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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봤어 2 우리가 잃어버린 삶

시리즈 : 청소년 인문 교실 [2]

엄기호, 성해영, 이문제 외 저 | 벗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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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8800122 / 25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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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인문학,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무늬
삶과 사회를 통해 묻는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


물질문명과 생존 경쟁이 판을 치는 시대에 인간을 인간답게 곧추세우는 일만큼 절박한 과제란 없다. 그 출발은 인간다움을 성찰하는 인문人文에서 찾았다.

동서양 고전을 통해 인문人文의 세계로 인도하는 _ 고병권, 배병삼
죽음, 질병 등 근원적 두려움과 마주하게 하는 _ 박경미, 강신주
나와 국가, 사회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질문하는 _ 홍세화, 강명관
기업사회의 폐해와 핵에너지의 진실을 파헤치는 _ 김동춘, 강양구

※ 이 책은 부산대 점필재연구소와 부산·경남 지역의 교사들이 2009년부터 3년간 함께 기획하고 개최한 〈청소년인문고전독서교실〉의 강의를 보완하고 다듬어 만들었습니다.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청소년

이 책은 인생의 출발점에 서 있는 청소년에게 삶을 이해하고 사회를 직시할 것을 요구한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결국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물음이다. 냉혹한 현실 앞에 내동댕이쳐진 청춘을 연민하기보다 요즘 유행하는 <강남 스타일> 의 노랫말처럼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단단한 청춘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이다.

1부 : 삶


1부에서는 ‘동서양 고전에서 배워야 할 삶의 철학과 공부의 논리’와 ‘질병과 죽음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이야기한다.
고병권의 <삶을 사랑하는 철학> 은 니체의 철학을 중심으로 공부와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자기에게 익숙한 것들의 가치, 자기 시대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항상 떠나야 한다는 니체의 철학은 학교 교육의 신화를 깨뜨린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세상 어느 곳도 학교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철학을 ‘삶에 대한 사랑’으로 접근한다. “위대한 사랑은 그 자신이 사랑할 자까지 창조한다”는 니체의 사랑법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는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한 것처럼 조각가는 돌 속에 숨은 위대한 형상을 끌어내기 위해 망치로 그것을 부수는 것이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삶 속에도 다비드가 있으니 사랑을 결행하라고 조언한다. 사랑이란 사랑할 대상을 만드는 행위이지 이미 있는 대상을 사랑하는 행위가 아니라며 말이다.
박경미의 <고통의 의미, 현대 의학과 병듦> 은 일리치의 사상을 중심으로 고통과 현대 의학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일리치는 의학이 오히려 병을 만든다며 의료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몸을 인식하는 방식 자체도 의료 제도에 의해 내면화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사람 얼굴을 보고 ‘견적이 얼마다’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성형 공화국인 우리 현실과 맞닿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근대 의료 제도는 고통과 병을 박멸의 대상으로 여겨 인간의 자율성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류가 겪고 있는 질병 중에서 현대 의학이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은 많이 잡아야 30%이지만 의료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너무 왜소해진다. 의사의 말은 절대적이고, 똑같은 환자복을 입고 수많은 검사를 받을 때면 마치 거대한 기계의 고장 난 부분처럼 취급당하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죽음의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은 반면 우리는 고통과 질병을 받아들일 권리마저 선택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강신주의 <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죽음> 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청소년 자살 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강신주는 죽음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랑’을 제시한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사랑받지도 않은 것’을 자살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랑은 존재감을 느끼고 또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그는 ‘나’라는 존재를 느끼게 하는 ‘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죽음 앞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는 ‘나’가 아닌 ‘너’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게 바로 ‘너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사랑하는 너의 죽음’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 수 있을까’, ‘죽기 전에 ‘너’라는 사람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배병삼의 <논어에서 배우는 삶의 자세> 는 공자 사상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논어》의 가르침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유용한지 따져 본다. 그는 논어의 첫 구절, ‘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를 배움의 기쁨을 얻는 순간만이 참된 인간이라는 공자의 ‘인간 선언’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자가 이야기하는 공부와 현재의 학교 공부는 괴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공자의 공부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각의 단계가 전제되어 있다. 공자는 이를 지우학志于學이라고 했다. 자기 심장 위에 도끼를 올려놓고 목표를 세운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결국 나 스스로 처절한 정체성의 질문을 통과하지 못한 인생은 껍데기로 살다 가는 삶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오늘날 10대 청소년에게 성찰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2부 사회


