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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2271 / 272쪽 / 381g / 125 x 195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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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혼돈과 자아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시대의 지성 헤르만 헤세가 바치는 작품

■ 1946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 2004년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 명작 소설 100선>


섬뜩하리만치 정확하게 시대의 신경을 자극한 작품이다.
토마스 만

비교할 수 없는 확고함으로 근본적인 것을 건드리는 작품이다.
알프레트 되블린

서술의 완결이라 칭할 수 있는, 진정한 문학의 표본이다.
슈테판 츠바이크

헤르만 헤세는 194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독일 문학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작가다. 헤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데미안』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나 내면적인 성숙에 이르는 내용을 담은 성장 소설이다. 싱클레어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껍데기를 깨고 내면의 무한한 세계를 찾아가는 혹독한 여정은 불확실성의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이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했다. 청소년기의 깊은 고뇌와 갈등, 자아실현의 과정은 당시 헤세가 몰두하던 정신 분석학의 깊은 사상과 내용이 문학적 형상을 통해 정교하게 형상화되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데미안』은 출간되자마자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청소년기의 심층 심리학에 대한 깊은 조예, 치열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새로운 인간상에 대한 내면 묘사는 비평가들과 독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토마스 만은 <『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의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으며 슈테판 츠바이크는 <완벽한 서술 능력을 보여 주는 순수 문학의 본보기>라고 칭송했다.
『데미안』 첫 출간 당시 헤세는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했는데 그는 이 이유를 <나이 든 아저씨의 낯익은 이름으로 젊은이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으며> 젊은 세대가 <늙은 아저씨>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이 작품을 계기로 삼아 예술적인 변혁을 꾀하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헤세는 이 작품으로 앞날이 촉망되는 젊은 시인에게 수여되는 폰타네 신인 문학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문학가들의 정밀한 문체 분석을 통해 『데미안』의 작가가 헤세임이 밝혀지고, 헤세는 그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상을 반납했다.
더없이 정확하게 시대의 정곡을 찌른 이 작품은 당시의 시대상과 맞물려 있다. 제1차 세계 대전 직후 포화 속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데미안』은 삶의 방향과 가치관의 상실, 혼돈과 변혁의 와중에서 정신적으로 방황하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이 작품에서 헤세는 <모든 인간의 삶은 저마다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고, 길을 가려는 시도이며, 하나의 좁은 길에 대한 암시>라며 인간 개개인의 가치를 중히 여기고 스스로 소망하고 꿈꾸는 바를 실현할 것을 촉구했다. 『데미안』이 거둔 커다란 성공과 엄청난 반향은 시대의 아픔과 고뇌를 정확하게 짚어 내어 절실하고 생생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데미안』은 독자들에게 인생의 가치와 의의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며 자신의 운명이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트 주의 소도시 칼프에서 개신교 목사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마울브론 신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한 후 이어 김나지움에서 학업을 이어나갔으나 포기하고, 탑시계 공장 견습생, 서점 직원으로 일했다. 틈나는 대로 습작을 하다가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를 출간한 이후 1904년에 첫 번째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발표한 후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11년에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한 후 스위스에 정착해 여러 작품을 썼으나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에 반전 활동을 했던 헤세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칼 구스타브 융의 제자 요제프 랑에게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 이후 ‘에밀 싱클레어’라는 익명으로 《데미안》을 발표하여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무렵부터 그림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후 화가로서의 역량도 펼치는 등 예술적 감성을 다양하게 나타냈다. 이후 《싯다르타》,《황야의 늑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유리알 유희》등을 발표했으며 1962년에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뇌출혈로 사망했다. 1946년, 노벨 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역자 소개

1959년 전주에서 태어나서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였으며, 독일 카를스루에 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역서로는 《깊이에의 강요》, 《복수한 다음에 인생을 즐기자》, 《법》, 《기발한 자살 여행》, 《저지대》《치사량》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에 있어서 비유의 기능> 외 다수가 있다. 

