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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윤동주 저 | 현자의숲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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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500125 / 152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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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 한탄이, 이 외침이
지금도 낯설지 않은 이유


윤동주 시인의 유고시집으로 알려져 있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시인이 생전에 출간하려다 못한 시집의 증보판이다. 1941년 연희전문 졸업 기념으로 19편의 시를 모아 자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77부 한정판으로 출간하려다 일제의 탄압을 걱정한 주변의 만류로 뜻을 접고 세 부만 제작해 한 부는 자신이 가지고, 이양하 선생과 정병욱에게 한 부씩 증정했다. 그런데 시인이 처음에 시집 제목으로 삼고자 했던 시가 <병원> 이었다. 그러다 〈서시〉를 쓴 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바꾼 것이다. ‘병원’은 병든 사회를 치유한다는 의미였다.
<병원> 을 읽어 보자.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뒷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병든 시대를 살았던 젊은 시인의 울분과 고단함이 이처럼 적나라하게 묻어나는 구절이 있을까. 그런데 이 한탄이, 이 외침이 80년이 지난 지금 해방된 나라의 젊은이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것은 어찌된 일인가. 시인의 말처럼 여전히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알지 못하는’ 것일까.

저자 소개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났다. 1931년, 14세에 명동소학교를 졸업했으며 15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41년에는 서울의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샤대학 영문과 학생으로 입학했다. 귀향하려던 시점에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중 건강이 악화되어 1945년 2월에 짧은 생을 마친다. 그의 죽음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옥중에서 일제의 생체실험 대상이 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은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8세의 젊은 나이에 타계하고 말았으나, 그는 인생과 조국의 아픔에 고뇌하는 시인이었다. 자신의 작품들을 모아 1941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발간하려 하였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하숙 친구였던 정병욱이 자필로 쓴 시들을 보관하고 있다가 그의 사후에 묶어 출간하였다. 이때 그의 유작인 <쉽게 쓰여진 시>가 《경향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그의 대표작으로,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았던 그의 인간됨과 사상을 반영하는 아름다운 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그의 유해는 용정에 묻혀 있으며 그를 기리는 시비(詩碑)가 연세대학교 교정에 세워져 있다. 

책 속에서



· 우리집에는 닭도 없단다. 다만 애기가 젖달라 울어서 새벽이 된다. 우리집에는 시계도 없단다. 다만 애기가 젖 달라 보채어 새벽이 된다.
_‘애기의 새벽’ 중에서

· 왜 떡이 쓴 데도 자꾸 달다고 하오.
_‘할아버지’ 중에서

·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개 갑북 갑북.
_‘호주머니’ 중에서

· 이 개 더럽잖니 아 — 니 이웃집 덜렁 수캐가 오늘 어슬렁어슬렁 우리집으로 오더니 우리집 바둑이의 밑구멍에다 코를 대고 씩씩 내를 맡겠지 더러운 줄도 모르고, 보기 흉해서 막 차며 욕해 쫓았더니 꼬리를 휘휘 저으며 너희들보다 어떻겠냐 하는 상으로 뛰어가겠지요 나 — 참.
_‘개’ 중에서

· 일반은 현대 학생도덕이 부패했다고 말합니다. 스승을 섬길 줄을 모른다고들 합니다. 옳은 말씀들입니다.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하나 이 결함을 괴로워하는 우리들 어깨에 지워 광야로 내쫓아 버려야 하나요. (중략)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 코스모스가 홀홀히 떨어지는 날 우주의 마지막은 아닙니다. 단풍의 세계가 있고, — 이상이견빙지(履霜而堅氷至) — 서리를 밟거든 얼음이 굳어질 것을 각오하라 — 가 아니라, 우리는 서릿발에 끼친 낙엽을 밟으면서 멀리 봄이 올 것을 믿습니다. 노변에서 많은 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_‘화원에 꽃이 핀다’ 중에서

목차

서시 / 자화상 / 소년 / 눈오는 지도 / 돌아와 보는 밤 / 병원 / 새로운 길 / 간판 없는 거리 / 태초의 아침 / 또 태초의 아침 / 새벽이 올 때까지 / 무서운 시간 / 십자가 / 바람이 불어 / 슬픈 족속 / 눈 감고 간다 / 또 다른 고향 / 길 / 별 헤는 밤 / 흰 그림자 / 사랑스런 추억 / 흐르는 거리 / 쉽게 씌어진 시 / 봄 / 참회록 / 간 / 못 자는 밤 / 위로 / 팔복 / 산골물 / 장미 병들어 / 달같이 / 고추밭 / 코스모스 / 아우의 인상화 / 이적 / 사랑의 전당 / 비오는 밤 / 어머니 / 가로수 / 유언 / 창 / 산협의 오후 / 비로봉 / 바다 / 명상 / 비애 / 소낙비 / 그 여자 / 야행 / 산울림 / 귀뜨라미와 나와 / 애기의 새벽 / 해바라기 얼굴 / 햇빛ㆍ바람 / 나무 / 만돌이 / 할아버지 / 개 / 반딧불 / 둘 다 / 거짓부리 / 호주머니 / 겨울 / 닭 / 눈 / 사과 / 눈 / 버선본 / 편지 / 개 / 참새 / 봄 / 무얼 먹구 사나 / 굴뚝 / 비행기 / 햇비 / 빗자루 / 기왓장 내외 / 오줌싸개 지도 / 창 구멍 / 병아리 / 고향집 / 조개껍질 / 투르게네프의 언덕 / 달을 쏘다 / 별똥 떨어진 데 / 화원에 꽃이 핀다 / 종시 / *윤동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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