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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스테판 에셀 저 | 목수정 역 | 문학동네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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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스테판 에셀, 그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 "절망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바로 그때, 나는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에 대한 믿음을 품었다" - 에디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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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21182 / 300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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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분노하라』라는 작은 책 한 권으로 세계인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깨고 양심을 뒤흔든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 그의 마지막 자서전! “혹시 우리는 너무 쉽게 ‘멘붕’과 좌절을 말한 것은 아닌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희망을 불신하게 된 그대에게 “우리는 이 비열한 도살장에서 유일한 무기로 여겼던 민주주의가 승리하게 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절망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바로 그때, 나는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에 대한 믿음을 품었다.” _본문에서 『분노하...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분노하라』라는 작은 책 한 권으로 세계인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깨고 양심을 뒤흔든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 그의 마지막 자서전! “혹시 우리는 너무 쉽게 ‘멘붕’과 좌절을 말한 것은 아닌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희망을 불신하게 된 그대에게 “우리는 이 비열한 도살장에서 유일한 무기로 여겼던 민주주의가 승리하게 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절망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바로 그때, 나는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에 대한 믿음을 품었다.” _본문에서 『분노하라』라는 작은 책 한 권으로 세계인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깨뜨린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이 2012년 발표한 마지막 자서전이 출간된다. 지난 2월 27일, 향년 95세로 타계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붐이 일고 있다.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는 스테판 에셀이 세상을 떠나기 1년여 전인 2012년 프랑스에서 발표한 자서전으로, 원제는 “Tous comptes faits... ou presque”, ‘이제 모든 것을 말하지요… 거의 모든 것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현재 파리에 살고 있는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목수정이 번역했다. 마치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 진보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불꽃같은 신념으로 자신의 지난 삶을 낱낱이 회고한 그의 마지막 자서전은 우리의 잠자고 있던 양심을 뒤흔드는 잠언들로 가득하다. 그는 몸에서 서서히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고 여전히 자본주의의 폭력과 난맥상을 지켜보면서도, 세상은 진보해왔으며 여전히 더 큰 진보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었다. 또한 그것은 그가 낙관적이거나 절대적인 좌파여서가 아니라, 자신의 현실주의가 역사의 진화를 명백히 관찰한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에셀의 사후 그를 프랑스 국립묘지인 팡테옹에 안장하자는 청원서를 올린 정치가들에는 좌파와 우파가 따로 없었다. 에셀이 지지해온 사회당과 녹색당은 물론 우파인 대중민주연합의 정치가들까지그의 죽음 앞에 고개 숙였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스테판 에셀은 ‘프랑스의 사상’ 그 자체”라고 추모했다. 그가 진영을 넘어 이렇게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굳건한 믿음, 그리고 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교조적인 관점을 벗어나 미래 세대와 소통하고 교감한 열정 때문이었다. 이 책에는 그가 이러한 사상을 구축하기까지 그의 생에 영향을 미친 수많은 만남과 모험이 펼쳐진다. 