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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가 임재희 신작소설

임재희 저 | 나무옆의자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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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748855 / 256쪽 145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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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가 임재희 신작소설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위해 전부를 걸어보고 싶었어요. 내게 소설만큼 더럽고 아름다운 것은 없어요.” 이 시대에 책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며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책 내용 어느 날 재경(나)은 4년간 함께 살아온 문우인 영조로부터 둘이 소장하고 있던 책과 집을 모두 팔아치우고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둘의 공간이었던 14평 원룸. 재경은 그 작은 공간에 넝쿨식물처럼 벽에 붙어 쌓여 있는 책들을 인터넷 중고시장에 내다 팔면서 새삼스럽게 ...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가 임재희 신작소설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위해 전부를 걸어보고 싶었어요. 내게 소설만큼 더럽고 아름다운 것은 없어요.” 이 시대에 책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며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책 내용 어느 날 재경(나)은 4년간 함께 살아온 문우인 영조로부터 둘이 소장하고 있던 책과 집을 모두 팔아치우고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둘의 공간이었던 14평 원룸. 재경은 그 작은 공간에 넝쿨식물처럼 벽에 붙어 쌓여 있는 책들을 인터넷 중고시장에 내다 팔면서 새삼스럽게 끝내 폐지가 될 책의 운명에 대해 생각한다. 자신이 썼던 소설과 흠모해 마지않던 작가들의 책이 단돈 천 원, 이천 원으로 매겨지고, 때로는 ‘매입불가’라 표시되는 것을 보며 망연해한다. 영조는 재경에게 책을 판 돈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가겠다고 선언한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아도 괜찮은 건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은 여행이라며. 그리고 재경에게도 아끼던 책을 팔았으니 뭔가 힘이 되어줄 만한 것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영조의 말은 재경에게 마치 계시처럼 들린다. 그는 문득 자신에게 소설가의 꿈을 갖게 해주었던 「비늘」의 작가 한동수를 떠올린다. 습작 시절부터 끊임없이 재경을 자극했던 존재. 재경은 오래전에 한국을 떠났던 그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한동수는 뜻밖에도 미국 하와이에서 살고 있었다. 한때 문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유명 소설가의 모습은 간데없고 세상과 삶에 지친 평범한 이민자의 모습으로 형의 실종을 견디고 있는데……. 안 쓰거나 못 쓰거나 혹은 지금도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사람들 이 시대 소설과 소설가의 운명에 대한 순정한 질문과 통찰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해 떠난 하와이에서 재경은 허름한 노인전용아파트에 살고 있는 동수 모자의 집에 머문다. 그는 동수의 어머니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고풍스러운 도서관을 거닐며 책과 사람들을 들여다본다. 그러다 동수와 가깝게 지내는 노숙자 피터를 알게 된다. 피터는 한때 소설가였으나 자신의 글을 누군가 계속 베낀다는 표절피해망상증에 사로잡혀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재경은 그런 피터에게 연민을 느끼며 그 모습이 자신의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동수 역시 글을 쓰는 삶과는 한참 멀어져 있었다. 어느 날 재경은 동수와 함께 지난날을 회상하다 그에게 혹시 뭔가를 쓰고 있냐고 조심스레 묻는데, 동수는 이렇게 대답한다. “쓰는 걸 가끔 느껴. 쓸 때의 감정, 사물을 볼 때의 내 시선. 자판을 두드리던 밤들. 그런 게 가끔 기억나. 내 몸 안에 여전히 살아 있어. 습(習)처럼. 아끼고 싶어 그런 감정. 정말 뭔가 쓰지 않고는 미쳐버릴 것만 같을 때까지, 내 몸과 딱 달라붙은 언어들이 쏟아질 때까지 나는 오래 기다려볼 참이야. 다시 그런 기회가 안 올 수도 있겠지만. 안 와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 적어도 지금 내 상황이 미칠 지경은 아니라는 것이지.” (158쪽) 동수는 형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기도하며 사는 어머니마저 잃고 싶지 않았기에 어머니와 함께 하와이에서 살게 되었다. 그러다 자주 가던 도서관에서 노트북컴퓨터를 도둑맞는다. 그동안 썼던 소설들은 물론 모든 시간을 견디며 써왔던 글들이 없어졌기에 충격을 받고 글쓰기를 멈춘 것이다. 하지만 재경은 어떻게든 글을 놓지 않으려 한인타운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동수의 노력을 알게 되고, 그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그때, 그러니까 계단을 다 내려간 선배가 몸을 돌리며 내 시야에서 막 사라졌을 때, 눈앞에서 뭔가 꿈틀거리다 사라지는 푸른 등을 본 것만 같았는데, 그런 착각 때문이었는지 그 모습에서 거대한 물고기가 연상되었고, 비늘 조각들이 그의 등에 비밀스럽게 다닥다닥 붙어 있을 것만 같았고, 가끔 그가 어둠 속에 홀로 앉아 비늘을 떼어내 오래 들여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192쪽) 찰나의 순간 드러나는 한 사람의 가장 아프고도 아름다운 본질, 아마도 작가는 그것을 ‘비늘’로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동수의 등단작 「비늘」 역시 그것을 꿰뚫어본 작품이었다. 이 소설에서는 안 쓰는 자(한동수)와 못 쓰는 자(피터), 그리고 힘들지만 무언가 계속 쓰려고 하는 자(재경)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셋은 서로 다르지도 같지도 않은 1명의 소설가로도 느껴진다. 또한 소설가의 미래이며 과거, 동시에 현재임도 알 수 있다. 재경은 넘쳐나는 책들과 노숙인들이 들끓는 도서관에서 비로소 존재 자체로 인간의 존엄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 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글쓰기를 돌아본다. 그가 한동수를 통해 만난 사람들은 세상과 조금 동떨어져 있지만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는, 살아 있는 책들이라는 사실도 받아들이며.

