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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장편소설

원제 : The Edible Woman

마거릿 애트우드 저 | 이은선 역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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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071160 / 392쪽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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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현대문학의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의 첫 장편
페미니즘 문학의 문을 열어젖힌 바로 그 소설

부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현대 영미소설의 대표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첫 장편소설 《먹을 수 있는 여자》가 출간됐다. 1993년 ‘케익을 굽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된 적이 있으나, 원제인 ‘The Edible Woman’의 뜻을 그대로 살린 제목과 새로운 번역으로 27년 만에 개정판을 선보인다.

“《먹을 수 있는 여자》는 탈고한 지 4년 만인 1969년에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았고 마침 그때 북미에서 페미니즘의 열풍이 시작됐다. 당장 이 작품을 페미니즘 운동의 소산으로 간주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누가 내게 묻는다면 프로토페미니즘 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_‘저자 서문’에서

이 작품은 페미니즘이 정치적 쟁점으로 막 부상하던 1960년대 캐나다 사회를 배경으로 여성이 결혼과 임신에 대한 담론 속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갈등을 예리하게 그린다. 작가는 기발한 상상과 풍자, 아이러니와 환상, 은유로 가득한, 강력하게 빛나는 이 소설에서 전통적인 코미디 양식과 결혼에 대한 패러디 양식을 도입하여 사회 담론 구조의 부도덕성을 과감히 드러낸다. 고전적인 문학 형식 속에 요리책과 광고의 언어를 섞는가 하면, 프로이트와 융 등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사회적 신화에 사로잡힌 여성들’의 상황을 풍자적으로 묘사한다.

 

 

출판사 리뷰

남성 중심 사회 속 정상적인 여성성에 대한 냉철한 탐구와 통렬한 풍자 “클래라.” 그녀는 말했다. “너는 내가 정상이라고 생각해?” (…) “응, 정상이라고 생각해. 거의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정상이라고 하겠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만. 왜?”_289쪽 소설의 주인공인 메리언 매캘핀은 “거의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정상”인 젊은 여성이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시모어 서베이스라는 설문조사 회사에서 설문지를 만드는 일을 한다. 변덕이 심한 룸메이트 에인슬리와 까다로운 집주인 사이에서 불안한 휴전을 유지하며, 외모며 직업이며 꽤 괜찮은 남자친구 피터와 데이트를 즐긴다. 대학 동창인 클래라는 대학을 중퇴하고 결혼하여 벌써 두 아이를 낳고, 세 번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던 룸메이트 에인슬리는 결혼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훌륭한 혈통에다가 외모가 좋은 남자와의 사이에서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자식을 낳아 기르길 원한다. 메리언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두 친구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결혼과 임신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고민한다. 피터, 에인슬리, 게다가 메리언이 우연히 만난 대학원생 덩컨까지 메리언의 혼란을 증폭시키고, 이들과의 만남을 거듭할수록 메리언의 심리 상태는 날카로워진다. 피터는 메리언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남성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진 메리언이 침대 밑에 들어가 있자, 그녀의 기이한 행동에 대해 ‘여성성’을 거부한다며 화를 낸다. “에인슬리는 얌전히 있었는데 당신은 왜 그랬어? 당신은 뭐가 문제인가 하면.” 그는 매정하게 말했다. “당신에게 주어진 여성성을 거부하고 있다는 거야.”_113쪽 하지만 메리언만큼 ‘현명한’ 여자가 없다고 생각한 피터가 청혼을 한 후, 상황은 이상하게 돌변한다. 갑자기 레스토랑의 스테이크에 감정이입한 메리언이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됐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여성 스스로 구축하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정체성 페미니즘 소설의 원형을 제시한 작품 날이 갈수록 메리언은 달걀, 채소, 케이크, 심지어 호박씨까지 다른 종류의 음식들까지 먹을 수 없게 된다. 더욱 당황스럽게도 스스로가 먹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저 소비되고 있는, 수동적인 상태에 갇혀 있다는 느낌에 빠져들며 메리언의 소외감은 커져간다. 이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남지 않게 되어 거식증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지만, 주변인들은 이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아니, 알고자 하지 않는다. 결국 메리언의 상상 이상의 놀라운 행동으로 소설은 절정에 이른다. 여성을 ‘음식’처럼 소비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세계, 기존의 여성성의 의미에 저항하기 위해 메리언은 ‘음식’ 즉 여성으로서의 자기 자신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이를 통해 “거짓되고 공허한 정체성에서 탈출하고 자신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는다. (…) 즉, 좀 더 강인하고 독립적인 자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섹슈얼리티, 가족과 직장 내에서의 실질적인 불평등, 법적 불평등, 재생산권 등 2세대 페미니즘이 다루는 여러 담론들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이전에 집필되었으나 이러한 문제들을 이미 소설 속에 녹여내고 화두를 던진, 페미니즘 소설의 원형을 제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1939년 11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나 온타리오와 퀘벡에서 자랐다. 그녀의 가족은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매년 봄이면 북쪽 황야로 갔다가 가을에는 다시 도시로 돌아오곤 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어울릴 친구가 별로 없었던 애트우드에게는 독서가 유일한 놀이였다. 다양한 책을 다독했으며, 6세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여 16세에 전문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토론토 대학과 하버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며 대학 문예 잡지에 많은 시와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스물한 살에 출간한 첫 시집 『서클 게임』으로 캐나다 총리 상을 수상했다. 이후 장편소설 『떠오름』으로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소설과 시를 발표하며 20세기 캐나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추앙받고 있으며, 순수 문학뿐 아니라 평론, TV 드라마, 동화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작가로 평가받는 애트우드는 현대 여성들이 스스로 자아를 찾고 회복하는 것이 중요함을 여러 작품을 통해 강조해 왔다. 그런 주제의식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작 『도둑 신부』(1993)는 캐나다 작가 협회 선정 올해의 소설상, 캐나다와 카리브 해 지역 영연방 작가상, 《선데이 타임스》 최고 문학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 미국 CBS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방영되었다. 그 외에도 그녀는 작품 속에서 캐나다와 캐나다인의 정체성,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환경 문제, 인권 문제, 현대 예술 등의 다양한 주제도 폭 넓게 다루며, 『신탁 여인』(1976), 『시녀 이야기』(1985), 『고양이 눈』(1988), 『일명 그레이스』(1996), 『인간 종말 리포트』(2003), 『홍수의 해』(2009) 등 뛰어난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2000년에 『눈먼 암살자』로 부커 상을 수상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토론토 요크 대학에서 영문학 교수를 역임하였고, 2011년 현재 국제사면위원회, 캐나다 작가협회, 민권운동연합회 등에서 활동 중이다.

