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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980834 / 192쪽 12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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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인간 실존 문제를 다룬 20세기 최고의 문제작
부조리한 세계를 향해 울린 청년 뫼르소의 총성 - 《이방인》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시작하는 《이방인》은 ‘나’(뫼르소)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일인칭 소설이다. 양로원에서 사망한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뫼르소는 어머니의 양로원 동료들 앞에서 죽은 어머니를 애달파하지도, 그녀와의 추억을 되새기지도 않는다.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마치 따분한 의무를 치르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피곤해서 더러 졸기도 한다. 이러한 뫼르소는 마치 감정, 과거나 기억이라고는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는 현재의 인간, 무관심의 인간이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끝마치고 온 뫼르소에게 정작 소중한 것은 “드디어 잠자리에 누워 열두 시간 동안 잘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느꼈던 기쁨”뿐이다. 과거와 기억도 없고, 현재를 무관심으로 살아가는 이방인 뫼르소는 부조리의 화신이다.
뫼르소는 친구인 레몽과 불편하게 얽힌 아랍계 사내를 레몽의 권총으로 살해한다. 체포된 뫼르소는 어떠한 항변도, 항소도 하지 않는다. 뫼르소의 행동에 대한 ‘왜?’와 ‘어떻게?’라는 질문과 답변은 전적으로 검사와 변호사, 배심원과 판사, 언론, 한마디로 사회의 몫이 된다. 어머니의 장례식, 마리와의 연애, 레몽과의 관계 등 뫼르소의 과거의 행동은 모두 그를 사형 선고를 받아 마땅한 중죄인으로 만드는 구실이 된다. 그러나 뫼르소는 어떠한 탄원도 항소도 하지 않으며, 감옥을 나갈 어떠한 구실과 방법도 구하지 않는다.
누가 그를 판단하고 기소하고 심판하는가. 누가 그를 이해한다고 말하는가. 뫼르소는 자유인이다. 그가 해변에서 울린 총성은 부조리한 삶, 불합리한 세계에서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라는 외침이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에서 전보 한 통이 왔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 삼가 조의를 표함.’
이것만으론 알 수 없다. 아마 어제였을 것이다.
- p.5
나는 생각했다. 오늘도 여전히 길고 지루한 일요일이었고, 이제 엄마는 땅속에 묻혔으며, 나는 다시 일하러 갈 거고, 결국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고.
- p.37
뜨거운 햇볕이 내 뺨을 화끈거리게 했고, 눈썹 위로 땀방울이 맺히는 게 느껴졌다. 엄마를 땅에 묻던 날의 바로 그 햇볕이었다. 무엇보다 이마가 지끈거리며 아파왔고, 이마의 피부 밑에서 핏줄이란 핏줄이 다 펄떡펄떡 뛰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그 뜨거운 열기 때문에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그건 바보 같은 짓이며 한 걸음 움직여봤자 햇볕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 p.89
나는 손으로 권총을 꽉 그러쥐었다. 방아쇠가 당겨졌고, 권총 자루의 매끈한 배가 만져졌다. 그리하여 둔탁한 폭음과 함께 모든 게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태양을 흔들어 털어냈다. 한낮의 균형과 내가 행복을 느끼던 그 해변의 예외적인 침묵을 내 손으로 파괴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꼼짝하지 않는 그 육신을 향해 네 발을 더 쏘았고, 총알은 보이지 않게 몸속에 깊숙이 박혔다. 그건 마치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같았다.
- p.90
하루하루가 얼마나 길고, 동시에 얼마나 짧을 수 있는지 그전엔 이해하지 못했다. 하루하루도 살아가기에 긴 날들이건만, 그날들이 어찌나 길게 늘어나기까지 하는지 결국 넘치도록 쌓이게 되고, 마침내 이름마저 잃게 되었다. 이제 내게는 어제나 내일이라는 단어만 의미가 있을 뿐이었다.
- p.117
잠든 여름밤의 경이로운 평화가 밀물처럼 내 안으로 몰려들었다. 그 순간, 밤의 경계선에서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이제는 나와 영원토록 상관없게 된 세상을 향해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처음으로 엄마 생각을 했다. 왜 엄마가 삶의 막바지에 ‘약혼자’를 갖게 되었는지, 왜 ‘다시 시작하는 놀이’를 했는지 이해할 것 같았다. 그곳, 생명이 꺼져가는 그곳 양로원 주변에서도 저녁은 역시 우수 어린 휴식 같았다. 그처럼 죽음 가까이에 있었으면서도 엄마는 마침내 거기서 해방되어 다시 살아갈 준비가 되었던 게 분명하다. 그러니 엄마의 죽음을 두고 울 권리는 아무도 없다. 아무도.
- pp.179~180
그의 반항은 오로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세상의 부드러운 무심함을 향해 마음을 열고” 있으며, 세계를 자신의 “형제”로 느끼면서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끼는 뫼르소. 누가 그를 판단하고 기소하고 심판하는가. 누가 그를 이해한다고 말하는가. 뫼르소는 자유인이다. 그리고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부조리와 반항을 통해 삶의 자유를 향해 내딛는 첫 발걸음이다.
- p.188 (작품 해설 중에서)
이방인
작품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