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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내 사랑

원제 : Hiroshima Mon Amour
시리즈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8]

마르그르트 뒤라스 저 | 방미경 역 | 민음사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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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63495 / 208쪽 133 x 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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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 도시는 사랑에 꼭 맞게 만들어져 있네요.” 히로시마에서 생겨난 사랑과 기억의 이중주 평화에 관한 영화를 촬영하러 히로시마에 온 프랑스 여성이 우연히 일본인 건축가를 만나 짧은 사랑을 하게 된다. 소설은 원자 폭탄 투하라는 참상을 겪고 복구에 나선 히로시마의 풍경과 함께 이들의 덧없는 사랑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미래에 대해 말하지 않는 사랑, 그러나 그만큼 절대적으로 순수한 그 사랑에 남자와 여자 모두 깊이 빠져든다. 그리고 일본 남자를 보며 그녀는 가혹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린다. 세계 대전 시기 프랑스를 점령한 독일군과 사랑에 빠져 몰래 만나 왔던 그녀는, 함께 도망치기로 한 날 총탄에 남자를 잃고 조국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삭발당하고 지하실에 갇히는 엄청난 치욕과 불행을 겪는다. 사랑하던 상대의 죽음과 자기 존재를 부정당하는 경험을 동시에 한 그녀는, 죽은 남자를 잊고자 고향 느베르를 떠나 남몰래 파리로 도피한다. 그러나 결국 잊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그녀 앞에 나타난 일본 남자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이 희미해짐을 깨닫고 새로운 사랑을 ‘히-로-시-마’라고 새로이 명명하며 사랑과 기억의 이중주를 끝내게 된다. “내가 어떻게 당신을 잊는지 지켜봐. 내가 어떻게 당신을 잊었는지 지켜봐.” 기억하는 힘과 잊는 힘, 그 사이를 통과하는 시간 『히로시마 내 사랑』의 첫 장면은 원자 폭탄 투하로 생긴 버섯구름으로 시작되고, 이어서 두 벗은 어깨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끌어안은 두 어깨는 사랑의 행위에 몰두한 몸인지 죽음으로 향하는 고통에 사로잡힌 몸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이 장면은 작품 내내 독자의 판단을 좌우한다.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 그들은 새로 시작되는 사랑과 바로 눈앞에 다가온 이별 사이에서 갈등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개인의 과거와 비극적인 시대의 역사가 중첩되어 나타난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일본과 프랑스, 히로시마와 느베르, 현재와 과거, 가해자와 피해자, 사랑과 죽음, 기억과 망각의 중첩과 병치가 일어난다. 여자에게 히로시마는 단지 잠시 머물다 갈 곳,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정작 평화가 존재하지 않는 곳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예기치 않은 사랑을 하게 되고, 또 그 사랑을 통해 과거를 다시 만나고 고통스러웠던 그 과거와 영원히 결별할 힘을 얻는다.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사랑이 찾아오고, 사랑을 하는 동안 기억하고, 사랑이 지나가면서 시간과 함께 잊을 힘을 얻는다. 히로시마라는 상실의 공간에서 찾아온 짧고 충만한 사랑은 이들에게 흘러가는 시간을 인지하고 유한한 인간의 삶을 깨닫는 계기가 된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좋아요. 우리는 지나간 그 옛날을 마음을 다해 애통해할 거예요. 지나간 그 옛날을 애통해하는 것 외에 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거예요. 시간이 흘러갈 거예요. 오직 시간만이.(본문 135~136쪽) 누벨바그 영화와 문학 텍스트의 강렬한 조우! 일반적으로 시나리오는 영화 촬영 전에 영화의 전반적인 얼개와 대사를 짜놓은 텍스트로, 종합 예술의 완결판인 영화의 미완성 버전이라 받아들여진다. 시나리오 텍스트인 『히로시마 내 사랑』역시 영화 제작을 위한 지문과 영상에서 실제로 발화될 대사가 공존한다. 그러나 『히로시마 내 사랑』은 준비용 텍스트가 아닌 독립적인 하나의 ‘작품’으로서 영화 개봉 일 년 뒤에 출간까지 이어졌다. 영화의 대중적 성공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텍스트 자체가 충실하게 ‘문학’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의 대사와 등장인물의 태도를 지시하는 지문뿐만 아니라, 시놉시스와 서문, 그리고 부록은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특별한 형태의 문학 작품으로 독자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후 뒤라스의 다른 소설들이 연이어 영화화되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뒤라스에게 ‘영화적 글쓰기’라는 평가를 안겨 준 데에 『히로시마 내 사랑』의 성공이 큰 영향을 미쳤음을 생각해 볼 때, 이 작품은 뒤라스 작품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소개

