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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0131078 / 186쪽 / 242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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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알베르 카뮈 전집 [29]
출판사 리뷰
봄철에 티파사에는 신(神)들이 내려와 산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한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캄캄해진다. 두 눈으로 그 무엇인가를 보려고 애를 쓰지만 눈에 잡히는 것이란 속눈썹가에 매달려 떨리는 빛과 색채의 작은 덩어리들 뿐이다. 엄청난 열기 속에서 향초(香草)들의 육감적인 냄새가 목을 긁고 숨을 컥컥 막는다. 풍경 깊숙이, 마을 주변의 언덕들에 뿌리를 내린 슈누아의 시커먼 덩치가 보일락 말락 하더니 이윽고 확고하고 육중한 속도로 털고 일어나서 바닷속으로 가서 웅크려 엎드린다. (13쪽)
- iamjune
사람은 그저 몇 가지 익숙한 생각들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법, 두 세 가지의 생각들을 가지고, 이리저리 떠돌며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면서 그 생각들을 반들반들해지도록 닦아 지니거나 변모시킨다. 이것이 바로 나의 생각이라고 제대로 내놓고 말할 수 있는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는 데는 10년이 걸린다. 이렇게 볼 때 사실 다소 절망적인 느낌이 들 만도 하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의 아름다운 얼굴과 어떤 식으로 낯이 익어지게 된다. 지금까지 그는 세계를 정면으로 바라보았었다. 그러니 이제는 한 걸음 옆으로 물러서서 그 얼굴의 프로필을 바라보아야 한다. 젊은 사람은 세계를 정면에다 놓고 바라본다. 그는 비록 죽음이나 무(無)의 끔찍한 맛을 씹어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죽음과 무에 대한 관념을 윤이 나도록 다듬을 시간이 없었다. 젊음이란 것은 바로 그런 것, 죽음과의 저 모진 정대면이요 태양을 사랑하는 동물 특유의 저 육체적인 공포, 바로 그것일는지도 모른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적어도, 흔히들 하는 말과는 반대로 젊은이게게 환상 따위는 없다. 환상을 만들어낼 시간도 경건함도 없다. (28쪽)
- iamjune
우리가 어떤 도시와 주고받는 사랑은 흔히 은밀한 사랑이다. 파리, 프라하, 심지어 피렌체 같은 도시들은 웅크리고 돌아앉아 있어서 그것 특유의 세계에 테를 두르듯 한계를 짓는다. 그러나 알제는, 그리고 그와 더불어 바다에 면한 도시들처럼 몇몇 특혜받은 장소들은, 입처럼 혹은 상처처럼 하늘로 열려 있다. 우리가 알제에서 좋아할 수 있는 대상은 누구나 다 향유할 수 있는 것, 길 모퉁이를 돌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바다, 어떤 햇빛의 무게, 인종(人種)의 아름다움 같은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그 거리낌없이 주어진 풍성한 선물 속에는 더욱 은밀한 향기가 담겨 있다. (33쪽)
목차
옮긴이의 말 /김화영
결혼
편집자의 말
티파니에서의 결혼
제밀라의 바람
알제의 여름
사막
여름
미노타우로스 또는 오랑에서 잠시
편도나무들
명부의 프로메테우스
과거가 없는 도시들을 위한 간단한 안내
헬레네의 추방
수수께끼
티파시에 돌아오다
가장 가까운 바다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