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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저 | 장현주 역 | 새움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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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473064 / 688쪽 127 x 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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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 읽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재밌는 책 좀처럼 방심할 수 없는 소세키 특유의 유머가 가득 1903년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소세키는 심한 노이로제로 암담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하이쿠 시인이자 소설가인 다카하마 교시의 권유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쓰게 된다. 원래는 1회만으로 끝낼 생각이었으나 반응이 좋아서 11회까지 연재가 이어졌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름 없는 고양이다. 새끼 때 버려져 우연히 중학교 영어 교사인 구샤미네 집에 들어가 살게 된다. 특별한 사건 없이, 주인집에 드나드는 인물들을 관찰하는 게 전부이지만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마치 개그맨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개성이 살아 있다. 실없는 농담을 일삼는 미학자 ‘메이테이’, 구샤미의 구 문하생이자 엉뚱한 논문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학자 ‘간게쓰’, 동양적 가치를 주장하는 ‘도쿠센 선생’, 구샤미와 앙숙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가네다’와 그 주변인물 등을 등장시켜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스스로를 ‘이 몸’이라 추켜세우며 인간들을 자유롭게 관망하는 이 고양이가 보기에 인간은 이상한 족속이다. 쉴 새 없이 말하고 웃고 즐거워하는 것밖에 신통한 재주가 없어 보인다. 이렇게 똑똑하고 근엄한 척하는 고양이가 내뱉는 독설과 유머는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직업은 교사라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종일 서재에 틀어박힌 채 거의 나오는 일이 없다. 집안사람들은 몹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인 것처럼 행동한다. (……) 그는 위가 약하고 피부색이 누르스름한 빛을 띠는 데다가 탄력이 없고 윤기가 없다. 그런 주제에 밥을 많이 먹는다. 밥을 많이 먹은 후에 다카디아스타제를 먹는다. 먹은 후 책을 편다. 두세 페이지 읽으면 졸린다. 책 위에 침을 흘린다. 이것이 그의 매일 밤 반복되는 일과이다.” (본문 pp.10-11) 이처럼 재미도 재미이지만, 이 소설에는 자본주의의 실상과 허상을 비롯해 근대 문명과 자기 본위의 개인주의 비판, 마음의 탐구 같은 소세키의 주요 사상이 총망라되어 있다. 소설가로서의 데뷔가 비교적 늦었음에도 불구, 그가 살아온 인생만큼 이 작품 속에는 그의 사상, 인간과 사회를 보는 통찰력이 깊이 녹아들어 있다. 동서양의 고전을 비롯한 물리, 철학, 역사, 미래 예언 등의 이야기를 종횡무진으로 피력하면서도, 그것을 소세키 특유의 유머와 연결시켜 만담처럼 이어나간다. 백 년도 훌쩍 넘은 작품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속 문장 하나하나가 허투루 된 것이 없다. 끝 무렵에는 독자들을 놀라게 할 반전과 사건까지 숨어 있다. 소세키의 위대한 상상력과 통찰이 담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말 많은 고양이의 말에 귀 기울여보기를 추천한다.

저자 소개

(夏目漱石) 

나쓰메 고헤나오카쓰(夏目小兵衛直克)의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유신 직후 가세가 기울면서 늦둥이였던 소세키는 태어나자마자 두 번이나 양자로 보내졌다가 되돌아오는 파란을 겪었다. 
어려서부터 문학에 흥미를 두어 니쇼가쿠샤(二松学舍)에서 한학을 공부했으며, 영어 교육 기관이었던 세이리쓰 가쿠샤(成立学舎)를 거쳐 17세에 도쿄대 예비 과정에 입학했다. 학창 시절에는 영어의 수재로 두각을 나타냈으며 장래 진로로 건축가를 꿈꾸기도 했다. 22세에 동급생 시키와 교제를 시작하면서 하이쿠를 짓기 시작했고, 시키의 고향을 방문해 훗날 그를 직업 작가의 길로 인도한 다카하마 교시(高浜虚子)를 처음 알게 되었다. 
1903년 귀국 후 도쿄 제국대학 강사로 재직하면서도 동양인으로서 영문학을 강의한다는 위화감에 힘겨워했는데, 그의 처녀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신경 쇠약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집필한 것이다. 1907년부터는 대학 교수라는 최고 엘리트 신분을 박차고 ≪아사히(朝日) 신문≫의 전속 작가로 전향했다. 이후 10년간에 걸친 창작 활동을 통해 근대화의 모순, 근대 문명 속의 개인의 불안과 고독, 인간의 속물성과 에고이즘에 대한 탐구 등, 근본적인 고민을 이어 갔다. 
근대 지식인 청년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모색을 그린 삼부작 ≪산시로≫, ≪문(門)≫, ≪그 후(それから)≫에 이어, ≪행인(行人)≫, ≪마음(こころ)≫의 대표작은 일관되게 개인의 내적 고뇌를 묘사한 것이다. 한편 근대 문명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전통과 탈속적 세계관으로 인생을 바라보고자 한 ≪풀베개(草枕)≫와 ≪열흘 밤의 꿈(夢十夜)≫, 만년의 자전적 소설 ≪길 위의 생(道草)≫ 등에 이르기까지, 독보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정치적 사회적 격변이 휘몰아치는 시대에 태어나 근대의 빛과 그림자를 온몸으로 체득하고 고뇌한 지식인으로서, 그의 소설은 그의 삶 자체였으며 나아가 일본 근대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 오랜 고투의 상징이기도 한 위궤양 악화로 1916년, 49세로 타계했다. 마지막 작품 ≪명암(明暗)≫이 미완으로 남아 있다. 

