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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브라 기억의 원점

이치은 저 | 알렙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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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 그리고 두 가지 시간에 관한 이야기!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 앞에 놓여진 다른 사람의 신분증 4장의 비밀은?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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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779550 / 335쪽 144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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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흥미진진한 추리 구조로 완성된 망각-기억의 서사체, 그리고 문학적 알레고리 이치은 소설은 늘 독자의 능동을 요청한다. 읽으면서 단지 화자의 입술을 좇는 게 아니라, 뛰어넘고 앞질러 지도 그리는 힘. 이치은 소설은 세계가 자신을 기록하지 않는 부조리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고발이자 처방이 된다. -장은수(문학평론가)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 그리고 두 가지 시간에 관한 이야기 어느 날 키브라 호텔 방에서 깨어난 나는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런데 내 앞에는 다른 사람의 신분증 네 장... 흥미진진한 추리 구조로 완성된 망각-기억의 서사체, 그리고 문학적 알레고리 이치은 소설은 늘 독자의 능동을 요청한다. 읽으면서 단지 화자의 입술을 좇는 게 아니라, 뛰어넘고 앞질러 지도 그리는 힘. 이치은 소설은 세계가 자신을 기록하지 않는 부조리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고발이자 처방이 된다. -장은수(문학평론가)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 그리고 두 가지 시간에 관한 이야기 어느 날 키브라 호텔 방에서 깨어난 나는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런데 내 앞에는 다른 사람의 신분증 네 장이 놓여 있다. 신분증의 주인들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자신이 연쇄살인범일지 모른다고 추리한다. 기억을 잃어버린 현실에서 진실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 그리고 기억들이 조금씩 돌아오면서 거꾸로 자신의 진짜 혹은 가짜 정체에 대해 나아가는 시간. 두 가지 시간 중에, 진짜 시간과 진짜 기억은 무엇일까? 그리고 가짜 기억을 조작하여, 그를 조롱하는 진짜 살해범은 있는가? 흥미로운 추리소설적 구성과 전개 그리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이루어 온 작가 이치은의 신작 장편이 출간되었다. 꿈과 언어 그리고 소통에 관한 묵시록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 보였던 『노예 틈입자 파괴자』(2014) 이후 1년 만이다. 이번에는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신작 『키브라, 기억의 원점』은 기억/기록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연쇄살인범이 된 한 기억상실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아 가면서 느끼는 공포를 그려 보이고자 했다. 소설의 내용은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개와 흡사하다. 는 기억의 불완전성, 기억과 기록 사이의 불일치나 조작 가능성을 통해, 진실과 허위의 지적 게임을 하고 있다. 기억상실자가 기억의 불완전성 때문에 기록(에서는 메모, 에서는 일기)을 통해, 진짜 자아 즉 정체에 나아가면서 진실과 허위의 지적 게임을 벌인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구조를 갖는다. 그런데, 에서는 ‘자신’이 살인범을 쫓는 형사이거나 복수극의 주인공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 앞에는 주인 잃어버린 신분증 네 장이 놓임으로써, 그리고 자신이 그들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단서가 잇달아 발견됨으로써, 자신이 연쇄살인범으로 암시된다. 그렇다면 자신이 살인범이라는 ‘무서운 진실’ 앞에 점차 기억을 되찾아 가는 인간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공포의 감정일까? 안도의 감정일까? 그런데, 이치은 작가는 거기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소설에서 ‘나’는 연쇄살인범이 될 수 없다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을 넣음으로써, 즉 거짓-조작 설정을 넣음으로써, 또 다른 반전을 향해 치닫게 한다. 이러한 소설 구조 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드러난다. 이치은 씨는 “내가 한 (살인) 행위”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는 한 인물을 그려냈다. 어떤 한 화가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치자. 그는 자신이 그렸을지 모르는 그림들을 다시 본다. 그리고 몇 가지 이유와 논거들을 수집한 후, 그 그림들을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그 그림들은 그가 그린 것이 아니라고 폭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믿지 못하여 기록을 남긴다. 그런데 그 기록(사실)마저 조작될 수 있는 것이라면, 과연 진짜와 가짜를 놓고 인간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만일 다른 사람들의 증언대로 따르자면,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자기기만이 아닐까? 고(故) 천경자 화백과 관련된 위작 논란, 최근 있었던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과 빗대어 볼 여지가 있다. 은 확실히 살인자-살인 행위-추적-사건 해결의 구조를 지닌 추리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작가는 이러한 심연의 근저에 자신의 주제 의식을 심어놓았다. 작가가 등장인물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문학적 알레고리의 함의는 여기에 있다. 이치은 작가는 소설 집필 배경에 관하여 나눈 편집자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저는 제가 썼던 소설을 잘 읽지 못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럴 테지요. 그런데, 만일 저에게 기억상실이 왔다고 칩시다. 그러면, 제가 썼을지 모를 소설을 제가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거기에는 세 가지 양상이 있습니다. 제가 읽었을 때, 하나는 아주 잘 쓰인 소설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은 제 소설들입니다. 둘은, 아주 잘 쓰인 소설인데 제가 쓴 것이 아닙니다. 셋은, 제가 쓴 것인데 아주 형편없는 겁니다. (넷은, 아주 형편없는 소설을 남이 쓴 것일 텐데, 이는 제 소관이 아니겠죠.) 이 마지막 상황이 저를 끊임없이 쥐고 흔듭니다. 글을 쓰는 욕망과 또 그 글이 출판되어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욕망에 딴죽을 거는 거죠. 이게 과연 쓸 만한 혹은 읽힐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이냐는, 제가 읽을 수 없으므로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거죠.” 작가가 자기 글에 대해 저작권을 주장한다는 것과, 그 글이 형편 있느냐/없느냐는 다른 기준선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자신의 소유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허위냐의 기준으로 판별해야겠지만, 그 글이 형편 있느냐/없느냐는 해석의 차원이다. 작품 에서는 자신이 저질렀을지 모를 살인 행위에 대해 추적해 나가면서, (연쇄살인범일지 모르는) ‘나’가 급기야는 살인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조롱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다. 첫 번째, 나는 살인범이고 그 살인의 방식은 완벽했다. 두 번째, 그 살인의 방식은 완벽했지만 그 살인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세 번째, 나는 살인범이지만 그 살인의 방식은 형편없었다. (역시 네 번째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이 결과들 중에서, ‘나’는 결국 세 번째 결과 즉 나는 살인범이지만 형편없는 살인자라는 사실을 ‘믿게’ 된다. 결국 ‘나’의 내면에는 ‘공포’라는 감정이 자리 잡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조롱’하게 된다. 읽을 수 없는 책들에 대한 공포감, 쓰지 못한 소설들에 대한 죄책감 이치은 작가는 소설 구조를 늘 고심하여 고안해 낸다. 와 는 꿈의 논리 구조를 따랐으며, 는 언어의 구조를 따랐다. 이번 소설 은 기억의 논리 구조를 따르고 있다. 기억상실자를 등장시킨다. 기억상실자에게는 과거의 기억이 상실됨으로 인해, 지나간 시간을 읽어내려 한다. 즉 현재의 시간을 새로운 사실들이 아닌, 과거를 재구성하는 데에 온전히 바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모든 선형적인 시간의 자료들이 과거를 향해서만 투여된다는 것, 즉 거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사실들은 그 과거의 기억 찌꺼기들과 충돌하게 된다. 자신이 밝혀낸 과거가 내 과거가 아니라면? 이 무섭고 공포스러운 구도 앞에, 작가는 특히 연쇄살인과 같은 흉악 범죄를 자신의 것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느냐는 극악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세계가 자신을 기록하지 않는 부조리 속에서 작가가 던진 물음 평론가 장은수 씨는, “소설에 생겨난 검은 구멍들이 독자의 머릿속에서 선명해지는 망각-기억의 서사체가 독특하게 이룩된다. 이로써 이치은 소설은 세계가 자신을 기록하지 않는 부조리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고발이자 처방이 된다.”라고 평하였다. 이치은 작가는 자신이 쓰지 못했던 과거의 소설들에 대한 죄책감을 표현해 낸다. 감히 글이라는 것을 쓰고 있는 나를 위해서 보르헤스의 말을 이렇게 바꾸어 볼 수 있겠다. “컴퓨터에 글을 쓰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나 역시 쓰다 만 글들 모두를 마치지 못한 데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내 1테라바이트짜리 하드에도 역시 더러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더러는 그 부끄러움의 추억이 또렷한 죄책감들이 존재한다.

