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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239839 / 232쪽 15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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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아버지와 아들』은 투르게네프가 1861년에 탈고하고 1862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2세가 우여곡절 끝에 농노제를 폐기한 바로 2년 전인 185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투르게네프는 다른 소설들과 다르게, 마치 역사소설, 혹은 르포인 것처럼 작품 앞머리에 1859년 5월 20일이라고 명기했다. 이것은 이 소설의 무대가 국가 전체가 격변기에 처한 러시아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러시아의 농노는 ‘이방인’이 아니라 ‘러시아 국민’이다. 당시 러시아 인구 6,700만 명 중 4,000만 명이 농노였으니, 일부 러시아 국민이 아니라 대다수 러시아 국민들이 농노였던 셈이다. 러시아의 ‘농노해방’은 단순한 변혁이 아니라 국가의 근간을 뒤엎는 일이었으며, 국가의 틀 전체를 새롭게 바꾸는 일을 의미했다. 나라 전체가 진보/보수, 새로운 세상/구질서, 젊은 세대/낡은 세대의 대립으로 어수선했을 것이고 귀족은 귀족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구세대는 구세대대로, 젊은 세대는 젊은 세대대로 이리저리 편이 갈려 대립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변화되는 시대상을 단순히 대립의 구도로 조명하기보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갈등에 집중하고 있다. 한 쌍의 부자가 아니라 아르카디와 바자로프라는 두 친구의 아버지들과의 갈등을 보여준다. 왜 그랬을까?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즉 세대 간의 갈등은 “요즘 젊은것들은 원!” 하는 탄식이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입에서까지 나온 것처럼 오래되고 흔한 일일 텐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갈등이 특히 심해질 때가 있다. 바로 역사적 변환기다. 역사적 변환기라는 것은 낡은 세상이 물러가고 새로운 세상이 오려 할 때를 말한다. 그런 때가 되면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갈등은 단순한 세대 간의 갈등이 아니라 역사관, 세계관의 갈등으로 확대된다. 그리고 대개 아버지가 수세에 몰리고 아들이 우세를 점하게 된다. 역사적 변환기 혹은 변혁기는 아버지에 대해 아들이 승리를 거둔 시기인 것이다. 아버지가 그럭저럭 아버지의 권위를 유지하고 있을 때는, 갈등 속에 작은 변화는 있을지 몰라도 변혁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 의미심장한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이런 역사적 맥락을 우선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왜 이 소설에 나오는 아버지들이 아들들 앞에서 그토록 절절매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마 도도한 역사적 흐름 앞에서, 그 대세 앞에서 아버지들은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자괴감에 젖었을 것이고, 자신의 시대는 끝났다는 절망감에 젖었을지 모른다. 한마디로 존재 근거가 사라져버린 허망감! 하지만 투르게네프는 이 작품에서 아들들의 편만 들지 않는다. 그래서 작품을 발표한 후 작가는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 양쪽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니힐리스트에 불과한 바자로프를 너무 미화했다고 비난받고, 진보 진영으로부터는 혁명적 민주주의자의 모습을 악의적으로 왜곡, 비방했다고 비난받는다. 즉, 투르게네프는 변화되는 시대를 그저 묘사하고 누군가의 편을 들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을 쓴 게 아니라, 변혁기를 사는 인간과 그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그 누구를 향해서건 공감할 수도 있고 반감을 품을 수도 있게 했다. 인류 역사는 온통 변혁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갈등이 너무 심해 안정을 추구해야 할 때도 있고, 너무 오래 정체되어 있어 새로운 물꼬를 터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게다가 인간에게는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본능도 있고 그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은 본능도 있다. 전자가 개인이나 사회에 안정성을 부여한다면 후자는 역동성을 부여한다. 여러분은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다고 느끼는가? ?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 컬렉션 시리즈 소개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40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 교육은 정답만 찾아, 외우고, 시험 치는 식의 구태의연한 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시’와 ‘진학’에만 매달리는 교육은 우리 아이들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단언한다. “30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을 밀어낼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공부보다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청소년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질문 <바칼로레아> 각 작품의 맨 마지막에 주제나 내용과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실어두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이 질문들에 스스로 답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저자 소개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Иван Сергеевич Тургенев , 1818~1883)는 러시아 중부 오룔 시의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1818년 10월 28일에 태어났다. 아버지가 육군 대령으로 퇴직하고 스파스코예 마을로 이주함에 따라서 투르게네프는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이 시골 마을에서 보냈다. 그 후 모스크바 대학 문학부와 페테르부르크 대학 철학부, 그리고 독일의 베를린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그는 러시아 고전 작가들 가운데 가장 서구적인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인생의 많은 세월을 서유럽에서 보냈고 서구인들과의 교류도 활발했으며, 사상적 기반도 서구주의적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는 러시아의 대자연과 시골 풍경이 섬세하고 수려한 필치로 묘사되고 있으며, 동시에 서구의 자유주의 사상과 휴머니즘이 조화롭게 반영되어 있다. 그는 1852년에 25편의 중단편 모음집으로 출간된 ≪사냥꾼의 수기≫로 주목받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 후 당시의 시대상과 인간상을 섬세한 서정적 필치로 심층 묘사하여 그에게 ‘러시아 인텔리겐차의 연대기 작가’라는 별칭을 얻게 해준 장편소설들 ≪루딘(1856년)≫, ≪귀족의 둥지(1859년)≫, ≪아버지와 아들(1862년)≫, ≪연기(1869년)≫, ≪처녀지(1877년)≫ 등이 출판되었다. 그는 1883년 8월 22일 러시아가 아닌 프랑스 남부에서 사망했으며, 그의 유해는 러시아로 옮겨져 그 해 9월 27일에 페테르부르크에 안장되었다. 

