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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2819216 / 381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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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1978년부터 1984년까지 7년 동안 『문학사상』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20년만에 새롭게 개정하여 출간하였다. 1974년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종대ㆍ문도석의 카빈 2인조 강도살인 사건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 이 소설은 냉정한 시선으로 인간의 아픔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쌍둥이 같은 이복형제인 종대와 종세의 불우한 어린 시절, 엇갈리는 운명을 향해 달려가는 형제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그려진다.
출판사 리뷰
쌍둥이 같은 형제의 엇갈리는 운명, 우리 시대의 파르마코스들
중요한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하고 복원했다 하더라도, 이미 20년 전에 씌어진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이 소설은 20년 전의 소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시대'의 소설이라고 강조한다. 우선 사회의 가공할 폭력과 그 폭력이 강요하는 운명을 거스를 길 없는 초라한 개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젊은 작가들이 즐겨 다루는 주제를 선도하고 있고, 비루하기 그지없는 하류 인생, 즉 김형중의 지적대로 '파르마코스'(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디오니소스 축제 때 집단적으로 살해당했던 밑바닥 사람들)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오늘날 젊은 작가들의 경향과 일치한다. 따라서 최인호의 『지구인』은 마치 오늘날의 작품처럼 전혀 낡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근간이 되는 정전(cannon)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 김형중의 견해이다. 『지구인』의 주인공들의 처지를 결정한 것은 그들로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던 전쟁이었으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이들에겐 죄가 없다. 따라서 범죄는 유전이 아니며, 절대의 공포와 폭력을 먼저 보여준 것은 사회였으며, 종대와 도석과 종세를 포함한 『지구인』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어쩌면 다만 그 사회적 폭력으로부터 탄생한 희생양, 즉 파르마코스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작가는 강조한다. 김형중의 말대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종대에 대한 관심과 비난, 아울러 지강헌과 유영철 등 희대의 범죄자에게 퍼부어지는 비난은, 사실 그들을 제물로 해서 이루어지는 희생제의를 관망하면서 우리가 느끼는 안도와 공포와 죄책감이 다소 수다스럽게 발현된 것에 불과하다. 더이상의 희생제의가 필요 없고 더이상의 가난과 폭력이 없는 어떤 상태가 오기 전까지는, 우리는 모두 자신이 호출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수용소 안에 갇혀 있는 한 명의 파르마코스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얼마나 섬뜩한가. 그 사실을 이 소설이 처절하게 웅변하고 있다면 우리는 이 소설에서 재미를 느껴야 할 것인가, 슬픔을 느껴야 할 것인가? 이 소설은 아이러니하게도 처절하게 슬프고 시간을 통째로 앗아갈 정도로 재미있다. 슬픔은 우리의 아픈 역사로부터 오는 것이고, 재미는 최인호 특유의 풍부한 비유와 속도감 있는 문장과 빠른 사건 전개로 인한 것이다. 아울러 쌍둥이 같은 이복형제인 종대와 종세의 불우한 어린 시절, 그리고 그렇게 닮은꼴이면서도 엇갈리는 운명을 향해 달려가는 형제를 바라보는 안타까움 또한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다.
그러나 ‘악’은 우리 안에 있다
수많은 파르마코스들이 희생양으로 사라진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지구인』은 이제 온전한 모습을 갖추었다. 그러나 우리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제물로 삼은 파르마코스들은 사실 우리 안에 있다. 남의 가족이 죽더라도 내 가족은 잘살아야 하는 우리, 타민족은 기아에 허덕이더라도 우리 민족이 배부르면 괜찮은 우리,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전쟁을 불사하는 우리 안에 '악'이 있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는 한 우리 '지구인'은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파르마코스인 것이다. 『지구인』을 읽은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바로 그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최인호의 『지구인』은 마치 악마가 남긴 소설인 듯 우리의 가슴을 찢는다. 악은 우리에게 때로 증오의 대상이 아니라 연민의 대상이 되지만,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연민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혹한 운명의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인간의 ‘악’이 바로 우리 안에 있음을 냉혹하게 보여주고 있다. - 이어령(문학평론가, 전 문화부 장관) 20년이 흘러갔다. 구로공단도, 카빈소총도 모두 옛 노래가 된 지금, 『지구인』을 다시 읽는다. 다시 읽어도 그 짱짱함이 여전할 뿐 아니라 당시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현대적인 소설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란다. 고개를 들어 일찍이 그가 도달한 곳을 삼가 우러른다. - 김영하(소설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만화가 서문다미도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최인호의 『지구인』을 꼽았다. 『지구인』을 읽으면서 진짜 '힘있는' 작품이 어떤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그는 잔잔하게 흐르는 내용 속에서도 말로는 표현되지 못하는 어떤 충격을 받았으며, '와! 진짜 쎄다!'라는 전율이 느껴지는 작품, 자신이 그리고 싶은 작품이 바로 그런 작품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결국 서문다미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20년 전에 이 소설을 읽었던 사람들이 다시 『지구인』을 잡는다면 김영하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목차
광대
탈옥
늪
도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