그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자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며 자유와 행복을 향해 질주해 영화 의 여주인공 모델이 된 어머니 헬렌 그룬트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메를로퐁티, 다니엘 컨벤디, 에드가 모랭 등의 사상가들과의 전율 어린 만남, 그리고 그의 나이 열일곱 살 때 서른네 살이었던 ‘친구의 어머니’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이야기를 비롯해, 그의 생애 단 한 번 찾아온 동성애 경험 등 그 자신의 아주 특별한 사랑의 연대기가 담겨 있다. ‘분노하라’라는 강력한 슬로건과 레지스탕스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스테판 에셀의 인간적인 매력, 그리고 『분노하라』가 불러일으킨 세계적인 돌풍 이후, 스테판 에셀이 젊은 세대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 마지막 자서전에 응축되어 있다. “그는 체 게바라도, 마르크스도, 부르디외도 아니었다. 그저 행복에 대한 취향과 정의에 대한 각별한 신념을 가진 콧구멍에서 늘 흥이 넘쳐나는 한 은퇴한 외교관이었을 뿐. 전 세계가 그를 에워싸고 그의 말을 들으며 열광했던 것은 그 말 속에 새로움이 담겨 있어서가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삶이 뿜어내는 생명력과 환희에 넘치는 기운이 모두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는 매혹의 화신이었다. 에셀은 손끝까지 저려오는 충만한 개인의 행복이 끊임없는 패배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활동가의 삶과 얼마나 조화롭게 병행될 수 있는 것인지를 명료하게 보여주었다. 그의 존재 자체가 포근한 위로를 전하는 것은 바로 삶과 투쟁이 화해할 수 있게 해준 그의 한 세기의 삶이 모두에게 한없이 큰 소중한 선물이기 때문이다.”_목수정, ‘역자 서문’ 중에서 “사랑을 사랑하라, 감탄에 감탄하라!” 스테판 에셀, 콧구멍에서 흥이 넘쳐나는 한 매혹적인 투사의 일대기 에셀은 한 인간이 어떻게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을 막연히 기다리지 않고, 진정 100% 청년으로 살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의 1세기에 가까운, 충만하고도 활력으로 가득하던 삶이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100살까지 산 레비스트로스나 얼마 전에 죽은 대처가 오히려 그들의 죽음이 그들이 한때 살아 있었음을 알렸다면, 에셀은 94세에 발표한 이 책이 하나의 증거물이듯, 죽음을 앞둔 그 마지막 호흡까지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눈 삶이었다. 지식의 감옥에 갇히거나 안온한 노년의 평화 속에 주저앉지 말고 참여하는 것, 맹렬히 세상을 움직이는 노를 젓는 하나의 손이 되는 것, 우리가 믿는 진리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그가 한 세기를 줄곧 청년으로 살아낸 첫번째 비법이라면, 또하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 책에는 그간 그의 사상과 행보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그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어머니 헬렌 그룬트는 남편 프란츠 에셀을 여전히 사랑하면서도 훗날 영화 의 원작자가 된 소설가 앙리피에르 로셰와 열렬한 사랑에 빠져들었다. “앙리피에르 로셰를 질투했던가? 내 어머니는 그의 아이를 갖길 필사적으로 원했고, 만일 아이가 생겼다면 나와 내 형을 두고 또다른 사랑을 완전하게 체험하기 위해 떠나갔을 것이다. 내 어머니는 두 아이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품고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그보다 더 절대적인 열정을 위해 두 아이를 희생시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니다, 나는 질투하지 않았다. 나는 어머니가 나누는 사랑을 곧바로 지지했다. 어머니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나는 어머니를 보호할 것이며 그들의 계획이 실패한다 해도 어머니의 연인 또한 내게 소중한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다.” _「사랑을 사랑하라, 감탄에 감탄하라」 중에서 그는 세인의 시선으로는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어머니의 자유분방한 사랑을 지켜보며 독점하지 않고 질투하지 않는 사랑을 배웠다. 스테판 에셀에게 ‘사랑’은 쉽사리 규정할 수 없는 다채로운 빛깔을 띠고 있었다. 그가 열일곱 살 때, 서른네 살 난 ‘여자친구의 어머니’와 연인관계로 지내며 “아직 성을 경험하지 않은 17세 소년이 여성의 몸에 대해 꿈꾸는 모든 비밀”을 깨우치게 된 일, 또한 제2차세계대전 중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모른 체해주었고, 아내가 그 관계를 정리한 이후에는 오히려 그 남자와 진한 우정을 나눈 이야기, 삼십대 초반에 만난 한 여인과 평생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었고 일흔이 넘어 아내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그 여인과 재혼한 이야기 등, 에셀의 기이하고도 비범한 사랑의 여정은 어쩌면 그 어머니로부터 기원한 것인지도 모른다. 심지어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극단적인 제약이 가해진 전쟁중에도, 스테판 에셀은 아주 특별한 사랑을 체험한다. 그의 나이 스물두 살, 제2차세계대전 중에 프랑스에 아직 남아 있던 유대인들을 미국으로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던 한 미국인 남성과 동성애를 경험한 것이다. 거의 한 세기를 살아낸 이 자유롭고 인간적인 혁명가는 더이상 숨길 것도

