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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솔기는 여기

시리즈 : 타히의 시집 3부작 [3]

사이하테 타히 저 | 정수윤 역 | 마음산책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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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906334 / 112쪽 128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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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는 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장르를 허물고 경계를 넘어 시의 가능성을 확장해나가는 시인 타히의 시는 책을 넘어선다. 우리는 타히의 시를 영화관에서, 전시회에서, 호텔에서, 대형 전광판에서 볼 수 있다. 영화감독 이시이 유야는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를 읽고 영감을 받아, 시집을 모티프로 동명의 영화를 제작한다. 한국에서는 <도쿄의 밤하늘은 가장 짙은 블루>라는 이름으로 개봉한 영화는 제67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인터넷 세대를 대표하는 시인답게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시를 갖고 놀지 늘 궁리한다. 내려오는 시를 쏘아 시어들을 해체하는 슈팅 게임, 사용자가 지정한 인물 사진의 눈·코·입에서 시가 쏟아져 나오는 애플리케이션, 시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사이트 개설 등 폭발하는 아이디어에 한계란 없다. 특히 지역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모빌과 비디오 아트 등을 활용해 시 전시회를 개최하며 ‘타히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호텔과 연계하여 방을 시로 꾸민 ‘시 숙박’을 기획하여 시를 읽는 것에서 몸소 체험하는 것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한편, 2020년도 와세다대학 국제교양학부 입시 문제에 타히의 에세이가 지문으로 출제되면서 ‘사이하테 타히 현상’이 젊은 층에 국한된 한때의 신드롬에 그치지 않음을 방증했다. 장르를 허물고 경계를 넘어 시를 더 재미있고 친숙한 것으로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는 사이하테 타히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시는 일상 어디에든 우리 곁에 있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계속해서 현대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타히는,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없기에 앞으로가 기대된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짙게 깔린 고독과 허무의 노래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의 원작 시집으로 화제가 된 3부작 연작 시집의 두 번째 시집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시집의 처음을 장식한 「블루의 시」의 첫 구절 “도시를 좋아하게 된 순간, 자살한 것이나 마찬가지야”는 영화에서도 맨 먼저 인용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도회지에서 느끼는 청년 세대의 고독감과 허무함, 우울감을 선명하고 예리한 언어로 벼려낸 시집은 3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현대시와 친숙하지 않은 젊은 독자층을 시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데 공헌했다. 재해 수준의 야경을 보고 싶다. 전 인류가 동시에 휴대폰을 켠다면, 하늘에서 사라지는 별도 있을까. 별을 죽일 수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네. 혼자 사는 인간의 감정만큼 지루한 영화도 없다. 갑작스런 흉통과 천재지변과 분노가 늘어선 걸 고독이라 부른다면, 나를 기다리는 건 고독사뿐이다. _「어여쁜 인생」 72쪽 줄곧 “렌즈와 같은 시를 쓰고 싶다”라고 말해온 타히는 독자가 렌즈를 통해 시를 다른 빛깔로 읽고, 다시 그 렌즈를 통해 자기 삶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분노, 질투, 우울 등 부정적으로 취급되기 일쑤인 감정들조차 타히의 시 속에서는 유연하게 포용되고 긍정된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듯 투명하면서도 다채로운 문장들이 나열된 시 한 편 한 편은 감각적인 회화를 보는 듯한 심상을 선사한다. 타히의 언어는 인간 세상의 금기를 정면에서 공격한다. 터부 따위, 날려버려. 어른들은 입 밖으로 뱉을 수 없는 말. 어른들에게 꺼냈다간 혼이 나는 말. 그런 어른이 되어버렸다면, 이 세계에 영원히 발을 들이지 못한다. _「옮긴이의 말」 107쪽

저자 소개

시인. 1986년 효고현 고베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논리적이고 얼개가 짜인 글쓰기에 무료함을 느꼈고, 그림책과 록 밴드 노래 가사처럼 맥락 없이 자유롭게 도약하고 날아다니는 글을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다 2006년 제44회 현대시수첩상을 받으며 문단에서 화제가 되었다.
첫 번째 시집 『굿모닝』으로 당시 여성 작가 최연소인 만 21세에 제13회 나카하라 주야상을 수상하며 크게 주목받는다. 이후 『하늘이 분열한다』(2012) 『사랑이 아닌 것은 별』(2014)을 차례차례 발표하며 ‘사이하테 타히’라는 장르를 만들어간다.
네 번째 시집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2016)는 2017년 이시이 유야 감독의 동명 영화(한국어판 제목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다. 『사랑이 아닌 것은 별』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에 이은 연작 시집 3부작의 완결편인 『사랑의 솔기는 여기』(2017)를 통해 사이하테 타히는 다니카와 슌타로 이후 일본 현대시의 명맥을 잇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한다. 시인으로서 인식과 자기 시의 윤곽을 더듬으며 써내려간 세 권의 연작 시집은 타히 시의 정수로 불린다.
시뿐만 아니라 소설, 그림책 창작, 번역, 작사까지 장르와 경계를 초월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시 전시회, 시 호텔,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독자들이 시를 새롭게 체험할 기회를 만들고 있다.

