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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악령 - 중

원제 : Besi
시리즈 : 열린책들 세계문학 [344]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 | 박혜경 역 | 열린책들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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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20122 / 408쪽 128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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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러시아를 휩쓴 무신론과 허무주의의 악령들이 빚어내는 악(惡)의 비극 ■ 도입부의 줄거리 소설은 러시아의 어느 지방 소도시의 가장 부유한 지주인 바르바라 스따브로기나 부인과 그녀의 후원을 받는 지식인 스쩨빤 베르호벤스끼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존경받는 학자이자 시인이며 1840년대를 대표하는 낭만적 자유주의자인 스쩨빤 선생은 바르바라 부인의 외동아들인 니꼴라이 스따브로긴의 가정교사로 처음 부인의 집에 초빙된 이후, 거의 20년 동안 그녀의 재정적 후원을 받으면서 이 집에서 머물게 된다. 어린 시절 스쩨빤 선생의 밀착된 교육을 받으며 자랐던 스따브로긴은 귀족 학교에 진학하면서 오랫동안 이 도시를 떠나 있게 되고, 뻬쩨르부르끄에서 수수께끼에 싸인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20대의 청년이 되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 젊은 귀족 청년의 출현으로, 그동안 특별한 일이라곤 없던 이 평범한 소도시가 조금씩 기묘하게 술렁이기 시작한다. 그는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외모, 세련되고 우아한 태도로 금세 이곳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지만, 동시에 한편으로 사람들은 그에게서 왠지 모를 혐오감을 느끼며 그의 얼굴이 <가면>처럼 보인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리고 돌연 잠복해 있던 맹수가 이빨을 드러내듯, 그는 갑자기 아무도 이해 못할 독특한 기행들을 일삼기 시작한다.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어느 신사의 코를 잡아당기거나, 어느 부인에게 돌연 키스를 하거나, 지사의 귀를 깨물어 버리기도 하는 등…… 정신 착란을 의심케 하는 이상한 스캔들로 온 사교계는 경악과 흥분에 휩싸인다. 이후 스따브로긴은 요양차 곧 이 도시를 떠나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뒤 그는 다시 온전해진 모습으로 이곳에 돌아오게 된다. 바르바라 부인은 아들의 귀환을 몹시 기대하며 그의 혼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지만, 그 무렵 도시에는 스따브로긴과 이곳에 사는 미친 절름발이 여인인 마리야 레?끼나와의 비밀스러운 관계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그런 가운데 마침내 그가 이곳에 모습을 나타내고, 그의 어린 시절 교사인 스쩨빤 선생의 아들이자 비밀리에 이곳 혁명 조직의 우두머리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 뾰뜨르 베르호벤스끼 역시 스따브로긴과 함께 이 도시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 도시 곳곳에서 기묘한 사건들이 하나둘씩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 스따브로긴과 허무주의자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각종 음모와 범죄 사건들은 당시 러시아를 휩쓴 허무주의 사상이 초래한 광기와 비극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허무주의자들이란 19세기 중엽 서구의 자연과학과 합리주의에 매료되어 유물론과 무신론을 주창하던 러시아의 청년 집단들을 말한다. 그들은 혁명을 통해 국가를 전복하여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했으며, 이는 때때로 <네차예프 사건>과 같이 기형적이고 파괴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도스또예프스끼는 그들의 <아버지 세대>인 1840년대의 자유주의자 스쩨빤 베르호벤스끼의 이야기로부터 이 작품의 도입부를 시작함으로써, 1860년대의 젊은 세대들의 허무주의가 전 세대의 공허한 자유주의에서 배태되었음을 보여 준다. 