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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322398 / 212쪽 / 320g /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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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악마가 나타났다” 솔직히 그것은 슬픔과 고독과 좌절의 또 다른 이면이다. 속절없이 간절하기에 더더욱 갈구하게 되는 것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하나씩 품고 있는 것 하지만 꺼내놓지 못하고 감추게 되는 것 -그냥 막 울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울고 싶어도, 웃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겁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무뎌질 대로 무뎌져 이제는 죽음 앞에서조차 담담해지는 내 자신이 허탈해 지는 겁니다. 시작은 그랬지만... 「아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보다는 「악마가 나타났다」가 더 어울릴 법한 제목이었다. 하지만 그 악마라는 단어를 되짚어 보기 위해 제목이 될 수는 없었다. 아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꿈속에서 은지와 만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내는 그렇게 은지를 그리워하며 현실을 뒤로한 채 나의 곁을 무심하게 떠나려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을지. 아내가 영원히 떠나가고 만다면 사무치는 아픔에 견딜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211쪽) 그저 평범함이다. 꾸밈없이 읽힘이다. 그리고 멈춤이 없다. 그렇다고 대단하지도 않다. 스스로 절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해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멋들어진 표현은 필요치 않았다. 그날 시은은 비가 오는 줄도 모른 채 낮잠을 자고 있었다. 초인종 때문에 잠에서 깬 시은은 아무 생각 없이 현관문을 열었다. 그 앞에는 비에 흠뻑 젖은 은지가 서 있었다. “엄마 미워!” 샐쭉해진 은지가 시은을 밀치고 들어왔다. 그제야 시은은 밖에 비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은지 화났구나. 엄마가 나가려고 했는데 그만 깜빡했어. 미안해, 은지야.” “다른 애들은 엄마들이 다 마중 나왔어. 엄만 뭐야. 난 엄마 딸 아닌가 봐. 엄마 미워!” (162쪽) 부정父情과 그에 못지않은 모정으로 가슴 아파하는 시은의 의지 없이 식어버린 서글픔, 후회의 일상에서 사랑의 간절함이 저절로 묻어나는 흐름이 어쩌면 장시진 작가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영혼을 보았다.
문득 앞에 서 있거나 뒤돌아보면 소름끼치도록 나와 닮아 보였던 그 영혼이 어느 날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차마 그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손을 잡는 순간 찌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방향을 잃었다.
어느 길 어느 즈음이었는지 모른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꼼짝없이 죽음의 공포와 마주해야 했다. 숨이 막혀왔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길 위에 서 있었지만 나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얼마나 더 걸어갈 수 있을까?
망설여지는 한 걸음을 다시 걸었다.
돌아보면 자꾸만 후회되는 한 호흡의 연속이었다. 그만큼 시간은 망설이지 않고 제 갈 길을 잊지 않았다. 그 뒤에 남겨지는 것은 늘 뒤쳐져 허우적거리는 초라한 모습의 나였다.
차마 뒤돌아 볼 수 없었다. 아니 뒤돌아 볼 용기가 없었다. 뒤 돌아본다 하더라도 이미 이방인이 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14쪽)
“난 원망하지 않아.”
그 한마디에 시은은 흔들렸다. 그 한마디에 시은은 다시 죄인이 되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19쪽)
그때도 우리 은지 이렇게 많이 아팠는데. 그래서 아빠가 얼마 나 아팠는데. 그때 약속했잖아. 다시는 아프지 않겠다고.
은지가 아프면 아빠는 은지보다 더 아프다는 걸 은지도 알고 있잖아. 그래, 은지가 아픈 만큼 이 아빠도 은지처럼 아팠으면 좋겠어. 그래야 우리 은지가 얼마나 아픈지 아빠도 알 수 있을 테니까. (50쪽)
사랑하는 사람은 닮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지현이 왜 그토록 우울하고 힘겨워하는지 알지 못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해 겨울이었다. (52쪽)
“이제 기다려야죠. 기다리는 건 너무 지루해요. 사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중이거든요.” (126쪽)
돌을 두드리고 다듬으면 마음이 편해졌다. 자신의 가슴을 거리낌 없이 파헤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을 찾는 흥미로운 일이었다. (130쪽)

작가의 말
1 ~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