2부에서는 ‘비주체성을 통해 본 사회적 정체성의 문제’와 ‘기업사회의 병리 현상과 핵에너지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홍세화의 <‘나는 누구인가, 나와 사회적 정체성>은 자기 생각이 어떻게 자기 생각이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감수성이 확장되는 청소년기에 유럽의 학생들은 다양한 질문을 통해 자기 생각을 만들어 가는 반면 우리 청소년들은 왜 끊임없이 암기만 해야 할까? 전 세계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제일 많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왜 인간과 사회를 보는 눈을 뜨는 데는 철저히 실패했을까? 그는 현 교육제도는 학생들이 비판 의식을 형성할 수 없게끔 만들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 문제와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통찰을 요구한다. 그러면서 인문학을 통한 독서와 글쓰기, 열린 자세의 토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강명관의 <영웅서사시의 한국사를 넘어서> 는 역사와 민족, 국가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한다. 그는 한국사와 영웅서사시를 통해 국가가 우리에게 주입하는 이데올로기는 그 이데올로기를 진실로 믿게 하는 데 진정한 목적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월드컵 4강과 박지성, 김연아에 열광하는 것은 실제 우리 삶의 문제를 전혀 해결해 주지 못하지만 그를 통해 차별당하고 고통받는 현실을 잊고 그들의 성공을 우리의 것으로 여기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국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더욱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김동춘의 <대한민국,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함정에 빠지다> 는 기업사회의 문제점과 병리 현상을 고발한다. 그는 정치와 언론, 사법부까지 기업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회 구조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기업사회는 검증되지 않은 효율성의 신화를 강조하며 불공정한 고용구조를 공고히 하고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의 몫으로 떠넘긴다. 삼성 백혈병 문제는 기업사회의 병리 현상이 우리 삶에 미치는 폐해의 단적인 예이다. 우리가 두바이를 통해 확인했듯이 사회 구성원과 국민을 바탕에 두지 않는 나라와 기업은 사상누각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강양구의 <핵발전의 불편한 질실> 은 청정에너지로 포장된 핵발전의 이면과 폭력성을 이야기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사회문제화됐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30개국의 443기의 핵발전소에서는 핵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인류의 기술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무려 연간 1만 3천t씩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핵폐기물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의 몫이 될 것이다. 핵발전의 폭력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핵발전소는 한 나라에 가장 소외된 지역에 강제로 짓고 있다. 필자는 핵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전체 에너지의 17%, 전기에너지의 35%인 지금 탈핵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발전소가 22개인 지금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는 것이다. 이 길만이 핵발전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소개

