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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세상의 한 조각

원제 : A Piece of the World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저 | 이은선 역 | 문학동네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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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작가는 이번에도 역사적 사실과 실존 인물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와 캐릭터에 살을 붙여나갔고, 그렇게 이 아름다운 소설 『세상의 한 조각』을 탄생시켰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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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8735 / 384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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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 집과 이 들판과 이 하늘은 세상의 작은 조각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게는, 이곳이 세상의 전부다.” 소설은 크리스티나 올슨이 세 살 때인 1896년에 시작하는 과거의 이야기와, 크리스티나와 앤드루 와이어스가 처음 만난 1939년부터 이어지는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메인주 쿠싱이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크리스티나 올슨은 어린 시절 열병을 앓은 후 거동이 불편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누구보다 활발하고 활기가 넘쳤으며, 삶에 대한 의욕과 동정받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불안한 걸음걸이로 절뚝거리며 넘어져가면서도 왕복 5킬로미터를 걸어 학교에 다녔고, 선생님으로부터 자신의 뒤를 이어 이 학교의 교사가 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을 정도로 똑똑했다. 하지만 올슨 가족이 커다란 저택과 농장을 건사하는 데는 크리스티나의 노동력이 필요했고 결국 그녀는 교육을 더 받지 못하고 집안 살림을 도맡게 된다. 크리스티나가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를 처음 만난 건 벳시라는 아이를 통해서였다. 여름마다 쿠싱으로 휴가를 와 스스럼없이 크리스티나에게 다가온 소녀 벳시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훗날 결혼하게 될 화가 앤드루를 크리스티나의 집으로 데려온다. 처음에는 크리스티나의 집을 그리고 싶어하던 앤드루는 어느덧 집안에 자리를 잡고 매일 작업을 하고 크리스티나와 남동생 앨의 모습을 화폭에 담기 시작한다. 흉부 감염으로 인해 오른다리가 뒤틀린 앤드루 와이어스와 크리스티나는 서로 닮은 점이 많았다. 둘 다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했지만 고집스러울 만큼 독립적이었고, 다른 이에게 호기심을 보이면서도 병적일 정도로 혼자인 것을 즐겼으며, 금욕주의를 지향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갈망했다. 그랬기에 두 사람은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았고, 와이어스는 본능적으로 크리스티나의 가장 깊은 곳에 닿아, 연약한 동시에 활기 넘치고 결연한 동시에 갈망에 차 있는 그녀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크리스티나가 평생을 보낸 언덕 위의 집과 그곳의 들판, 하늘, 지평선은 세상의 작은 한 조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크리스티나에게는 그곳이 세상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 작은 세상에 살던 크리스티나의 세계는, 앤드루 와이어스의 화폭에 담긴 순간 캔버스 너머로, 세상의 중심으로 영원히 뻗어나간다. 평생 자유를 갈망해온 그녀는 이제 세상의 중심에서 영원히 살게 된 것이다. 책 속에서 그가 하나는 제대로 그리긴 했다. 어떨 때는 안식처였고 어떨 때는 감옥이었던 언덕 위의 그 집은 예나 지금이나 내가 사는 곳이다. 나는 평생 그 집을 갈구하는 동시에 거기에서 탈출하고 싶어했고, 거기에 붙들려 마비된 채로 지냈다. (오랜 세월 동안 깨달은 바에 따르면 세상에는 수많은 방식의 장애와 수많은 형태의 마비가 존재한다.) 우리 조상은 세일럼에서 메인으로 도망쳤지만, 과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과거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출신지에는 불변의 무언가가 뿌리내리고 있다. 아무리 멀리 떠나더라도 집안 내력이라는 굴레에서는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사는 집의 뼈대 안에 이전 모든 세대의 골수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본문 12쪽 “우린 저마다 감당해야 하는 짐이 있단다. 너는 이제 네 짐이 뭔지 알게 된 거야. 잘된 일이지 뭐냐. 앞 으로 그것 때문에 놀랄 일이 없을 테니.” 본문 37쪽 “왜 그렇게 자꾸 집을 그리니?” 하루는 같이 부엌에 앉아 있을 때 내가 묻는다. “아, 저도 모르겠어요.” 그는 높은 걸상 위에서 자세를 바꾸며 말한다. 손가락으로 바닥을 두드리며 잠깐 멍하니 허공을 응시한다. “뭔가를…… 포착하려고 하는 중이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집 자체가 아니라, 이 집의 느낌을요. 작가지만 화가이기도 했던 D. H. 로런스는 이런 문구를 남겼죠. ‘사물의 본체에 가까워지면 우리를 만들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하는 움직임을 들을 수 있다.’ 제가 그러고 싶어요. 사물의 본체에 가까워지고 싶어요. 최대한. 그러려면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계속 점점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해요.” 본문 74~75쪽 “사람들은 저더러 사실주의 작가라고 하지만 솔직히 제 그림은 절대…… 사실적이지 않아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제거하고 그 자리에 저를 집어넣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냐, 너를 집어넣다니?” “그게 저만의 비밀이에요, 아주머니.” 그가 말한다. “저는 항상 저를 그려요.” 본문 75쪽 나는 진심으로 그의 말을 이해한다. 복잡한 감정을 뼛속 깊이 간직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안다. 유령들로 우글거리는 과거에 발목 잡힌 심정이 어떤 건지 안다. 본문 170쪽 나는 소망의 파괴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현실적이지 않은 것을 원하는 마음과 구원의 가능성을 믿는 마음의 파괴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보스턴에서 보낸 시간으로, 병을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내 믿음만 더욱 공고해졌다. 내가 나뭇가지에 펄럭이는 누더기를 매달고 머리 위로 아무리 열심히 흔들어도 멀리서 어선이 나를 구출하러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본문 271쪽 깨져버린 꿈과 약속을 딛고 지금까지 살아온 여자가 여기 있다. 그녀는 여전히 살고 있다. 영원히 저 언덕 비탈에서, 캔버스 가장자리까지 펼쳐진 세상의 중심에서 살 것이다. 그녀의 조상은 마녀이고 박해자이고 모험가이고 집에만 붙박여 있던 사람이고 몽상가이고 실용주의자다. 그녀의 세상은 제한적인 동시에 한계가 없고, 집으로 찾아온 낯선 사람이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이다.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 그녀가 진심으로 갈망하는 것은 남들과 같다. 알아봐주는 것. 본문 363~364쪽

