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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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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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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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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16,650
- 25,200
- 1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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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6 종합 39위 | 2020/6 시/에세이/기행 5위 | 현재 종합 39위 | 현재 시/에세이/기행 31위 | Top100 : 3주
반디앤루니스 리뷰
읽기와 쓰기의 삶에 대한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스러운 일기장이 열린다
30여 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소설가이자, 세련된 문체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긴 시간 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몸소 받고 있는 감성 작가 에쿠니 가오리. 그런 그녀가 그간 신문과 잡지를 통해 발표한 작품들 중, ‘읽기’와 ‘쓰기’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 에세이와 짧은 소설들이 모여 에세이집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가 탄생했다.
‘쓰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이 담긴 첫 번째 챕터 <쓰기>와 ‘읽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이 담긴 두 번째 챕터 <읽기>,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일상이 돋보이는 세 번째 챕터 <그 주변>으로 구성되는 이 책은 소설가가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문학을 대면하는지를 선명하게 담아냈다. 때로는 인간적이고 솔직한 말투로, 때로는 베일에 싸인 듯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읊조리며, 읽고 쓰는 일들이 불러일으킨 그녀의 기묘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출판사 리뷰
10월 16일 금요일
아침부터 깔끔한 쾌청. 두 시간 목욕. 나와서 무화과와 씨 없는 피오네 포도를 먹었다. 오후, 일.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도코로자와를 오가는 소설, 어제 예감했던 것만큼은 써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썼다. 기운을 북돋기 위해 다른 DVD를 보고 싶은 욕구에 시달렸지만, 간신히 참고 전투를 계속했다. 소설을 쓰는 동안은, 나는 ‘전투를 한다.’ 하고밖에 형용할 수 없는 기분으로 지내는데, 그런데, 무엇과? 그건 정말 수수께끼다.
_「2009년의 일기」 중에서
편지든 소설이든, 문장을 쓸 때 나는 내 머리가 투명한 상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곳은 언어가 없으면 텅 빈 공간인데, 겨울이라고 쓰면 바로 눈 내린 경치가 되기도 하고, 미역이라고 쓰면 바로 싱그럽고 반투명한 녹색 해초로 가득해진다. 그러니 글자가 뚫는 구멍은 필요하고, 아마 사람들은 예로부터 날마다 그 상자를 오가는 많은 것들을, 글자를 통해 바깥과 이어 왔던 것이리라. 아주 조금 시간을 멈춰놓고, 머물게 할 수 없는 것을 머물게 하려고.
쓴다는 것은, 혼자서 하는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_「투명한 상자, 혼자서 하는 모험」 중에서
여류 작가, 라는 말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시 여자 소설가는 모두 여류 소설가로 불렸다. 그리고 그 호칭에서는 왠지 끔찍한 냄새가 풍겼다. 거기에는 ‘성’이나 ‘업’, ‘운명’이라는 말이 지니는, 어떤 유의 피할 수 없음과 유사한 공기가 있었고, 그때 아홉 살이나 열 살이었을 나도 그걸 감지하고 있었다. 나는 여류 작가라는 말에 대해 대부분의 직업과는 달리 선택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어떤 본질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어 되는 것이라는 인상을 품고 있었다. 미스터리하다. 왜 그렇게 되는지, 어떤 사람이 그렇게 되고 마는지, 알 수 없었다.
_「신비의 베일」 중에서
상상해 보시라. 천장까지 닿은 짙은 갈색 책장, 그 책장 앞에 세워진 사다리, 각각의 장소에 줄짓고, 쌓이고, 꽂힌 수많은 책들. 한 권씩 저마다 자기 자리가 주어져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나를 사가라거나 나를 읽으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기분 좋게 그저 거기에서 잠시 잠들어 있을 뿐이다. 그 은밀한 기척, 책들이 만드는 음울함의 깊이. 모든 통로에 그 기척이 가득하니 고요할 수밖에 없다. 종이와 잉크 냄새가 나는, 그립고 그윽한 고요함이다.