역자 소개

경희대를 졸업하고 와세다대 문학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다자이 오사무 전집 『만년』, 『신햄릿』, 『판도라의 상자』, 『인간실격』,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오카자키 다케시 『장서의 괴로움』, 나가이 가후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미즈노 루리코 『헨젤과 그레텔의 섬』, 다케히사 유메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일상 어딘가에 좋아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이 너의 진정한 유언이다.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구라는 존재도 훌륭하지만,
그건 제쳐두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샴푸통이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큰 은행나무가,
죽은 너의 영혼을 감싸고,
그렇게 조개처럼 딱딱하게 닫힌다.
영원이 시작된다.
네가 눈을 깜박이듯, 매일 한순간 사랑했던 것들과 함께. _「진주의 시」 23쪽

우주의 끝에서 우리 집과 비슷한 조명기구가 자전하고 있다, 빛 주변에는, 먼지 같은 암석이 서로 부딪히며, 차차 커다란 별이 되어갔다. 우주 어딘가에 알몸의 지적 생물이 걸어 다니는 별이 있고, 그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안심이 된다. 예쁘다는 이유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어느 별에서는 인정해줄지도 모른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 일도 있으리라. 우주의 끝에서는. _「방을 사다」 34쪽

당신이 태어난 의미를, 내가 만들 수 있을 리 만무하며, 이미 태어난 사람을 사랑하는 일 따위 불가능하다, 아침이 끝나고, 밤이 시작되는, 이 일련의 사건에 너의 이름을 장식하고 싶다. _「문학」 49쪽

아침에서는 빛의 냄새가 난다. 기껏 모아둔 것들이, 증발하여 세계의 모든 벽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산다는 게 모호해도 상관없잖아, 멋대로 아름답게 존재하는 풀과 구름이 있는데, 어째서 산다는 걸 기적이라 부르니. _「빛의 냄새」 54쪽

스쳐간 사람, 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 사람, 같은 산소를 공유한 사람,
조금도 청결하지 않은 바다가, 산이, 햇살에 반짝여서,
우리는 덮어놓고 예쁘다고 중얼거린다.
괜찮아, 이 거리가 싫어도 살아갈 수 있어. _「언덕길의 시」 79쪽

아름답다고 생각한 광경은 모두 색을 띠고 있었다. 이름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하다못해, 녹아들고 싶다. 최악의 일과 너의 모든 상처에 녹아, 내가 살아날 때마다, 모조리 과거로 만들고 싶다. _「구형의 물체」 84~85쪽

방학이 되어 텅 빈 교실처럼 허전해진 그곳에, 작고 어린 새 한 마리 데려오는 기분으로, 당신은 서점에서 이 한 권의 시집을 손에 들었을까. 조용히 이 책을 집어 들고, 자기만의 외딴 방으로 돌아가는 당신에게. 우리의 소소하고 집요한 언어의 투쟁이, 마음속 횃불을 태우기 위한 장작이 되기를. 어쩌면 염증으로 벌어져 손상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상에, 한 뼘만큼의 사랑의 솔기가 되기를. 그리고 어느 계절이 좋은 밤에, 현실이든 꿈이든 그 어떤 곳에서, 시의 낭독으로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나는 바란다. _「옮긴이의 말」 112쪽

목차

스쿨 존
핀홀카메라의 시
비닐우산의 시
겨울은 해가 빨리 진다
바다
진주의 시
프리즘
원 신
하이 스피드
스타벅스의 시
12세의 시
방을 사다
굿모닝
안티-안티 발렌타인
흰색
영원에 닿다
실
투명의 시
문학
10세
대설경보의 시
빛의 냄새
구글 스트리트 뷰
스니커의 시
BABY TIME
우주비행사
생일의 시
부재중
레드의 시
정령마의 시
영화관
꿈의 주인
자기소개
언덕길의 시
유리의 시
공룡과 종이
구형의 물체
연말의 시
5년 후, 태양계, 물빛
흰 꽃
조개잡이의 시
무한의 혼령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뿜어 나오는흰 빛을 언어로 변환하다.
시인의 말
한국어판 인사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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