주며 \"올갈엔 꼭 성례를 시켜 주마, 암말 말구 가서 뒷골의 콩밭이나 얼른 갈아라\" 하는 장인의 말을 듣게 된다.

서문

글쓰기의 마중물
-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를 펴내며

‘마중물’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어휘는 그것을 지칭하는 대상과 함께 요즘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수도가 생기기 전에는 집집마다 지하로부터 물을 길어 올리는 펌프가 있었다고 한다. 펌프에 압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물을 한 바가지 펌프 안으로 쏟아 부어야 했다는데, 그것의 이름이 바로 ‘마중물’이다. 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을 부어야만 하는 아이러니. 삶의 중요한 도약 지점에 서있지만, 방법적으로 어떻게 도약할지 모른 채, 가로막힌 벽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단어. 마중물.

<나의 첫 필사노트>는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의 첫 출발로, 글쓰기 서적이 가진 모든 태생적 한계를 극복한다. 이 책은 기자 지망생, 작가 지망생, 청소년, 일반 독자들의 ‘글쓰기 수업’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글쓰기 서적은 이론적인 방법론만을 제시할 뿐,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철저히 독자의 몫에 맡겼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그러한 것들은 그저 빈껍데기와 같은 것일 뿐이었다. 그러나 <나의 첫 필사노트>는 이론을 설명하는 대신, ‘체험’의 공간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서, <나의 첫 필사노트>는 모든 글쓰기 과정의 ‘마중물’로 기능할 것이다.

필사筆寫란, 책을 베껴 쓴다는 뜻이다. 글쓰기 수업에서 필사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눈으로 읽는 것과 필사하며 읽는 것에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베껴 쓰는 문장은 놀랍게도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눈은 시각이미지를 만들 뿐이지만, 손으로 쓰며 한 번 더 읽게 되면 시각 이미지와 더불어 그 문장을 감각적으로 몸에 저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의 첫 필사노트>는 단순히 필사만을 위한 글쓰기 책이 아니다. 필사에 적합한 아름다운 한국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선집으로서,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는 계속 독자들 곁으로 다가설 것이다.

기자 지망생이나 작가 지망생이 필사를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작품으로는, 이 책에 수록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이상의 <날개>를 비롯하여 김승옥의 <무진기행>,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등이라고 한다. <나의 첫 필사노트>를 시작으로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고전부터 가장 최신의 작품들까지 고루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 모든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하며, 글쓰기를 위한 새로운 장르의 서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꿈꾸어 본다.

2015년 1월 1일
여전히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속에서
새봄출판사 대표 김새봄

