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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498334 / 38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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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2019 서점대상 2위에 빛나는
따뜻하고 잔잔한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욜요미모노 신인상, 포프라사 소설대상 우수상, 그리고 2019년도 서점대상 2위를 수상한 작가의 깊은 필력이 독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두드린다. 무시무시한 사건이 터지지도 않는다. 숨겨진 비밀도, 쫓고 쫓기는 긴박감도 없다. 그저 주인공의 1년이 계절별로 조용히 흐를 뿐이다. 그럼에도, 마음이 움직인다.
먹는다는 것은 살기 위한 가장 원초적 행위. 이 가장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행위에서 한발 물러서 자신의 허기를 참아 낸 주인공. 그리고 고작 50엔짜리 크로켓 하나에서 시작된 새로운 인연. 책장을 넘길 때마다 주인공에게 조용히 이입된다. 서점 직원들이 직접 뽑는 서점대상에서 왜 2위로 선정되었는지, 그 이유가 마지막 장을 넘길 때 온전히 공감된다.
출판사 리뷰
나는 이때, 오랜만에 사람과 얘기를 나누었다. 그야말로, 돗토리대학 학생 식당에서 비토 씨와 얘기를 나눈 후로 처음인지도 모른다.
말을 하겠다고 생각지 않으면 아무와도 얘기하지 않은 채 지낼 수 있다. 혼자라는 건, 요컨대 그런 것이다. 돈을 내는 손님으로서나 입을 연다. 아, 젓가락 부탁합니다, 특제 말고 그냥 싼 고기만두 주세요. 그런 말밖에 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건 무서운 일이다. 그 무서움에 짓눌리고서야 겨우 앞을 조금씩 보게 되었다.
_혼자만의 가을
역시 이 베이스를 팔아 버릴까. 3,000엔이라도 있으면 보탬이 된다. 엿새치 식비가 될 수 있다. 아니, 과연. 엿새치 식비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할까.
자작곡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차곡차곡 쌓아 둔 프레이즈들을 반복해서 친다. 잊지 않았다. 아니, 치면 바로 떠오른다.
다만,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벌써 다섯 달이나 치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왼손의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과 약손가락과 새끼손가락, 그리고 오른손의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 딱딱하게 군살이 앉았던 손가락이 야들야들해졌다.
앞으로는 손가락 전체 피부가 두꺼워져야 한다. 어느 정도 열에 견딜 수 있으려면, 도쿠지 씨의 손가락처럼 되어야 한다. 베이시스트의 손가락을 요리인의 손가락으로 바꾸는 것이다.
앰프 없이 베이스를 붕붕 친다. 작심하고 치면, 이 붕붕거리는 소리도 커질 수 있다.
가장 굵은 네 번째 현의 저음부에서 가장 가는 첫 번째 현의 고음부로 휘리릭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 현의 E 음을 퉁긴다. 두둥우우우웅.
그 음에 덮어씌우듯, 후우우우 길게 숨을 내쉰다.
“끝.”
마지막 연주다.
_혼자만의 겨울
“너, 일할 마음이 있는 거야, 뭐야?”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냐고. 일할 마음이 있는지 묻고 있잖아.”
“네.”
“있는지 없는지 대답해 봐.”
“있습니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질책이 과하다는 기분이 든다. 라면 맛도 덩달아 떨어진다. 맛을 즐길 수 없다.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하고 생각하고 만다.
가령 라면이 아무리 맛있다 해도, 이런 가게에는 가지 않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맛있으면 그만이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환경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_혼자만의 봄
“이 고양이, 이름이 뭐예요?”
“뚱이.”
“뚱이.”
“처음에는 다른 이름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살이 쪘잖아. 그래서 뚱이.”
“살이 쪄서 이름을 바꾼 거예요?”
“응. 몸집하고 이름이 어울려야 부르기 쉽잖아. 세이스케 씨도 딱이라고 생각했지? 뚱이.”
“생각했어요. 뚱이네요.”
“그러니, 저기에 쩍 늘어져서 움직이지 않지. 큰일이야. 그 대신, 이렇게 가게에 데리고 나와도 밖에 나갈 염려는 없지만.”
고양이 뚱이를 처음 만져 본다. 오른 손바닥으로 등을 쓰다듬는다. 뚱이는 마다하지 않는다.
만지는 거야, 하면서 이쪽을 돌아보지는 않는다.
아닌 게 아니라, 이 고양이라면 밖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밤에 차 앞으로 튀어나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머리를 쓰다듬는다. 역시 이쪽을 돌아보지 않지만, 슬며시 눈을 감는다. 그러다, 뜬다. 그러고는 또, 감는다. 음냐, 하품을 한다. 졸린 모양이다.
뚱이. 귀엽다.
_여름
‘혼자라는 건’,
쉽지 않다.
그것도 성인의 문턱을 겨우 밟은 스무 살 청년에게 불쑥 찾아온다면, 더욱이 쉽지 않다. (중략)
남겨진 유산도 거의 없어 절망의 벼랑 끝에 몰린 세이스케는 어떻게 삶을 유지할 것인가 하는 고단한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이런 때, 인간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비굴함으로 무장하고 주변에 기대어 현재의 사회적 위치를 계속하려는 선택도 가능하다. 또는 ‘혼자가 된’ 자신의 처지를 직시하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선택도 가능하다.
이 선택의 기로에서 소설의 주인공 세이스케는 참 눈부시다. 그가 사회적인 가치와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비굴해지지도 않았다는 점에서다. 그의 선택에 작용한 것은 삶을 지향하는 동물적인 감각과 균형을 이룬 선한 의지뿐이었다.
배고픔 앞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따끈한 크로켓 한 개 앞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었던 선한 의지야말로 그에게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열어 준 열쇠였던 것이다.
_옮긴이의 말
혼자만의 가을
혼자만의 겨울
혼자만의 봄
여름
옮긴이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