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4일 오늘의 책
장폴 뒤부아 | 창비 | 2020.10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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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추락해버린 평범한 사람의 삶 그 인생의 변곡점에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한 선택 이 소설은 뜻하지 않게 추락해버린 평범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한 선택을 하는 이야기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20세기를 사는 19세기 사람’이다. 영화관 주인인 어머니는 68혁명을 위시한 시대 변화에 기꺼이 몸을 던지지만, 아버지는 자신이 선택한 길이 부질없어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가라앉기 시작한 배를 떠나지 못하고 점점 소멸해간다. 아들 폴은...
당신은 이제 똑바로 앞만 보고 나아가는 게 좋겠지. (…) 당신이 날개를 잘라준 친구는 잊고 다음으로 넘어가._290쪽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교도소, 거기서 조용히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폴 한센’. 누가 보더라도 범죄자답지 않은 그는 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걸까?
오래전 어디선가 읽은 기사였던 것 같다. 살인과 폭력과 같은 범죄는 한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일어난 것들의 비율이 높다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이제는 우리네 사회에서 사라진 단어인 ‘친절한 이웃’이 갑자기 전과자 또는 살인자가 되는 일이 생각보다 더 많다는 말이다. 주인공 폴 또한 그런 케이스인 것처럼 보이는데, 책은 평범해 보이는 주인공 폴이 왜, 어째서 그런 짓을 했는가를 쉽게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아주 공을 들여서 천천히, 폴이라는 사람의 길지 않은 인생을 펼쳐내 보인다. 그러니까 그의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폴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생각으로 어떤 부모님과 어떤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성장했는지까지.
그렇다면 폴은 전형적인 스릴러물의 주인공처럼 친절한 이웃인 척하는 사이코패스인가? 그렇지도 않다. 폴은 정말로 친절한 이웃이었고, 그런 사람인 것처럼 보이니까. 기사처럼 한순간의 실수로 그렇게 전과자가 되어버린 사람처럼 보이니까. 그러나 잘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행간에서 폴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겠지.
작가는 한순간에 전과자가 되어버린 폴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평범해 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처럼 보이더라도 인생이 그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그 나름대로 찬란한 순간이 있었고,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순간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그렇지 않은가? 지금 여기서 책의 감상을 끄적이고 있는 나조차도, 영화나 소설처럼 롤러코스터를 타는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그 나름의 인생의 굴곡이 있다고, 나 또한 들려줄 이야기는 한두 가지 있다고, 내 인생도 여타 다른 인생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로, 모두가 똑같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고. 우리의 삶은 우열을 매길 수 없는 것이라고.
“인생은 형편없는 말 같은 거야, 이 사람아. 그 말이 자네를 떨어뜨리거든 입 다물고 얼른 다시 올라타야지.”_277쪽
위노나는 매일같이 자신의 땅과 역사를 내려다보며 날아다녔지만 나는 렉셀시오르의 닳아빠진 자물쇠 아래서 늙어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 삶을 후회하지 않았다. 대단찮은 삶이었으나 내게는 족했다. (…) 나는 말이 필요 없으나 세심한 주의가 있는 그 세상이 좋았다._259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ihateeverything'님은?
영상보다 활자를 선호하는, 한 달 네 권 읽기가 목표인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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