저자 소개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1998년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로 제22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당시 “고안력이 뛰어난 작품”, “상투적 교훈을 배격하는 문장의 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 “소설 문체의 매력”(조성기/소설가) 등 치밀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높이 평가받으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았다. 
2003년 『유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2009년 『비밀 경기자』, 2014년『노예 틈입자 파괴자』를 발표하였다.

책 속에서

보르헤스는 「신학자들」이란 단편에서 이렇게 썼다. “서재를 가지고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아우렐리노는 소장하고 있는 책들 모두를 읽어 보지 못한 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간신히 그렇게 불릴락 말락 한 내 서재에도 더러는 아주 오래 묵은 더러는 갓 짠 오렌지처럼 싱싱한 죄책감들이 잔뜩 꽂혀 있다.
하지만 이건 상황이 좀 나은 편이다. 내게는 ‘읽어 보지 못한’이 아니라 ‘읽을 수 없는’ 책들도 존재한다. 죄책감이 아니라 천형(天刑)과 같은 책들. 내 늘 부끄러운 절망 혹은 쾌락(주이상스?)의 근원.
감히 글이라는 것을 쓰고 있는 나를 위해서 보르헤스의 말을 이렇게 바꾸어 볼 수 있겠다. “컴퓨터에 글을 쓰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나 역시 쓰다 만 글들 모두를 마치지 못한 데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내 1테라바이트짜리 하드에도 역시 더러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더러는 그 부끄러움의 추억이 또렷한 죄책감들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하드 속 죄책감은 서재 속 죄책감보다 더 쓰라리고 더 탈출하기 쉽지 않다.
나는 이제 막 내 하드 속 죄책감 하나를 집어 감옥 속에 수감했다. 영원히 나올 수 없는 감옥.
사람은 늙으면 까닭 없이 친절해지는 법이다. 아니, 어쩌면 친절해질 만한 일이 늘어나는 것일 수도.
(333-334쪽, 작가 후기 중에서)