1973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시절까지 자랐다. 문학 공부와 교사가 되겠다는 두 가지 꿈을 따라 고려대학교에서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과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던 대학 시절, 방황 끝에 <녹색평론>을 만나 생각의 길을 찾았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과 권정생 선생의 글을 읽으며 ‘개안開眼’의 경험을 한 것이다. 진정한 진보란 무언가를 딛고서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고 약한 것들을 보듬어주는 손길이며 영혼의 가치를 쫓는 것임을 배웠다. <녹색평론>의 김종철 선생과, “모두에게 공평하게 머리 쓰다듬어 주는 선생님”이 되라고 당부한 최완택 목사를 그는 삶의 스승으로 생각한다.
교사가 된 이후, 경기도 김포의 통진 중·고등학교를 거쳐 현재 고향인 경남 밀양의 밀성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전교조 활동을 통해 교육 현실을 바꾸려 노력해 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고민은 깊어졌다. “저 아이들을 기다리는 현실은 비정규직이 아닌가? 10년 뒤, 정규직으로 살아남을 아이는 몇 명이 될 것인가?” 늦은 저녁까지 보충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떠올리는 질문이다. 
그래서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고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을 찾고 힘겹게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도 한다. 지난해(2010)에는 고향 사람들과 함께 지역 협동조직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을 열고 이 일을 거들고 있다. 그는 ‘인문학’과 ‘농업’을 황폐해 질대로 황폐해 진 교육의 대안이자 인간다운 삶의 근본을 회복하는 길이라 믿고서 가까운 시기에 이를 몸소 실행할 또 다른 궁리도 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꿈의 실현을 앞둔 전사前史라 할 수 있다.
<녹색평론>, <한겨레>, <한겨레21>, <프레시안>, <우리교육> <교육희망>, <함께 여는 국어교육> 등 여러 매체에 교육과 사회에 관한 글을 써왔다. 지은 책으로는『영혼 없는 사회의 교육』(녹색평론사)과 『삶을 위한 국어교육』(나라말)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굿바이 삼성―이건희, 그리고 죽은 정의의 사회와 작별하기』(꾸리에) 등이 있다.
더하고 뺄 것 없는 ‘범생이’로 고등학교 시절까지 보냈다. 대학에 들어가 학생운동의 언저리에 머물며 ‘민중의 고통’을 중심에 둔 해방신학의 세례를 받았다.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세계 곳곳의 현장에서 고통을 인권의 언어로 읽는 법을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가르치는 곳과 사는 자리에서 곁에 있는 이들의 곁에 서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닥쳐라, 세계화!』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단속사회』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공부 공부』 등이 있다.

1959년 경기 김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2년 「시운동」 4집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 김달진 문학상, 1996년 제11회 소월시문학상, 1999년 시와시학젊은시인상, 2002년 제17회 소월시문학상, 2005년 지훈문학상, 2007년 제7회 노작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사저널」 취재부장, 문학동네 편집주간을 지냈고, 현재 「시사IN」편집위원,「문학동네」편집위원,「녹색평론」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희사이버대학 문예창작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집으로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산책시편>, <마음의 오지>, <제국호텔>, <별빛 쏟아지는 공간>, <지금 여기가 맨 앞> 등이 있다.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동 번역했으며, 편저로 <김종삼 시선 [초판본]>이 있다.


 

사람은 모름지기 자연 속에서 자연을 따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란 걸 깨닫고 농부가 되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고 믿으며 글쓰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시집 《58년 개띠》《아내에게 미안하다》《내가 가장 착해질 때》, 동시집 《윗몸일으키기》《우리 집 밥상》《닳지 않는 손》, 자녀 교육 이야기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 산문집 《농부 시인의 행복론》《부끄럽지 않은 밥상》들이 있습니다. 황매산 기슭에 ‘열매지기공동체’와 ‘강아지똥학교’를 열어 이웃과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늘 혼자 지내기를 좋아했던 중학생 소년의 생래적인 쓸쓸함을 떠올려 본다. 한 짓궂은 문학청년이 그 쓸쓸한 소년을 시의 나라로 유혹했고, 소년은 그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 이후 소년은 혼자만의 시 노트를 가지게 되었고, 그 노트는 아직도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시를 쓰는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그 쓸쓸함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이고, 쓸쓸하게 혼자 간직하던 그 노트를 마저 채우기 위해서이고, 그리고 언젠가 그 쓸쓸함의 끝에서 진정 세계와 화해하기 위해서이다.


