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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 현진건 단편전집 - 한국문학을 권하다 4 빈처, 술 권하는 사회, B 사감과 러브레터, 고향 (총21편)

시리즈 : 한국문학을 권하다 [43]

현진건 저 | 애플북스 | 2014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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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4353418 / 356쪽 / 463g /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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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빈처〉는 ‘보수 없는 독서와 가치 없는 창작’에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언젠가는 작가로 대성하겠다는 가난한 소설가와 그 아내를 그린 신변 소설이다. 친척들의 경멸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는 주인공, 전당포에 옷을 잡히면서 매일의 밥상을 마련하는 아내. 그런 아내를 오해했다가 마지막에 아내와 같이 미래를 기약하는 내용으로, 리얼리즘 기법의 시도로 큰 호평을 받는다. 〈술 권하는 사회〉에서는 일본 유학까지 갔다 온 남편과 ‘무식’한 아내 사이의 의사소통 문제를 잡아냈다. 남편은 자신이 술 먹는 이유로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 〈빈처〉는 ‘보수 없는 독서와 가치 없는 창작’에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언젠가는 작가로 대성하겠다는 가난한 소설가와 그 아내를 그린 신변 소설이다. 친척들의 경멸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는 주인공, 전당포에 옷을 잡히면서 매일의 밥상을 마련하는 아내. 그런 아내를 오해했다가 마지막에 아내와 같이 미래를 기약하는 내용으로, 리얼리즘 기법의 시도로 큰 호평을 받는다. 〈술 권하는 사회〉에서는 일본 유학까지 갔다 온 남편과 ‘무식’한 아내 사이의 의사소통 문제를 잡아냈다. 남편은 자신이 술 먹는 이유로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다오’라고 하지만 아내는 ‘사회’가 술을 파는 요릿집 이름인 줄 알고 ‘그러면 그곳에 안 가면 그만이지요’라고 말한다. 당시 일본에서 만든 ‘사회’라는 신조어를 아내는 모르고, 남편은 자신이 술 먹는 이유를 사회 탓으로 돌리고……. 〈B 사감과 러브레터〉를 통해서는 근엄한 사감의 표정과 달리 인간이면 나이와 상관없이, 또 직책과 관계없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원초적 본능’의 서글픔을 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 연애편지가 오는 걸 지독히도 싫어하는 B 사감. 하지만 학생들의 연애편지를 모아놓고 자신의 방에서 대신 ‘연기’해보는 B 사감. 그가 밉다는 느낌보단 ‘연민’을 느끼게 만들던 소설……. 〈운수 좋은 날〉은 가난한 인력거꾼과 그의 아내 이야기이다. 어쩐지 그날은 손님이 많은 ‘운수 좋은 날’이었다. 그래서 술까지 마시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내는 죽어 있다.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설렁탕도 못 먹어보고. 이 소설은 지지리도 가난한 삶이 무엇인가, 그런 삶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지독한 ‘역설’과 ‘아이러니’를 통해 알려준다. 이 외에도 기생 춘심에게 매혹되어 나중에는 병까지 옮고 딴 남자에게 춘심을 빼앗기고 마는 〈타락자〉, 남편의 병을 고치려고 약값 대신 최 주부에게 몸을 맡겨 남편의 감사와 격려를 받는 〈정조와 약가〉, 미친 P를 맡아 사립 정신병원장이 되었다가 미쳐서 P를 죽이고 마는 〈사립 정신병원장〉, 열다섯 살의 몸으로 집안일과 남편의 욕구에 시달려 ‘원수놈의 방’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르는 〈불〉 등은 생활과 사회의식과의 충돌, 전통적인 관습의 횡포에 대한 과감한 저항을 보여준 작품들이다.

저자 소개

1900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났다. 보성고보를 마치고 중국 상해 호강江대학교에서 독일어를 공부하다 3·1 운동을 맞아 귀국하였다. 《개벽》 《동명》 《시대일보》 등을 거치며 세계 문학 사조와 문화론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단편 소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등을 통해 현실 문제를 세련된 형식과 언어 감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하며 당대 최고의 기교주의 작가로 꼽혔다. 단편 소설로는 일제하 민족 문제를 포괄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고민에서 점차 장편 소설로 창작 방향을 전환하였다. 그 결과 작가 활동 후반에 이르러 단편 소설의 담박한 문장 구성과 장편 소설의 역사적 시간관이 결합된 장편 소설 『무영탑』을 썼다. 단편 소설의 구성과 언어에 있어 뛰어난 감각을 가졌으면서도 장편 소설의 현실 지향성을 작품 세계 속에 포괄하기 위해 노력한 작가다. 1930년을 전후하여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언론인으로 활약한 바 있으며, 이 시기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투옥되기도 하였다. 1943년 지병으로 타계하였다. 