저자 소개

가산 이효석은 강원도 평창에서 출생하였다.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 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였으며, 1928년 '조선지광'지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효석의 문학은 시적 서정을 소설의 세계로 승화함으로써 한국 단편소설의 백미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적 묘사보다는 장면의 분위기를, 섬세한 디테일보다는 상징과 암시의 수법을 이용하는 그의 문체는 우리 단편소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에 이르러 전성기를 누렸다. 또한 '돈''메밀꽃 필 무렵'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성(性)의 탐색을 통해 그는 일제시대의 암울한 현실과 대비되는 순수하고, 순결한 세계를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성(性)과 결합시킨 시적 서정소설로 새로이 개척해냈다. 이로써, 자연과 인간 본능의 순수성을 시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와 함께 당시 이태준, 박태원 등과 함께 대표적 작가로 주목받았던 이효석은 그러나 그의 황금 같은 문학적 결실을 다 누려보지도 못한 채 1942년 결핵성 뇌막염으로 3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1910년 9월 23일 새벽 6시경(음력 8월 20일 묘시경) 지금의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에서 아버지 김연창(金演昌)과 어머니 박세창(朴世昌)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3세 때 조부 김병복(金炳福)의 성화로 자손이 없는 백부 김연필(金演弼)의 양자로 들어가게 된다. 1917년 4월 인왕산 밑에 자리한 4년제 학교인 신명학교(新明學校)에 입학한다. 과목 중에 지리와 도화를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1921년 신명학교를 졸업한 뒤 불교 재단에서 경영하는 견지동의 동광학교(東光學校)에 입학한다. 하지만 해경이 입학한 지 4년째 되던 해 동광학교가 조선불교중앙교무원이 인수한 보성고보에 합병되어 4학년으로 편입하게 된다. 그림을 잘 그렸으며, 교내 미술전람회에서 <풍경>으로 입선하기도 한다. 1926년 3월 5일 보성고보를 졸업하고 해경은 곧장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에 입학한다. 12명의 입학생 중에 조선인은 불과 3명에 지나지 않았으며, 해경은 3년 동안 수석을 다툴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유지한다. 2학년 때에는 경성고공 회람지인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했으며 여기에 삽화와 자작시를 싣는다. 
1929년 3월 경성고공을 졸업하고 그해 4월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사로 취직한다. 그해 11월 조선총독부 관방회계과 영선계 기수로 자리를 옮긴다. 12월 조선건축학회 기관지 <조선(朝鮮)과 건축(建築)> 표지 도안 현상 공모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이듬해 그의 처녀작인 ≪십이월 십이일≫을 ≪조선(朝鮮)≫에 9회(2월∼12월)에 걸쳐 연재한다. 이 소설은 그의 최초의 한글 창작 소설이자 최초의 소설이며, 또한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그해 여름에는 그를 죽음으로 내몬 첫 각혈을 하게 되어 건강이 쇠약해진다. 
1931년 7월 <조선과 건축> 표지 도안 현상 공모에 당선된 인연으로 이 잡지의 ‘만필(漫筆)’란에 일문 시 <이상(異常)한 가역반응(可逆反應)>을 발표한다. 시에 전념하면서도 해경은 그림을 놓지 않았으며, 조선미술전람회에 <자화상(自畵像)>이 입선되기에 이른다.
그는 서양화가 구본웅(具本雄)을 알게 된다. 꼽추 구본웅과의 교류는 그의 집으로까지 이어진다. 당시 구본웅의 집은 당대의 시인, 소설가, 화가, 영화감독 등이 모여들던 문화 아지트(구인회)였다. 1934년에 여기에 가입하여 박태원,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김유정, 김환태 등과 교류한 전후로 수많은 작품이 탄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류와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은 백부의 죽음(1932년 5월 7일, 뇌일혈), 총독부 기수직 사임(1933년 3월), 금홍과의 만남과 다방 ‘제비’ 경영(1933년), 동거(1933∼1935년), 결별(1935년), 카페 ‘제비’·‘쓰루’·‘69’·‘무기’ 경영 실패, 결혼(1936년), 죽음(1937년)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생의 형언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허무의 심연이다. 이것은 생의 아이러니와 역설을 가능하게 하여 독화(毒花)로서의 미적 파토스를 발생시킨다. 생의 파멸(육체의 죽음)과 예술의 탄생이 아이러니하게 혹은 역설적으로 뒤얽혀 있는 것이다. 
1932년 3월과 4월에 소설 <지도(地圖)의 암실(暗室)>과 <휴업(休業)과 사정(事情)>, 시 <건축무한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는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꽃나무>(1933), <이런 시(詩)>(1933), <거울>(1933)을, 1934년 8월에는 ≪조선중앙일보(朝鮮中央日報)≫에 우리 시사(詩史)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오감도(烏瞰圖)>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독자의 거센 항의로 15회로 연재가 중단된 이 작품은 근대적인 삶과 예술 전반에 만연해 있는 상투성의 파괴와 해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방가르드의 한 표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에게 1936년은 생의 한 정점을 이룬다. 무엇보다도 <지주회시>(6월), <날개>(9월), <봉별기>(12월) 같은 그의 생을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작품들이 모두 이해에 쓰였다. 그의 생이 맞닥트린 생의 심연을 넘어서려는 강한 열망을 담은 소설이 <날개>라면 <종생기>는 여기에서 훨씬 더 나아가 죽음 이후의 생이라는 역설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1936년 10월 중순경 동경에 건너가 동경부(東京府) 신전구(神田區) 신보정(神保町) 삼정목(三町目) 101의 4호의 니시카와가(西川家)에서 생활한다. 그곳에서 ‘삼사문학(三四文學)’ 동인들과 교유하기도 하고, 김기림, 안회남, 동생인 김운경과 서신을 교유하기도 하지만 동경 생활에 환멸을 느낀다. 1937년 2월 12일 일본 경찰에게 ‘불령선인(不逞鮮人)’으로 체포되어 니시간다(西神田) 경찰서에 34일간 수감되어 있다가 3월 16일 건강악화로 풀려난다. 결국 그는 1937년 4월 17일 새벽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1908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고독과 빈곤 속에서 우울하게 자랐다. 고향을 떠나 열두 살 때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하였고 휘문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27년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그만두었다. 1930년 늑막염을 앓기 시작한 이래 평생을 가난과 병마에 시달렸다. 유명한 명창이자 기생인 박녹주를 짝사랑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실의에 빠진 김유정은 고향인 춘천 실레 마을에 금병의숙錦屛義塾을 세워 불우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다. 
1935년 이무영, 이상, 정지용 등이 속한 순수문예 단체인 구인회九人會에 가입하고, 같은 해 , <조선일보>에 , <소낙비>, , <중외일보>에 , <노다지>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짧은 문단 생활 중에도 김유정은 병과 가난과 싸우면서 30여 편의 단편을 남기고, 1937년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로 누나 집에서 결핵과 늑막염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으로는 <금따는 콩밭>, <봄봄><따라지>, <두꺼비>, <동백꽃>, <땡볕> 등이 있다. 