1914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백인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소르본느 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졸업후 식민지 담당부서의 공무원으로 지내다가, 1941년에 퇴직을 하고, 그후부터 문학과 예술에 관심을 집중하고, 지식인, 작가들과 함께 본격적인 문화활동에 뛰어든다. 
1943년 유년기 아시아에서의 체험과 가족애를 소재로 첫 소설 <철면피들>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50년대에 쓴 그녀의 독특한 작품들로, '누보로망' 계열의 작가로 평가받기도 하였지만, 독립성과 자유로운 창작정신이 많은 그녀로서는 어떤 문학그룹에 묶이기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 계속 독자적인 문학의 길을 모색해간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그린 <연인>으로 공쿠르 상을 받았으며, 50여 년에 걸쳐 70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2차대전 중에는 프랑수와 미테랑 등과 함께 레지스탕스에 가담했다. 알콜중독에 빠져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들다가 35세 연하의 연인 얀 앙드레아와 더불어 말년을 보냈고, 1996년 생을 마쳤다. 
그녀의 글쓰기 주제는 참으로 다양하여, 삶, 자연, 사랑, 기쁨, 일상생활의 고통과 단조로움,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세속적 사건들, 인간의 고독, 운명 등이다.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부르주아 상류사회의 여인인 주인공 Anne Des baresdes를 통하여 계급적 가치관, 삶의 허위성, 진정한 욕망의 모습을 보여준다. 
불가능한 사랑의 주제에 기반을 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책들 속에서 심리 분석에 대하여는 찾아볼 수 없다. 그녀는 인물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몸짓, 말, 침묵 등을 묘사한다. 또한 대화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그 대화들은 우리가 등장 인물들의 내면적인 삶을 꿰뚫을 수 있도록 해준다. 
주요 작품으로 <태평양의 방파제>, <연인>, <북중국의 여인>, <모데라토 칸타빌레>, <내사랑 히로시마>, <인디아 송> 등이 있다.


 

역자 소개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프랑스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농담』, 『우스운 사랑들』, 『삶은 다른 곳에』, 『무의미의 축제』, 뤼크 페리의 『미학적 인간』,『플로베르』(편역),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히로시마 내 사랑』 등이 있으며 플로베르와 베케트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책 속에서

사랑에 빠지면 사람들은 절대 잊지 않으리라는 환상, 그런 환상을 갖게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나도 히로시마를 보면서 결코 절대 잊지 못하리라는 환상에 빠졌어요.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30쪽)

당신을 만나요.
당신을 기억해요.
이 도시는 사랑에 꼭 맞게 만들어져 있네요.
당신은 내 몸하고 꼭 맞게 만들어져 있네요.
당신은 누군가요?(135쪽)

시간이 흘러갈 거예요. 오직 시간만이.
그리고 시간이 오겠지요.
시간이 올 거예요. 우리를 이어 주는 것이 무언지 우리가 더이상 그 이름을 댈 수 없게 되는 시간이. 그 이름은 우리 기억에서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갈 거예요.
그런 다음 완전히 사라지겠지요.(136쪽)

전쟁은 끝이 없었다. 내 젊음도 끝이 없었다. 나는 전쟁에서도, 젊음에서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175쪽)

그의 몸과 내 몸은 내게 더 이상 조금도 다르게 여겨지지 않았다. 그의 몸과 내 몸 사이에는 명백하게 같은 점만 있었다.
그의 몸은 내 몸이 되었고 그의 몸을 내 몸과 도저히 구분해 낼 수 없었다. 나는 살아 움직이는 이성의 부정이 되었다. 이런 이성의 결핍에 대치될 수 있을 모든 이유들을 나는 다 쓸어 내 버릴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카드로 만든 성처럼 그리고 바로 상상으로만 만들어 낸 이유들처럼. 자기 자신을 그렇게 잃어버린 경험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나에게 먼저 돌을 던져라. 내게는 오로지 사랑만 있었을 뿐 더 이상 조국은 없었다.(178~179쪽)



목차

시놉시스 9
서문 19

1부 21
2부 48
3부 73
4부 98
5부 128

부록
한밤의 명백한 일들 151
느베르 173
일본 남자의 초상 182
프랑스 여자의 초상 185

작품 해설 187
작가 연보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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