역자 소개


연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국제학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편집자, 저작권 담당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스티븐 킹의 『11/22/63』, 『닥터 슬립』, 『리바이벌』, 빌 호지스 3부작 ( 『미스터 메르세데스』 , 『파인더스 키퍼스』, 『엔드 오브 왓치』), 『악몽을 파는 가게』, 『아웃사이더』, 『자정 4분 뒤』, 『악몽과 몽상』을 비롯하여 앤터니 호로비츠의 『실크하우스의 비밀』, 『모리어티의 죽음』, 『맥파이 살인 사건』, 매들린 밀러의 『아킬레우스의 노래』, 마거릿 애트우드의 『그레이스』, 프레드릭 배크만의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베어타운』, 『브릿마리 여기 있다』, C. J. 튜더의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살인을 예고합니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캠루프스에서 도지 부인을 빼야겠어. 아이가 생겼대.” 보그 부인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임신을 회사에 대한 배신행위로 간주한다. _36쪽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클래라는 자기한테도 그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는 듯이 놀라워했고 둘째 때는 경악했다. 셋째를 가진 지금은 암울하지만 무기력한 운명론 속으로 침잠했다. _53~54쪽

“좋아. 인정할게. 하지만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가 뭐야, 에인슬리? 아이를 낳아서 뭐 하게?” 그녀는 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여자라면 누구나 아이를 최소 한 명은 낳아야지.” 여자라면 누구나 헤어드라이어가 한 개쯤은 있어야 한다는 라디오 광고와 비슷한 말투였다. “성생활보다 그게 더 중요해. 그래야 가장 심오한 여성성이 충족되니까.” _59~60쪽

우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대하고 있는데, 그 말은 곧 성격이 아주 잘 맞는다는 뜻이었다. 물론 내 쪽에서 그의 기분을 맞춰주어야 했지만 그건 어느 남자나 마찬가지고 그는 표정에서 다 드러나기 때문에 별로 어려울 게 없었다. _88쪽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어, 메리언. 나는 항상 당신을 믿을 수 있다는 걸 알아. 대부분의 여자들은 천방지축인데 당신은 참 현명하거든. 당신은 그런 줄 몰랐을지 몰라도 나는 전부터 아내를 선택할 때 그걸 가장 먼저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했어.”_125쪽

그녀의 입이 먹기를 거부하는 이 현상이 악성이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점점 퍼져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분리해 그려놓은 동그라미가 서서히 작아질 테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하나씩 지워질 거라는 사실이었다. _212~213쪽

다음 날 아침에 반숙 달걀을 깠을 때 노른자가 비난조의 의미심장한 노란색 눈으로 올려다보자 그녀의 입이 겁에 질린 말미잘처럼 다물어졌다. 살아 있잖아. 목젖이 이렇게 중얼거리며 긴장했다. _224쪽

“얼마 전에 우리 직원 중 한명이 조만간 결혼한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어요. 메리언 매캘핀의 새로운 인생을 우리 모두 축복해주기로 해요.” (…) 말투와, 경고나 사전 논의 없이 이 소식을 공표했다는 사실로 짐작건대 메리언의 의사와 상관없이 퇴사를 바라는 것이 분명했다. _233~234쪽

그녀는 분홍색의 큼지막한 공간으로 들어가자마자-모든 게 분홍색 아니면 연보라색인데, 이토록 경박하리만치 여성스러운 인테리어가 어쩌면 그렇게 또 한편으로는 실용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신기했다-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입원한 환자처럼 수동적인 신세로 전락했다. _290쪽

“너 맛있어 보인다.” 그녀는 작품을 향해 말했다.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여. 너는 결국 먹히게 될 거야. 음식의 운명이 그렇거든.” _374쪽

 

 

목차

저자 서문 · 9

1부 · 15
2부 · 147
3부 · 379

옮긴이의 말 ·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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