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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독서

마르셀 프루스트 저 | 백선희 역 | 마음산책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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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903586 / 136쪽 178 x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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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생활에 스미는 책, 자꾸 되새기는 책, 어디서나 함께할 책 ‘마음산 문고’의 세 번째 묶음 <문학과 삶>, 랭보와 프루스트 마음산책은 SNS의 발달로 빠르게 변해가는 읽기 관습과 이에 대응하는 출판시장의 흐름에 발맞추어 마음산 문고를 발간하고 있다. 문고의 사전적 정의는 “대중에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저렴하고 휴대하기 편하게 부문별·내용별 등 일정한 체계로 자그마하게 만든 책”으로 독일의 레클람, 프랑스의 크세즈,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가 대표적이다. 이 책들은 차별 없는 지식에 앞장선 출판물로서 한 나라의 출판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마음산 문고는 지식의 보급이라는 문고 본래의 목적에서 나아가 ‘지금 이곳’의 감성과 사고를 큐레이팅한다는 새 의의를 더해 2017년 1월 <요네하라 마리 특별 문고>를, 그 뒤 5월 이해인 수녀의 <사랑·기쁨 문고>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생활에 스미는 책, 자꾸 되새기는 책, 어디서나 함께할 책”을 표어로 하는 마음산 문고의 2018년 행보는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책으로 시작한다. 스물 이전에 자신의 시를 완성하고 문학을 떠난 뒤 이후의 삶을 방랑으로 채우다 서른일곱에 죽은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 그리고 서른여덟이 되던 해에 어릴 적부터 앓은 지병으로 집 안에 틀어박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는 데 마지막 숨까지 쏟아부은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시인의 마지막 모습을 솔직하게 담은 『랭보의 마지막 날』과 프루스트의 예리하고 유머러스한 비평가적 면모가 돋보이는 『프루스트의 독서』, 이른바 <문학과 삶> 문고가 두 문학가의 후광을 걷어내고 더없이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마음산 문고 <문학과 삶>은 밀란 쿤데라, 로맹 가리, 아멜리 노통브, 피에르 바야르 등의 책을 옮긴 프랑스어 번역자 백선희가 엄선한 산문으로 『프루스트의 독서』 중 「독서에 관하여」를 제외하고는 국내 초역이다. 너무 이른 완성과 너무 늦은 완성 문학 밖과 안으로 각자를 유배했던 랭보와 프루스트 하라르에서 지내며 그는 프랑스에서 문학으로 성공할 가능성을 보았지만 청춘기의 작품을 계속 이어가지 않은 걸 흡족해했다. 왜냐하면 “졸작이었으니까”.(이자벨이 “왜 글을 계속 안 써요?” 하고 묻자 랭보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계속할 수가 없었어. 그랬다간 난 미쳐버렸을 거야.” 그러곤 잠시 침묵한 뒤 정말 슬픈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게다가 졸작이었으니까.”) ─「랭보의 마지막 여행」, 『랭보의 마지막 날』 98-99쪽 마음산 문고의 세 번째 묶음 <문학과 삶>은 이를 데 없이 유명한 이름이지만 그 천재성과 기벽 혹은 비범함 때문에 쉽게 다가서기 어려웠던 랭보와 프루스트의 소박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랭보는 1854년생 시인, 프루스트는 1871년생 소설가이자 평론가로 두 사람은 분야도 세대도 다르지만, 랭보는 일찍이 스무 살 무렵까지 최고의 작품을 써내고 그 뒤론 유럽과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노동자, 용병, 무기 밀매상으로 살며 문학 밖에서 문학을 향수했다. 반면 프루스트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사교계의 총아로 지내다가 부모의 죽음 이후인 서른여덟 살부터는 집에 칩거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했다. 문학적으로 이른 완성을 맛본 랭보는 자기 밖의 이상향을 끝없이 동경하며 헤맸고, 세상을 알아갈 때 상실을 겪은 프루스트는 자기 안으로 들어가 잃어버린 시간을 끝내 헤맸다. 삶으로 문학을 했던 시인, 문학으로 삶을 되살리려 한 소설가의 삶이 닮은 듯 대비된다. 『랭보의 마지막 날』과 『프루스트의 독서』는 비장하게만 여겨온 이 두 사람의 면면을 새롭게 보여줄 책이다. 