저자 소개


1964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하여 테네시, 메인에서 십대 시절을 보냈다. 메인 대학교 역사 교수인 아버지와 영어 교수인 어머니 밑에서 어린 시절부터 역사와 문학에 대한 애정을 키우며 성장했다. 메인 주 뱅고어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두 아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로 일했던 독특한 이력도 있다. 예일 대학교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소설가, 에세이스트, 편집자로 여성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으며, 『대화를 시작하다: 엄마와 딸이 살아 있는 페미니즘에 관해 이야기하다』를 어머니와 공동 집필하고 『얼굴에 대하여: 여성들이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 보는 것들에 대해 쓰다』 등을 공동 편집했다. 그 밖에 모성에 관한 일련의 에세이를 모은 『내 아이』 『성장을 위한 방』 등을 편집했다. 예일 대학교와 뉴욕 대학교 등에서 문학과 작문을 가르쳤다.
1993년 첫 소설 『달콤한 물Sweet Water』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2013년 발표한 다섯번째 소설 『고아 열차』가 큰 성공을 거두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이 작품은 2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107주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손안의 새Bird in Hand』 『인생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할The Way Life Should Be』 『희망 선Desire Lines』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연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국제학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편집자, 저작권 담당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스티븐 킹의 『11/22/63』, 『닥터 슬립』, 『리바이벌』, 빌 호지스 3부작 ( 『미스터 메르세데스』 , 『파인더스 키퍼스』, 『엔드 오브 왓치』), 『악몽을 파는 가게』, 『아웃사이더』, 『자정 4분 뒤』, 『악몽과 몽상』을 비롯하여 앤터니 호로비츠의 『실크하우스의 비밀』, 『모리어티의 죽음』, 『맥파이 살인 사건』, 매들린 밀러의 『아킬레우스의 노래』, 마거릿 애트우드의 『그레이스』, 프레드릭 배크만의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베어타운』, 『브릿마리 여기 있다』, C. J. 튜더의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살인을 예고합니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그가 하나는 제대로 그리긴 했다. 어떨 때는 안식처였고 어떨 때는 감옥이었던 언덕 위의 그 집은 예나 지금이나 내가 사는 곳이다. 나는 평생 그 집을 갈구하는 동시에 거기에서 탈출하고 싶어했고, 거기에 붙들려 마비된 채로 지냈다. (오랜 세월 동안 깨달은 바에 따르면 세상에는 수많은 방식의 장애와 수많은 형태의 마비가 존재한다.) 우리 조상은 세일럼에서 메인으로 도망쳤지만, 과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과거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출신지에는 불변의 무언가가 뿌리내리고 있다. 아무리 멀리 떠나더라도 집안 내력이라는 굴레에서는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사는 집의 뼈대 안에 이전 모든 세대의 골수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본문 12쪽

