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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바이러스 헌터 간바라 메구미, 허구와 사실이 교착하는 절대 비밀의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실체 '클레오파트라'를 둘러싼 음모와 진실에 다가선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간바라 메구미는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 남단에 있는 하코다테역에 내린다. 메구미가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는 불륜의 사랑에 빠진 쌍둥이 여동생 가즈미를 도쿄로 데려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메구미가 홋카이도에 도착한 첫날 가게 된 곳은 바로 가즈미의 불륜 상대이자 메구미의 의학부 선배인 와카쓰키 사토시 박사의 장례식장이었다. 와카쓰키 사토시 박사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사로 처리되었지만 메구미는 타살의 의심을 떨치지 못한다. 더불어 메구미가 박사와 만나려 했다는 사실과 박사의 수첩에 적힌 '클레오파트라'라는 알 수 없는 메모를 알게 된 가즈미가 갑작스레 종적을 감추자 오랜만에 만난 쌍둥이 남매의 반가움도 잠시, 둘은 서로에 대한 의혹이 쌓여만 간다. 그리고 박사의 수첩에 남겨진 '클레오파트라'라는 메시지와 '바이러스 헌터' 메구미를 좇아 다양한 사람들이 홋카이도로 모여든다. 그럴수록 존재 자체가 금기시된 '클레오파트라'의 실체는 미궁에 빠지고, 메구미는 박사의 지도에 표시된 곳을 찾아다니며 베일에 싸인 퍼즐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간바라 메구미 두 번째 모험을 다룬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역사적 사실과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충분히 가능성 있는 무서운 상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2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1934년의 대화재―실제로도 삿포로시의 3분의 1이 소실되었다고 한다―는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를 암시하는 복선이 된다. 그리고 가즈미와 와카쓰키 박사가 거주했던 집의 화재는 시간을 뛰어넘어 1934년의 대화재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려준다.
'마마'라고 불리기도 한 무서운 전염병인 천연두는 과거의 유물로 인식되면서 현재 백신의 생산까지 중단된 상태이다. 그러나 천연두 바이러스는 소유자의 의지에 따라 생화학무기로 변질될 수도 있는 위험성을, 비단 소설 속 배경이 아니라 실제로도 안고 있는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따라서 H시에 있을지도 모르는 개연성만으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의 정체에 많은 관심과 메구미를 좇아 몰려든 이유가, 픽션이 아니라 사실감 있게 전해오는 것도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작품에는 '클레오파트라'와 더불어 우리가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냉동 귤 이야기'가 있다. 냉동 귤은 한 장의 편지와 함께 시골 역 앞의 매점 아이스박스 바닥에서 발견되었다. 편지에는 '이 귤은 곧 이 세계이다. 그래서 귤이 녹으면 세계는 큰 재앙에 빠지게 되며 영원히 얼린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냉동 귤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손에서 손으로 계속해 전해지며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는 냉동 귤은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상의 종말을 맞이하는 순간에 이르게 된다.
오늘날 급격한 세계화와 더불어 국경의 의미마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냉동 귤 이야기'와 비슷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세계는 그런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운 좋게'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하면서 작가 자신의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클레오파트라'나 '냉동 귤'로 대표하는 무언가가 자칫 세상을 종말에 이르게 할 수도 있음에도 이 세상이 아슬아슬하게나마 유지하고 있는 것은, 소수 절대권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절대다수의 힘이 그 위험한 줄을 쉽게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희망'은 그렇게 출발하고 항해하는 것이다.
"메구미, 이런 이야기 알아?"
"무슨 이야기? 부탁이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는 얘기 좀 해줘."
"냉동 귤 이야기."
"냉동 귤? 옛날 급식에 나왔던 그거? 요즘도 가끔 역내 매점에서 팔기도 해."
메구미의 딴지에도 개의치 않고 가즈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친구와 시골 온천에 갔었대. 그리고 역 앞의 매점 아이스박스 바닥에서 냉동 귤을 발견해 사려고 했다는 거야. 그러자 매점 주인이 당황하며 그 귤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고는 갑자기 쓰러져버린 거야. 결국 매점 주인은 그대로 죽었고. 냉동 귤을 사려던 사람은 먹으면 안 된다는 주인의 말을 생각하며 아이스박스 바닥에 있던 냉동 귤을 꺼내려고 했는데 거기에 편지가 붙어있었대."
"냉동 귤이 쓴 편지?"
"아니."
가즈미는 큭큭 하고 웃었다.
"그 편지에 따르면 그 냉동 귤은 아주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거래. 가장 처음에 발견한 사람은 일 년 내내 얼어있는 후지산 동굴에서 귤을 가지고 나왔다고 쓰여있었어. 그리고 그 귤이 이 세계라는 거야. 그래서 조금이라도 녹으면 세계는 큰 재앙을 맞게 되기 때문에 영원히 얼려두어야 하는 거야. 이후로 사람들은 다음 세대로 계속해서 이 사실을 전해주며 필사적으로 귤을 얼린 상태로 유지해왔던 거지. 그러니까 누구든 이 귤을 발견한 사람은 냉동고에 넣어서 계속 얼려주기를 바란다고 쓰여있었대."
"보르헤스의 소설 속 세계 같군."
"반신반의하면서도 그들은 그 냉동 귤을 갖고 돌아왔어. 결국 그들은 편지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었어.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 귤을 녹였을 때 세상은 멸망해있을 테니까. 여하튼 그들 역시 집 냉동고 안에 귤을 넣어두고는 계속 얼린 상태로 보관해."
"그리고?"
"마지막은 정전되는 장면으로 끝나. 냉동 귤을 갖고 있던 남자가 나이가 들어 어느 날 죽게 되고, 같은 날 어떤 사고로 대규모의 정전이 발생해. 냉동 귤은 천천히 녹기 시작하고, 같은 시각 남극의 얼음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녹기 시작해. 그리고 끝."
"흐음."
메구미는 지금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그건 무언가를 비유한 거니? 그 냉동 귤이 세계라는 것?"
"그보다는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 귤이 보관되어있던 곳이 지극히 평범한 역의 매점 아이스박스였다는 거야. 게다가 아주 오래전부터 단순한 자원봉사처럼 지켜지고 있었다는 점."
"국가에 의지하지 말라는 교훈?"
"아니. 그 정도로 궁상맞고 위태로운 줄타기에 인류의 운명이 맡겨져 있다는 뜻. 그게 현실이지."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요전의 원자력연구소 사고 때도 보면 사람들은 임계臨界라는 단어도 몰랐어. 그 사고가 없었다면 아직도 양동이에다 우라늄을 섞고 있었겠지? 사고 때문에 우연히 밝혀졌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이후로도 십 년 동안은 같은 방법을 사용했을지도 몰라. 그전까지는 아무도 그런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어. 분명히 이 세상은 그와 비슷한 상황들이 무수히 많지만, 단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운 덕분에 지금까지 어떻게든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세계 곳곳에서 매일 누군가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거지."
"그러니까 세상이 언제 멸망해도 이상할 것 없다는 얘기야?"
"응."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니?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야."
"응. 하지만 아까 메구미가 국제조약이니 외교 문제니 얘기했잖아. 하지만 그건 문제가 생겼을 때의 뒷수습에 관한 거잖아. 원래는 백신이나 종두도 민간요법이었고 백신은 자연 상태에서 있었으니까…… 단지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해서 추궁할 수는 없는 거 아니야?"
어디선가 들어본 대화였다. 아주 최근에 어디선가 나누었던…….
뇌리에 자신의 목소리가 들린다.
― 266~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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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