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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의 나날

시리즈 :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141]

이승하 저 | 실천문학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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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9222427 / 144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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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광기 3부작의 마침표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畵家 뭉크와 함께」로 등단한 이승하의 신작 시집 『감시와 처벌의 나날』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의 이번 시집은 『폭력과 광기의 나날?』, 『공포와 전율의 나날』에 이어 광기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30여 년 동안 현실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공포, 감시, 처벌 등의 현상과 본질을 꾸준히 그려왔다. 지식인이자 교수로 시인으로 지난한 삶의 억압들과 싸워온 셈이다. 시인은 소외된 자들의 상처를 빌려 이 세계의 부조리를 울부짖는다. 시인의 시는 ... 광기 3부작의 마침표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畵家 뭉크와 함께」로 등단한 이승하의 신작 시집 『감시와 처벌의 나날』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의 이번 시집은 『폭력과 광기의 나날』, 『공포와 전율의 나날』에 이어 광기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30여 년 동안 현실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공포, 감시, 처벌 등의 현상과 본질을 꾸준히 그려왔다. 지식인이자 교수로 시인으로 지난한 삶의 억압들과 싸워온 셈이다. 시인은 소외된 자들의 상처를 빌려 이 세계의 부조리를 울부짖는다. 시인의 시는 마치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광기와 죽음의 형상들을 은밀하게 포착하여 인간의 고독과 불안, 공포의 감정을 깊게 파고든다. 세상이라는 감옥에 핀 꽃 시인은 자서에서 오늘도 벽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고 썼다. 이번 시집은 30여년의 정신병원과의 인연, 10여년의 “교화사업 강사로 교도소와 구치소, 소년원을 들락거”린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폭력과 광기의 나날』이 그러했던 것처럼 고통을 몸으로 견뎌내며 쓴 시이다. 그러나 그 시집이 증오와 분노에 기대어 쓴 시라고 한다면 이번 시집의 시는 완벽한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고투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실패할 운명이다. 놀라운 점은 시인이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는 것이다. 시집 1부에 나오는 무기수와 사형수에 관한 시들은 한 사회의 모순이 어떻게 수인의 모습으로 발현되는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죽기 전에 유언처럼 말했다 내가 죽인 사람이 저승에서 기다릴까요 만나면 무슨 말로 용서를 빌어야 할까요 조각상 같은 표정이 되기까지 악몽과 구토의 나날 죽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죄에 갇혔던 혼이 빠져 나가니 얼굴이 해맑아지는구나 연고자 한 명 없이 행해지는 입관식 몸 깨끗이 닦고 수의(壽衣)를 입혔다 40년 동안 입어온 수의(囚衣) 비로소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출소」전문 시인은 독자를 불편하게 한다. ‘벽’의 실체와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의 내상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그것에 관한 한, 시인 이승하는 한국 시단에서 분명히 이채로운 존재다. 우리가 온갖 종류의 매체를 통해 거의 매일 접하는 대한민국의 끔찍한 사건과 사고의 내면 풍경을 정신병동과 감옥의 일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교도소 시편’들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독자는 세상이라는 감옥에 갇힌 시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증오와 분노, 공포와 불안 속에서 시인은 끊임없이 출소를 꿈꾼다. 그것에 이르는 것은 사랑과 용서다. 시집 2부에서는 시인의 누이를 만나게 된다. 폐쇄된 병동에서 청춘을 다보내고 초로(初老)에 도달한 ‘누이의 초상’은 보는 이를 눈물겹게 한다. 누이의 초상이 눈물겨운 이유는 늙어버린 어린 누이에 대한 연민 때문만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꽃을 발견하는 시인의 성숙한 시선 때문일 것이다. 내 사랑 내 자랑아 돌아가보렴 어린 시절 우리는 만화가였다 재미있는 것뿐인 세상 구름을 보고 있으면 구름처럼 변하는 세상 달을 보고 있으면 달을 따라 흘러가는 세상 세상은 그때, 눈물 속에서도 아름다웠다 ―「누이의 초상 2」의 부분 이 시집의 ‘누이 시편’은 고흐의 “귀 없는 자화상”이며 폐쇄병동의 누이에게 바치는 연서다. 중요한 것은 시인의 시가 인간의 부서지기 쉬운 마음에 대한 공감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시인의 고통이 커질수록 시어는 더욱 분명하고 간결해진다. 삶의 고통을 시로 쓰는 일에서 자기비판적 성찰이 없다면 고통의 세계를 온전히 그려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라비가 자주 면회를 오겠다고 거짓말하는 심정은 처절하다. 정신병 앓는 누이동생의 손을 꼭 잡고 자주 면회 올 거라고 거짓말하는 오빠의 마음 그 마음은 철문 닫히는 순간 천길 낭떠러지 위에 서리 이런 마음은 길을 못 만들지 내 시는 그 마음 가는 길을 모르지 울고 싶어도 이빨 지그시 깨물고 응시해야 하는 그 마음을 ―「마음 가는 길」의 부분 “내 시는 그 마음 가는 길을 모르지”라고 고백하는 시인의 진정성이야말로 시로 향하는 위태로운 길을 뚫는 힘이다.