책 속에서

실제로 살아 있는 인간이란 무엇일까, 그 어느 때보다도 오늘날에는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알기가 어렵다. 인간은 제각기 누구나 자연의 소중하고 유일무이한 시도인데도, 그런 인간들을 총으로 대량 학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더는 유일무이한 인간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우리 모두를 제각기 단 한 방의 총알로 완전히 세상 에서 없애 버릴 수 있다면, 이야기를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나 모든 인간은 저마다 자기 자신일 뿐만 아니라, 세상의 현상들이 오로지 단 한 번 이렇게 교차하는 지점, 무슨 일이 있어도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유일무이하고 아주 특별한 지점이다. 그런 까닭에 제각기 모든 인간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영원하고 숭고하며, 그런 까닭에 제각기 인간은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살아서 자연의 의지를 실현하는 한 경이롭고 주목받아 마땅하다. 제각기 모든 인간에게서 정신이 형태를 갖추고, 제각기 모든 인간에게서 피조물이 고통을 겪고, 제각기 모든 인간에게서 구세주가 십자가에 못 박힌다.
본문 7면

이제 모든 게 달라졌다. 어린 시절은 내 주변에서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부모님은 나를 당혹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셨고, 누이들은 완전히 낯설게 느껴졌다. 정신은 깨어나면서 익숙한 감정들과 기쁨들을 변질시키고 퇴색시켰다. 정원은 향기를 잃었고 숲은 나를 유혹하지 못했다. 세상은 낡은 물건들을 바겐세일 하듯 맥없이, 매력 없이 둘러싸고 있었다. 책들은 종이였고 음악은 소음이었다. 가을의 나무에서 잎새들이 그런 식으로 떨어진다. 나무는 그걸 느끼지 못한다. 비나 햇살이나 서리가 나무를 타고 흘러내린다. 나무 안에서 생명은 가장 좁고 가장 내밀한 곳으로 서서히 옴츠러든다. 나무는 죽지 않는다. 나무는 기다린다.
본문 93면

종이를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다가 아무 생각 없이 펼치자 거기에 몇 마디 쓰여 있는 게 눈에 뜨였다. 흘낏 그 글을 바라보던 내 눈길이 한 낱말에 꽂혀 떨어질 줄을 몰랐다. 내가 깜짝 놀라 그 글을 읽는 동안, 내 심장은 혹한을 만난 듯 운명 앞에서 움츠러들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나는 그 구절을 여러 번 읽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것은 데미안에게서 온 답장이었다. 나와 데미안 말고는 그 새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그는 내 그림을 받아 보았다. 그는 내 그림을 이해했고, 내가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무슨 연관이 있을까? 그리고 아브락사스란 대체 무슨 뜻일까? 그 구절이 무엇보다도 신경 쓰였다. 나는 그 낱말을 들어 본 적도 없었고 읽어 본 적도 없었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본문 127면

완성된 그림 앞에 앉아 있으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일종의 신상(神像)이나 성스러운 가면처럼 보였다. 반은 남자 같기도 했고 반은 여자 같기도 했으며, 나이를 알 수 없었고, 의지가 강하면서도 몽상적으로 보였고, 경직되었으면서도 은밀히 생기에 넘쳤다. 그 얼굴은 내게 뭔가 할 말이 있었다. 그것은 나의 것이었고 나에게 뭔가를 요구했다. 그리고 누군가를 닮았는데, 누구를 닮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 초상은 한동안 내 모든 생각을 따라다녔으며 나의 삶을 함께했다. 나는 그 그림을 서랍에 숨겨 두었다. 누군가가 그림을 훔쳐보고 나를 놀리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내 작은 방에 혼자 있게 되는 즉시 그림을 꺼내어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이면 침대 위 내 맞은편 벽에 핀으로 꽂아 놓고 잠들 때까지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침이면 내 시선이 맨 먼저 그리로 향했다.
본문 114면

목차

제1장 두 세계
제2장 카인
제3장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
제4장 베아트리체
제5장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제6장 야곱의 싸움
제7장 에바 부인
제8장 종말의 시작

역자 해설 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
『데미안』 줄거리
헤르만 헤세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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