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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식사 오늘 당신의 끼니에 안부를 묻는 8인 소설집

이광재, 정도상, 장마리 외 저 | 예옥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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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241532 / 271쪽 147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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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먹는 인간과 혀끝의 기억 먹는 인간 맛보다. 이것은 인간 최초의 감각적 경험이 아닐까. 태초의 인간은 금단의 열매를 먹음으로써 영생을 반납한다. 죽을 운명에 놓임으로써 비로소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면, 선악과(善惡果)를 베어 먹는 행위야말로 인간의 탄생을 알린 사건일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신의 숨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인간의 역사는 이브의 혀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뱀의 혀로부터 시작되었다. 남자와 여자는 ‘맛보다’를 통해 선악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몸을 보게 된다. 인간사의 시작부터 먹고 맛보는 일은 죽음으로 열려 ... ■ 먹는 인간과 혀끝의 기억 먹는 인간 맛보다. 이것은 인간 최초의 감각적 경험이 아닐까. 태초의 인간은 금단의 열매를 먹음으로써 영생을 반납한다. 죽을 운명에 놓임으로써 비로소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면, 선악과(善惡果)를 베어 먹는 행위야말로 인간의 탄생을 알린 사건일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신의 숨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인간의 역사는 이브의 혀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뱀의 혀로부터 시작되었다. 남자와 여자는 ‘맛보다’를 통해 선악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몸을 보게 된다. 인간사의 시작부터 먹고 맛보는 일은 죽음으로 열려 있었으며, 선악(善惡)에 대한 도덕 판단, 미추(美醜)에 대한 미적 판단과 직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아름다움을 뜻하는 ‘美’라는 글자가 본디 신에게 바치는 크고大 살찐 양羊에서 유래했다는 것도 쉽게 수긍이 간다. 여기엔 맛이 좋은 것이 보기에도 좋다는 고대인의 인식이 담겨 있다. 영어의 ‘taste’나 우리말의 ‘맛’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영어의 ‘taste’가 ‘맛’이라는 의미 외에 ‘취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 우리말 ‘맛’은 본디 ‘멋’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편, 금욕적 자기 수양의 첫 단계는 금식이다. 미각은 미적 판단과 결부되어 있기도 하지만 곧바로 ‘쾌락’과 ‘도덕’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처럼 ‘삶과 죽음’, ‘쾌락과 금기’, ‘선과 악’은 ‘먹음’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행위를 통해서 인간사에 스며든다. 살아서는 밥상, 죽어서는 제사상을 받는 인간을 떠올려 보라. 생과 사를 잇는 것은 밥상이 아니던가. 산 자를 살게 하는 힘도, 죽은 자를 기억하는 예식도 ‘밥’에서 비롯된다. 관혼상제라는 인생의 통과의례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음식이 아닌가. 어떤 이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슈크림의 달콤함으로 기억할 것이고(「먹을 만큼 먹었어」), 어떤 이는 평생의 그리움을 메주 뜨는 일로 풀지도 모른다.(「청국장을 끓이다」) 또 누군가에겐 매실장아찌가 인생의 구원일 것이며(「장마」), 누군가에겐 흔하디흔한 김치찌개가 귀여운 복수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초대」) 그러니 복잡하고 미묘한 모순덩어리인 삶을 탐구하려면 무엇보다 ‘먹는 인간’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 계란프라이, 매실장아찌, 김치찌개: 「모니카, 모니카」, 「장마」, 「초대」 계란프라이, 매실장아찌, 김치찌개. 벌써 군침이 돈다. 귀하고 값진 음식이라 그런 것이 아니다. 누구의 밥상에나 있을 법하지만, 세상의 밥상의 수만큼이나 다른 맛을 가질 법한 음식. 김치찌개는 모두의 음식이지만, 모두다 각자 나름의 ‘그’ 김치찌개 맛을 고집하는 음식이다. 우리는 그런 음식을 매일 먹고 산다. 소설에 따르면, 계란프라이는 속죄의 맛, 매실장아찌는 구원의 맛, 김치찌개는 복수의 맛이다. 