역자 소개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공부한 후 일본문학을 더 깊이 연구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분교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일본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에도 분교대학 대학원 연구생으로 1년간 더 일본 문학을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 『IQ210 김웅용 - 평범한 삶의 행복을 꿈꾸는 천재』,  『살아갈 힘』, 『마음』, 『글 잘 쓰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도련님』, 『은하철도의 밤』, 『매일매일 긍정하라』, 『돈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나는 맛있는 음식도 먹지 못해서 별로 살도 찌지 않지만, 점점 건강해지고 절름발이도 되지 않고 그날그날을 살고 있다. 쥐는 결코 잡지 않는다. 하녀는 여전히 싫다. 내 이름은 아직 없지만, 욕심을 내면 한이 없기 때문에 평생 이 교사 집에서 무명의 고양이로 생을 마칠 생각이다. _29~30쪽

“어머, 고양이가 조니를 먹고 춤추고 있어.”
아이들이 큰 소리를 낸다. 이 소리를 제일 먼저 들은 것이 하녀이다. 하네도 하코이타도 내팽개치고 부엌으로 “어머나.” 하고 뛰어든다. 안주인은 가문이 표시된 바탕이 오글오글한 평직의 비단옷을 입고 말했다.
“짜증나는 고양이군.”
“이 바보 녀석.”
주인마저도 서재에서 나와 한마디를 한다.
‘재미있어, 재미있어.’ 하는 것은 아이들뿐이다. 그리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깔깔 웃는다. 화가 나고, 괴로운데, 춤을 멈출 수가 없어 곤란했다. 겨우 웃음이 그칠 듯해지자, 다섯 살 난 여자아이가 “엄마, 고양이도 고약하네.”라고 말했기 때문에 기울어진 형세를 만회하는 기세로 또 마구 웃어 댔다. 동정심이 부족하다는 인간의 행실에 대해 꽤 보고 들었지만, 이때만큼 원망스러운 적은 없었다. _52~53쪽

주인은 태연한 얼굴로 코털을 한 가닥 한 가닥 정성스럽게 원고용지 위에 심는다. 살이 붙어 있기 때문에 똑바로 바늘을 세운 것처럼 선다. 주인은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하여 몹시 감격했다는 태도로, 훅 하고 불어 본다. 접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결코 날아가지 않는다.
“쓸데없이 끈질기군.”
주인은 열심히 분다.
“잼만이 아니에요. 그 밖에 사야 하는 물건도 있어요.”
아내는 몹시 불평스러운 기색이 양 볼에 가득하다.
“있을지도 모르지.”
주인은 두 손가락을 집어넣어 확 잡아당긴다. 붉은 것, 검은 것, 여러 가지 색이 섞인 중에 한 가닥 하얀 것이 있다. 크게 놀란 모습으로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주인은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그 코털을 아내의 얼굴을 앞으로 내민다.
“어머, 싫어요.”
안주인은 얼굴을 찡그리고, 주인의 손을 밀어낸다.
“좀 봐, 흰 코털이라고.”
주인은 크게 감동한 모습이다. _118~119쪽

나는 지금 그저 휴식을 원할 뿐이다. 이렇게 졸려서는 사랑도 할 수 없다. 느릿느릿 아이들이 있는 이불자락으로 돌아 들어가 기분 좋게 잔다……. _238~239쪽

인간 세상에서 행해지는 사랑의 법칙 제1조는 이렇다고 한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동안은, 마땅히 사랑해야 한다.’ _357쪽

세상에 심심한 것만큼 참기 어려운 것은 없다. 뭔가 활기를 자극하는 사건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이 괴롭다. _397쪽

나는 고양이다. 고양이 주제에 어떻게 주인의 심중을 이렇게 정밀하게 기술할 수 있는지 의심하는 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의 일은 고양이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이래 봬도 독심술을 터득하고 있다. 언제 터득했느냐 같은, 그런 쓸데없는 것은 묻지 않아도 된다. 하여간 터득하고 있다. 인간의 무릎 위에 올라 자고 있는 동안, 나는 내 부드러운 털옷을 살짝 인간의 배에 비벼 댄다. 그러면 한 줄기 전기가 일어나 그의 뱃속의 내막이 손에 잡힐 듯 내 마음의 눈에 비친다.
_499쪽

인간의 정의를 말하자면 달리 아무것도 없다. 그저 필요 없는 것을 만들어 스스로 괴로워하는 자라고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_517쪽

현대인은 나를 잊지 말라고 가르치니 전혀 다르네. 하루 종일 자의식에 충만해 있네. 그러니 하루 종일 태평할 때가 없지. 늘 초열지옥이네. 천하에 뭐가 약이냐면 나를 잊는 것보다 좋은 약은 없네.
_628쪽


목차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역자의 말
나쓰메 소세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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