처음에 이들을 비판하는 정치 팸플릿으로 기획되었던 『악령』이 대대적인 수정을 거치며 철학적인 색채를 지닌 형이상학적 소설로 의미가 확대되게 된 큰 계기는, 본래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구상되었던 뾰뜨르 베르호벤스끼가 작가가 새롭게 관심을 쏟게 된 인물인 니꼴라이 스따브로긴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내주게 된 데 있다. 네차예프를 문학적으로 구현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허무주의자 뾰뜨르 베르호벤스끼 대신, 도스또예프스끼는 당시 그가 따로 구상하고 있던 종교적 소설인 『위대한 죄인의 생애』의 내용을 『악령』에 상당 부분 흡수시키면서 그 소설에 등장할 예정이었던 스따브로긴을 『악령』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삼게 되었던 것이다. 스따브로긴은 작중에서 무엇보다 <공포를 모르는> 인물로 묘사된다. 선악의 분별을 잃어버린 그는,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그 어떤 추악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일이든, 그것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한계나 두려움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무한한 능력>을 지닌 인물로 언급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이끌리며 그를 격렬히 숭배하거나 두려워하곤 하지만, 스스로는 모든 일에 대한 근본적인 무관심과 냉소, 내면의 허무에 좀 먹혀 가며 파멸해 가는 인물이기도 하다. 비밀 혁명 조직의 우두머리인 뾰뜨르 베르호벤스끼가 작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음모를 꾸미고 움직이는 실질적인 행동 대장이지만, 그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이자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것은 그의 우상인 스따브로긴이다. 냉혹하고 교활한 모사꾼인 뾰뜨르는 끊임없이 스따브로긴의 주위를 맴돌며 그를 자신의 수중에 끌어들이려 하고, 자신에게는 없는 그의 재능, 마치 적그리스도의 재능과도 같이 사심 없는 <비범한 범죄 능력>을 지닌 스따브로긴을 이용해서 자신의 정치적인 야욕을 이루기를 꿈꾼다. 반면 스따브로긴은 뾰뜨르를 경멸하며 그의 일당들과 거리를 두려 하면서도, 자신과 관련된 그의 음모와 범죄들을 은연중에 암묵적으로 묵인하면서 끝끝내 파멸을 향해 간다. ■ 불멸의 조연들 이 작품에는 뾰뜨르 외에도 <스따브로긴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다수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사회에 극도의 혼돈을 불러일으켜 권력을 장악하기를 꿈꾸는 혁명적 허무주의자인 뾰뜨르 베르호벤스끼를 비롯하여, 신에 대항하여 자신의 무한한 자유의지를 천명하고 <스스로 신이 되기 위해> 권총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무신론자 끼릴로프, 민족을 통해 <신>을 찾기를 갈망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아직 신을 믿지 못하고 있는 슬라브주의자 샤또프 등은 모두 스따브로긴의 사상과 영혼의 조각들을 반영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성향과 사상을 지니고 있지만, 스따브로긴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며, 당대 러시아의 독특한 사상적 지형을 보여 준다. 이러한 관념성은 그들 각자에게 부여된 강렬한 개성을 통해 생생한 구체성을 획득하며 체현되고 있다. 도스또예프스끼 자신은 무신론과 허무주의에 호의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따브로긴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매력은 세계 문학사에 불멸의 흔적을 남겨, 이후의 작가들에게 문학적·사상적 영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끼릴로프의 사상에 크게 관심을 가졌던 알베르 카뮈는 그의 에세이집 『시지프 신화』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 삶이라는 것의 기만을 간파하고 완전한 자유를 천명하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는 끼릴로프의 사유를 그는 자신의 부조리 사상과 연결 짓는다. 각 인물들은 스따브로긴이 자신의 삶에 미친 절대적인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스따브로긴의 불모성은 그들 중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게 하고, 무엇도 선택할 수가 없게 하며, 그로 하여금 파멸을 맞이하게 한다. 그리고 그들 역시 스따브로긴처럼 파멸을 맞게 된다. 이는 19세기 중엽의 러시아 지식인들의 비극적인 운명을 보여 주는 것으로, 도스또예프스끼가 볼 때 이것은 <러시아 땅이나 민중 문화 전통과의 관계를 상실한> 이들의 숙명적인 처지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저자 소개

