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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 하

허먼 멜빌 저 | 강수정 역 | 열린책들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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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2158 / 478쪽 128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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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 『모비 딕』은 1851년 10월 <고래>라는 제목으로 런던에서 출간된 후 제목을 바꾸어 11월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자칭 소설이라는데, 말할 수 없이 독특하고 대단히 과장이 심하다. 몇몇 부분은 매력적이고 묘사가 생생하다.> 『모비 딕』이 처음 발표됐을 때, 런던에서 발행되는 『리터러리 가제트』라는 문학 전문지에 실린 비평의 한 구절이다. 헤브라이어부터 에로망고어에 이르는 어원과 <성속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수집한> 인용들로 시작해서 극적인 서사와 박물학적인 정보, 그리고 내면의 성찰을 아우르는 이 책은 정확한 장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 정도로 낯설고 파격적이었으며, 그런 만큼 평가도 극명하게 갈렸지만 그 누구도 멜빌의 텍스트가 <독보적>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인하지 않았다. 모험담과 철학적 사유, 종교와 문학적 견해, 비유와 상징이 어우러진 『모비 딕』은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이며,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세계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열망을 지적인 탐구와 문학적 성취로 완성해 낸 걸작이다. 멜빌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바다 생활과 포경업 전반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이 『모비 딕』을 통해 항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고래의 추격과 포획, 기름을 추출하고 지방을 분리하고 정유하는 과정까지 19세기 미국 포경업의 실상과 역사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서사의 리얼리즘과 별개로 고래에 대한 세밀한 탐구와 박물학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생물학과 해부학, 골상학은 물론이고 신학과 법률학, 사회학적인 측면에서까지 전 방위적으로 고래를 고찰하고, 희곡의 형식을 차용하는가 하면 화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독백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변화가 시도된다. 또한 주인공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에이해브와 모비 딕 사이에 벌어지는 형이상학적인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이해할 것인가, 신의 뜻을 놓고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스타벅의 갈등에 주목해 기독교적 함의가 가득한 텍스트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비극적인 영웅의 면모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모험의 전말을 관찰하고 홀로 살아남아 그것을 기록한 이슈마엘의 철학과 성찰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인가. 곳곳에서 등장하는 예언가들과 스쳐 가는 배의 선장들, 항해사와 작살잡이들은 물론 핍과 맨 섬 노인, 양털 영감, 목수와 대장장이 등은 또 어떤가. 이와 같이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한편 핵심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해 준다. 종교적, 사회적 편견을 타파하라 화자인 이슈마엘부터 시작해서 에이해브, 일라이저, 가브리엘, 빌대드와 레이철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의 이름을 두루 차용하며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도 해당 인물의 성격이나 인물들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추측할 수 있도록 쓰인 『모비 딕』은 전반적으로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토대 위에 놓여 있다. 출판 당시 부정적인 의견이 평가를 압도하며 끝내 외면을 받게 된 데에는 독자들이 『모비 딕』에서 기독교에 대한 멜빌의 불경한 태도를 감지한 탓도 적지 않았지만, 실제로 멜빌은 포경선 항해 중에도 틈틈이 성경을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멜빌은 종교는 물론이고 인종에서도 근거 없는 우월감이나 배타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인종에 대한 멜빌의 이런 생각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인물이 바로 퀴퀘그다. 이슈마엘은 전형적인 야만인이자 식인종이며 이교도인 퀴퀘그와 어쩔 수 없이 침대를 함께 써야 했을 때 한밤중에 비명을 지르며 소동을 일으킬 정도로 두려움을 느끼지만, <문명의 위선이나 허울 좋은 기만 따위가 도사리지 않은> 퀴퀘그의 천성은 산산이 갈라졌던 이슈마엘의 가슴을 달래 주고 세상에 저항하던 성난 손을 어루만져 준다. 이슈마엘은 급기야 이웃이 내게 해주길 바라는 대로 이웃에게 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우상을 섬기는 퀴퀘그의 예배에까지 동참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내용은 멜빌이 1841년에 남양 포경선인 애큐시넷호를 타고 뉴베드퍼드를 떠났다가 이듬해에 마키저스 군도에서 배를 버리고 탈주한 후 타이피 섬의 식인종들과 한 달을 지낸 경험에서 비롯한다. 멜빌은 그때의 경험 덕분에 백인들이 타인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이를 작품 속에도 반영하여 자신이 깨달은 바를 전하고자 한다.

저자 소개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가 열두 살 때 부유한 무역상이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죽자 가세가 급격히 기운다. 학교를 그만두고 가게 점원, 은행원, 농장 일꾼, 교사 등을 전전하나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무역선과 포경선, 군함을 타고 남태평양 여기저기를 떠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이피』(1846) 『오무』(1847) 같은 해양모험소설을 발표해 호평을 받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문명 비평과 사회 풍자를 담은 실험작 『마르디』(1849)를 발표하면서 평론가들에게 냉대받고 책 판매도 부진해 생활고에 시달린다. 그의 최고작이자 미국 현대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모비 딕』(1851) 또한 그가 죽을 때까지 초판 삼천 부도 채 팔지 못했을 만큼 외면받는다. 절망과 분노 속에서 은둔하면서도 그는 자신이 속한 시대와의 갈등 그리고 창작의 고뇌를 담은 『피어』(1852) 「필경사 바틀비」(1853) 등의 뛰어난 중단편과 장편, 그리고 방대한 시편을 발표한다.상징이 풍부한 작품들로 미국 사회와 서구 문명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과 비판의식을 보여준 허먼 멜빌은 1920년대에 이르러 재평가되면서 오늘날 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고 있다.


저서 《백경》, 《모비딕》, 《필경사 바틀비》, 《타이피》, 《오무》, 《피어》, 《마르디》


 

역자 소개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모비 딕』, 『마지막 기회라니?』,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별별 학교 지구촌 친구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우리 시대의 화가』,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 일기』등이 있습니다.

책 속에서

자, 여기 커다란 고래 두 마리가 머리를 맞대고 누웠으니, 우리도 그 틈에 끼어 머리를 눕혀 보자.
당당한 2절판 바다 괴물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건 단연 향유고래와 참고래다. 인간이 본격적으로 사냥하는 것도 이 고래들뿐이다. 낸터컷 사람들은 두 고래를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고래의 두 극단으로 여긴다. 외관상 차이점은 주로 머리에서 관찰되는데, 마침 두 고래의 머리가 피쿼드호 뱃전에 매달려서 갑판을 거니는 것만으로 이쪽저쪽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으니, 실용 고래학을 연구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는가?
일단 두 머리의 일반적인 차이는 첫눈에 확연히 느껴진다. 확실히 둘 다 엄청나게 크지만, 향유고래는 수학적인 대칭이 분명한 반면, 안타깝게도 참고래에게서는 그걸 찾아볼 수 없다. 향유고래의 머리에는 그 밖에도 더 많은 특징이 있다. 향유고래의 머리를 보면 전체적으로 위엄이 넘친다는 점에서 향유고래의 어마어마한 우월함을 무심코 인정하게 된다. 이번 경우에도 오랜 연륜과 풍부한 경험을 나타내는 정수리의 희고 검은 점들 때문에 위엄이 한결 고조된다. 간단히 말해, 향유고래는 고래잡이들 사이에서 <회색 머리 고래>로 통하는 바로 그 고래다.
(하) 본문 79면

 

목차

어원
발췌
모비 딕

역자 해설: 부조리한 사회를 전복하는 거대한 문학의 힘
허먼 멜빌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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