“우린 저마다 감당해야 하는 짐이 있단다. 너는 이제 네 짐이 뭔지 알게 된 거야. 잘된 일이지 뭐냐. 앞
으로 그것 때문에 놀랄 일이 없을 테니.” 본문 37쪽

“왜 그렇게 자꾸 집을 그리니?” 하루는 같이 부엌에 앉아 있을 때 내가 묻는다.
“아, 저도 모르겠어요.” 그는 높은 걸상 위에서 자세를 바꾸며 말한다. 손가락으로 바닥을 두드리며 잠깐 멍하니 허공을 응시한다. “뭔가를…… 포착하려고 하는 중이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집 자체가 아니라, 이 집의 느낌을요. 작가지만 화가이기도 했던 D. H. 로런스는 이런 문구를 남겼죠. ‘사물의 본체에 가까워지면 우리를 만들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하는 움직임을 들을 수 있다.’ 제가 그러고 싶어요. 사물의 본체에 가까워지고 싶어요. 최대한. 그러려면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계속 점점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해요.” 본문 74~75쪽

“사람들은 저더러 사실주의 작가라고 하지만 솔직히 제 그림은 절대…… 사실적이지 않아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제거하고 그 자리에 저를 집어넣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냐, 너를 집어넣다니?”
“그게 저만의 비밀이에요, 아주머니.” 그가 말한다. “저는 항상 저를 그려요.” 본문 75쪽

나는 진심으로 그의 말을 이해한다. 복잡한 감정을 뼛속 깊이 간직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안다. 유령들로 우글거리는 과거에 발목 잡힌 심정이 어떤 건지 안다. 본문 170쪽

나는 소망의 파괴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현실적이지 않은 것을 원하는 마음과 구원의 가능성을 믿는 마음의 파괴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보스턴에서 보낸 시간으로, 병을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내 믿음만 더욱 공고해졌다. 내가 나뭇가지에 펄럭이는 누더기를 매달고 머리 위로 아무리 열심히 흔들어도 멀리서 어선이 나를 구출하러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본문 271쪽

깨져버린 꿈과 약속을 딛고 지금까지 살아온 여자가 여기 있다. 그녀는 여전히 살고 있다. 영원히 저 언덕 비탈에서, 캔버스 가장자리까지 펼쳐진 세상의 중심에서 살 것이다. 그녀의 조상은 마녀이고 박해자이고 모험가이고 집에만 붙박여 있던 사람이고 몽상가이고 실용주의자다. 그녀의 세상은 제한적인 동시에 한계가 없고, 집으로 찾아온 낯선 사람이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이다.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 그녀가 진심으로 갈망하는 것은 남들과 같다. 알아봐주는 것. 본문 363~364쪽

목차

프롤로그 … 11
문 앞에 찾아온 낯선 이 … 15
세상에 띄우는 나의 편지 … 65
알아봐주는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 117
카메오 조가비 … 161
나는 약속을 하면 지키는 사람이야 … 235
홍어 … 293
크리스티나의 세계 … 337

작가 노트 … 365
감사의 말 … 375
옮긴이의 말 …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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