1장
나는 키브라 호텔의 한 방에서 한낮에 일어나 기억을 잃었다. 그리고, 내 앞에 놓인 네 장의 신분장의 주인들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정신을 차린 곳은, 아니 정신을 놓은 그곳은 화려한 호텔방이었다. 나는 한낮에 일어났더니 모든 걸 송두리째 잊어버렸다.”

2장
나는 내가 저질렀을지 모를 살인의 목록을 적어 나갔다.
“두 건의 반사회적인 살인이 일어났고 그 두 명 희생자의 신분증명서가 지금 내 주머니에 있다.”

3장
나는 내가 살인범이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를 찾기로 했다.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내가 살인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니라 확실한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했다.”

4장
꿈은 넝마주의일까? 전조일까?
“만약 넝마주이 혹은 사진첩이 정답이라면 나는 내 과거를 발견하기 위해 꿈을 조사해야 할 것이다. 만약 예언자 혹은 수정구가 정답이라면 나는 내 미래를 발견하기 위해 꿈을 조사해야 할 것이다.”

5장
나는 어제의 기록과 오늘의 기억 사이 길을 잃었다.
“어제 일기는 내가 그저께 창고를 떠나며 네 번째 신분증명서 속 남자에게 내 미래는 마치 기억처럼 정확하지, 그렇지 않니?라고 물었다고 진술하는데, 나는 그게 얼마나 진실된 것인지 의심스럽다.”

6장
나는 체포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바라는 건 자수였다.
“이제는 만일 귀하께서 제 진술을 보시고 제가 진범이라는 것을 확신하시고 저를 체포하러 아래의 주소로 와 주신다면 물론 저는 행복하겠습니다.”

7장
모든 것은 키브라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왠지 이게 내 행운의 끝이 아닌 것 같았다. 이게 시작이야. 확실해. 나는 내 다음 행운을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목차

목차
작가의 말
1장(3월 28일~4월 7일)
한낮에 일어나 기억을 잃다 / 키브라에서 웨이터를 만나다 / L 문구점에서 지도를 사다 / 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다 / 웨이터가 화를 내다 / 붉은 동그라미의 의미를 이?해하다 / 도서관에서 죽은 남자 때문에 비난을 받다 / 플래티넘 고객에게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다
2장(4월 10일~4월 20일)
6번 출구를 퇴로로 정하다 / 죽은 남자 대신 여자가 전화를 받다 / 어떤 것도 살인을 위안할 수 없다 / 운전은 어렵지 않다 / 식물학자, 정원사, 그리고 연쇄살인범 / 그러므로 운전사는 살해당하지 않았다 / 납골당이 내게 '안녕' 하고 인사하다 / 연두색 레인코트를 다시 만나다
3장(4월 22일~5월 5일)
꿈에서 새장을 향해 총을 쏘다 / 살인범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 일곱 군데 볼링장을 찾아 떠나기로 하다 / 너를 욕실에 가두고 나는 볼링을 쳤지 / 지도가 날아가 버리다 / L 문구점에서 다시 지도를 사다 / ‘안녕’을 ‘인녕’으로 바꾸다 / 여자가 원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 연두색 레인코트를 기다리다 /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다
4장(5월 5일~5월 15일)
가짜 하얀 비둘기가 나오는 꿈을 꾸다 / 생활체육실-5를 발견하다 / 미모사를 당기다 / 신선한 시체에 대해 불만을 갖다 / 자동차의 시종, 돈 냄새를 맡다 / 수영장에서 웨이터와 대화를 나누다 / 공주가 사라지다 / 공주의 실종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5장(5월 19일~5월 29일)
웨이터가 사라지다 / 키브라의 뒷면에서 구토를 하다 / 네 번째 남자를 만나다 / 어제의 기록, 오늘의 기억 / 웨이터의 집에 침입하다 / 헬싱키는 더 이상 헬싱키 볼링장에 없다 / 새벽 2시 반에 노래 가사를 옮겨 적다 / 헬싱키를 위한 특제 에그타르트 / 코인로커를 열다
6장(5월 31일~6월 12일)
꿈에서 달의 뒷면을 보다 / 이제 거의 다 왔다 / 지도의 귀퉁이를 자르다 / 나선형 철제 계단을 타고 내려가다 / 나선형 철제 계단이 사라지다 / 경찰에게 편지를 쓰다 / 우체국에서 노랑 장화를 신은 뚱보를 만나다 / 화장실에서 경찰을 기다리며 일기를 쓰다
7장(6월 13일)
키브라, 기억의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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