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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무라트

레프 톨스토이 저 | 박형규 역 | 문학동네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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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0717 / 216쪽 210 x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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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톨스토이가 죽는 날까지 써내려간 마지막 소설 대문호의 예술적 유서와도 같은 강렬한 역작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소개되는 레프 톨스토이의 『하지 무라트』는 러시아의 캅카스 전쟁 시기 북캅카스의 체첸 일대에서 용맹을 떨친 아바르인 전사 하지 무라트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톨스토이가 칠십대에 시작해 팔 년간 집필하고 사망 후 유작으로 출간된 이 소설은 톨스토이 연구가들에게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소우주의 『전쟁과 평화』”로, 문학비평가 해럴드 블룸은“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이야기이자, 산문소설의 시금석 같은 작품”이라 상찬했다. 이십대의 톨스토이에게 캅카스는 작가의 소명을 일깨우고, 노년에 다시금 열정을 바쳐 몰두할 창작의 모티프를 선물해준 곳이었으며, 순박하고 억척같은 산민들의 삶과 저항은 일생의 풍부한 글감이 되어주었다. 다양한 계급과 민족들 사이의 몰이해라는 비극적 아이러니가 짙은 작품이지만,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사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강한 생의 의지는, 도덕적 양심에 따라 정직하고 순수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톨스토이의 인생철학을 다시금 각인시킨다. 노년의 톨스토이가 사상적인 도정에서 잠시 벗어나 천명인 소설가로서 모든 열정을 아낌없이 바친 강렬한 역작이다. 죽음을 예감한 톨스토이가 온 마음으로 써내려간 진실하고 용감했던 한 전사에게 바친 진혼의 글 『하지 무라트』는 톨스토이가 1896~1904년까지 팔 년간 집필하고 총 2152매의 원고에서 250매로 완성했지만 사망 후 이 년이 지난 1912년에 출간된 대문호의 “예술적 유서”와도 같은 작품이다. 칠십대의 톨스토이가 몇 번이나 중단하면서도 퇴고를 거듭하며 심혈을 기울인 이 마지막 소설은 러시아 문학의 요람이라 불릴 만큼 많은 러시아 작가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준 깊고 웅장한 캅카스로 우리를 데려간다. 러시아는 18세기 후반 예카테리나 2세 때부터 흑해 연안으로 남하정책을 펼쳤고, 그 물결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쳐 흑해와 카스피해 중간에 위치한 캅카스에까지 미쳤다. 1830년대 러시아는 현재의 독립된 공화국인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을 편입했고, 1840년대 중반에는 티플리스(트빌리시)에 총사령부를 설치해 조국전쟁에서 공을 세운 보론초프 장군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한다. 당시 북캅카스의 이슬람교도들은‘성전聖戰’을 외치며 러시아에 격렬히 저항한다. 이들은 러시아의 지배를 거부하는 동시에 마을 공동체 기반의 봉건적 삶에서 탈피해 이슬람교에 기초한 신정국가를 수립하려 했다. 1834년 체첸, 다게스탄 일대의 이맘(통치자)이 된 샤밀은 1845년의 다르고 전투를 비롯해 러시아군에게 때때로 큰 타격을 주었다. 산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하지 무라트를 알았고, 그가 러시아 돼지 놈들을 어떻게 쳐부쉈는지도 알았다…… (15쪽) 주인공 하지 무라트는 샤밀 휘하 나이브(부족장)의 한 사람으로, 한때 러시아군에 소속된 아바르 사령관이었으나 이후 샤밀에게 돌아와 십 년 동안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거듭 전과를 올린 군사적 천재였다. 