암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마지막 순간에도 탈출을 갈망하던 랭보는 그저 순수하고 정 많고 베풀기를 좋아하며 툴툴거릴 줄 아는 보통 사람이었다. 또 평생 천식을 달고 산 프루스트는 소설가이기 이전에 비평가답게, 부드럽고 감상적일 거라는 짐작과 달리 신랄한 비판과 유머로 책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는다. 이 두 책은 세월을 거듭하며 빤하고 관습적인 인상으로 굳어진 랭보와 프루스트의 숨결을 한결 가까이서 맡게 하며, 이들의 문학적 기원 혹은 종착지를 친근한 모습으로 보여줄 것이다. 나의 할아버지는 자존심이 아주 강해서 모든 요리가 성공하기를 바랐는데, 요리에 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요리를 망쳐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이따금, 사실은 아주 드물게 요리를 망쳤다고 인정했는데, 그건 순전히 우연의 결과였다. 대고모의 언제나 의욕 넘치는 비평은 오히려 요리사가 어떤 요리를 제대로 할 줄 몰랐다는 의미여서 할아버지에게는 정말이지 용납하기 힘든 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종종 할아버지와 논쟁을 벌이지 않으려고 대고모는 입술 끝으로 맛을 보고는 의견을 내놓지 않았는데,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즉각 호의적이지 않은 의견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독서에 관하여」, 『프루스트의 독서』 27-28쪽 독서는 정적과 고독 속의 미로 문장 사이의 틈을 메우는 수백 년 된 침묵 속으로 “프루스트를 읽으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자신 있게 읽었다고 대답할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많이 안 읽히는 작가, 작품을 끝까지 읽는 것이 위업처럼 여겨지는 작가들이 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프루스트다. 3000페이지가 넘고 4세대에 걸쳐 200명 넘는 인물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뻗어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번 들어가면 무사히 출구를 찾을지 알 수 없는 미로 같은 작품이다. ─「들어가며」, 『프루스트의 독서』 7쪽 마르셀 프루스트는 서른여덟 살인 1909년부터 집 안에 틀어박혀 13년 뒤 세상을 뜰 때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했다. 삶의 후반부를 꽉 채운 집요한 대작 때문에 그는 오히려 불멸의 고전을 상징하는 보통명사처럼 자리 잡았다. 그 위엄 탓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문을 처음 연 『스완네 집 쪽으로』가 거듭 출간을 거절당하다 자비로 출간된 경력이 있다는 점도, 1909년 이전의 프루스트가 신랄한 비판과 유머를 갖춘 평론가이자 번역가로서 사교계의 총아였다는 점도 잊히기 일쑤다. 『프루스트의 독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침잠하기 전의 프루스트를 알 수 있는 세 편의 산문을 모았다. 이 산문들은 프루스트가 불어로 번역한 존 러스킨의 『참깨와 백합』과 작가 폴 모랑 등의 책에 부친 서문으로, 책에 대한 단순한 해설을 넘어 프루스트의 예술론과 독서법을 알려주는 명문이다. 특히 1906년 발표된 첫 산문 「독서에 관하여」는 서평가로서도 탁월했던 프루스트의 진면목이 드러나며, 후에 출간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서정을 예고하는 글로서 어떤 식의 글쓰기와 사유로 자신의 글을 다져갔는지 보여줄 중요한 텍스트다. 그 뒤 이어지는 「침울한 주거지에 행복을」은 프루스트가 죽기 3년 전인 1919년에, 「달콤한 비축품」은 죽기 1년 전인 1921년에 발표된 글인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결하는 데 쇠약한 몸을 바친 와중에도 말년까지 명석한 사고와 재치를 간직한 대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문체가 스탕달에게나 보들레르에게 동일한 중요성을 갖지 않았다는 건 분명하다. 벨은 어느 풍경에 대해 “이 매혹적인 장소들” “이 눈부신 장소들”이라 말하고, 그의 여주인공 가운데 한 사람에 대해 “이 사랑스러운 여자” “이 매력적인 여자”라고 말하며 그 이상 자세히 쓰려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는 그에게 무한히 긴 편지를 썼다”라고 말할 정도로 줄여서 말했다. 그러나 생각의 의식적 조합이 가리고 있는 무의식적인 골조를 문체의 일부라고 간주한다면, 스탕달에게도 그건 존재한다. 나는 쥘리앵 소렐이나 파브리스가 부질없는 걱정을 벗고 이해관계를 떠나 향락적인 삶을 살 때마다 그들이 언제나 높은 곳(블라네스 신부의 종탑 망루, 파브리스의 감방 혹은 쥘리앵의 감방)에 있다는 사실을 즐거이 입증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 여기저기서 자신들이 살해했다는 걸 알아차린 인물의 발끝까지 고개 숙여 절하는 인물들, 새로운 천사를 닮은 그 인물들만큼이나 아름답다. ─「달콤한 비축품」, 『프루스트의 독서』 123-124쪽

