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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조재도 시집

시리즈 : 사십편 시선 [24]

조재도 저 | 작은숲 | 201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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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543060 / 96쪽 195 x 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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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사랑한다면, 홀로 살아라?! 오래된 사진처럼 빛바랜 것 같지만 혹독한 시절일수록 새록새록 생각나는, 1985년 ‘민중교육’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시인, 조재도(56) 시인이 2007년 시집 ≪좋은 날에 우는 사람≫ 이후 5년 만에 신작시 40편을 모아 ≪사랑한다면≫을 냈다. 이 시집은 작은숲에서 [사십편시선]의 첫 번째 시집인데, 책 표지에서 “시가 넘쳐나는 시대, 저마다 엄선한 알짬 시 40편을 모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며, 시집이 넘쳐나지만 좋은 시가 눈에 띠지 않는, 또 시집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묻어나 있는 기획이다. “이육사 시인이 평생 남긴 시가 사십 편 남짓이라고 합니다. 육사의 삶과 시가 다르지 않았던 것처럼, 시가 넘쳐나는 시대에 육필로 쓴 것 같은 알짬 시들을 모으는 심정으로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는 조재도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여느 시집 때보다도 시를 쓰고 뽑는 데 심혈을 기울인 시집이다. 뽑고 흩트리고 다시 뽑고, 뽑은 시를 다시 만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인이 5년 만에 세상을 향해 뱉어 낸 시에는 여전히 조재도 ‘다운’ 우리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묻어 있다. 남녀차별이나 성폭력 문제, 이주노동자를 향한 편견, 가난과 제도적 폭력 등 온갖 치욕스러운 욕망이 꿈틀대는 우리 사회에 내면화 된 폭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들에서는 난잡한 폭력을 들춰어 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슬픔을 극복하고 저급한 사회를 살아내야 하는 수많은 민중들의 불행을 가슴 찡한 연가로 토해 내고 있다. 조재도 시의 깊이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지난 10년의 경험을 비롯하여 조재도 시인 개인의 아픔과 성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민주 정부에 대한 기대와 설렘 뒤에 온 것은 그들에 대한 실망이었고, 또 다시 찾아온 엄혹한 겨울 풍경 속에서 시인은 형과 아버지를 보내야만 했다. 사회적 삶과 개인적 삶의 변화 속에서 시인이 발견한 화두는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사랑은 말랑말랑한 세상의 사랑이 아니었다. 이 시집의 표제시인 ‘사랑한다면’의 첫 구절은 “홀로 살아라”로 시작된다. 이어서 내뱉는 시어도 “깊이로 살아라 / 가지 않은, 그러나 가야 할 길을 / 따복따복 혼자서 개체로 가라”이다. 절대고독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사랑할 수 없다는 것처럼, 조재도 시인의 사랑은 깊이와 외로움을 향해 있다. 조재도의 시들을 읽으면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사랑의 원칙으로 제시되며 눈물과 비명을 삼킨 사랑의 가치가 오롯이 전달된다. 이 시집의 발문을 쓴 김화선(배재대 교수)은 “오래전 시인 김수영이 노래한 ‘거대한 뿌리’에서부터 세대를 넘어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는 시작(詩作)을 목격”한 것 같다고 쓰고 있다. 아픔을 토해 낸 시인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그가 낸 시의 길을 따라 온 독자들 가슴에 작고 아득한 구멍을 뚫어 놓았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내 알 수 있을 것이다. 저급한 사회를 버텨 낼 용기는 무거운 것을 내려놓고 가벼워진 바로 그 순간, 수직의 언어가 뚫고 지나간 그 구멍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는 일에서 움튼다는 것……. 그리고 느낄 것이다. 이제야 사랑한다는 것은, 만나기 위해 홀로 버티고, 따복따복 걷는 것이라는 것을…….

저자 소개

시인이자 아동·청소년문학 작가입니다. 충남의 여러 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했습니다. 지금은 ‘청소년평화모임’ 일을 하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두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집 『소금 울음』, 청소년 소설 『이빨 자국』, 『싸움닭 샤모』, 『불량 아이들』, 장편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 『자전거 타는 대통령』, 우화동화 『오리와 참매의 평화여행』, 중학생 글모음집 『눈물은 내 친구』, 청소년 시집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핵심만 간추린 글쓰기 안내서 『쉽고 친절한 글쓰기』 등의 책을 펴냈습니다. 

책 속에서

사랑한다면

홀로 살아라
깊이로 살아라
가지 않은, 그러나 가야 할 길을
따복따복 혼자서 개체로 가라
그리하여 만나라
사랑의 통뿌리 외로움으로 만나라
졸아드는 간장 빛 그리움으로 만나라
따끈따끈한 바닷가 바위 
섹스로 만나고
숫눈 내린 새벽 길 함께 걸으며 만나라
그리하여 만나라
사랑한다면
보랏빛 제비꽃 꽃잎 앞에서
쪼그려 앉아 만나고
초가을 햇볕처럼 속살 파고들며 만나라
사랑한다면
그물을 빠져 나가는 바람처럼
둑을 타고 넘는 물살처럼
세 뼘 남짓한 스탠드 불빛 아래
늦도록 서로의 영혼을 경작하고
그리하여 만나라
일생토록 혼절할 듯 만나라
사랑한다면   

목차

1부
겨울나무
그늘
도둑 고양이
봄 산
통 큰 사랑
소 1
소 2
소 3
소 4
까치소리

2부
가을의 毒
안서동 카페
가재
10월의 마지막 밤
참 오래고 오래한 생각
이문구
그 강가
봄 산에 든 후

3부
수직
개싸움
가난한 집
난투극
분재
새
지금도,
친숙한 적
거대한 입
사랑한다면
시멘트

4부
어머니
영등포구 가리
요양원 TV
춘몽
해로
비닐 한 장
山까마귀
실밥
흰 머리칼
황혼 무렵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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