그러나 1851년 11월 하지 무라트는 샤밀의 전횡과 견제에 반발과 회의를 느껴 러시아군에 투항했고, 다음해 4월 샤밀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탈주하다 추격한 러시아 병사들과 길고 장렬한 전투를 벌인다. 『하지 무라트』는 바로 그 경위를 담은 소설이다. 소설의 처음 제목이었던 ‘엉겅퀴’는 짓밟아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주인공 하지 무라트를 상징하는 동시에 캅카스의 산민을 상징한다. 1851년 캅카스에서 복무한 톨스토이는 러시아군과 이 지역 민족들의 전투 현장에서 하지 무라트를 직접 보았고, 그의 지나온 삶과 비극적 최후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오십 년 후, 산책길에서 엉겅퀴(타타르 풀)를 발견하고 오래전 자신을 사로잡았던 그 전사를 떠올린다. “어제 나는 흑토의 휴경지를 걷고 있었다. 언덕 꼭대기까지 흑토 외에는 아무것도,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 검은 길 끝에 타타르 풀 덤불이 보이고, 부러진 줄기 세 개가 보였다. 부러진 줄기 하나는 매달린 꽃이 더러워진 채 축 늘어지고 다른 것들도 검은 흙이 묻어 더러웠지만 아직 살아 있는 듯 줄기 가운데가 붉었다. 이것을 보자 나는 하지 무라트가 떠올랐고. 그의 이야기가 쓰고 싶어졌다.”_톨스토이 권력자의 힘에 휩쓸리는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삶, 그러나 불행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무소불위의 의지 『전쟁과 평화』를 쓰기 위해 도서관 하나를 이룰 정도로 무수한 자료를 모으고 섭렵했던 톨스토이는 『하지 무라트』를 쓰기 위해 역시 1840~1850년대 캅카스 지방의 역사와 풍속에 관한 문헌들을 꼼꼼히 조사하고, 당시 병사들의 수기와 총사령관의 부관이었던 로리스-멜리코프의 회상록을 읽었으며, 하지 무라트의 투항에 관한 보론초프 장군과 체르니쇼프 육군대신의 왕복 서한까지 작품에 활용했다. 또한 이 지역에서 사용하던 타타르어를 요소요소에 활용해 현대의 러시아 독자들에게까지도 색다른 러시아 소설이라는 감상을 자아낸다. 톨스토이는 샤밀과 니콜라이 1세라는 두 전제적 통치자 사이에서 갈등하고 도발하나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전사 하지 무라트를 형상화했지만, 그가 그리고자 한 것은 팽팽한 두 대극 사이에 놓인 복잡하고 예측할 수없는 인간의 삶이었고, 불행 속에서 다시 꿈틀거리는 인간의 의지였다. 그는 다양한 인물을 통해 강압적 권력과 변덕스럽고 이기적인 인간들의 싸움에 피폐해지는 민중의 삶을 압축적으로 그려냈고, 순박한 서민과 영웅주의 환상에 빠진 타락한 귀족 장교를 대비시킴으로써 진정한 삶을 반추시켰으며, 권력자들의 오만과 허위가 얼마나 인간의 삶을 비극으로 몰고 가는지를 그려냈다. 스스로를 위대한 지배자라 믿는 니콜라이 황제와, 어제의 형제를 죽이고 통치자의 자리에 올라선 잔인한 이맘 사이에서 하지 무라트는 누구보다 치열하고 독립적이고 인간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러시아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고 이용만 하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직접 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부하들을 이끌고 과감히 산으로 향한다. 이 영웅의 마지막 탈출과 전투는 그 어떤 전쟁 장면보다 더 처절하고 충격적이다. 톨스토이는 1902년 6월 29일 형 세르게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하지 무라트』를 집필하는 것에 대해 “바보 같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자조적으로 쓰며, 그러나 꼭 완성하겠다는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회심 이후 톨스토이는 「예술에 대하여」 등의 논문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비롯한 근대소설 일반을 부정하며 교훈적 글과 종교적 우화, 혹은 사회비판에 가치를 둔 주장을 전개하고 그 실천에 전념했지만 『하지 무라트』만큼은 예외였다. 『하지 무라트』는 톨스토이가 스스로 자신에게 부과했던 종교적 윤리적 요청을 잠시 미뤄두고 순수하게 창조의 기쁨을 위해 써내려간 그의 마지막 보물 같은 수작이다.