책 속에서

빈처 p. 48~49
“그것이 어째 없을까?”
아내가 장문을 열고 무엇을 찾더니 입안말로 중얼거린다.
“무엇이 없어?”
나는 우두커니 책상머리에 앉아서 책장만 뒤적뒤적하다가 물어보았다.
“모본단 저구리가 하나 남았는데…….”
“…….”
나는 그만 묵묵하였다. 아내가 그것을 찾아 무엇하려는 것을 앎이라. 오늘밤에 옆집 할멈을 시켜 잡히려 하는 것이다. 이 이 년 동안에 돈 한 푼 나는 데는 없고 그래도 주리면 시장할 줄 알아 기구器具와 의복을 전당국 창고에 들여 밀거나 고물상 한구석에 세워두고 돈을 얻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아내가 하나 남은 모본단 저고리를 찾는 것도 아침거리를 장만하려 함이라.
나는 입맛을 쩝쩝 다시고 펴던 책을 덮어놓고 후— 한숨을 내쉬었다.
봄은 벌써 반이나 지내었건마는 이슬을 실은 듯한 밤기운이 방구석으로부터 슬금슬금 기어나와 사람에게 안기고, 비가 오는 까닭인지 밤은 아직 깊지 않은데 인적조차 끊어지고 온 천지가 빈 듯이 고요한데 투닥투닥 떨어지는 빗소리가 한없는 구슬픈 생각을 자아낸다.
“빌어먹을 것 되는 대로 되어라.”

술 권하는 사회 p. 82~83
“흥, 또 못 알아듣는군. 묻는 내가 그르지, 마누라야 그런 말을 알 수 있겠소? 내가 설명을 해드리지. 자세히 들어요. 내게 술을 권하는 것은 화증도 아니고, 하이칼라도 아니오.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다오. 이 조선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다오. 알았소? 팔자가 좋아서 조선에 태어났지, 딴 나라에 났더면 술이나 얻어먹을 수 있나…….”
사회란 것이 무엇인가? 아내는 또 알 수가 없었다. 어찌하였든 딴 나라에는 없고 조선에만 있는 요릿집 이름이어니 한다.
“조선에 있어도 아니 다니면 그만이지요.”
남편은 또 아까 웃음을 재우친다. 술이 정말 아니 취한 것같이 또렷또렷한 어조로
“허허, 기막혀. 그 한 분자 된 이상에다 다니고 아니 다니는 게 무슨 상관이야. 집에 있으면 아니 권하고, 밖에 나가야 권하는 줄 아는가 보아. 그런 게 아니야. 무슨 사회 사람이 있어서 밖에만 나가면 나를 꼭 붙들고 술을 권하는 게 아니야…… 무어라 할까…… 저어 우리 조선 사람으로 성립된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아니 못 먹게 한단 말이오…… 어째 그렇소…… 또 내가 설명을 해드리지. 여기 회會를 하나 꾸민다 합시다. 거기 모이는 사람놈 치고, 처음은 민족을 위하느니 사회를 위하느니, 그리는데, 제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 아니하는 놈이 하나도 없지. 하다가 단 이틀이 못 되어, 단 이틀이 못 되어…….”

B 사감과 러브레터 p. 276~277
셋째 처녀는 대담스럽게 그 방문을 빠끔히 열었다. 그 틈으로 여섯 눈이 방 안을 향해 쏘았다. 이 어쩐 기괴한 광경이냐! 전등불은 아직 끄지 않았는데 침대 위에는 기숙생에게 온 소위 ‘러브레터’의 봉투가 너저분하게 흩어졌고, 그 알맹이도 여기저기 두서없이 펼쳐진 가운데 B 여사 혼자—아무도 없이 제 혼자 일어나 앉았다. 누구를 끌어당길 듯이 두 팔을 벌리고 안경 벗은 근시안으로 잔뜩 한곳을 노리며 그 굴비쪽 같은 얼굴에 말할 수 없이 애원하는 표정을 짓고는 키스를 기다리는 것같이 입을 쫑긋이 내어민 채 사내의 목청을 내어가면서 아까 말을 중얼거린다. 그러다가 그 넋두리가 끝날 겨를도 없이 급작스레 앵돌아지는 시늉을 내며 누구를 뿌리치는 듯이 연해 손짓을 하며 이번에는 톡톡 쏘는 계집의 음성을 지어
“난 싫어요, 난 싫어요. 당신 같은 사내는 난 싫어요.”
하다가 제물에 자지러지게 웃는다. 그러더니 문득 편지 한 장을(물론 기숙생에게 온 ‘러브레터’의 하나) 집어 들어 얼굴에 문지르며
“정 말씀이야요? 나를 그렇게 사랑하셔요? 당신의 목숨같이 나를 사랑하셔요? 나를, 이 나를.”
하고 몸을 추스르는데 그 음성은 분명히 울음의 가락을 띠었다.
“에그머니, 저게 웬일이야!”
첫째 처녀가 소곤거렸다.
“아마 미쳤나 보아, 밤중에 혼자 일어나서 왜 저러고 있을꾸?”
둘째 처녀가 맞방망이를 친다.
“에그 불쌍해!”
하고 셋째 처녀는 손으로 고인 때 모르는 눈물을 씻었다…….

목차

목차
비 내리는 겨울을 좋아하던 시절에 읽은 책 _ 박상률
희생화
빈처貧妻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유린
피아노
우편국에서
할머니의 죽음
까막잡기
그리운 흘긴 눈
발
운수 좋은 날
불
B 사감과 러브레터
사립 정신병원장
동정
고향
신문지와 철창
정조와 약가
서투른 도적
연애의 청산
현진건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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