저자 소개

스테판 에셀은 94세의 레지스탕스 투사이자 사회운동가. 출간 7개월 만에 2백만 부를 돌파한 《분노하라》는 전 유럽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켰다. 1917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7세에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했다. 1939년 파리 고등사범학교에 입학, 선배 사르트르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았으나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입대한다. 드골이 이끄는 ‘자유 프랑스’에 합류해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 활약하다가 1944년 파리에 밀입국해 연합군의 상륙 작전을 돕던 중 체포된다.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으나 극적으로 탈출한다. 전쟁이 끝난 후 외교관의 길을 걷는다. 1948년 유엔 세계 인권 선언문 초안 작성에 참여하고,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 유엔 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 등을 역임한다. 퇴직 후에도 인권과 환경 문제 등에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사회운동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화 영역에서 일을 하다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문화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이후, 줄곧 파리에 거주하며 한국 사회 속 약자와 소수의 권리에 관해, 올바른 정치를 위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매체에서 글로써 전하고 있다. 뚜렷한 주관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목수정은 상대와 마주할 때면 누구보다 따듯하고 부드럽다. 삼시 세 끼를 제 손으로 챙기면서 밥하기의 수고로움과 그 안에 들어앉은 세상 작동을 배움 삼아 자신만의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기 때문이다. 〈〈밥상의 말〉〉은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제 2의 터전으로 살아나가는 저자가 두 밥상을 넘나들며 마주한 음식에 깃들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은 책으로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파리의 생활 좌파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야성의 사랑학〉〉〈〈아삭아삭 문화학교〉〉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자발적 복종〉〉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세계인권선언〉〉 〈〈초경부터 당당하자: 나, 오늘 생리해!〉〉 〈〈에코 사이드〉〉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에 담긴 스테판 에셀의 메시지
*
저항하라, 창조하라, 그리고 희망하라. 인간은 희망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거부하라. 지금 이대로의 세계를 거부하라.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이들은 모두 옳다. 그러므로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
나는 인류의 진보를 믿는다. 그 과정에서 진보하는 것과 퇴보하는 것, 집단적인 압력과 개인적인 저항 사이의 심한 모순들이 뒤엉킬지라도.

*
에른스트 윙거는 저서 『반란의 조약』에서 고통받는 세계 속에서는 개인의 평정이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형제가 아래층에서 참혹한 고문을 당하고 있는데, 바로 위층에서 요가 강좌를 열 수는 없는 것이다.

*
나는 주변 사람들을 잃는 최악의 경험을 한 바 있다. 부헨발트 수용소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모두 36명이었다. 그 36명 가운데 16명은 교수형에 처해졌고, 14명은 총살당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3명뿐이었다. 나는 절망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나는 내 눈앞에서 펼쳐진 그 모든 일들, 경악스럽고 참을 수 없는 모든 일들로 인해 완전히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모든 것을 향해 분노로 맞서고자 했다. ‘분노’야말로 삶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묻는(이것은 삶에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모든 이들에게 내가 전해주어야 할 메시지라고 느꼈다. 인간의 삶은 분명 뭔가 유용한 일에 쓰여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삶은 사랑, 시, 상상 등 아주 많은 유쾌한 일들에 쓰일 수 있지 않을까.