저자 소개

1828~1910.


1828년 러시아 중부 지방에 있는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카잔 대학에 입학해 동양어와 법을 공부하다가 중간에 자퇴했다. 1851년 카프카스에 주둔한 포병대에 들어갔고, 크림 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1862년에 평생의 후원자가 된 소피야 베르스와 결혼한 뒤, 볼가 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계속해 나갔고, 대표작 <전쟁과 평화>(1869)와 <안나 카레니나>(1877)를 집필하는 등 작품 활동도 활발히 했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바보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마지막 소설인 <부활>(1899)은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두호보르 종파를 위한 자금을 모으려고 쓴 것이었다. 1910년 장녀와 함께 집을 떠나 방랑길에 올랐으나 아스타포보라는 작은 시골 기차역에서 사망했다. 2010년 사후 백 주년을 맞는 톨스토이는 팔십여 년이라는 생애 동안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 노문학과 교수,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 러시아연방 국제러시아어문학교원협회 상임위원회 상임위원 역임, 현재 한국러시아문학회 고문. 러시아연방 국제러시아문학교원협회 푸쉬킨메달 수상, 러시아연방국가훈장인 우호훈장 수훈. 

주요저서·논문 
『종합러시아어』1문법편, 2작문편, 3회화편(공편저), 『러시아문학의 세계』 『한러사전(책임편집)』 『러시아문학의 이해(공저)』 「러시아상징주의 시문학운동」 「러시아낭만주의연구」 「글라스노스티와 오늘의 소련문학」 「문학과 이념」 「톨스토이론」 「톨스토이즘과 한국」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연구 및 평가」 등. 

주요역서 
톨스토이-자전적 3부작 『유년시절』 『소년시절』 『청년시절』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인생에 대하여』 『예술이란 무엇인가』 『독서의 고리(인생독본)』 『인생의 길』 등 
파스테르나크-『의사지바고』 
볼가코프-『거장과 마르가리타』 
푸쉬킨 서정시집-『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솔제니친-『이반일리이치의 하루』 
체호프-단편선집 『사랑스러운 여인』 희곡집 『벚나무밭』 『바냐외숙』 등 
고골리-단편선집 『외투』


 

책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생명을 방어하고, 아주 힘들게야 그것을 내놓았다.’ (8쪽)

‘대단한 에너지다! 인간이 모든 것을 정복하고 수백만 종의 식물을 파괴했는데도 이것은 여전히 굴하지 않는다.’ (9쪽)

몸의 한 부분이 찢겨나가고, 내장이 터지고, 팔이 잘리고, 눈알이 뽑힌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모든 형제를 짓밟아버린 인간에게 굴하지 않는 듯 여전히 꼿꼿이 서 있었다. (9쪽)

산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하지 무라트를 알았고, 그가 러시아 돼지 놈들을 어떻게 쳐부쉈는지도 알았다…… (15쪽)

밧줄은 길어야 좋고, 말은 짧아야 좋다. (15쪽)

장군의 죽음에서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 즉 삶의 끝과 근원으로의 회귀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다만 검을 들고 산민들을 닥치는 대로 베어죽인 장교의 용맹함만을 볼 뿐이었다. (40쪽)

그의 아이 같은 선량한 미소에 폴토라츠키는 당황했다. 폴토라츠키는 그 무시무시한 산민이 이런 자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45쪽)

그는 권력과 복종이 없는 인생을 이해하지 못했다. (64쪽)

“어쩔 수 없죠! 전쟁은 전쟁이니까요.” (69쪽)

그에게 산민은 말 탄 지기트일 뿐이었고, 그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125쪽)

러시아 개들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이 비열한 짐승들의 터무니없는 잔인성에 대한 혐오와 회의였고, 쥐나 독거미나 늑대를 박멸하듯 그들을 박멸하고 싶은 욕망은 생존의 본능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127~128쪽)

그는 처음부터, 그리고 갈수록 더 강렬히 한 가지만을 원했다. 개 같은 러시아 놈들을 가능한 한 많이 찔러 죽이고 산속으로 도망치는 것이었다. (164쪽)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내 아들도 지기트가 되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166쪽)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 게 전쟁입니다.” (174쪽)

“전쟁이라고요? 살인마들일 뿐이죠. 시체는 땅에 묻어줘야 하는데 모두가 조롱하고 있어요. 정말로 살인마들이에요.” (174쪽)

모든 기억은 상상 속에서 튀어나와 연민도, 증오도, 어떠한 희망도 일으키지 않고 흘러가버렸다. 이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되었던 일, 그리고 지금 시작된 일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184쪽)

 

목차

하지 무라트 … 7
해설 톨스토이의 예술적 유서 『하지 무라트』 … 187
레프 톨스토이 연보 …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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