거창할 것 없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 모두는 속죄와 구원과 복수를 갈망하지 않는가. 바로 그것.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모두 다른 사연을 가진 것. 소설들은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밥상을 각자의 이야기로 차려낸다. 「모니카, 모니카」의 아름다운 모니카는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그녀의 도시락엔 밥과 계란 프라이뿐이다. 모니카는 여고생 어머니와 바티칸에서 갓 돌아온 젊은 사제 사이에서 태어났다. 모니카의 어머니는 딸에게 금욕을 강조한다. 모니카는 죄로 태어난 아이니까. 죄 갚음을 위한 금욕. 모니카에게 그것은 ‘미각’을 희생하는 일이다. 한편, 「장마」의 ‘나’의 젊은 엄마는 전 동거인과의 사이에서 나를 낳고, 새로운 남자를 맞았다. 엄마와 그녀의 새 남자는 ‘나’를 학대했다. 어른이 된 ‘나’는 어린 시절의 악몽과 다시 마주한다. 떠났던 남자가 자신의 딸을 데려와 눌러 살게 된 것. 거기다 남자는 ‘나’와 어린 아이를 학대한다. 되풀이되는 과거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린 아이의 애처로운 시선이 어떤 구원을 요구하는지 알면서도 ‘나’는 모른 체 한다. 몸만 어른이 된 ‘나’는 아직도 과거의 학대받는 아이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나’가 남자를 제압하고, 벽장 속에 가두고, 아이에게 밥을 지어 준다. 그리고 군침이 도는 시큼한 매실장아찌를 꺼낸다. 길지 않은 시간, ‘나’가 유일하게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지냈던 시간, 그때 먹었던 매실장아찌다. ‘나’에게 매실장아찌는 구원의 맛이 아닐까. 와드득 씹히는 매실이 입안에 퍼질 때마다 나는 눈을 꼭 감았다. 신맛이 퍼질 때의 강렬한 자극이 싫으면서 좋았다. 어이구, 지 애비랑 똑같네. 할머니는 혀를 쩌쩌 차면서 웃었다. 할머니가 웃는 일은 흔치 않았다. 나는 간혹 그 소리를 듣고 싶어서 고집스럽게도 매실장아찌를 씹었다.(「장마」, 171쪽) 이들 소설에 비한다면 「초대」는 경쾌하고 발랄한 복수극이다. ‘나’는 김치찌개를 끓이는 중이다. 초대 손님을 맞기 위하여. 손님은 다름 아닌 남편과 그의 내연녀. 남편의 직장을 따라 멕시코에 온 ‘나’는 한국인 교포 희린의 도움을 받는다. 남편의 직장에 통역이 필요하다고 하자 ‘나’는 망설임 없이 희린을 추천했다. 남편과 희린은 깊은 관계가 되고, ‘나’는 우연히 남편의 핸드폰을 통해 알게 된다. 그러나 어찌해야 할 것인가. ‘나’에겐 지키고 싶은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고, 부모의 기대가 있다. 더불어 남편이 가져다주는 안정된 생활이 있다. ‘나’는 ‘적’을 곁에 두기로 한다. 곁에 두고 지켜보면서 자신의 가정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모른 체 하는 것. ‘나’에게 복수는 그저 양념 같은 것이다. 오늘 ‘나’는 김치찌개에 그녀의 소변을 좀 섞었다. 손님들은 육수에 감탄하면서 잘도 먹는다. 혼밥족과 식구(食口): 「한 가족 따로 밥 먹기」, 「마지막 식사」 흔히 가족을 식구라 부른다. 식구食口란 문자 그대로 ‘먹는 입’,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식구라는 말보다 ‘혼밥’이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린다. 때로 신조어들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는데 ‘혼밥’이라는 말이 딱 그렇다. 우리 시대는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 가족은 있어도 식구는 없는 세상이다. 그러한 세태를 그린 소설이 장마리의 「한 가족 따로 밥 먹기」다. 소설은 예순네 가족의 식사를 별 다른 설명도 없이 조용히 관찰한다. 그들의 릴레이 아침식사를 잠깐 엿보자면 이렇다. 가장 먼저 할아버지. 당신 용돈은 당신 손으로 벌겠다고 새벽녘 경비실로 출근한다. 단촐한 아침식사는 밥 한 공기와 김치와 보리차만으로 끝. 이어서 가장 성진의 출근. 오늘 아침 따라 부부 금슬이 좋았던 바람에 식사는 입맛만 다시며 생략. 세 번째 예진도 식사 대신 긴 머리 손질에 시간을 쏟느라 생략. 이모 예진의 요란한 출근에 잠이 깬 현서가 주방을 기웃거릴 때엔 싱크대에 할아버지의 식사 흔적만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녀도 냄새나는 식빵, 바닥이 드러난 딸기잼에 짜증을 내며 라면을 먹느라 10분 늦게 출근한다. 이제 이 집의 안주인 예순의 차례다. 예순은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를 끓여놓고 감자탕 집으로 출근. 그러나 마지막 차례 경서는 김치찌개 냄새의 유혹에도 불구, 늦잠을 원망하며 식사를 거른 채 등교한다. 이렇게 경서까지 집을 나서면 인기척만으로 확인되는 가족의 아침식사가 완성된다. 소설은 여섯 명 가족의 삼시 세끼 그러니까 열여덟 번의 식사를 그린다. 온갖 궂은일을 하느라 라면도 제대로 못 먹는 경비 할아버지, 선배들 뒤치다꺼리하느라 남은 반찬으로 점심을 때우는 사회 초년생,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중년 가장의 삼겹살 구이, 식당 아주머니들의 하루치 고달픔이 배어 있는 소주 한 잔. 소설이 그려내는