저자 소개

1960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고 김천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6년 중앙대에서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풍자성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화가 뭉크와 함께>가,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비망록>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1992년 월간 ≪현대시학≫에 <산업화 시대의 시인들>을 6개월 연재하면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계간 ≪한국문학평론≫, ≪시안≫, ≪시로 여는 세상≫, 월간 ≪문학사상≫ 편집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문학나무≫ 편집위원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 시집 ≪폭력과 광기의 나날≫,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 ≪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 ≪불의 설법≫ 등이, 문학평론집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10대 명제≫, ≪한국 시문학의 빈터를 찾아서≫, ≪세계를 매혹시킨 불멸의 시인들≫,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집 떠난 이들의 노래≫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지훈상, 중앙문학상, 시와시학상 등을 수상했다.

머리말

30년 동안 신경정신과병원에 면회를 다녔습니다.
허전 시인과 서경숙 박사가 안내해주어 교화사업 강사로 교도소와 구치소, 소년원을 들락거린 지도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두 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흰 벽, 높다란 벽, 쇠창살이 박혀 있는 창문을 보고 와서 시를 썼습니다.

오늘도 벽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시집을 바칩니다.

2016년 늦봄
이승하

책 속에서


출소


죽기 전에 유언처럼 말했다

내가 죽인 사람이 저승에서 기다릴까요
만나면 무슨 말로 용서를 빌어야 할까요

조각상 같은 표정이 되기까지
악몽과 구토의 나날
죽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죄에 갇혔던 혼이 빠져 나가니
얼굴이 해맑아지는구나

연고자 한 명 없이 행해지는 입관식
몸 깨끗이 닦고 수의(壽衣)를 입혔다

40년 동안 입어온 수의(囚衣)
비로소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광(狂)


누이야
나 설사 미치더라도
귀 자르고 귀 없는 자화상을 그릴 수는 없다
환청과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펜을 계속 쥐고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초인이 아니라 인간이고
천재가 아니라 범인이니


……고흐는 일단 퇴원했지만 정신착란이 더 심해졌다
음식에 독이 들었다고 생각해 식음을 전폐하고 물감과 등
유를 먹으려다 들키고 결국 주민들에 의해 다시 정신병원
으로 이송……

서서히 미쳐가는 저 해
네가 미치지 않았다면
왜 매일 아침 동쪽에서 나타난단 말인가
해를 보고 열렬히 고개 드는 해바라기들이여

너희들이 미치지 않았다면
왜 하고한 날
해만 바라보고 살아간단 말인가

살아야 한다는 한 가지 본능만으로
몰려드는 까마귀 떼
내 두 눈을 쪼아 먹으려 몰려든다
살고 싶어서 미쳐버린 누이야
죽을 수 없어 미치고 만 고흐여
오늘도 정오가 가까워오자
하늘 한복판에서 해가 미쳐 날뛰고 있다

인간 세상을 보더니
해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제 몸에 등유를 끼얹었다
아 아를이여 토사물 색깔의 밀밭이여
못 잊을 김천시 성내동 210번지 지하실이여
분노하는 해를 보며
고흐는 귀를 잘랐던 것
지하실을 탈출하고자 누이는 미쳐버렸던 것

목차

목차
제1부
출소 | 벽 | 헤어스타일 | 집 | 벽 앞에서 | 아우슈비츠 행 열차 | 내가 세운 아우슈비츠 | 울부짖다 1 | 울부짖다 2 | 없다 | 먹고 싶은 것들 | 단체행동을 해야 합니다 | 감금과 감시 | 벙어리들 | 탈?옥수의 하루 | 독방의 빛 | 1997년 12월 30일 | 1997년 12월 30일의 빛 | 밤의 기도 | 인간의 얼굴 |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사람은 얼마든지 사람을 | 소년원에 가서 시화전을 보다 | 사라지지 않는 빛 | 목숨
제2부
누이의 초상 1 | 누이의 초상 2 | 집 | 죽음에 이르지 못하는 병 | 안과 밖 | 슬픔의 실체 | 심해에서 발광하다 | 입원과 퇴원 | 사랑 노래 | 불안과 악몽의 나날 | 얼굴 | 정상인 | 격리된 사람들 | 흔적 지우기 | 환자 차트 | 발작 | 침묵하는 벽 앞에서 | 사이코드라마 시간 | 울지 말아라 내 누이야 | 악몽 | 면벽 | 별유천지비인간 | 금지된 사랑 | 백색의 공포 | 시인을 만나기 위하여 | 그대 왜 아직도 미치지 않고 있느냐 | CCTV 아래에서의 생 | 관계 | 광녀에게 | 마음 가는 길 | 폐쇄병동의 누이 | 그 눈빛 | 광(狂) | 저, 비 | 흉터 | 마지막 시 | 인간에 대한 기억 | 빛의 혼
해설 유희석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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