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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항설백물어 - 상

원제 : 後巷説百物語

교고쿠 나쓰히코 저 | 심정명 역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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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4977773 / 408쪽 137 x 197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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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스스로 전설이 된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문학의 정점
제130회 나오키상 수상에 빛나는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백미!


일본 에도시대 괴담집 《회본백물어(繪本百物語)》에 등장하는 설화를 모티프로 인간의 슬프고도 추한 본성을 다채롭게 해석해낸 걸작 시리즈 ‘항설백물어’. 《후 항설백물어》는 《항설백물어》《속 항설백물어》에 이은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자, 제130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교고쿠 나쓰히코표 문학의 대표작이다. 비채에서는 독자 의견을 십분 반영해 한 권으로는 다소 무거운, 원고지 3000여 매 분량의《후 항설백물어》를 상하권 두 권에 나누어 소개한다. 먼저, 상권에는 심사위원들에게 가장 많은 극찬을 받은 하룻밤 사이 물밑으로 가라앉은 섬 이야기 <붉은 가오리>를 비롯해 얼굴 모양을 한 불덩이 이야기 <하늘불>과 영생하는 듯 장수하는 불가해한 생물인 뱀에 대한 이야기 <상처입은 뱀> 등 세 편의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담았다. 독서 편의를 위해 책의 무게는 덜었지만 이야기의 무게는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나오키상 심사위원이자 선배 작가인 이노우에 히사시는 “공연히 무슨 말을 더 얹겠는가. 언어만으로 이토록 신비한 세계와 명쾌한 세계관을 창조하다니! 그저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라고 《후 항설백물어》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출판사 리뷰

스스로 전설이 된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문학의 정점
제130회 나오키상 수상에 빛나는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백미!


“교고쿠의 문장에서 뿜어져나오는 기이한 아우라는 그야말로 독창적이고 희귀한 괴재(怪才)이다. 세상에 이야깃거리는 다함이 없으리!” _나오키상 심사평에서(다나베 세이코·작가)

붉은 가오리
하룻밤 사이, 섬이 바다에 가라앉았다라는 이야기에 사사무라 요지로는 이 말이 과연 사실인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야겐보리에 살고 있는 잇파쿠 옹을 찾아간다. 노인은 사십 년쯤 전 자신이 ‘에비스지마’라는 섬에서 경험한 사건에 대해 풀어놓는다. 이야기의 시작은 늘 그렇듯 담담하다. “시나가와 역참의 여관 마당에 솟은 큰 버드나무에 얽힌 기괴한 소동이 일단락되고 에도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하늘불
원인 모를 작은 불 소동이 거듭 있더니 결국 기름 장사를 하는 네모토야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으로는 네모토야의 후처를 잡아 들였지만, 후처는 오 년 전에 죽은 전처가 방화의 주범이라 증언한다. 전처의 얼굴을 한 불덩이가 창문으로 날아들어 남편을 쫓아다니다가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난관에 빠진 겐노신은 잇파쿠 옹이 있는 야겐보리로 향한다. 노인은 과거 셋쓰 지방에 있었던 괴이한 불을 둘러싼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주는데…….

상처입은 뱀
이케부쿠로 마을, 뱀을 수호신으로 모시는 쓰카모리 집안의 무덤 위 사당에서 독사에 물려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과거에도 쓰카모리 집안 사람이 뱀에 물려 죽은 일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지벌을 받았다고들 했다. 겐노신 무리의 이야기는 옛 기록을 살펴보다 뱀의 수명은 과연 몇 년인가 하는 화제로 이어지는데……. 잇바쿠 옹은 오래전 쓰카모리 집안이 사당을 지을 당시의 이야기를 전하며 또 한 번 지혜를 빌려준다.

등장인물 소개

-사사무라 요지로 : 과거, 작은 기타바야시 번 소속으로 에도에서 근무하던 가신이었으나 현재는 가노 상사라는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는 괴짜. 에도 시절 매달 번에서 내리는 공로금을 잇파쿠 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 잇파쿠 옹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막부가 막을 내린 현재도 개인적 교류를 유지하고 있다.

-야나기 겐노신 : 도쿄 경시청 일등순사. 과거 막부 시절에는 남쪽 봉행소의 견습 동심이었다. 갸름한 얼굴에 살갗이 희어서 굳이 말하자면 동안에 들어가는 부류이지만, 붙인 듯 점잔 빼는 수염을 기르고 있다. 기담을 좋아하고 고전도 즐겨 읽는다. 기이한 난관에 봉착하면 늘 사사무라 요지로, 시부야 소베, 구라타 쇼마 등 우인과 넷이서 잇파쿠 옹을 찾는다. 노인의 지혜를 빌려 몇 번이고 기괴한 사건을 해결한 전적이 있다.

-구라타 쇼마 : 에도 막부 중신의 둘째 아들로 서양에도 다녀온 멋쟁이이다. 과거 요지로와 같은 무역회사에 입사한 적이 있지만, 사흘 만에 그만두고 그 후 내내 무직으로 지내는 고등유민. 생김새는 지극히 일본적이나, 이력답게 평소 양장을 즐긴다.

-시부야 소베 : 요지로와 마찬가지로 기타바야시 번 출신이지만 어린 시절에 양자로 보내져 야마오카 뎃슈에게 검술을 배운 호걸이다. 유신 후에는 사루가쿠초에서 마을 도장을 하고 있지만,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도장은 잘되지 않는다. 현재는 경찰서에 나가 순사를 상대로 검술 교육을 하고 있다. 산적 같은 풍모의 소유자.