저자 소개

1989년 무크지 『녹두꽃2』에 단편 소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창작집으로 『아버지와 딸』, 장편소설로 『나라 없는 나라』 『수요일에 하자』와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가 있다. 제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경남 함양 마천에서 태어났다. 1981년 전북대학교에 입학했으나 군에 곧바로 입대했고, 군시절 레비스트로스와 롤랑 바르트의 저서를 탐독했다. 1984년 복학하여 민중문화운동패 동아리 '말뚝이'를 만들었으며, 1986년 평화의 댐 건설 반대시위사건으로 구속 제적되었다. 1989년 전북대학교 독문학과와 동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였다. 1987년 단편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창작집 《친구는 멀리 갔어도》, 《실상사》, 《모란시장 여자》, 《찔레꽃》 등과 장편소설 《누망》, 《낙타》, 《은행나무 소년》, 《마음오를꽃》, 《꽃잎처럼》 등을 펴냈다. 장편동화 《돌고래 파치노》와 《어린이를 위한 남북한 말모이》, 《청소년을 위한 남북한 말모이》 등도 펴냈다. 제17회 단재상, 제25회 요산문학상, 제7회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그때 깊은 밤에』와 장편소설로 『그녀는 강을 따라갔다』 『여름비 지나간 후』, 9인 가족 테마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공저)이 있다. 제1회 전북소설문학상과 제2회 작가의눈작품상을 수상하였다.

1980년 전북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물고기 우산」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한겨레21 ‘손바닥문학상’에 단편소설 「벌레」가 2012년에 제1회 자음과모음 ‘나는 작가다’에 장편소설 『코카브―곧 시간의 문이 열립니다』가 당선되었다. 


가족 테마소설 『두 번 결혼할 법』과 음식 테마소설 『마지막 식사』에 공저로 참여하였으며, 저서로 장편소설 『코카브-곧 시간의 문이 열립니다』가 있다.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불어라 봄바람」으로 등단했다. 창작집으로 『선셋 블루스』와 9인 가족 테마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공저)이 있다. 제7회 불꽃문학상 수상, 2011년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셋 블루스」 선정, 2013년 문예창작기금을 수혜했다.

1965년 부여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살았다. 2006년 동서커피문학상 대상에 「산수유 그늘 아래」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200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외계인은 펜비트로 말한다」와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남풍」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전북해양문학상에 「바다로 간 솟대」가 당선되었다. 2013년 『소설문학』 여름호에 「점」을 발표했으며 저서로 《로키의 거짓말》이 있다.


 

전북 부안 출생으로 전주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삼십여 년간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1985년 《한국수필》에 수필, 1989년 《우리문학》에서 소설로 등단하였다. 저서로는 산문집 『그대에게 가는 길엔 언제나 바람이 불고』, 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공저), 휴먼르포집 『오십 미터 안의 사람들』 등이 있다.
<전북수필상> <작가의 눈 작품상> 등을 수상하였다
익산 출생으로 원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201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수상했다.

목차

먹을 만큼 먹었어 ― 이광재 007
청국장을 끓이다 ― 정도상 037
한 가족 따로 밥 먹기 ― 장마리 073
모니카, 모니카 ― 황보윤 105
초대 ― 차선우 139
장마 ― 김소윤 167
4월이었을까 ― 한지선 191
마지막 식사 ― 김저운 223
해설: 먹는 인간과 혀끝의 기억 ― 이지은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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