1821∼1881.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는 1821년 10월 30일(신력으로는 11월 11일) 군의관이었던 미하일 안드레예비치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모스크바 빈민 병원에서 일을 했으며, 잔인할 정도로 엄격한 성격의 소지주였다. 종교적이고 온화한 성격의 어머니와는 달리, 잔혹한 아버지의 이미지는 도스토옙스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그의 작품 속 아버지들은 처음부터 부재하거나, 무능하거나, 잔학하여 자신의 자식들을 길거리로 내몰아 몸을 팔게 하거나, 자식들에게 살해당하거나, 아니면 그 자신이 자녀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심지어 성적인 폭군으로 등장하거나 한다. 
도스토옙스키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은 그의 아버지가 의사로 일하던 모스크바 빈민 병원이었는데, 그 병원의 많은 환자들은 모두가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었으며, 어린 도스토옙스키는 이들과 대화하기를 즐겼다. 가난의 심리학의 대가가 될 씨앗이 여기서부터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작가 스스로도 평생을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였다. 그는 돈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결코 “현실적”이지 못했던 사람이고, 자신이 감당할 능력이 있건 없건 간에 떠넘겨지는 짐을 사양할 줄 몰랐다.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년)에는 작가의 가난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가난이 인간 심리와 삶에 끼치는 영향들, 그리고 가난하고 핍박받는 자들에 대한 강한 동정심이 잘 나타나 있다. 이런 젊은 날의 도스토옙스키에게 형제애 속에서 모두가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르치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의 모임인 페트라솁스키 서클은 목마른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반가운 만남이었다. 하지만 차르 니콜라이 1세의 반동 정치하에서는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뿐만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유토피아 등에 대해 토론하는 것, 금지 서적을 읽는 것들만으로도 총살감이었다.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된 도스토옙스키는 사형은 간신히 면했으나 시베리아로 끌려갔고, 4년간의 감옥 생활과 또 4년간의 유형이 끝난 후, 도스토옙스키의 인간관 및 세계관은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1840년대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를 지향했던 도스토옙스키는 1860년대 완전히 극우 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유형을 마치고 돌아온 작가는 1861년 러시아의 문화적 정치적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그의 형 미하일과 함께 잡지 ≪시대(Время)≫를 창간했고, 1863년 ≪시대≫지가 정치적 이유로 발행정지 조치를 받게 되어 폐간된다. 이듬해 형 미하일과 함께 두 번째 잡지, 더욱더 극우적이고 슬라브주의적인 잡지 ≪세기(Эпоха)≫를 발간하여, 그 첫 호에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발표한다. 
1866년, 후에 그의 부인이 된 속기사 안나를 고용하여 ≪노름꾼≫과 ≪죄와 벌≫을 속기하게 하여 발표하고, 1868년 그리스도를 닮은 “긍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그리고자 한 ≪백치≫를, 1872년 ≪악령≫을, 죽기 한 해 전인 1880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모두 ≪러시아 통보≫에 발표했다. 
이렇게 해서 세계문학사 중 가장 위대한 작가 도스토옙스키는(역자는 이렇게 말하는 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1881년 1월 28일, 그의 소설만큼이나 극적인 사건들이 넘쳐 나는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러시아 철학자 니콜라이 베르댜예프가 말한 것처럼,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를 낳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구상에 러시아인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제대로 접한 독자라면 베르댜예프의 이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할 것이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백년의 매혹: 한국의 지성 러시아에 끌리다』(공저), 『나를 움직인 이 한 장면: 러시아문학에서 청춘을 단련하다』(공저)가, 논문으로 「나보코프의 『사형장으로의 초대』 속 “감시와 처벌”: 푸코의 계보학적 방법론에 근거하여」 등이, 옮긴 책으로 『P세대』 『사형장으로의 초대』 등이 있다. 현재 한림대학교 러시아학과 교수이다. 

