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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 시선

파블로 네루다 저 | 정현종 역 | 민음사 | 200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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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07499 / 150쪽 157 x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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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시집의 시편들은 내 가장 고통스러운 젊은 날의 열정으로 가득 찬 괴로운 전원시집을 만들어놓고 있는데, 내 나라 남쪽 지방의 황량한 자연이 섞여 있다. 이 책은 내가 사랑하는 책인데, 그 심한 멜랑콜리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다는 것의 기쁨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 파블로 네루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04년 칠레에서 철도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네프탈리 리카르도 레예스 바수알토(Neftali Ricardo Reyes Basoalto)로, 파블로 네루다라는 이름은 아들이 시를 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부친의 눈을 피하기 위해 사용했던 가명이다.

열두 살 되던 해, 칠레의 저명한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을 만나 고전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문학에 더욱 심취하게 되었다. 열아홉 살의 나이에 첫 시집 <황혼의 노래>를 발표했으며 이듬해 그의 대표작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출간했다. 이 두 시집으로 약관의 네루다는 남미 전역에서 대중적 사랑과 지지를 받는 작가로 발돋움했다. 청년 시절에는 서정적이고 관능적인 시를, 중년 시절에는 내적 자아에 침잠하며 영적 신비로움을 노래하는 시를, 장년 시절엔 사실적이고 사회고발적인 웅장한 문체의 시를, 만년에는 단순하고도 현실적인 사회비평 시를 주로 썼다.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2년 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작품으로는 <황혼의 노래>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지상의 거처 1, 2> <모두를 위한 노래> 등의 시집이 있다. 

역자 소개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 아버지 정재도씨와 어머니 방은련씨의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3살 때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까지 경기도 화전(花田)에서 유소년기를 보냈는데, 이때의 자연과의 친숙함이 그의 시의 모태를 이룬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신태양사·동서춘추·서울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였다. 그 후 1974년 미국 아이오와 대학 국제 창작 프로그램에 참가했으며 돌아와서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냈다. 그리고 1982년에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취임하여 현재까지 재직중이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등장한 그는 지금까지 쉬임없는 창작열과 언제나 자신의 시세계를 갱신하는 열정으로 『사물의 꿈』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등의 시집과 『고통의 축제』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이슬』 『견딜 수 없네』등의 시선집을 상자했다. 그는 또한 독특한 시론과 탁월한 산문을 모은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숨과 꿈』 『생명의 황홀』 등을 펴냈으며, 시 번역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예이츠, 네루다, 로르카의 시선집을 번역 출간했다. 한국문학작가상·연암문학상·현대문학상·이산문학상·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머리말

네루다의 시는 언어라기보다 그냥 한의 생동이다. 그의 살은 제 살이 아니라 만물의 살이요, 그의 피는 자신의 피가 아니라 만물의 피이며, 그의 몸 안팎의 분비물은 자기의 것이라기 보다 만물의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컨대 네루다는 만물이다. 그의 시를 통해 자신들이 드러날 때 사물은 마침내 희희낙락하는 것 같고, 스스로의 풍부함에 놀라는 것 같다. 그의 시 속에서는 사물의 경계가 지워지고, 안팎의 구별은 없어진다. 다시 말해서 그의 시는 그것이 노래하는 사물의 핵심에 이르지 않는 법이 없다. 그리고 거기 열리는 세계는 무궁동(無窮動)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역동 상태에 있다. - 정현종 (옮긴이)

책 속에서

혼자 사는 신사

동성애하는 젊은 사내들과 연애에 미친 아가씨들,
흥분ㅡ착란으로 불면에 시달리는 많은 과부들,
애 밴 지 서른 시간쯤 되는 젊은 마누라들,
어둠 속에 내 정원을 가로지르며 목쉰 소리로 울어대는 고양이들,
이러한 것들이, 마치 발정해 발롱거리는 굴의 목걸이처럼,
내 외로운 집을 둘러싸고 있다,
내 영혼에 적대하여 진을 친 적들처럼,
잠옷 입은 음모꾼들처럼,
마음대로 길고 깊은 키스를 주고받으며.

번쩍이는 여름은
살찌고 마르고 즐겁고 슬픈 쌍들로 이루어진
모두 비슷하게 우울한 연인들의 무리를 이끈다;
바다와 달 가까이, 우아한 야자나무 아래로는,
바지들과 스커트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실크 스타킹들을 어루만지는 바스락 소리 들리고,
여자들의 유방들은 눈(眼)처럼 번쩍인다.

하찮은 일을 하는 종업원은, 여러 가지 일이 있은 뒤,
한 주일이 지루하게 지난 뒤, 그리고 잠자리에서는 소설 읽으며
밤을 보낸 뒤
이웃집 여자를 꼭 한 번 꼬셨는데,
인제 그는 그녀를 호위해서
풋내기와 열정적인 거물급이 나오는 슬픈 영화를 보러 가서
담배 냄새 나는 그의 따뜻하고 축축한 손으로
달콤한 솜털에 싸여 있는 그녀의 다리를 어루만진다.

여자 꽁무니 따라다니는 사람의 저녁들과 남편들의 밤이
두 개의 침대보처럼 같이 와서 나를 덮고,
또 저 점심 뒤의 시간ㅡ젊은 남학생들과
젊은 여학생들, 그리고 사제(司祭)들이 수음을 하고,
동물들은 드러내 놓고 올라타고,
벌들은 피 냄새를 풍기고, 파리들은 성이 나서 붕붕거리고,
사촌들은 조카 계집애들하고 이상한 놀이를 하고,
... (중략) ...
더구나 간통자들은 바다의 정기선(定期船)처럼 높고 넓은 침대에서
진짜 사랑을 하는 시간,

이 얽히고 숨 쉬는 광대한 숲이
사방에서 나를 확고히 둘러싼다 영원히
입 같기도 하고 치열(齒列) 같기도 한 거대한 꽃들로
그리고 손톱 같기도 하고 구두 같기도 한 검은 뿌리들로.

목차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한 여자의 육체
아, 소나무 숲의 광활함
나는 네 모습을 기억한다.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지상의 거처 I.II.III
죽음만이
산보
동쪽에서의 매장
혼자 사는 신사
소나타와 파괴들
가족 안의 우울
성적(性的)인 물
망각은 없다(소나타)
브뤼셀

모두의 노래
마추픽추 산정 III
칠레의 발견자들
시인
남쪽에서의 굶주림
젊음
독재자들
아메리카여, 나는 헛되이 네 이름을 부를 수 없다
찬가와 귀국
크리스토발 미란다
포도의 가을이었다
파업
카라카스에 있는 미겔 오테로 실비한테 보내는 편지
수수께끼
길 위의 친구들

단순한 것들을 기리는 노래
내 양말을 기리는 노래
수박을 기리는 노래
소금을 기리는 노래
떨어진 밤을 기리는 노래
책에 부치는 노래 I
탐조를 기리는 노래
폭풍우를 기리는 노래

이슬라 네그라 방명록
시

대담 - 양과 솔방울 / 파블로 네루다와 로버트 블라이
해설 - 젊은 날의 초상 / 정현종
옮긴이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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