시인 이성희는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다. 부산대 철학과에서 ‘장자莊子’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지금도 시와 철학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것에 관하여』, 『안개 속의 일박』, 『허공 속의 등꽃』이 있으며, 저서로는 『무無의 미학』, 『미술관에서 릴케를 만나다』(1・2), 『동양명화감상』, 『빈 중심의 아름다움—장자의 심미적 실재관』(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선정), 『미학으로 동아시아를 만나다』와 다수의 공저가 있다. 현재 계간지 『신생』의 편집위원으로 있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열일곱 살에 뜻하지 않게 찾아온 신비적 합일 체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뒤늦게 종교학을 시작했다. 2003년에 종교학 석사학위를, 2008년에 미국 라이스대학교에서 종교심리학과 신비주의의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이 다. 지은 책으로 《A Happy Pull of Athene: An Experiential Reading of the Plotinian Henosis in the Enneads》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공저)가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프로이트 정신분석학과 탄트라의 종교 사상 비교〉 〈수운水雲 종교체험의 비교종교학적 고찰〉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프로이트의 《문명 속의 불만》이 있다. 종교 체험의 비교 연구를 통해 영성과 종교성을 탐구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다.


 

책 속에서

내가 ‘나’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이 세계와 불화하는 거예요. 싸우는 거예요. 불화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대들지 않고 ‘나’라는 건 안 만들어져요. - 엄기호, <해도 안 되는 시대, 벗이 필요한 이유>, 26쪽

현재를 늘 억압하고 미래를 위해 효율적으로만 살아야 하는 것이 ‘기대’를 중심에 놓은 삶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삶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동시에 기대에 구속된 삶이 아니라 기대로부터 벗어난 삶을 상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엄기호, <해도 안 되는 시대, 벗이 필요한 이유>, 42쪽

종교 생활은 표층적 차원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지만 확장된 해석을 기반으로 더 깊은 심층의 차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 심층적 차원의 종교 생활을 통해 타인에게 보다 폭넓은 유연성과 융통성을 발휘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마치 온갖 삶의 풍상을 다 겪은 현명한 노인이 한없이 부드러운 미소와 배려로 타인을 대하듯이 심층적 종교 생활을 통해 우리는 보다 지혜롭고 자애로운 사람으로 변화해야 해요.
- 성해영, <인간은 신을 버릴 수 있는가>, 92쪽

우리를 자유롭고, 기쁘고, 즐겁게 하는 종교가 진짜 종교 같습니다. 다시 말해 웃음과 자유를 주는 게 참된 종교라는 거지요. 행복은 항상 웃음과 함께 가잖아요.
- 성해영, <인간은 신을 버릴 수 있는가>, 95쪽

요즘 들어 상상력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신통력’이나 ‘돈이 되는 아이디어’를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진정한 상상력은 타자의 입장이 되어 보는 자발적이고 유연한 감정이입을 말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는 인식은 자존감을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다시 보게 만들어 줍니다.
- 이문재, <우리에게 시는 왜 필요한가>, 112쪽

내가 시간적으로, 또 공간적으로 이 우주의 모든 것과 촘촘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달을 때, 나는 존귀해집니다. 그리고 내가 존귀해져야 다른 사람은 물론 뭇 생명, 나아가 사물까지도 존귀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 이문재, <우리에게 시는 왜 필요한가>, 129쪽

사람은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사는 게지요. 사람은 흙에서 난 것이 아니면 먹을 게 없어요. 그래서 누군가는 농사를 지어야 해요. 미국 농부든 칠레 농부든 중국 농부든, 누군가가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가꾸어서 거둬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 서정홍, <밥 한 숟가락의 무게>, 145쪽

이 세상 황금덩어리를 다 줘도 여러분이 눈 오줌하고 바꾸면 안 됩니다. 한국은행에 있는 돈을 다 가져와도 여러분이 눈 똥하고 바꿔선 안 됩니다. 여러분이 눈 똥오줌은 사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람을 살리는 걸 어떻게 황금이나 돈 따위와 바꿀 수 있겠습니까.
- 서정홍, <밥 한 숟가락의 무게>, 163쪽

