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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눈 덮인 골짜기에 유럽풍의 통나무집 한 채가 노을빛에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하얀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이장은 뒷산 기슭으로 고개를 돌렸다. 흐릿한 눈빛 속으로 근심 하나가 섞였다가 곧 체념으로 바뀌었다. 달력을 떼어 뒷장을 방바닥에 펼쳤다. 윗목 앉은뱅이책상 서랍 속에서 돋보기를 꺼내 썼다. 한글을 배워두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력 뒷면으로 고개를 숙였다. 굵은 손마디 때문에 쥐고 있는 모나미 볼펜이 유독 가늘어 보였다. ‘유서’라고 썼다. ― <선셋 블루스> 중에서
어머니가 기지개를 켜듯 느리게 시트를 걷어냈다. 하품을 하듯 입을 크게 벌렸다가 다물었다. 바르르 몸을 떨었다. 어머니 손을 꽉 붙잡았다. 손이 몹시 차가웠다. 어머니가 내 팔을 툭 쳐내고 시커먼 몸뚱이를 천천히 일으켰다. 마침내 거미가 된 어머니가 창틀에 다리를 붙이고 나를 응시했다. 나는 가만가만 손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허공에 은색 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줄을 타고 점점이 사라졌다. ― <거미집> 중에서
목차
불어라 봄바람
선셋 블루스
꿈꾸는 마미
거기, 어디쯤에서
바이킹을 타다
고래를 찾아서
거미집
산을 내려가는 법
해설 노을의 정념_정은경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