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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틈입자 파괴자

이치은 저 | 알렙 | 201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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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779369 / 452쪽 151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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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치열한 작가 정신, 한국 문단의 가장 이색적인 실험 의식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가 이치은의 5년 만의 신작! 빠른 속도의 이야기 전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정교한 구성. 언어와 소통에 관한 지적인 추리소설, 꿈에 관한 묵시록적인 환상소설 치밀한 구성과 매력적인 문체로 발표되는 작품마다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이치은의 신작 장편이 출간되었다. 『노예 틈입자 파괴자』라는 파격적인 제목의 이 소설은, 꿈과 언어 그리고 소통에 관한 묵시록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 보여준다. 이치은은, 2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과... 치열한 작가 정신, 한국 문단의 가장 이색적인 실험 의식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가 이치은의 5년 만의 신작! 빠른 속도의 이야기 전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정교한 구성. 언어와 소통에 관한 지적인 추리소설, 꿈에 관한 묵시록적인 환상소설 치밀한 구성과 매력적인 문체로 발표되는 작품마다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이치은의 신작 장편이 출간되었다. 『노예 틈입자 파괴자』라는 파격적인 제목의 이 소설은, 꿈과 언어 그리고 소통에 관한 묵시록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 보여준다. 이치은은, 2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과 이어 발표한 일련의 장편을 통해, 독특한 실험 정신과 심도 깊은 주제 의식을 선보인 바 있다.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또한 거대한 (의식) 세계의 파괴 음모를 실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꿈, 언어, 그리고 소통이란 무엇일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치은의 소설들은, 빠른 속도의 이야기 전개와 퍼즐을 맞추는 듯한 정교한 구성이 장점으로 돋보였던가 하면, 실종, 권태, 무의식, 꿈과 같은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서사화하는 데에 탁월했다. 이번 작품 『노예 틈입자 파괴자』 역시 “언어와 꿈, 소통”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다시 말해 “인간이 꿈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의 경계를 넘어선 낯선 세계”(이수형, 문학평론가)를 펼쳐 보인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노예》 《틈입자》 《파괴자》 등은 애초에 꿈의 영역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어디서부터, 왜, 꿈의 영역의 《노예》 《틈입자》 《파괴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실재 세계의 파괴 즉 종말이 일어났을까? 작가는 이를 위해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의 서사를 준비하며 독자들을 이 세계에 초대한다. 꿈에는 주인이 있고 노예가 있으며, 어느 틈엔가 틈입자가 생겨났다. 영화 「토털 리콜」(1990)이나 「인셉션」(2010)은, 등장인물들이 잠을 자는 데에서 주요 전개가 시작된다. 바로 꿈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케이블 TV 드라마 「나인」(2012) 역시 주인공이 향을 피우면 곧 꿈과 같은 구조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 꿈의 세계가 실재 세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곧 독자(관객)들은 깨닫는다. 꿈은 애초에 본인 이외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니까, 꿈에는 꿈의 주인과 그 주인이 상상해낸 노예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런데 『노예 틈입자 파괴자』에서는, 쥐새끼처럼 남의 꿈에 드나드는 틈입자가 생겨났다. 실재에서는 까마득히 잊히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틈입자는 남의 꿈을 들여다볼 수 있지만 꿈에 관여해서는 안 되며, 꿈 바깥에서는 실재의 주인의 기억 속에도 남지 않아, 오랫동안 인간은 틈입자의 존재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꿈과 현실의 기억이 온전히 남아 있는 특별한 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파괴자가 남의 꿈속에서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짓(소통)을 하게 되면, 꿈의 주인이 말을 잃어버리게 된다. 파괴자는 이쪽과 저쪽에 대한 기억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남의 꿈에 마음대로 드나들며 꿈의 주인을 실어증에 빠뜨리게 하는 사악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것은 『노예 틈입자 파괴자』의 작가 이치은이 고안해 낸 소설적 장치이다. 이 장치가 말이 될까? 상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접어둘 수밖에 없다. 주제 사라마구는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오직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눈이 머는 전염병에 걸리는 상황을 그려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년의 고독』의 무대인 마꼰도 마을의 주민들을 집단 불면증에 걸리게 만든다. 이른바 마술적 리얼, 환상적 실재의 세계인 셈이다. 『노예 틈입자 파괴자』 역시, 기본 구조는 남의 꿈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존재, 즉 틈입자라는 ‘마술적 리얼’의 세계에서 출발한다. 그 존재가 파괴자가 되려 할 때에, 인간에게는 어떠한 소통도 어떠한 언어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이 만든 이 거대한 세계는 어찌 될 것인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우수하고 가장 우스운 장난감에 대한 실험과 도전 이 소설은 추리소설적 구조와 환상적 리얼 세계의 설정, 그리고 메타소설의 방식으로 쓰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먼저 추리소설의 구조를 취한 이 소설에는, 틈입자인 주인공이 파괴자인 친구가 낸 수수께끼를 풀어내 실종 상태인 그를 찾아내는 과정이 주요 뼈대를 이룬다. 거기에 친구가 저지른 여러 건의 납치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고, 급기야 친구가 시도하는 ‘인간 세계 파괴의 음모’의 진실을 알아내는 것이 이야기의 줄기이다. 이 추리소설의 구조를 지탱하기 위해, 작가는 수학을 이용한 수수께끼나 바벨피쉬 번역기를 통한 언어 수수께끼, 시나 편지, 메시지를 이용한 단서들을 배치한다. 또한 꿈의 세계에 관한 장치는, 작가가 창작해낸 환상적 리얼의 세계이다. 우리는 익히 「토털 리콜」이나 「인셉션」이라는 영화를 통해, 꿈의 세계에 들어가 이를 조작할 수 있고, 또 꿈 바깥인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상상력을 보아 왔다. 이치은이 설정한 꿈의 주인, 노예, 틈입자 그리고 파괴자라는 구도 역시, 일반인이 꿈에 관해 갖고 있는 상식에 대해 도발한다. 왜 꿈은 환상에 불과한데도 그토록 생생한가? 왜 꿈의 내용은 모두 기억되지 않는가? 왜 나의 꿈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존재들이 등장하는가? 이런 점을 한번이라도 의심해 봤다면, 나의 꿈에 주인인 나와 내가 만들어낸 노예 말고 또 다른 존재, 즉 틈입자라는 존재가 있을 것이란 상상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작가는 이에 더 나아간다. 만일, 틈입자라는 존재가 남의 꿈속을 드나들고 엿보는 데에 그친다면, 의식과 무의식의 질서는 그럭저럭 유지될 것이다. 그런데, 틈입자 중에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자가 나타나 꿈의 세계에 균열이 일어난다. 급기야 위험한 장난은 거대한 파괴의 음모로 발전한다. 그 파괴자는 인간의 발명품인 언어를 없애고자 한다. 꿈속의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꿈의 주인은 실재 세계에서 말을 잃게 되는 것(실어증)을 발견한 것이다. 세 번째로, 이 소설은 메타소설의 방식을 취한다. 소설의 화자이자 기록자인 ‘나’는 소설의 주인공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이다. 또, ‘나’는 주인공의 일기장을 보아 그것을 옮겼고, 도서관의 기록을 찾아 주석을 달았고, 할머니의 기억을 통해 글을 써나간다고 하였다. 소설 속의 화자가 옛날이야기를 전해 주는 방식으로 쓰인 메타소설이다. 이치은 작가는 ‘나’를 통해, 끊임없이 소설 속 이야기가 가공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다고 주의를 환기하며, 주석 작업을 통해 이야기의 신빙성을 더하기도 하며, 또 다른 소설적 재미를 가미한다. 또 이치은 작가의 본명인 이창현을 소설 속의 한 등장인물로도 가공한다. 20세기의 위대한 맹인 기록자 보르헤스의 짤막한 글 「1983년 8월 25일」은 꿈속에서 미래의 자신과 만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꿈속에서 두 명의 나는 (젊은 나와 미래의 늙은 나) 서로 이 꿈이 자신의 꿈이라고 다툰다. 즉, 둘 다 자신이 그 꿈의 주인이라고 다투는 것이다. 또 보르헤스는 「보르헤스와 나」라는 글에서는, “나는 우리 둘 중에서 누가 이 글을 쓰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현대 소설의 한 경향 중에 메타픽션의 의식을 잘 드러내는 전형의 글이다. 이 소설의 형식 또한 소설에 대한 소설 쓰기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 소설 속에는 주인공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노예 틈입자 파괴자』의 진정한 주인공은 역시 언어와 꿈이라고 볼 수 있다. 줄거리 이 옛날이야기는 주인공인 차인형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인 ‘나’의 기록에서