이제 기계가 우리의 삶을 계획하고 우린 거기에 맞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살게 되면 기심機心이 생기게 돼요. 인간의 마음이 점점 기계처럼 변하게 되는 거예요. 기계는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는 작은 수단이고 목적을 효율적으로 성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였는데 지금은, 우리 인생이 어떤 프로그램의 소모품으로 전락하게 된 거예요.
- 이성희,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철학으로 본 생명 감수성과 생명의 즐거움>, 180쪽

저 아름다운 산과 들이 아파트 부지로 보이는 사람은 그 속에 살아 있는 수많은 꽃과 나무, 동물과 곤충을 보지 못합니다. 쓸모의 관점으로 친구를 보는 순간 친구는 돈으로밖에 안 보이고 우정은 사라져 버려요.
- 이성희,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철학으로 본 생명 감수성과 생명의 즐거움>, 211쪽

우리는 이제 전기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 수 없어요. 그리고 이 전기는 어마어마한 부조리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피눈물을 딛고서 흐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도 우리는 그냥 스위치만 올리면 되고, 버튼만 누르면 돌아가는 체제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아가고 있어요.
- 이계삼, <민주주의의 정전blackout, 밀양의 눈물>, 253쪽

우리는 허공을 바라보느라, 저 높은 곳을 바라보느라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저 자신이 이 싸움의 과정을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내 발밑에 누가 깔려 있는지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마도 우리의 발밑에는 무수한 존재들이 깔려 있을 겁니다. 그걸 잊지 않아야 합니다.
- 이계삼, <민주주의의 정전blackout, 밀양의 눈물>, 253쪽


목차

시리즈를 펴내며
책을 펴내며

해도 안 되는 시대, 벗이 필요한 이유 │ 엄기호
꿈의 발견은 삶의 종착지/ 불화하고 사유하라/ 기대하는 삶, 낭비 없는 삶을 낳다/ 기대가 깨진 삶, 분노하거나 냉소하거나/ 그래도 계속 기대를 붙들고 산다면/ 희망은 함께 기다리는 것

인간은 신을 버릴 수 있는가 │ 성해영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와 세계관의 갈등/ 종교는 없는 편이 낫다?/ 종교만이 줄 수 있는 것들/ 보이지 않는 세계는 상상의 산물일까?/ 표층종교에서 심층종교로/ 종교와 행복

우리에게 시는 왜 필요한가 │ 이문재
꿈을 이루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꿈을 이루는 세 가지 비결/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자존감 회복이 모든 것의 출발점/ 상상력 :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 시 속에서 '온전한 나'를 되찾자/ 좋은 시는 독자에 의해 완성된다/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는 삶을 살아라

밥 한 숟가락의 무게 │ 서정홍
농부가 없으면 우린 무얼 먹고 살까/ 이 시대의 성직, 농부/ 까치가 일깨워 준 ‘사람의 길’/ 똥오줌이 황금보다 귀하다/ 텃밭 상자를 일구는 도시 농부가 그 첫발/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철학으로 본 생명 감수성과 생명의 즐거움 │ 이성희
노자와 장자, 생명의 세계관/ 기계의 길, 생명의 길/ 혼돈, 생명의 탄생/ 혼돈의 살해, 고대 여신 문명의 몰락/ 남성 중심 사회의 위험성/ 타자의 감옥과 나의 해방/ 생명 감수성의 회복

민주주의의 정전blackout, 밀양의 눈물 │ 이계삼
“그냥 요대로 살고 싶다”/ 삶의 터전을 강탈당한 사람들/ 무소불위의 전원개발촉진법/ 법 위에 군림하는 한전/ 밀양 송전탑에 걸려 있는 엄청난 금전과 위험의 파노라마/ 밀양의 눈물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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