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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향기

에쿠니 가오리 저 | 김난주 역 | 소담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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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3812790 / 192쪽 131 x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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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에쿠니 가오리가 그리는 미스터리한 기억의 조각들 열한 명 소녀들의 차갑고 애처로운 비밀 이야기 에쿠니의 작품은, 언제나 에쿠니의 비밀로 가득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에쿠니의 비밀’을 읽고? 난 후에 독자들은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녀와 비밀을 친밀하게 주고받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은 어쩌면 그토록 긴밀하고 예쁘고 애처로울 수 있을까. _가와카미 히로미 그때 여름을 기억하나요? 매미가 울었고 우산을 쓰고 걸으며 달팽이를 밟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에쿠니 가오리가 그리는 미스터리한 기억의 조각들 열한 명 소녀들의 차갑고 애처로운 비밀 이야기 에쿠니의 작품은, 언제나 에쿠니의 비밀로 가득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에쿠니의 비밀’을 읽고 난 후에 독자들은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녀와 비밀을 친밀하게 주고받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은 어쩌면 그토록 긴밀하고 예쁘고 애처로울 수 있을까. _가와카미 히로미 그때 여름을 기억하나요? 매미가 울었고 우산을 쓰고 걸으며 달팽이를 밟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기묘한 여름날의 기억 『차가운 밤에』,『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등 봄바람처럼 따스하고 몽환적인 단편집으로 사랑받았던 에쿠니 가오리가 한여름 열대야를 서늘하게 식혀줄 미스터리 단편집 『수박 향기』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수박 향기』는 소녀들이 품은 사소하지만 유독 선명하게 떠오르는 어느 기묘한 여름날의 기억을 열한 개 단편으로 담아낸 신선한 작품이다. 예쁘지만 애절하고 순수하지만 잔혹함이 느껴지는 에쿠니 가오리의 마법 같은 문장력이 돋보이는 이번 작품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과거 어느 일순간의 광경 속으로 독자들을 불러들인다. “비밀을 공유하기 위해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읽는다.” “에쿠니 씨의 가장 훌륭한 점은 ‘어떤 언어를 여기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탁월한 심미안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수박 향기』는 퍼즐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꼭 맞물려 완성되어 있는 것처럼 단어 하나하나가 조화를 이루어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낸다. 아무리 하찮고 사소한 기억일지라도 흩어져 있던 파편들을 모아 되살아난 기억은 한동안 머릿속을 유람한다. 그리고 그 일을 스스로 잊기로 하고 혼자서 비밀로 만들어 숨겨왔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던 어릴 적 모습을 회상해보아도 그곳에선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잔혹하고 위험했던 어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악의와 대면하고 있었던 내 모습은 아련하지만 무척이나 선명하다. 여름의 향기. 축축한 흙냄새와 짙은 만록의 향이다. 그 여름의 향기는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한여름의 냄새를 맡았던 기억은 손에 잡힐 듯 말 듯 아련하지만 피하고 싶을 만큼 선명하다. 그것을 글로써 표현해낼 수 있는 에쿠니 가오리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번 작품을 절대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실패할 확률이 낮은 명품브랜드 같은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을 읽고 몽환적이고 애달픈 감정을 경험한 독자라면 당장 책을 열어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지 않을까 한다. “그래, 도망치는 거야. 어질어질한 햇살 속으로, 혼자서.” 소녀들은 어른한테는 말하지 못한 신비하고 기묘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한때 소녀였다. 누구나가 겪었고 품고 있는 당연한 비밀. 비 오는 날 아무 거리낌도 없이 달팽이를 밟아 죽이면서도 “불쌍하다” 하지만 “나는 재밌다”라고 생각하며 살육에 열중하는 자신의 모습은 어리고 순수하지만 잔혹하다. 도망치면 그만이고, 잊으면 그뿐이다. 그리고 그랬다는 사실은 나만의 비밀이 된다. 어린 아이들은 죽음 앞에 담담하고 거짓말에 능숙하다. 여름이 끝날 즈음에 알고 지내던 누군가가 사라진다. 마치 살수를 하듯 서늘한 여운을 남기고. 그렇게 죽음을 목격하지 않아도 죽음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는 것을 안다. 죽음은 가까이에 있었다. 친근하고 노련하고 긴밀했던 우리 사이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그곳에 남은 것은 서늘한 여운이었다. 어렴풋하지만 여름 햇살 속 그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은 너무나 강열하고 부유하듯이 애절함을 품고 있다. 순수하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리고 그 소녀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들여다보기 수박을 먹을 때면 떠오르는 기묘한 이야기 「수박 향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하숙집 후키코 씨와의 일화를 그린 「후키코 씨」, 비 오는 날 재미 삼아 달팽이를 밟아 죽이고 나서 죄책감을 느끼는 「물의 고리」, 죽은 남동생의 장례를 한여름에 치르는 「남동생」은 모두 죽음과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잠시 살았던 바닷가 마을에서 만난 아줌마와의 이야기 「바닷가 마을」, 신칸센 안에서 만난 낯선 여자와 도망을 치려는 소녀 「호랑나비」, 얌전하게 지내는 주인공이 자주 가는 소각로에서 만난 아이와의 일화 「소각로」, 이혼한 엄마와 친한 옆집 삼촌과의 미묘한 관계에 관한 에피소드 「재미빵」, 가족여행으로 간 바닷가에서 만난 또래 아이에게 거짓말만 늘어놓는 소녀 「장미 아치」, 주인공이 다니던 병원 근처에 살던 친구 하루카와의 이야기 「하루카」,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냈지만 어른이 된 후에도 알 수 없는 친구 「그림자」. 모든 단편은 어린 소녀가 겪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만의 비밀과도 같은 이야기를 사소하게 지나가는 일상의 이야기처럼 엮어내 애처로워 보이기도 하고 지극히 차가운 멘탈을 가진 것이 어린 소녀일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저자 소개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에쿠니 가오리는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동화적 작품에서 연애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언제나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1992)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나의 작은 새』(1998)로 로보우노이시 문학상을 받았다.