_「그 은밀한 기척, 책들이 만드는 음울함의 깊이」 중에서
책을 읽는데 몰두한 나머지, 그곳이 방이든 역의 벤치이든 전철 안이든 아무 소리도 타인의 존재도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책을 읽는 자신이 거기에 있으면서 있지 않은 것이 되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테고, 말로는 형용할 수 없으리만큼 행복한 일이죠.
하지만 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행복한 상태의 절반쯤은 텅 빈 상자 같은 육체로 책을 읽으면서 그 장소에 실제로 존재하는(읽고 있는 동안에도) 자신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와 여기가 아닌 장소, 그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가 중요한 것이죠.
책에 몰두하다 보니 해가 지는 것도 모르다가, 알고 보니 몹시 어두운 방 안에서 활자를 더듬고 있었을 때, 나는 자신이 오랜 시간 거기에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게 아니라, 자신이 오랜 시간 거기에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_「여기에 계속 있다는 것」 중에서
여동생이(고텐바는 멀어서, 나 혼자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었어요) 이런 말을 꺼냈어요. “교진의 스즈키가.” “아아, 스즈키 야스토모.” 내가 그렇게 맞장구를 치자 여동생은 입을 꾹 다물고는 30초 정도 내 얼굴을 쳐다보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즈키 야스토모는 벌써 20년도 전에 은퇴했어.” 작년에 은퇴했어, 도 아니고, 그 스즈키는 좀 옛날 사람이지, 도 아니고, 20년도 전에……. 나는 그 사실이 아니라, 내 시간의 커다란 결락에 경악하고 말았습니다. 내가 이야기 속에서 지내는 동안에도, 현실의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있고, 거리도 사람도 시스템도 변하고, 그렇게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당혹스럽습니다. 최근에는 미지의 장소에 여행을 떠난 것처럼 즐기자고 마음먹고 있는데, 사실은 이쪽이 현실이고, 이야기 속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기분입니다. 불안해지고, 두려워집니다. 그래서 한시 빨리 이야기 속으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_「소설의 안과 밖―문학적 근황」 중에서
1. 쓰기
무제
비밀
《나는 교실》
빵
그릇장 속에서
2009년의 일기
소박한 소설
실려 온 것
투명한 상자, 혼자서 하는 모험
신비의 베일
2. 읽기
독서 노트
모색과 판단 ― 내 인생을 바꾼 소설
자유
마가릿 와이즈 브라운
기묘한 장소
가와카미 씨에게 보내는 편지
그림책의 힘
그 은밀한 기척, 책들이 만드는 음울한 깊이
사전 같은 것 ― <미피> 시리즈
좋아하는 것
여기에 계속 있다는 것
다이칸야마의 추억
어제 저녁
최근에 읽은 책
20년만의 근황 보고 ― 2008년 가을
책 세 권
이곳과 그곳
아라이 료지 씨에게 보내는 편지
창, 로앙의 안뜰
소설과 안과 밖 ― 문학적 근황
3. 그 주변
산책이 따른다
상하이의 비
밖에서 논다
소유하는 도시
찾아가는 동네
동네 안의 친구
현악기 소리
아이들 주변 1
아이들 주변 2
사양하지 않는 예의
가엾게, 라는 말
콩깍지 손질하기 ― 작가의 먹방 1
인도 레스토랑 ― 작가의 먹방 2
죽 ― 작가의 먹방 3
칭찬의 말 ― 작가의 먹방 4
여행을 위한 신발
메밀국숫집 기담
에페르네의 튤립 ― 봄
동네에 피었던 꽃 ― 여름
패랭이꽃 ― 가을
눈 쌓인 벌판과 히스 ― 겨울
‘기’에 대해서
그녀는 지금 온 힘을 다해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