*
정부가 임무를 다하지 못할 때, 시민은 그것에 대해 항의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시민은 투쟁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으며, 분노를 통해서 자신의 존엄성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탐욕과 야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비열함과 저속함에 단숨에 먹히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선택한 이 작은 길에서, 소박한 차원일지라도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이것이 첫째 조건이다. 우리 자신의 정원에서부터 이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으며 우리의 일상적 작업을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
이상을 요구하라!
내가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진 꿈을 꾸며, 인간사회가 운용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이상주의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매우 허황된 꿈처럼 보이는 것들이 반드시 믿을 수 없고, 다다를 수 없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
사람들이 현실주의적 입장에서 나에게 반대하고 나를 철없는 이상주의자로 취급할 때면, 나는 내가 느끼는 당혹스러움을 고백한다. 물론 이것은 내가 쉽게 답할 수 있는 반론이 아니다. 현실은 우리가 모든 확신과 희망을 잃을 만큼 충분히 맥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이럴 때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사실이 매우 쓸 만한 일로 느껴지곤 한다. 나는 내가 살아온 그 긴 세월의 힘을 통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거리를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보다 더 심한 일도 겪었고, 그 힘든 일들 속에서 언제나 해결방법을 찾아냈다고.

*
우리는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정확한 의미는 대체 무엇인가?” 진정한 민주주의자는 최대 다수가 최고 수준의 교육과 건강, 주거 환경을 누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다.

*
나는 개인이 자신의 국가를 자랑스러워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국가가 아니라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
나는 인류의 양심이 살아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마스쿠스나 예루살렘, 바라나시 혹은 라싸로 가는 길에 있음직한, 영원한 축복의 초월적 개입 같은 것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사람이 초월적인 힘에 기대게 되는 것은 용기와 실천력이 심각하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른 형태의 희망은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초월적 존재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주러 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도움을 바라며 초월적이고 초자연적인 힘의 도래를 기대하는 순간, 우리는 싸움에서 진다.

*
나는 “분노하라”고 말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귀기울였다. 그러나 내가 다가올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은 더 근본적인 메시지는 용기와 회복탄력성résilience이다. 베르나노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그리고 가장 고차원적인 희망은 극복된 절망이다.” 그렇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맞서 분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분노는 우리가 거쳐야 할 첫 단계이고 필요한 단계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분노 이후에는 사상과 예측 그리고 다르게 해보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분노는 하나의 명백한 의도와 연결될 때만 가치를 발휘한다. 분노 자체는 명석함의 표식이 될 수 없으며, 분노를 정당화하는 뚜렷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분노 자체만으로는 세상의 이해를 도모할 수 없으며, 세상의 이해를 도모할 수 없는 분노는 허공에서 맴돌 뿐이다.

*
분노는 우리를 자각하게 해주고, 의식을 일깨우고, 체념한 사람을 무관심에서 빠져나오게 하고, 좌절로부터 걸어나와 우리의 마음을 자극하는 일에 맞서 저항하고 싸우는 일이 가능하다고 믿게 해준다. 그러나 이것은 생각의 첫 단계, 붉은 신호등, ‘길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 도약의 순간이 또다른 움직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
결국 분노, 그리고 분노하라는 권고는 상스러운, 즉 ‘고결하지 못한’ 공동체에 속했다는 불만스러운 실망의 감정에 기초하는 것이다. 분노한다는 것은 ‘긍지를 되찾겠다’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엄성이라는 개념이 ‘분노’의 뿌리인 셈이다. 분노하는 자는 자신이 존엄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식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
무관심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어려움들은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우리에겐 충분히 사용하지 않은 에너지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아직은 너무 멀게만 보이는 가치들에 대한 열망이 우리 안에 들끓고 있음을 스스로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만일 우리가 불가능을 가능이라고 느낀다면, 거기에 다다를 수 있음을 느끼고 충분한 힘이 있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조화를 이룰 수 있다.

*
수많은 사건들은 뛰어넘어야 할 장벽일 뿐이며, 더 멀리 가기 위해 넘어야 할 벽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그동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이 강화해온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가져다주는 회의주의가 침투하고 말 것이다.

