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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원제 : Rain Rain Rivers
시리즈 :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292]

유라 슐레비츠 저 | 강무홍 역 | 시공주니어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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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구판 정보

비오는 날 유리 슐레비츠 저 | 시공주니어 | 1995년 12월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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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782779 / 40쪽 / 109g / 250 x 227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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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망원 렌즈로 비 오는 날의 풍경을 천천히 잡아낸 듯한 느낌이 들도록 구성되어 있는 영상미 뛰어난 그림책이다. 흰 여백 안에 부드럽게 겹쳐 칠한 수채 윤곽선이 비안개처럼 아련하다. 연노랑, 초록, 파랑을 주조색으로 한 수채 그림도 잔잔하고 차분하다. 이야기가 극히 절제되어 있어 시 한 편을 읽는 듯한 깔끔한 맛이 있다.
첫 페이지를 열면 한 여자아이가 다락방 침대 위에 올라앉아 등 뒤로 빗소리를 느끼는 조그마한 화면이 나온다. 다락방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간 중의 하나이다. 대개의 어린이는 커다란 방을 놓아두고도 상자에 구멍을 뚫고 그 안으로 기어 들어가 자기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 혼자만의 공간은 어린이를 자기 함몰의 세계로 내모는 병적인 공간이 아니다. 다락방에서 혼자 웅크리고 앉아서도 힘들이지 않고 자기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는 어린이와 어린이 마음을 가진 이들뿐이다.
이 그림책의 화자(話者)인 여자아이는 창 쪽으로 고개도 안 돌리고 “비가 오고 있나 봐” 하고 나직이 속삭인다. 여자아이는 굳이 제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도 소리를 통하여 자연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다음 페이지를 열면 유리창에 부딪혀 흐르는 빗방울의 흐름이 섬세하게 포착되어 있다. 그림책 안에서 금세라도 비 냄새가 확 풍겨날 것만 같다. 여기서부터 빗방울의 흐름을 관조하는 시선이 독자에게 넘어간다. 독자는 여자아이의 나직한 독백을 따라 천천히 비 오는 날의 풍경을 함께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지붕에서 처마 밑으로 굴러 떨어져 홈통으로 쏴아 하고 쏟아지는 빗줄기로 온 도시가 축축하게 젖는다. 시간도 멈춰 버릴 것만 같은 정적인 화면을 닫으면, 새가 비를 피해 날고 개구리가 못으로 뛰어들고 파도가 굽이치는 동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바다와 하늘이 하나로 녹아드는 장관이 조그만 그림책의 공간을 무한대로 확장시킨다. 그리고 비 온 뒤의 하늘에 무지개가 걸려 있는 정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빗줄기가 한차례 휩쓸고 간 정적인 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진흙을 밟으며 뛰어놀고 새들은 거리로 내려앉아 몸을 씻는다.
이 작품은 재미나 상상의 여백보다는 사색과 관조의 여백이 더 많기 때문에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좀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슐레비츠는 이 점에 대해서 남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에게는 최고의 예술 작품을 보여 주자.” 이 말은 곧,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어른과 똑같이 대접하겠다는 표현에 다름 아니다. 어린이가 흥미 있어 할 그림책을 안겨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어린이에게는 다양한 체험이 중요하므로 우선은 자연의 세계를 이만큼 세련되게 표현한 작품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 만족해도 좋다.
《비 오는 날》은 유리 슐레비츠가 한시(漢詩)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새벽》과 함께 어른이 되어서까지 간직하고 싶은 귀한 그림책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의 어린이문학 비평가인 하라 쇼(原昌)는, 슐레비츠의 《새벽》과 《비 오는 날》을 두고 “리얼리즘 예술의 극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자 소개

193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바르샤바 대공습을 겪고 나서 슐레비츠 가족은 폴란드를 탈출하여 떠돌다가 1947년에 파리에 정착했으나 1949년 다시 이스라엘로 옮겨 간다. 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예술학교에서 디자인과 회화를 공부한 뒤, 1959년에 뉴욕으로 건너가 브루클린 뮤지엄 미술 학교에서 공부하며 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962년 하퍼 앤 로(Haper & Row) 출판사의 편집자의 눈에 띄어 본격적인 어린이 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해 1963년에 첫 그림책 『내 방에 들어온 달님』을 출간한다. 그는 1969년에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와 하늘을 나는 배』에 그림을 그려 칼데콧 상을 받았고, 직접 글을 쓰고 그린 『보물』과 『눈』으로 각각 칼데콧 아너 상(1980, 1999)을 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비 오는 날』, 『새벽』, 『비밀의 방』, 『황금 거위』 등이 있다. 

역자 소개

1962년 경주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했다. 현재 어린이책 전문기획실 햇살과나무꾼에서 주간으로 일하며 어린이책을 쓰고 있다. 그동안 《천사들의 행진》《가진 것이 많을수록 나눌 것은 적습니다》《자유의 노래》《까만 나라 노란 추장》《까불지 마》《새끼 표범》 들을 썼고,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새벽》《괴물들이 사는 나라》《어린이책의 역사》 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빗줄기가 장대같이 퍼붓고,
냇물도 쉴새없이 흘러내리는구나.

개울은 언덕을 굽이돌아 시내로 흘러들고,
쏜살같이 강을 지나 바다에 이르지.

파도는 넘실 굽이치며,
힘차게 밀려가, 철썩 세차게 물결치고
미친 듯이 콰르릉대며 솟구쳐오르지.

바닷물이 부풀어 올라
하늘에 녹아 드네.--- p.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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