저서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반짝반짝 빛나는》, 《호텔 선인장》,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있다》, 《사람을 꽃보다 아름답게 하는 사랑》,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웨하스 의자》, 《도쿄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좌안 1, 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부드러운 양상추》, 《나의 작은 새》,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잡동사니》, 《한낮인데 어두운 방》

역자 소개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쇼와여자대학(昭和女子大学)에서 일본 근대 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신기한 돈(ふしぎなお金)』『사각형의 역사(四角形の歴史)』『냉정과 열정 사이: 로소(冷靜と情熱のあいだ: Rosso)』 『키친(キッチン)』『박사가 사랑한 수식(博士の愛した數式)』『겐지 이야기(源氏物語)』『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별을 담은 배(ほしぼしのふね)』『신참자(新參者)』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잉꼬는 말이지."
후키코 씨가 불쑥 말을 꺼냈다.
“잉꼬는 한번 새장에서 도망가면 돌아오지 않는대. 도망간 애들끼리 공동체를 만들어서 산다는 거야.”
“공동체?”
“응, 마을 같은 거. 도쿄에도 그런 잉꼬들이 모여 사는 데가 많이 숨어 있대.”
후키꼬 씨가 대답했다.
“사람들에게도 그런 장소가 있다면 좋을 텐데.”
도망친 잉꼬들의 마을. 나는 벌집에서 붕붕거리는 꿀벌처럼 파랑과 초록의 작은 새들이 재잘대는 장면을 상상했다. _후키코 씨

 

나는 커다란 우산을 어깨에 걸쳐 들고, 파란 장화를 신고 걸었다. 비에 갇힌 느낌을 좋아해서 빗발이 거세면 거셀수록 신이 났다. 발치에 생기는 무수한 물의 고리, 우산을 때리는 빗방울의 감촉, 그리고 바깥 세계와 나를 완전히 가르는 듯한, 경쾌하고 요란한 물소리.
나는 담을 따라 걸으면서 달팽이를 밟고 지나갔다. 장화 밑바닥에서 아작 뭉개지는 가볍고 상쾌한 감촉이 전해져 걸음걸음마다 즐거웠다. 아작, 하는 찰나의 그 허망함. 학교에 가는 길목에서, 나는 그 살육에 열중했다. _물의 고리

 

나는 음산한 아이였다. 거짓말도 잘했다. 학교를 싫어했다. 다른 아이들이 싫었고, 철제 창틀과 천장의 형광등도 싫었다. 운동장도 발판도 가정 실습실도 교내 방송을 시작할 때와 끝날 때 들리는 지지직하는 소리도.
나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아이였다고 생각한다. 얌전했고, 성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아이들 속에서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으면 그만이었다. _소각로

 

눈을 감으니 한낮의 파란 하늘이 떠올랐다. 동생의 연기. 그런 연기라면 하느님 곁에 곧바로 올라갔을 것이다. 얼마나 요령이 좋은지 모르겠다. 이렇게 화창한 날에, 그렇게 기분 좋게 훨훨 날아 올라가다니. 나빴다. 머쓱해하며 웃는 동생의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 여름에 장례식이 있으면 정말 싫더라. 나 역시 언젠가, 여름에 죽으리라. _남동생

 

나는 아빠가 없다. 돌아가셨거나 엄마와 헤어져서 없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다.
그래서 외롭다고 생각한 적은 딱히 없다. 도중에 없어졌다면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처음부터 없었으니 외로워하려야 외로워할 길이 없었다. _재미빵

 

목차

목차
수박 향기
후키코 씨
물의 고리
바닷가 마을
남동생
호랑나비
소각로
재미빵
장미 아치
하루카
그림자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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