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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디의 아이들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저 | 강수정 역 | 반비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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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에 비견될 만한, 또 하나의 빈곤 르포르타주 걸작! - 에디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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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3716156 / 388쪽 146 x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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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찰스 디킨스, 조지 오웰을 잇는 도시 빈곤 르포르타주의 새로운 고전! 탁월하다. 인도가 경험하고 있는 풍요로운 경제의 일원이 되지 못한 도시 하층민의 슬픔과 기쁨, 걱정과 열정, 그 불안한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아름답게 기술했다. 이 책은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흥분과 분노를 안겨주고, 영감을 일깨우는 동시에 독자를 뜨겁게 선동한다. ?아마르티아 센(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센코노믹스』) 찰스 디킨스의 소설 같지만, 도시의 슬럼에 실제로 살고 있는 수억의 사람들이 매일같이 겪어내는 도전에 대한 생생한 묘사다. 우리... 찰스 디킨스, 조지 오웰을 잇는 도시 빈곤 르포르타주의 새로운 고전! 탁월하다. 인도가 경험하고 있는 풍요로운 경제의 일원이 되지 못한 도시 하층민의 슬픔과 기쁨, 걱정과 열정, 그 불안한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아름답게 기술했다. 이 책은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흥분과 분노를 안겨주고, 영감을 일깨우는 동시에 독자를 뜨겁게 선동한다. ?아마르티아 센(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센코노믹스』) 찰스 디킨스의 소설 같지만, 도시의 슬럼에 실제로 살고 있는 수억의 사람들이 매일같이 겪어내는 도전에 대한 생생한 묘사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인간성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필독서다. 전례 없이 강렬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언어로 상상되고 이해된 뭄바이 슬럼. ?살만 루슈디(『한밤의 아이들) 지금껏 읽었던 경제적 불평등을 다룬 책 중 가장 강력한 고발서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노동의 배신』) 전미도서상에 빛나는, 2012 영미권 논픽션 최대의 화제작! 도시의 빈곤과 불행, 불평등을 정교하게 담아낸 르포르타주의 걸작!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이자 그만큼 불평등도 심각한 도시, 뭄바이. 뭄바이의 화려한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공항과 특급 호텔들의 그림자 뒤에는, 그 성장과 발전에서 비껴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동네 꼬마들도 “장미 꽃밭 사이의 똥 같은 존재”라고 자조하는 이 거대한 빈민촌 중의 한 마을 ‘안나와디’로, 퓰리처상 수상 작가 캐서린 부가 뛰어들었다. 저자는 여러 슬럼을 관찰한 끝에, 안나와디를 집중 취재(immersion journalism)하기로 결심하고 2007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약 4년 간 안나와디에 직접 머물면서 사람들을 만났다. 여러 인물들을 수십 차례 인터뷰하고, 3000건이 넘는 공공 기록을 조사하며 도시 슬럼가의 비통한 현실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리고 와 의 기자로서 20년 간 갈고닦은 엄격한 취재 원칙과 타고난 문학적 감성을 결합하여, 안나와디 사람들의 삶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직조해냈다. 매일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비참한 삶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과 인간성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이른바 ‘팩트’라는 점은 감동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긴다. 저자는 안나와디 빈민촌에서 가난과 불행의 인간적인 초상화를 그리는 동시에, 그것을 통해 세계화가 양산한 구조적 빈곤과 불평등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지 드러내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작품의 무대인 뭄바이는 하나의 상징이다. 그만큼 발전하고, 그만큼 소외된 사람들이 사는 세계의 어느 도시이든 또 다른 뭄바이가 될 수 있다. 19세기에 찰스 디킨스가 묘사했고, 20세기에 조지 오웰이 묘사했듯, 21세기에 캐서린 부는 뭄바이라는 가장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 도시에 내재한 빈곤과 불평등을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가장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1. 현대 도시의 빈곤과 그 메커니즘에 대한 정교하고 정확한 기록! 현대 사회에서 도시는 자본주의적 성장과 발전이 가장 집약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자, 그 폐해와 인간 소외 또한 가장 적나라하게 간직한 공간이다. 고속 성장을 기록하던 지난 시절 우리의 ‘달동네’가 그랬듯, 현란한 광고와 마천루의 뒤에는 발전의 소용돌이에 하릴없이 휘둘릴 뿐, 그 열매는 손에 쥘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인도의 뭄바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라는 점에서, 그런 이중성이 가장 노골적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2000만 명의 인구를 거느린 메가 시티 뭄바이는, 그 한켠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빈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그 안에는 토착민과 이주민, 무슬림과 힌두교도 간의 갈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전통과 현대 사이에 낀 여성들의 젠더 갈등도 나날이 심각해지는데다, 고속 성장 시대 특유의 한탕주의와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 그 혼란의 와중에서 가난한 이들은 돈벌이의 기회, 인생 역전의 기회, 혹은 최소한의 생존의 기회를 포착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저자는 뭄바이의 빈민촌 ‘안나와디’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이 모든 문제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신분 승상을 위해 극우 정당의 하수인이 된 여성 아샤, 폐품 분류에 대한 천부적 재능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는 무슬림 소년 압둘, 변화하는 세상을 목격하면서도 고지식한 부모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는 운명에 절망하는 소녀 미나,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되고자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 대학생 만주 등 안나와디의 구성원들은 각자의 앞에 놓인 삶을 버티기 위해 모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체의 편견을 배제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한 팩트를 핀셋으로 들어올리듯 미세하고 정교하게 관찰한 내용들은 도시 빈민의 삶에 대한 놀라운 통찰로 이어진다. 이들이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타인에게 무심한 것은, 윤회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니라, 고통에 공감할 여지가 없을 만큼 참혹한 삶 때문이다. 이들이 부정부패에 관대한 것은, 부패와 비리가 이토록 만연한 도시에서는 그것이야말로 가난한 이들의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존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순히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삶을 규정하는 현대사회와 자본주의의 메커니즘 또한 면밀히 분석한다. 글로벌 자본주의는 빈민촌이라고 해서 비껴가지 않으며, 전 세계적 불황과 비정규직화, 무한 경쟁은 안 그래도 불안한 빈민들의 삶을 뿌리부터 뒤흔든다. 저자는 이 글로벌 자본주의가 어떻게 안나와디 빈민들을 삶을 위태롭게 하는지와 함께, 안나와디의 주민들이 이 험난한 시대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헤쳐 나가는지를 면밀히 분석한다. 취재 대상의 삶 속으로 뛰어들되,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한 뒤 글을 쓴다는 원칙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도시의 빈곤과 불평등을 야기한 구조적인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르포르타주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인도라는 독특한 문화적, 역사적 환경을 뛰어넘어,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전 세계의 동시대인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오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알량한 이익과 한정된 터전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부패의 지배를 받는 하류 도시의 지친 주민들이 선한 태도를 유지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놀라운 점은 그런데도 어떤 이들은 선량하며, 많은 이들이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게 무너져버린 7월의 어느 오후에 압둘이 부엌 시렁을 놓다가 직면한 것과 비슷한 사태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많은 사람들. 집이 기울어져서 무너진다면, 그 집이 놓인 땅 자체가 비스듬하다면, 모든 걸 곧게 세우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370쪽) 2.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쓴, 문학적 완성도를 성취한 논픽션! 이 책이 찰스 디킨스, 싱클레어 루이스, 조지 오웰을 떠올리게 하고, 또 그들의 작품에 버금간다고 평가되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문학적 완성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감하게도 르포르타주를 쓰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전지적 작가 시점을 채택했다. 외국인 저널리스트라는 한계를 고려한다면 놀라운 선택인데 이는 취재와 인터뷰 내용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객관적인 척하는 제3자의 목소리가 지워짐으로써 책은 엄청난 흡입력을 발산하며 취재원들인 안나와디 주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또렷하게 전달된다. 저자는 ‘외다리의 분신자살’이라는 참혹한 사건을 중심으로 마