*
사랑의 열정에 투자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위대한 사랑이 선사하는 도약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이다. 그 사랑이 반드시 서로 주고받은 것은 아닐지라도. 고백하건대 나는 서로 주고받는 사랑을 종종 의심한다.

*
세상에 태어난 ‘나’라는 존재와 내 영혼을 만들어낸 내 삶의 방식에는, 뭔가 결론적으로 말할 것이 있지 않겠는가. 우리가 살아오고 행동하고 참여한 것들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채 타고난 그대로 머무른다면, 내면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그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한다면, 그런 인생은 일종의 낭비가 아닐까.

*
사람들에게 세상을 돌려주자.
나는 곧 이 조화로운 세계 어딘가로 다시 들어갈 것이다.
우리는 죽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곧잘 느낀다. 내 노쇠함이 기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느껴진다. 내가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러면 또 어떤가. 이대로 지켜볼 뿐.

 

목차

목차
역자 서문 _13
나이가 주는 특권
불꽃처럼 _26
“과거로 돌아가자, 그러면 진보할 것이다” _29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거부하라
모든 인간은 존엄성과 권리를 누리는 데 있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 _37
“내 머리 위엔 별이 총총한 하늘이, 내 가슴엔 도덕 원칙이”: 욕망과 원칙 _39
학자, 상인 그리고 정치가 _44
막다른 골목으로부터의 탈출: 삶의 총체성을 생각하라 _50
빛을 찾는 자 누구인가 _54
역사를 넘어서? _58
희망이 우리의 적이라면, 혁명은 어디쯤에 _60
극복된 절망 _64
혼란에 맞서 다시 도약하는 용기 _68
측은지심의 힘
“사람의 의지로 해낼 수 없는 것은 없다,
그 의지가 강렬하기만 하다면” _75
상호의존과 연대 _78
세상의 영역을 넓히자: 불가능의 지평 _81
불확실함에 대한 확신 _85
탈바꿈과 진전: 에드가 모랭의 『길』 _89
사랑을 사랑하라, 감탄에 감탄하라
감탄의 스승들 _95
열일곱이 되면 우리는 매우 진지해진다 _97
감정 교육 _100
에로스와 타나토스 _106
질투에 대하여 _110
사랑에 접근하는 또다른 방법이 있을까? _114
만남의 기쁨
보잘것없는 인간을 사랑하라 _120
타인의 취향 _122
사명을 띤 중재 _126
각별한 친구들 _129
다중 정체성의 시학
언어에 대한 감수성 _143
활력의 원천 _145
“우리는 꿈의 재료로 만들어졌다” _149
유레카 _153
신앙의 우회 _156
시와 행운 _160
숭고한 용기: 영혼의 힘 _163
한 인간의 일관성 _165
꿈의 윤리 _170
참여하는 법을 배우자
지도자의 핵심 _180
대의의 힘으로: 역사의 변혁 속에서 세상에 존재하기 _185
사람에게는 자신의 미래를 책임지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_190
타인의 인권: 상호의존을 향한 도전 _196
운명의 회귀 _202
낯선 사람을 포옹하는 기술 _206
베스트팔렌의 함정 _209
전쟁과 평화: 국가 대 법 _212
“십자가 아래에서 그대 승리하리라”: 국가적 꿈의 한계를 바꾸자 _218
민주주의 - 모든 프로그램!
과두정치를 끝내기 위해 _229
민주주의와 생태주의 _234
법의 수호자는 이상의 수호자다 _236
움직이지 않는 것은 흩어지고 움직이는 것은 지속된다
이상을 요구하라 _246
자연 상태, 국가의 본질: 세계화와 자유 _247
세계의 초월성: 지구에 대한 어떤 생각 _252
세상이라는 바퀴에서의 개인과 군중 _257
국가 간의 조화와 질서 _261
문명의 공존 _264
정체성을 넘어: 사람들에게 세상을 돌려주자 _273
지구로의 회귀 _275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주 _292
스테판 에셀 연보 _294
추도사 _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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