역자 소개

지은이 진형준은 30년이 넘게 대학에서 불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불문학자다. 그러나 그는 불문 학 내의 특정한 장르나 문학사조를 전공한 것이 아니다. 대신 ‘상상력’을 전공했다. 아니, ‘상상력을 중심으로 한 인간학’을 전공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자신이 선택한 상상력을 공부하면서 그는 인간의 영혼이 알록달록하다는 것, 인간의 삶과 사회는 결코 일정한 결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 이질적인 것들 간에도 맥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고, 더 나아가 보이는 현상 너머를 파악하는 법을 배웠다. 달리 말하면 다원주의 정신과 유기적 사유를 배웠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상력 공부를 해나가다보니 그는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툭 터진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결과 전공과는 꽤 멀리 떨어져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미술대학과 경영대학원에서, 또 여러 기업체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강의하기도 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원장을 맡으며 그간 공부해온 상상력의 이론과 방법을 조직의 운영에 접목시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얻었다. 상상력의 가장 큰 특징이 넘나드는데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문학을 전공한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뼈저린 자기성찰과 반성을 피할 수 없었다. 상상력을 공부하면 할수록 서구 문화는 지구상의 여러 알록달록한 문화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이해됐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동양의 고전들을 더 의도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틈틈이 동양의 고전신화인 산해경을 읽고 한문을 배우고 한시를 공부했다. 
그렇게 만난 동양의 고전들을 접하면서 그는 다시금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됐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하고 융이 심층 심리학을 심화시켜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동양의 음양론에 가까이 가는 과정이라는 것, 또 보들레르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상징주의가 동양의 선(禪)사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 서구에서 가장 낯설고 가장 첨단에 속하는 ‘상상력의 인간학’이 동양의 주역 정신과 무척 가깝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서구에서 가장 새로운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친숙한 것이자 가장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이런 공부를 통해 얻은 통찰로 이 책에서 우리의 지식사회를 정조준하여 비판한다. 우리 지식사회의 주류는 여전히 서구적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조차도 서구에서는 낡은 것으로 간주되는 지식과 사상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효 만료된 지식과 사상을 오퍼상처럼 들여와 오랜 기간 동안 마치 보검인 양 휘두르는 관행이 여전히 만연한 가운데, 그는 서구의 인식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논어를 읽었고,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행복한 결합이 되도록 꿈꾸기 위해 공자님을 만났다. 이 책은 그 행복한 만남의 결과이자 우리 지식사회의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공자님과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 그가 얻은 통찰을 이 책에 쏟아낸 저자는 앞으로 우리 조선의 유학자들을 만날 기대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다. 

책 속에서


그날 저녁 식사 후, 서재에서 니콜라이는 형 파벨에게 말했다. “이제 형님과 저는 시대에 뒤떨어졌어요. 우리들의 시대는 끝났어요. 그래요, 바자로프의 말이 옳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한 가지 견디기 어려운 게 있어요. 이제 아르카디와 정말 가깝게 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그 애는 저만치 앞서간다는 생각……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 (47쪽)

파벨 페트로비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 불쌍한 녀석아! 네가 네 나라를 위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나 알아라! 정말 도무지 참을 수가 없구나! 힘이라고? 아무리 미개한 나라라도 힘은 있어. 그런 힘이 우리에게 왜 필요하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문명이야. 그리고 그 문명이 가져다줄 열매야. 그런 열매가 쓸모없다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마. 아무리 보잘것없는 삼류 시인도, 하루 저녁에 5코페이카만 받는 무도회 피아노 연주자도 너희보다는 쓸모가 있어. 왜냐고? 그들은 힘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문명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 이보게, 니힐리스트들! 잘 기억해둬! 자네들 숫자는 한 줌도 안 돼! 그리고 자기네들의 신성한 전통이 짓밟히는 꼴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사람들은 수백만이야! 그들이 자네들을 짓밟아버릴걸!” (58쪽)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님, 전에 어머니와 말싸움했던 게 생각나네요. 어머니는 소리만 지르시면서 제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셨지요. 결국 저는 ‘어머니는 저를 이해하실 수 없어요. 우리는 세대가 다르니까요’라고 말해버렸죠. 그런데 이제 우리 차례가 된 셈이에요.”
“자네는 너무 너그럽고 겸손해서 탈이야. 나는 자네나 내가 저 애들보다는 옳다고 확신해. 우리가 약간 낡은 언어를 쓰고 구식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저 애들처럼 확신에 차 있지는 않지만…….” (60쪽)

파벨이 쓸쓸한 미소를 띠고 말했다. “바자로프가 날 속물이라고 비난한 게 옳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이보게, 니콜라이. 이제 더 이상 겉치레나 세상 평판 따위에 신경 쓰며 살지 말자고. 우리는 이제 낡았고 보잘것없어. 이제 온갖 종류의 허영을 버려야 할 때가 온 거야. 자네가 늘 말했듯이 우리의 의무나 행하자고. 그래야 덤으로 행복을 찾을 수도 있을 거야.” (166~167쪽)

목차

제 1 장
제 2 장
제 3 장
제 4 장
제 5 장
제 6 장
제 7 장
제 8 장
제 9 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에필로그

『아버지와 아들』을 찾아서
『아버지와 아들』 바칼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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