저자 소개


《워싱턴포스트》를 거쳐 현재 《뉴요커》의 기자로 일하고 있다. 기자로 일하는 20여 년 내내, 가난한 공동체를 탐구하며 빈곤 탈출과 기회 분배를 깊이 고민해왔다. 이를 주제로 한 기사들로 맥아더재단의 지니어스 보조금을 받았고, 미국잡지협회상 특집 기사 부문, 퓰리처상 공공 부문 등을 두루 수상했다. 『안나와디의 아이들』은 빈곤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한 4년간의 장기 프로젝트가 맺은 결실로, 엄격한 취재 원칙과 천부적 문장력이 집약된 뛰어난 성과물이다. 21세기의 가장 불평등한 도시로 손꼽히는 인도 뭄바이의 빈민촌을 수년간 밀착 취재하며 인도 경제 성장의 이면을 통렬하게 고발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인도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출간 직후 세계 20여 개국으로 번역되었으며, 2012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현대 인도를 다룬 최고의 책이자, 문학적인 문장이 빛나는 논픽션으로 평가받는 이 책에서 캐서린 부는 빈민촌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경제 성장이 약속한 장밋빛 미래의 적나라한 현실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역자 소개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모비 딕』, 『마지막 기회라니?』,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별별 학교 지구촌 친구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우리 시대의 화가』,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 일기』등이 있습니다.

