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일 오늘의 책
김동식, 김서령, 김민섭 외 | 수오서재 | 2020.07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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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롭고 맛깔나는 떡볶이 파티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10명의 작가가 담아낸 100% 수제 떡볶이 소설집 우리는 모두 조금씩 다른 맛의 떡볶이를 먹어 왔지만, 같은 마음으로 떡볶이를 먹고 싶어 한다. 어떤 날은 아주 맵게, 어떤 날은 달콤하게. 여기 취향별로 다르게 만든 10가지 맛의 떡볶이 소설집이 있다. 김동식, 김서령, 김민섭, 김설아, 김의경, 정명섭, 노희준, 차무진, 조영주, 이리나.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10명의 작가가 모...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떡볶이를 안 먹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음식이자 누구나 거기 얽힌 추억 하나쯤은 있을 법한 음식이 바로 떡볶이다. 떡볶이의 취향도 가지가지… 내가 좋아하던 떡볶이는 야채를 듬뿍 넣은 매운 떡볶이인데, 아이들은 야채보다는 어묵과 달걀이 어우러진 약간 덜 매운 ‘떡볶이’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한테 맞추게 되어 어느샌가 나도 자연스레 떡볶이와도 멀어지게 되었다.
책을 접하기 전부터 정말 기대가 컸다. 과연 김치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떡볶이란 음식을 매개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책이었다. 떡볶이 하나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함은 물론이요, ‘순한 맛’의 인생과 ‘너무 매워’ 고달프기만 한 인생 등 우리네 삶이 떡볶이와 아주 많이 닮아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됐다.
김동식 작가의 「컵 떡볶이의 비밀」 편에서는 다른 사람에게는 일곱 개가 담긴 맛있는 떡볶이가, 유독 아무 잘못도 없는 남우의 컵에만 매번 여섯 개만 담겨 있다. 이유가 뭘까? 남우는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다.
나만 계속 이렇게 하나 모자란 떡볶이를 받아들이며 살아야만 하는 걸까? 인생이란 이런 것일까? 때론 손해 보는 것을 알면서도 굴복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걸까? 아니면, 용기를 내어 아줌마에게 항의해 볼까? 그런다고 통할까? (10쪽)
결국 항의는 하지 못하지만, 남우는 스스로 찾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드디어 떡볶이 여덟 개를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예전의 여섯 개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유가 과연 뭘까?
이리나 작가의「송 구리 당당」 편에서는 서른을 코앞에 둔 20대의 최서라가 모교의 기간제 교사로 취직한다.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사연이 있는 은서가 속한 2학년 2반 담임을 맡게 되는데…….
첫 중간고사 때 경력자와 초짜의 차이가 너무 심하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할 테니 내가 문제를 다 출제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며칠 밤을 새 가며 출제한 시험지, 그게 아이들의 수준에 맞지 않다며 바로 찢어버리고 우리 때 선생이 다시 낸 시험지(후문1, 우리 때 선생은 초임 기간제에게서 첫 시험 출제를 맡겼다고 멍게 교감에게 실컷 닦였다고 함. 후문2, 시험 치른 후 답이 없는 문제가 두 개나 걸려 나와서 멍게 교감에게 또 닦였다고 함), 자매결연 맺은 외국학교로 연수학생을 인솔해 갈 교사 선발에 필요해서 정성껏 쓴 내 영어 자기소개서(후문, 우리 때 선생이 자기가 제출해주겠다고 가져가더니 이름만 살짝 바꾸고 거의 그대로 베껴 써서 결국 자기가 인솔 교사로 발탁됨), 젊은 네가 채점하고 코멘트하라며 나이 많은 선생들이 던져 준 아이들의 수행 평가 과제 등등. (299쪽)
유머러스하게 풀어내었지만 초보 교사로서의 설움과 우리 사회의 모순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며 부조리한 현실에 가슴을 치게 된다. 도무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내가, 내 가족이, 내 이웃이 겪는 현실임을 체감하게 된다.
‘대박! 샘 삼십대 다 된 거예요? 다 늙었네. 애인도 없이 나이만 먹은 불쌍한 샘을 위해 우리 싸장님이 메뉴에 방앗간 떡볶이를 추가했어요. 드시러 와염~♥’ (305쪽)
기간제 교사 최서라는 학생 은서 때문에 힘들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초보 기간제 교사가 되어 받는 스트레스를 어려운 현실에서도 자기 삶을 불평하기는커녕 당당하게 살아가는 은서의 아르바이트처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위로받는다.
이 밖에도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에서는 순정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이름하에 어디까지 희생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심지어 「쫄깃쫄깃 탱탱의 모험」에서는 떡볶이가 되어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10명의 작가의 다양한 이력만큼이나 다양한 떡볶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이야기가 소설이라는 것도 잠시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거나 울분을 토하는 나를 발견한다. 유쾌하다가도 때로는 포근하고, 신나기도 하지만 또 더러는 잔인하면서도 가슴이 아리기도 한, 열 편의 서로 개성 강한 떡볶이를 맛보며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 더위와 코로나 19도 잠시 잊고…….
주말엔 가족들과 떡볶이 파티를 열어볼까 싶다. 아이들 입맛에만 맞춘 것이 아닌, 내 입맛에만 맞춘 것도 아닌 각자가 좋아하는 다양한 떡볶이를 함께 만들어서…….
오늘의 책을 리뷰한 'mibog6422'님은?
좋은 책을 많은 분과 함께하고 싶어서 틈나는 대로 읽은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은 문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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