저자 소개

1871년 파리 근처 오퇴유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아드리언 프루스트 박사는 위생학의 대가로 파리대학교 교수였으며, 유대계 부르주아 집안 출신이었던 어머니 잔은 섬세함과 풍부한 교양으로 프루스트의 정신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철학자 베르그송은 외가 쪽으로 친척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고향 일리예와 할머니와 피서를 갔던 노르망디 해변, 파리의 샹젤리제는 훗날 프루스트 작품의 중요한 무대가 되었다. 프루스트는 아홉 살에 천식에 걸리는데 이는 평생의 지병으로 그를 괴롭혔으나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창작에 몰두하게 되고 내면적인 분석에 전념하게 되는 등 그가 작가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주었다. 열한 살에 파리 콩도르세 중학으로 진학하여 상류사회 자제들이 모이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고전을 탐독하며 지적 교류를 했으며, 동인지 《향연 Le Banquet》을 발행하기도 했다. 또 사교계와 문학 살롱에 출입하면서 인간을 관찰하고 안목을 기른다. 1896년에 단편집 《즐거움과 나날 Les Plaisirs et les Jours》을 출판하고 1895~1899년에는 그의 천재성이 드러나 있는 미완의 자전적 소설 《장 상퇴유 Jean Santeuil》를 썼다. 이 무렵부터 건강이 악화되기도 하고, 드레퓌스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보수적인 상류사회 귀족들과 관계가 서먹해짐으로써 사교계와 점점 멀어졌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1권 《스완네 집 쪽으로 Du côté de chez Swann》는 1911년경 거의 완성했으나 출판사를 구하지 못해 1913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자비로 출판했으며, 이로써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하다가 1918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2권 《아가씨들의 꽃그늘에 l'Ombre des Jeunes Filles Enfleurs》가 발간된 후 1919년 공쿠르상을 수상한다. 그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성을 위해 수도사와 같은 생활이 계속되었다. 1923년 11월 새벽 세 시까지 《갇힌 여인 La Prisonniere》을 추고하다가 극심한 피로 때문에 호흡곤란을 일으켜 같은 날 오후에 사망한다. 1950년대에 발굴된 방대한 미발표 원고들은 그가 얼마나 문학적 정진에 힘썼는지를 보여주며, 사후 1925년 《도망간 여인》이 출판되고, 1927년 《되찾은 시간Le Temps Retrouve》이 간행됨으로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완간된다. 

역자 소개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스탕달대학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로맹 가리, 밀란 쿤데라, 아멜리 노통브, 피에르 바야르, 리디 살베르 등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중요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하늘의 뿌리》, 《앙테크리스타》, 《웃음과 망각의 책》, 《자크와 그의 주인》, 《흰 개》, 《레이디 L》, 《밤은 고요하리라》, 《내 삶의 의미》,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셜록 홈즈가 틀렸다》, 《햄릿을 수사한다》, 《예상 표절》, 《올랭프 드 구주가 있었다》, 《책의 맛》, 《목마른 여자들》, 《울지 않기》, 《티투스는 베레니스를 사랑하지 않았다》, 《마법사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나의 할아버지는 자존심이 아주 강해서 모든 요리가 성공하기를 바랐는데, 요리에 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요리를 망쳐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이따금, 사실은 아주 드물게 요리를 망쳤다고 인정했는데, 그건 순전히 우연의 결과였다. 대고모의 언제나 의욕 넘치는 비평은 오히려 요리사가 어떤 요리를 제대로 할 줄 몰랐다는 의미여서 할아버지에게는 정말이지 용납하기 힘든 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종종 할아버지와 논쟁을 벌이지 않으려고 대고모는 입술 끝으로 맛을 보고는 의견을 내놓지 않았는데,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즉각 호의적이지 않은 의견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27-28쪽

우리가 내뱉는 첫 말들, 우리가 쓰는 첫 편지들이 우리 주위로 습관과 예의범절로 이루어진 첫 거미줄을 짜기에, 이후의 우정에서도 우리는 그것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 시간 동안 우리가 내뱉는 과장된 말들은 앞으로 지불해야 할 어음이나 부도수표로 남아 그걸 남발한 걸 우리는 평생 후회하며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독서 속에서 우정은 돌연 본래의 순수성을 되찾는다. 책과 나누는 우정에는 상냥한 말이 필요 없다. 이 친구들과 우리가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는 건 정말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는 그들과 헤어지는 걸 대개 아쉬워한다.
-79쪽

모든 문장은 사실 다른 문장과 닮았다. 문장들은 모두 한 인물의 유일무이한 억양으로 말해지기 때문이다.
-81쪽

과거는 우리 가운데, 스치고 만질 만큼 가까이서 햇살 아래 꼼짝 않고 서 있다.
-96쪽

모든 예술에서 재능이란 표현할 대상을 향한 예술가의 접근처럼 보인다. 둘 사이의 거리가 존속하는 한 과업은 끝나지 않았다. 이 바이올린 연주자는 자신의 바이올린 악절을 아주 잘 연주한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효과를 보고 박수갈채를 보낸다. 그는 명인이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사라지고 났을 때, 예술가가 바이올린 악절에 완전히 녹아들어 하나가 되어야 기적은 일어날 것이다. 다른 세기들에는 어떤 대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고상한 정신들과 대상 사이에 언제나 일정한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125-126쪽

목차

들어가며
독서에 관하여
침울한 주거지에 행복을
달콤한 비축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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