책 속에서

이 호텔의 맨 꼭대기 창문에서 안나와디와 인근의 다른 무단 점거촌을 내려다보면 우아한 현대식 시설들 틈바구니로 웬 마을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압둘의 동생인 미르치는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 주변은 온통 장미 꽃밭이죠. 우리는 그 사이에 있는 똥 같은 존재고.”(12쪽)

고철은 못으로 두드릴 때 나는 소리로 성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플라스틱은 씹어서 등급을 나누되 그중 단단한 것은 쪼개서 냄새를 맡으라고 했다. 신선한 냄새가 나면 품질 좋은 폴리우레탄이라는 뜻이었다. 압둘은 그렇게 요령을 터득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해부터는 먹을 것 걱정이 없어졌다. 어느 해인가에는 집이 넓어졌다. 판자때기였던 칸막이를 알루미늄으로 교체했고, 불량품이라 버려진 벽돌로 담을 쌓았다.(19~20쪽)

최근 들어 안나와디에는 욕망이 넘쳐났다. 아무튼 압둘이 보기엔 그랬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카스트나 신이 정해준 대로 살겠다는 해묵은 태도는 혁명에 대한 세속의 믿음에 밀려나고 있었다. 쉽게 더 나은 삶 운운하는 안나와디 사람들을 보면 재운이라는 게 마치 일요일에 방문하는 사촌쯤 되는 듯했고,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것만 같았다.(21쪽)

압둘이 보기에 안나와디에서 행운은 뭘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사고나 재앙을 얼마나 잘 피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나마 버젓이 살기 위해서는 기차에 치이지 않고, 빈민촌장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아야 했다. 압둘은 더 똑똑하지 못한 걸 한탄하면서도 자신에게 이런 환경에 필요한 자질이 하나 있다고 믿었는데, 그건 바로 차우카나, 즉 빈틈이 없다는 것이었다. “내 눈은 사방팔방 다 볼 수 있거든요.” 압둘은 그 자질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래서 아직 도망칠 여유가 있을 때 재앙을 예견할 수 있다고 믿었다.(26쪽)

몇 주 전에 압둘은 이곳에서 한 소년이 플라스틱을 분쇄기에 넣다가 손이 잘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소년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내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손목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밥벌이 능력도 그렇게 잘려나갔건만, 소년은 공장 주인에게 빌기 시작했다. “사아브, 죄송합니다. 이걸 신고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저 때문에 곤란을 겪으실 일은 없을 겁니다.”(50쪽)

아샤가 어렸을 땐 먹을 게 모자라면 보통 여자들이 굶었다. 사람들은 굶주림을 위장의 문제처럼 말하지만, 아샤는 굶주림의 맛을 기억했다. 혀를 파고드는 그 고약한 맛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어쩌다 침을 삼킬 때면 문득 느껴지곤 했다.(65~66쪽)

영어의 중요성은 인도가 더 세계화된 능력 중심 사회로 변해가는 데 따른 부산물이었고, 만주는 그 변화를 대체로 환영했다. 콩그리브의 작품을 배우든, 학원에서 국제 콜센터 업무를 위한 트레이닝 코스인 체이스/맨해튼 비자카드 응대법을 배우든, 어떤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월한 교육을 받은, 세계화 시대의 인재라는 증명서인 영어는 빈민촌을 벗어날 가능성의 도약대였다. 만주의 영어는 아직 어눌하고 어색했지만, 그래도 안나와디에서는 두 번째였다.(109쪽)

그녀를 죽인 건 감염이었다. 의사는 병원 책임을 무마하기 위해 기록을 고쳤다. 파티마가 입원할 당시 전신 35퍼센트였던 화상이 죽고 나자 95퍼센트, 어떻게 손써볼 여지가 없었던 치명적인 상태로 변했다. “녹색 빛이 도는 누르스름한 딱지가 화상 부위를 뒤덮고 있었고 지독한 악취를 풍겼다.” 사망 진단서에는 이렇게 적혔다. ‘뇌충혈, 폐충혈, 심부전.’(185쪽)