 

머리말


글쓰기의 마중물
-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를 펴내며


‘마중물’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어휘는 그것을 지칭하는 대상과 함께 요즘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수도가 생기기 전에는 집집마다 지하로부터 물을 길어 올리는 펌프가 있었다고 한다. 펌프에 압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물을 한 바가지 펌프 안으로 쏟아 부어야 했다는데, 그것의 이름이 바로 ‘마중물’이다. 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을 부어야만 하는 아이러니. 삶의 중요한 도약 지점에 서있지만, 방법적으로 어떻게 도약할지 모른 채, 가로막힌 벽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단어. 마중물.


<나의 첫 필사노트>는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의 첫 출발로, 글쓰기 서적이 가진 모든 태생적 한계를 극복한다. 이 책은 기자 지망생, 작가 지망생, 청소년, 일반 독자들의 ‘글쓰기 수업’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글쓰기 서적은 이론적인 방법론만을 제시할 뿐,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철저히 독자의 몫에 맡겼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그러한 것들은 그저 빈껍데기와 같은 것일 뿐이었다. 그러나 <나의 첫 필사노트>는 이론을 설명하는 대신, ‘체험’의 공간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서, <나의 첫 필사노트>는 모든 글쓰기 과정의 ‘마중물’로 기능할 것이다.


필사筆寫란, 책을 베껴 쓴다는 뜻이다. 글쓰기 수업에서 필사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눈으로 읽는 것과 필사하며 읽는 것에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베껴 쓰는 문장은 놀랍게도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눈은 시각이미지를 만들 뿐이지만, 손으로 쓰며 한 번 더 읽게 되면 시각 이미지와 더불어 그 문장을 감각적으로 몸에 저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의 첫 필사노트>는 단순히 필사만을 위한 글쓰기 책이 아니다. 필사에 적합한 아름다운 한국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선집으로서,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는 계속 독자들 곁으로 다가설 것이다.


기자 지망생이나 작가 지망생이 필사를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작품으로는, 이 책에 수록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이상의 <날개>를 비롯하여 김승옥의 <무진기행>,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등이라고 한다. <나의 첫 필사노트>를 시작으로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고전부터 가장 최신의 작품들까지 고루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 모든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하며, 글쓰기를 위한 새로운 장르의 서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꿈꾸어 본다.


2015년 1월 1일
여전히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속에서
새봄출판사 대표 김새봄


책 속에서

 

목차

서문 : 글쓰기의 마중물

메밀꽃 필 무렵 필사노트
메밀꽃 필 무렵 필사를 위한 몇 가지 도움말
메밀꽃 필 무렵 원문

날개 필사노트
날개 필사를 위한 몇 가지 도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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