저자 소개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최전방 부대 소대장으로 근무했던 아버지 덕이었다. 서울에서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다 1985년 미국 하와이로 이민을 갔다.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에 재외동포 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언제부턴가 소설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낯선 그 세계에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또 어슬렁어슬렁 기쁘게 길을 잃을지 모를 일이다. 소설『당신의 파라다이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내 말에 수치심을 느꼈다면 언젠가 등단은 할 것 같고요, 내 말에 분노를 느꼈다면 소설가가 되겠네요.”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등단하면 소설가 아닌가. 그런데도 한동수라는 소설가의 입에서 나온 말이어선지 좀 다른 것 같았다.
“등단은 해도 모두가 소설가로 살아가는 건 아니죠. 등단은 절차고 소설가로 살아가는 건 선택이에요.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고도 매일 운전 안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요.”
한동수는 타고난 독설가였다. 말할 때마다 독이 튀었다. 거침없고 게다가 도도했다. 믿기지 않는 것은 그런 모습이 재단한 옷처럼 그에게 너무도 잘 어울렸다. (35쪽)

“(…)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위해 전부를 걸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야 가치 있는 일이 될 것 같았어요.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일은 아름답죠. 내게 소설만큼 더럽고 아름다운 것은 없어요.” (37쪽)

어찌 되었든 동수 선배는 안 쓰고 피터는 못 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했다. 선배는 자의에 의해 피터는 타인에 의해. 그렇지만 그 경계도 모호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타인이므로 자의는 타인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176쪽)

“나는 네가 어두운 터널 속으로 기어들어가지 않은 것이 네 운명을 결정했다고 생각해. 네가 글이라도 쓰는 이유는 그때, 들어가보지 않은 어두운 터널에 대한 유혹 때문이었어. 유혹을 느끼면서도 차마 발을 떼지 못했던 순간의 감정이 너로 하여금 자꾸 다른 세계를 기웃거리게 하는 거야. 그게 네게는 소설이겠지.”
“정말 그럴까?”
“통과한 사람과 기웃거린 사람은 확실히 달라.”
“그럼 선배는?”
“나? 난 둘 다 해봤어.”
“둘 다라고?”
“그러니 안 쓰지. 못 쓰기도 하고.” (204쪽)

선배가 ‘통과한 사람’과 ‘기웃거린 사람’은 확실히 서로 다르다고 말했던 것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고백하자면, 나는 기웃거리는 사람이었다. 뭔가를 온전히 몸으로 통과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슬픔도 분노도 늘 언저리에서 머물다 스스로 타협하고 말았다. 뭐가 두려웠던 것일까. 소설도 삶도 심지어 연애까지도 제대로 뛰어들고 피 흘린 적이 없었다. 끝까지 가본 적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러니 나는 용기 없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았다. (208~209쪽)

당신에게 안부를 전하는 많은 방법에 대해 생각했어. 섬세한 감정의 결을 전하는 데 글보다 더 뛰어난 도구를 나는 아직 알지 못해. 그래서 다시 글이고 우리의 여기야. (226쪽)

아마도 내게 소설이란 염원하면서도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란 어떤 이중성에 대한 고백인지도 모르겠다.
소설가는 자신의 일부이거나 전부인 이야기를 쓴다는 다자이 오사무의 말에 나는 언제나 고개를 끄덕인다. 삼 년 전 첫 책을 내고 비로소 소설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내가 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을 쓰며 사는 삶에 대해서도. 아마도 이 소설은 그 시간들에 대한 내 고뇌와 그리움의 다른 말인지도 모르겠다. _「작가의 말」에서

목차

목차
요술램프와 사라지는 책
순결한 사기꾼
종이의 운명
떠나거나 남거나
부활절에 온 손님
변명
스토리 맨
그 밤의 독서
검정, 소년 그리고 구원
언어의 무늬
도서관 옆 보리수
쓰거나 안 쓰거나 못 쓰거나
여름의 여름
거대한 책
잃어버린 개를 위한 54일
햄버거와 푸른 등
최초의 기억
모두에게 붉은 화분 하나
검은 옷을 너무 오래 입고 있었네
‘I’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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