제루니사는 집으로 돌아와 흐느껴 울었다. 옆집 여자의 몸을 마지막으로 닦아준 헝겊을 그때까지도 손에 쥐고 있었다. 제루니사가 그토록 서럽게 운 이유는 남편과 아들, 딸의 기막힌 처지 때문이 아니었다.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커다란 부패의 거미줄 때문도, 더 비열한 자가 덜 비열한 자를 벌하는 혼돈의 소용돌이 같은 사법제도 때문도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 제 손아귀에 있었던 것 때문에 울었다. 제 몸을 무기 삼아 이웃을 무참히 공격한 여자에게 이별선물로 준 아름다운 누비이불이 아까워서 울었다.(186~187쪽)

만주가 집에서 초콜릿 케이크 조각에 눈물을 쏟고 있을 거라는 아샤의 짐작은 옳았다. 몇 년 동안 아샤는 딸이 자신의 남자 관계를 모르길 바랐지만, 지금은 이런 걸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영악하게 키울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다. 상류층의 잠자리 윤리가 문란한 편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샤의 행동은 욕정이나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사랑받는 느낌, 아름다운 여자라는 자의식을 원해서도 아니었다. 핵심은 돈, 그리고 권력이었다.(234쪽)

2009년은 가난의 그림자를 드리운 채 빈민촌에 도달했고, 세계적인 경제 불황 위로 테러의 공포가 덧씌워졌다. 많은 안나와디 사람들이 쥐 먹는 법을 다시 배웠다. 소누는 수닐에게 나우파다 빈민촌에서 개구리를 잡아오라고 시켰다. 오수 웅덩이보다는 나우파다에 사는 개구리가 더 맛이 좋았다. 호화 호텔을 향해 시비를 걸던 미치광이 넝마주이는 하얏트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비난을 중단했다. 그 대신 파란색 무광택 유리로 장식한 호텔에 이렇게 간청했다. “하얏트야, 나는 일은 너무 많은데 손에 쥐는 건 너무 적어. 어떻게 좀 해줘.”(291쪽)

어느 나라에나 신화가 있는데 성공한 인도인들은 불안정과 적응능력이라는 낭만적인 신화에 자주 빠져들었다. 일상의 혼란과 예측불가능성이 인도의 급성장에 일조했다는 믿음이었다. 일례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수도꼭지를 돌리고 전기 스위치를 올렸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고 있다. 그런데 안전을 담보하기 힘든 인도에서는 이런 일상의 불확실함이 교묘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의 강국이 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논리였다. 일상의 불확실함이 가난한 사람들의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건 틀림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노력과 결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힘이 빠지게도 했다.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걸 시도해요.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죠.” 안나와디의 어느 여자는 그런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325쪽)

뭄바이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다른 곳에도 만연했다. 전 세계로 무대를 확대한 시장 자본주의 시대에도 희망과 불만은 협소한 지역 안에서 옹색하게 이해됐고, 공통된 고통에 대해서는 둔감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연대하지 않았다. 일시적이고 알량한 이익 앞에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리고 하류 도시의 이런 투쟁은 전반적인 사회구조에 희미한 파장을 일으키다 잦아들었다. 투쟁은 부자 동네로 진입하는 입구에서 어쩌다 소동을 일으킬 뿐, 그곳에 균열을 야기하지는 않았다. 정치인들은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무시했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불평등한 도시는 비교적 평화로운 상태를 그럭저럭 이어갔다.(349쪽)

수닐은 말했다. “어떻게 하면 더 근사하게 잘살 수 있을지 궁리했지만, 나아진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래서 다른 수를 써보기로 했어. 더 좋아질 방법을 고민할 것 없이 그냥 마음을 비워버리자고. 그러다보면 또 알아? 뭔가 좋은 일이 생길지.”(357쪽)

목차

목차 프롤로그. 장미꽃들 사이에 1부. 하류 인생 1. 안나와디 2. 아샤 3. 수닐 4. 만주 2부. 모두의 운명을 바꿔버린 사건 5. 유령의 집 6. 창문으로 보인 엄마 7. 화해 8. 마스터 3부. 이름 없는 죽음들 9. 전시 효과 10. 사라진 앵무새 한 마리 11. 어떤 잠 4부. 탈출구는 위쪽뿐 12. 아흐레의 춤추는 밤 13. 반짝이는 것 14. 재판 15. 얼음 16. 흑과 백 17. 학교, 병원, 크리켓 운동장 에필로그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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