저자 소개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1998년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로 제22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당시 “고안력이 뛰어난 작품”, “상투적 교훈을 배격하는 문장의 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 “소설 문체의 매력”(조성기/소설가) 등 치밀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높이 평가받으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았다. 
2003년 『유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2009년 『비밀 경기자』, 2014년『노예 틈입자 파괴자』를 발표하였다.

책 속에서

이건 아주 먼 옛날이야기이다.

서기 1900년부터 2000년 사이 지구 위에 서식하고 있던 사람들의 80퍼센트 이상이 말을 할 수 있었고, 50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글을 쓰거나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조금만 과장하자면 ‘문명의 혜택’이란 이름의 피폭을 받은 20세기 사람들의 대부분이 말이나 문자를 이용하여 서로 ‘소통’을 했다는 말이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지금 여기엔, 말도 글도 그리고 소통도 더는 없다. 사라져 버렸다, 거의 완전하게. 나는 평생 한 번도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문자의 뜻을 이해하거나 쓸 줄 아는 사람은 더러 본 적이 있지만, 그들도 대부분 죽을 때가 되면 죽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보시다시피 여기 종이 위에 문자를 적고 있다, 마치 그 파괴 이전의 옛날 사람들처럼 말이다. 마치 옛날 사람들처럼, 나는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려고 한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기록을 한다고 해도 옛날처럼 누군가 읽어줄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여기 지금 내 곁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읽지 못한다, 읽지 못하고, 읽지 않을뿐더러, 읽을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더욱이 읽을 만한 것들도 이젠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종이들은 찢어졌고, 종이 위에 묻어 있던 잉크들도 지워져 버렸다.

왜냐고? 그런데도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냐고?

다행히, 아무도 내게 그런 것을 묻지 않는다, 물을 수 없으니까.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문자를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뭔가를 기록하려는 행위를 즐긴다는 사실을 안다. 그냥 안다. 그것이 별난 행위라는 것을 그들도 분명히 지각하고 있지만, 누구도 나를 방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게 다다.
하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읽거나 쓰는 일에 과도하게 집착했다. 그랬다고 한다. 물론 그건 이제 다 지나가 버린,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는, 옛날이야기이다.

그렇다, 이건 옛날이야기이다. 나는 옛날 사람들처럼 옛날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아무런 집착도 아무런 방해도 아무런 기대도 없이 말이다.
— 본문 중에서

목차

목차
프롤로그
노예
틈입자
파괴자
에필로그
주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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