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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17839 / 283쪽 140 x 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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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세상에 없는 그것이 사실은 있다? 서울에 동굴이 있을까, 없을까? 이 책은 진지한 고독으로 완벽히 덮여 있는 외톨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의 무거운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행복하지 않은 이야기를 행복하게 풀어내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유년시절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을 접하며,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삶의 질감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재기발랄한 문장과 진지한 주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펼쳐지는 김미월의 첫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
출판사 리뷰
* 작가의 말
여행지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ㅈ이 졸리다고 했다. 운전 경험이 일천한 나와 ㅎ과 ㅇ은 그녀의 잠을 쫓아주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이른바 ‘만약에’ 놀이였다. 자, 다들 한번 생각해봐.
“만약에 미래를 알 수 있는 상자가 눈앞에 있다면 열어볼 거니?”
“만약에 가까운 친척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면 어떡할 거야?”
“현재의 기억을 모두 잊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갈 거니?”
“만약에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뭘 먹을 거야?”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ㅈ은 언제 졸리다 했냐는 듯 신바람이 나서 대답을 이어갔다. 나와 ㅎ과 ㅇ도 마찬가지. 고만고만한 여자 넷이 끼어 앉은 좁은 승용차 안은 상상의 이스트를 먹고 한껏 부풀어 올랐다. 창밖의 풍경이 빠르게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누군가는 지도를 다시 펼쳤고 누군가는 얼굴에 선크림을 덧발랐으며 또 누군가는 신발 끈을 조였다. 여행의 끝에 이르러 우리는 상상 속으로의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던 셈이다.
상상하는 것은 즐겁다. 쓸데없지만 필요하고, 무익하지만 유용하다.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그 ‘만약에’의 대답 속에서 우리는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다 가지기도 하고 영원한 삶을 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인공이 되고 세상을 다 가지고 영원한 삶을 누려보기 위해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서 늘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상상하기를 좋아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만약에, 내가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글을 쓸 때면 괴롭다. 쓰고 싶은 글과 막상 씌어진 글 사이의 괴리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하지만 그 감정이 실은 고통 빛깔 옷을 입은 행복임을 나는 안다. 글을 씀으로써 고통스럽게 행복하고, 행복하게 고통스러운 것이다, 나는. 이 진부한 역설의 뒤편 어딘가에 풋내기 ‘작가’로서의 내 정체성이 있는 거겠지.
첫 책이다.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부끄럽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지금 이 책을 펼쳐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물론,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
목차
너클
유통기한
서울 동굴 가이드
(주)해피데이
수리수리 마하수리
소풍
가을 팬터마임
골방
정원에 길을 묻다
해설 - 최소 낙원의 고독과 은폐 기억의 서사 / 이광호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