-잇파쿠 옹: 야겐보리 부근 쓰쿠모안이라는 거처에서 사는 터라, ‘야겐보리의 은거 영감’이라고 불린다. 나이는 여든이 넘었고 학처럼 여위었다. 과거 막부 시절에는 기타바야시 번을 구한 공로로 매달 공로금을 수령했는데, 그 전달책이 사사무라 요지로였던 인연으로 두 사람의 교류가 시작되었고, 이후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어서까지 개인적인 교류로 이어졌다. 엄청나게 박식한 데다 젊은 시절 워낙에 신기한 체험을 많이 한 덕에 일등 순사 야하기 겐노신을 비롯한 사사무라 요지로 무리가 들고 오는 기이한 사건 및 화제에 흔쾌히 지혜를 빌려준다.

-야마오카 사요 : 야겐보리의 은거 영감의 시중을 들며 함께 지내는 동거인. 잇파쿠 옹과는 먼 친척 관계라고 하나, 누구도 진실은 알지 못한다. 사사무라 요지로 무리 네 사람 모두 내심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이다.

저자 소개

민속학과 종교학을 아우르는 독특한 작풍으로 ‘교고쿠 나쓰히코 표 문학’을 만들어 낸 천재 작가. 틈틈이 집필한 원고를 가벼운 마음으로 출판사에 투고했다가 편집자가 단 하루 만에 끝까지 읽어 내린 다음, 곧바로 출간을 결정한 첫 작품《우부메의 여름》은 아름다운 묘사, 방대한 지식, 독자적인 세계관과 치밀하게 교차되는 에피소드, 그 모든 것을 집대성해 노도처럼 몰아치는 충격적 결말까지 풍성하게 갖춘 걸작이었으며, 천재 작가의 모든 미덕을 갖춘 교고쿠 나쓰히코의 출현에 일본 문단과 독자들은 열광했다. 1996년 《망량의 상자》제4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1997년 《웃는 이에몬》제25회 이즈미교카문학상 2003년 《엿보는 고헤이지》제16회 야마모토슈고로상 2004년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후後 항설백물어》제130회 나오키상 치밀한 연구와 조사를 바탕으로 현실감을 갖춘 지식과 전혀 예측지 못한 순간 독자의 허를 찌르는 현학적인 추리, 특유의 탐미적인 문장이 어우러진 교고쿠의 작품은 수많은 미스터리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작가로서의 활동뿐 아니라 디자이너로서도 실력을 발휘해 온다 리쿠와 아야쓰지 유키토 소설의 커버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작품의 영상화에 관심이 많아 《항설백물어》와 《망량의 상자》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웃는 이에몬》,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가 영화화되었고, 저자 자신이 성우, 각본가, 배우 등으로 영상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하드보일드 작가 오사와 아리마사,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와 함께 세 사람의 성을 딴 사무실 ‘다이쿄쿠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비교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오사카 대학교 일본학연구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몇몇 대학에 출강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백미진수》 《세상을 바꾼 10권의 책》 《히틀러 연설의 진실》 《유착의 사상》 《스트리트의 사상》 《발명 마니아》 《피안 지날 때까지》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듣자 하니 오긴 씨는 도쿠지로가 부르는 익살스러운 노래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새도 오가지 않는 에비스지마
금은 산호가 있는가
부와 보석이 있는가
떠내려가 닿으면 창고에 들어가고
걸어서 닿으면 손님이 되네
해골이 되어도 에비스처럼 웃는 얼굴
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돌아갈 수 없네, 돌아갈 수 없네

이런 노래였다던가…….
색다른 노래라서 기억하고 있다가 도쿠지로에게 물었더니 에비스지마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오긴 씨는 말했습니다.
_p. 41

그런데.
그런 대관님에게도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부인 마님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대관님의 부인 마님은 무슨 업보인지 사내들에게 미쳐, 살아서 색(色)의 지옥에 빠진 가여운 분이었습니다. 부인 마님은 밤만 되면 끓어오르는 몸과 소용돌이치는 정욕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인 마님은 밤이면 밤마다 하인에게 명해서 마을 사내를 불러들이게 한 뒤 밤 시중을 들게 했습니다.
대관님은 몹시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단히 귀한 스님이 이 마을을 지나갔습니다.
이 스님의 가지기도(加持祈禱)는 영험하여 아무리 중한 병도 싹 낫는다고 평판이 났을 뿐 아니라 인격이 고매하여 누구라도 스님의 얼굴을 보면 합장하고 싶어지는 참으로 귀한 스님이었습니다.
_p. 165-166

“사람을 죽일 것 같은 자들은 아닙니다. 얌전하고 온화한 참으로 선량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인상만 보고 단정하면 안 되네. 그러면 예단이 되지. 또 말하네만 자네는 포졸이 아니라 순사야. 알겠나. 근대적인 범죄 수사는 의리와 인정으로는 성립하지 않네. 우선 증거야, 증거. 증거를 모아서 진실을 밝히고 법에 비추는 걸세.”
쇼마가 말했다.
“하지만 그 법을 지탱하는 것은 정의겠지요. 정의를 지탱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역시 인정이면 좋겠군요.”
노인이 말했다.
“그건 그렇겠지만 노인장, 그게.”
“법의 수호자인 경찰 순사님은 역시 정이 두터운 분이면 좋겠지요. 그런 점에서 야하기 씨가 딱인 것 같습니다. 그런 야하기 씨가 직권적으로 마을 사람들은 범인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신 거지요?”
“직권이라고 할까요……. 뭐, 쇼마 말처럼 인상입니다만.”
“인상이면 됐지요.” 잇파쿠 옹이 웃었다.
“사람을 보면 도둑이라고 생각하라고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각박하지만도 않지 않습니까? 세상 어디 가도 인정은 있는 법, 착한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_p. 34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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