머리말

역자후기

결국 『악령』은 스따브로긴과 그 주변 인물들의 역학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특히 무신론자, 위대한 죄인, 〈허무주의의 이념적 영감을 제공하는 인물로 고안〉된 스따브로긴을 중심으로 그의 주변을 맴도는 인물들이 이념의 무게나 허위의 관념으로 좌절하고 파멸해 가는 과정은 대단히 비극적이다.

책 속에서

P. 53 「자네, 아이를 좋아하나?」
「좋아하네.」 끼릴로프는 이렇게 대답했지만, 상당히 무관심한 말투였다.
「그렇다면 삶도 사랑하나?」
「그래, 삶도 사랑하네. 왜 그러나?」
「권총 자살 하기로 결심했는데도.」
「그게 어떻다는 건가? 왜 결부시키는 거지? 삶 따로, 그것 따로라네. 삶은 존재하지만, 죽음은 전혀 존재하지 않네.」
「자네는 사후 영생을 믿게 되었나?」
「아니, 사후 영생이 아니라, 현재의 영생을 믿는다네. 어떤 순간들이 있는데, 그 순간에 도달하면 시간이 갑자기 멈추고 영생이 되는 거지.」 


P. 80 「하지만 자네한테는 토끼가 필요하지?」
「뭐라고?」
「이건 바로 자네의 역겨운 표현이라네.」 샤또프는 다시 자리에 앉으며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토끼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토끼가 필요하고, 신을 믿기 위해서는 신이 필요하다.〉 자네가 뻬쩨르부르끄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들었네. 마치 토끼 뒷다리를 잡으려던 노즈드료프처럼 말일세.」
「아니, 그는 이미 그것을 잡았다고 자랑을 늘어놓았지. 미안하지만 말이 나온 김에 나도 어려운 질문을 하나 하겠네. 더욱이 나는 지금 그런 질문을 할 권리가 분명히 있는 것 같거든. 말해 보게. 자네 토끼는 잡혔나, 아니면 아직 도망다니고 있나?」 


P. 340 「시갈료프를 데려가고, 나는 가만히 좀 내버려 두게…….」
「시갈료프는 천재적인 인간이지! 그가 푸리에에 버금가는 천재라는 걸 알고 있나? 아니, 푸리에보다 더 대담하고, 푸리에보다 더 강하지. 나는 그에게 공을 들일 생각이네. 그는 〈평등〉을 고안해 냈거든!」
〈이 인간은 열에 들떠서 헛소리만 하고 있군. 뭔가 굉장히 특별한 일이 일어난 모양이야.〉 스따브로긴은 다시 한번 그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
「그의 공책에 잘 적혀 있다네.」 베르호벤스끼는 말을 계속했다. 「스파이 활동에 관한 내용일세. 조합의 회원 각자는 서로서로 지켜보고 밀고할 의무가 있다. 개인은 전체에 속해 있고, 전체는 개인에 속해 있다. 모든 사람은 노예이며, 노예라는 점에서 평등하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중상과 살인도 가능하지만, 중요한 것은 평등이다. 우선 할 일은 교육과 학문, 재능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다. 높은 수준의 학문과 재능은 고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만 도달할 수 있는데, 그런 고도의 능력은 필요 없다! 고도의 능력은 항상 권력을 장악하고 전제 군주가 되어 왔다. 고도의 능력은 전제 군주가 되지 않을 수 없으며, 이익을 주기보다는 항상 더 많은 타락을 가져왔다. 그래서 그들은 쫓겨나거나 처형당한다. 키케로는 혀가 잘리고, 코페르니쿠스는 눈이 뽑히고, 셰익스피어는 돌팔매질을 당했다. 이것이 시갈료프주의라네! 노예는 평등해야 한다. 전제주의가 없는 곳에는 자유도 평등도 아직 없었지만, 가축 떼 속에는 틀림없이 평등이 있다. 이것이 시갈료프주의라네! 하-하-하, 이상한가? 나는 시갈료프주의에 찬성인데!」 


P. 343 나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네. 나는 허무주의자이지만 아름다움을 사랑한다네. 과연 허무주의자는 아름다움을 사랑하지 않을까? 그들은 단지 우상을 사랑하지 않을 뿐이지만, 나는 우상을 사랑하네! 자네는 나의 우상이야! 자네는 어느 누구도 모욕하지 않지만, 모두가 자네를 증오하지. 자네는 모두를 차별 없이 바라보지만, 모두들 자네를 두려워하고 있네. 이건 좋은 일이야. 어느 누구도 자네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두드리지 못할 걸세. 자네는 아주 무서운 귀족이라네. 귀족이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갈 때 얼마나 매력적이겠는가! 자네에게는 자신의 인생이건 타인의 인생이건 그것을 희생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자네는 꼭 필요한 바로 그런 사람일세. 내게는, 내게는 바로 자네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네. 나는 자네 외에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네. 자네는 지휘자이고, 자네는 태양이며, 나는 자네의 벌레에 불과하네…… 

목차

제2부

제1장 밤
제2장 밤(계속)
제3장 결투
제4장 모두의 기다림
제5장 축제에 앞서
제6장 분주한 뾰뜨르 스쩨빠노비치
제7장 일당의 모임에서
제8장 이반 왕자
제9장 가택 수색을 당하는 스쩨빤 뜨로피모비치
제10장 해적들, 운명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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