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일 오늘의 책
캐서린 부 | 반비 | 2013.08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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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찰스 디킨스, 조지 오웰을 잇는 도시 빈곤 르포르타주의 새로운 고전! 탁월하다. 인도가 경험하고 있는 풍요로운 경제의 일원이 되지 못한 도시 하층민의 슬픔과 기쁨, 걱정과 열정, 그 불안한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아름답게 기술했다. 이 책은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흥분과 분노를 안겨주고, 영감을 일깨우는 동시에 독자를 뜨겁게 선동한다. ?아마르티아 센(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센코노믹스』) 찰스 디킨스의 소설 같지만, 도시의 슬럼에 ...
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 왔네. 그 곳은 춥고도 험한 곳. 여기저기 헤매다 초라한 문턱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_ 조용필의 ‘꿈’
돈이 돈을 닿는 자본주의에는 그늘이 있다. 그곳에, 자본의 흐름에서 비껴난 지루한 가난이 살고 있다. 그곳으로, 돈 없어 사람 대접 못 받는 사람들이 모여 든다. 그리고 거기에, 휘황한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 합류하지 못한 채 밖으로 안으로 혹은 아래로 위로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곳으로 끊임없이 밀려나고 간혹은 치워지며 “초라한 문턱”을 연거푸 넘겨야만 그나마 겨우 살아지는 사람들의 삶이 있다. 산동네, 달동네, 빈민촌, 슬럼 등 그곳을 무엇으로 부르든, 그곳이 넓은 세계 지도의 어디쯤에 위치하든, 사정은 마찬가지다. 덜 비참하거나 더 비참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곳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늘 “뜨거운 눈물”로만 쓰여진다.
압둘이 사는, 오수 웅덩이를 에워싼 형상의 안나와디라는 빈민촌에서는 이렇게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게 유리했다. 인도 금융의 중심지로, 번창 일로에 있는 이 서쪽 외곽 지역에는 한구석에 335채의 판잣집이 들어서 있고 3000명이 모여 살았다. 인도 전역에서 흘러온 이 주민들이 끊임없이 들고나는데 주로 힌두교도로 여러 카스트와 하위 카스트를 망라했다. 이웃들의 중교와 문화가 어찌나 다양한지, 이 빈민촌에 사는 서른대여섯 명의 무슬림 중 한 명인 압둘은 갈피를 잡아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저 안나와디를 새로운 갈등과 해묵은 반목의 지뢰밭으로 인식하고, 그걸 밟지 않겠다는 다짐만 했다. 어쨌든 부자들이 내버린 쓰레기를 사고팔기에 안나와디는 목이 대단히 좋았다. (13-14쪽)
한 편의 소설처럼, 《안나와디의 아이들》이 읽힌다. 그러나, “우리 주변은 온통 장미 꽃밭이죠. 우리는 그 사이에 있는 똥 같은 존재고.” (14쪽) 라고 스스로를 처참하게 인식하고 있는 이 아이들은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다행일 불행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그들로선 어쩔 수 없는, 국가 간 경계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돈이 있어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휩쓸고 지나가버리는 글로벌 자본주의가 그 불행한 현실을 낳는다. 이로써, 수많은 이들의 삶은 빈곤과 불평등의 감옥에 갇히고, 그곳으로부터의 탈피를 힘겹게 꿈꾸는 이들의 발길이 무한경제의 궤도 위로, 부정부패의 곁길로도 이어진다. 최소한의 생존마저 죽을힘을 다해 지켜내야 하는 그들의 삶이 포기와 체념, 절망의 기로를 오가며 어렵사리 희망을 찾아간다.
세계화 시대, 비정규 임시직이 양산되는 이 무한 경쟁의 시대에도 희망은 헛된 꿈이 아니다. 극빈층의 수는 비록 균일하지는 않더라도 서서히, 그리고 의미 있는 그래프를 그리며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이 빠른 속도로 지구촌을 이동하면서 평생 직장의 개념은 구시대적 착오가 되었고, 예측 불가능한 일상은 개인의 전망을 뒤흔들어 놓는다. 이상적인 정부라면 이런 불안정성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겠지만, 무능한 정보는 오히려 그걸 강화하고 국민의 능력을 극대화하기보다 부정부패의 배를 불릴 때가 더 많다. (…) 멀리서 보면 잊기 쉬운 사실인데 알량한 이익과 한정된 터전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부패의 지배를 받는 하류 도시의 지친 주민들이 선한 태도를 유지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놀라운 점은 그런데도 어떤 이들은 선량하며, 많은 이들이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368, 370쪽)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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