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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155마일 450일간의 일기

최병관 저 | 한울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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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46337 / 288쪽 223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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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최병관의 사진은 모두 자연을 주제로 하고 있다. 비록 어머니의 고달픈 삶과 가난을 물려준 고향이지만 언젠가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진 독학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그의 사진은 hood와 color filter를 사용하지 않으며, trimming을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놓고 끊임없이 작업해온 그의 작품은 아릿한 그리움이 배어있으며, 가슴 저리도록 아름답다. 
2010년 7월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주관으로 ‘한국의 비무장지대 평화와 생명을 찾아서’사진전을 열었다. 120여 나라의 대사와 각국 외교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시회는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왔다. 2004년 일본 동경사진미술관의 초청을 받아 ‘한국 휴전선의 비경전’을 열었으며, 2000년 일본 NHK TV에서 아시아의 작가로 선정해 ‘한국의 사진작가 최병관’ 편을 전 세계에 방영하였다. 
1996년에서 1998년까지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 만에 민간인 최초로 휴전선 155마일 서쪽에서 동쪽 끝까지 군부대에서 숙식하면서 사진 작업을 했으며,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전쟁으로 끊어진 경의선 철도·도로 복원공사 비무장지대 사진 작업을 했다. 대통령표창, 외교통상부장관상 인천광역시문화상(미술 부문)을 받았다. 서른여덟 번의 개인전과 열다섯 권의 사진집,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등단 시인이기도 하다. 



저서 《휴전선 155마일 450일간의 일기》, 《어머니의 실크로드》

책 속에서

수많은 총탄 자국이 육중한 철마를 벌집처럼 쑤셔놓았다. 녹슨 기차 꼭대기에는 팔뚝보다 굵은 구렁이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나를 쏘아봤다. 여기저기 녹슨 철판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처절했던 그때의 순간들이 눈앞에 펼쳐져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특히 짝 잃은 깜장고무신 한 짝 앞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바삐 도망치느라 떨어뜨렸을 이불보따리와 이빨 빠진 하모니카가 앞에서 기분이 아득해졌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64쪽)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오전 9시 20분경 북한군 민경대 소속 하사 한 명이 귀순한 것이다. 사단장은 상황실에서 계속 상황보고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예정된 면담은 취소되었다. 참모들도 점심을 거른 채 대기 상태였다. 귀순 동기는 ‘구타’였다. 1시가 조금 지나서 귀순병은 헬기 편으로 국방부로 이송되었다. 5시쯤 되니 북한군 병력 200여 명이 트럭을 타고 278GP쪽으로 이동했다. 병사가 남한으로 귀순한 사실을 방송을 통해 듣고 난 후 병력을 교체하는 것이었다. 긴장감이 돌았다. 1대대장과 80연대 신영진 연대장도 태풍OP에서 북한군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99쪽)

휴전선 155마일 어딜 가나 순직비, 위령비, 무명용사비, 충혼비가 너무너무 많다는 걸 알고 난 후 하늘 바라보기가 부끄러웠다. 수색 중에 지뢰를 밟거나 폭우로, 훈련 중에 또는 무장공비와 교전 중에 순직한 장병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였다. 얼마나 한이 맺혔을까, 혹시 지금도 혼백이 되어 휴전선 주위를 떠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곳 고황봉대대의 철책선 바로 옆에도 비석 하나가 하늘과 마주하고 서 있었다. 비석 앞쪽에 ‘고 중위 김근수의 충혼비’라고 쓰여 있고 뒤쪽에는 ‘하늘도 목 놓아 울어대던 어느 날 GP에서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듯 슬픔의 파편 지뢰에 붉은 선혈로 얼룩진 그대의 육신 중위 김근수. 그대의 넋 조국을 위한 정열은 민족의 빈터에 오늘도 흠뻑 내리고 있어라! 1984. 10. 16.’이라고 쓰여 있었다. (204쪽)

창틈으로 스며든 맑은 햇살이 한 병사의 얼굴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침낭 속에서 웅크리고 잠든 병사의 한 손에 여자 친구에게서 온 편지가 쥐어져 있었다. 주황색 편지봉투를 가지런히 쥔 한 손과 얼굴만이 침낭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다. 순간 서글픔이 왈칵 치밀어 올랐다. 반복되는 경계근무와 피로 속에서 기다리던 여자 친구의 편지를 받았으나 봉투를 뜯기도 전에 깊은 잠에 빠져버린 것이다. 수없이 셔터를 누르는 동안 병사의 잠이 깰까봐 안내장교와 사진병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 272쪽)

“총알받이가 되지 않으려면 실전이라고 생각하며 적을 주시하라!”
작전장교의 호통 치는 소리가 고지에 메아리쳤다. 통로의 병사들은 자세를 가다듬고 총구를 겨누었다. 얼마 뒤 훈련을 끝낸 병사들이 분대원들끼리 모여 앉아 차량으로 날라 온 점심을 비닐주머니에서 꺼내 먹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눈발이 날려 와 병사들이 먹는 밥과 반찬을 매정하게 덮어버렸다. 그러나 병사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병사 하나가 김치 몇 쪽과 소시지 볶은 것, 돼지고기 볶음, 된장국을 비닐봉지에 담아 내 앞에 가지고 왔다. 눈보라 속에서도 점심은 꿀맛이었다. (249쪽)

목차

<봄>
청성부대
백골부대
맹호부대
전진부대

<여름>
열쇠부대
비룡부대
태풍부대
필승부대
무적부대

<가을>
청룡부대
칠성부대
뇌종부대

<겨울>
청성부대2
백두산부대
을지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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