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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조재도 저 | 비단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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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350333 / 168쪽 / 252g / 15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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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민중교육> 사건으로 등단한 조재도 시인, 그후 30여 년!
따라 쓰면서 느끼는 시인의 시 시계와 삶 그리고 시대!


조재도 시인은 1985년 8월에 발생한 『민중교육』지 사건을 통해 등단했다. 그 책에 시 「너희들에게」외 몇 편을 실었는데, 그 일이 당시 전두환 정권에 의해 용공조작 사건으로 이어져 학교에서 파면되고, KBS 저녁 9시 뉴스에 그의 시가 붉은 색 사인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소개되는 둥, 상처뿐인 영광을 안고 등단했다.

그는 이따금 술자리에서, “아마 우리나라에서 TV를 통해 등단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등단과 함께 필화를 겪은 그의 작품 활동이 순탄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가 지금까지 33년 동안 시를 써 왔다. 1988년 첫 시집 『교사일기』 출간 이후 12권의 시집을 상재했으니, 꾸준히 게으름피우지 않고 시를 써 온 셈이다.
이 책은 그의 첫 시선집이다. 비단길 출판사에서 기획 출간한 ‘캘리필사시선’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윤동주)』에 이어 나온 책이다. 그러니까 단순한 시선집이 아닌, 아름다운 캘 리가 곁들여진 필사 시선집이다. 12권의 시집에서 가려 뽑은 47편의 시가 들어 있는데, 매 편마다 베껴 쓸 수 있어서, 시 한 편 한 편의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이 책 맨 앞머리에 있는, “하루 한번 찬물에 두 손을 씻고 시를 베껴 씁니다.”라는 글귀나, 맨 뒤표지에 있는, ‘사시사원(寫詩思源)’, 곧 “시를 베껴 쓰며 근원을 생각한다”라는 말이, 이 필사시선 시리즈의 성격을 알게 해준다.

“시는 우리를 근원으로 이끈다.”
“시를 필사함은 시를 손으로 읽어, 존재의 근원에 다가가는 일이다.”

시선을 현혹할 요란한 색상이나 디자인이 아닌,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민초’들 같은 소박 단순한 표지로 된 캘리필사시선은 위의 글귀 같은 세계를 지향한다.

그의 시 가운데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고 표제 시로 쓰인 <아름다운 사람>과,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시 <너희들에게> 두 편을 소개한다.

<아름다운 사람>

공기 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 쉴 땐 있음을 알지 못하다가
숨 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같이 만나고 부딪는 게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 틈을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한다

<너희들에게>

싹수 있는 놈은 아닐지라도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모범생은 아닐지라도
나는 너희들에게 희망을 갖는다
오토바이 훔치다 들켰다는 녀석
오락실 변소에서 담배 피우다 걸렸다는 녀석
술집에서 싸움박질 하다 끌려왔다는 녀석
모두 모두가 더없는 밀알이다
공부 잘해 대학 가고 졸업하면 펜대 굴려
이 나라 이 강산 좀먹어 가는
관료 후보생보다
농사꾼이 될지 운전수가 될지
공사판 벽돌 나르는 노동자가 될지
모르는 너희들에게 희망을 갖는다
이 시대를 지탱해 가는 모든 힘들이
버려진 사람들 그 굵은 팔뚝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나는 너희들을 믿는다
공무원 관리는 되지 못해도
어버이의 기대엔 미치지 못해도
동강난 강산 하나로 이을 힘이 바로 너희들
두 다리 가슴마다 들어 있기에
나는 믿는다, 통일의 알갱이로 우뚝우뚝 커가는
건강하고 옹골찬 너희 어깨를

저자 소개

시인이자 아동·청소년문학 작가입니다. 충남의 여러 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했습니다. 지금은 ‘청소년평화모임’ 일을 하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두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집 『소금 울음』, 청소년 소설 『이빨 자국』, 『싸움닭 샤모』, 『불량 아이들』, 장편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 『자전거 타는 대통령』, 우화동화 『오리와 참매의 평화여행』, 중학생 글모음집 『눈물은 내 친구』, 청소년 시집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핵심만 간추린 글쓰기 안내서 『쉽고 친절한 글쓰기』 등의 책을 펴냈습니다. 

머리말

2017년 올해는 민족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출판사 관계자와 이야기하던 중, 윤동주 캘리 필사 시집을 내면 어떻겠냐는 말이 나왔고, 그 계제에 내 시선집도 같이 해 보자는 말이 나왔다. 윤동주 가는 길에 나도 붙어 가는 셈이니, 말꼬리에 붙은 파리가 천 리를 간다는 말이 이 책에 어울린다 하겠다.

시선집으로는 처음인 이 책에 수록될 시를 선정하는데 특별한 기준은 두지 않았고, ‘재미삼아’ 인터넷에 올라 있는 시로 하면 어떨까 싶었다. 우리 동네에 빵집이 하나 있는데 지난해부터 단골로 그곳에 갔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산책 겸, 기분전환 겸, 특히 한여름에 빵빵하게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 쐬러 거기 갔는데, 거기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한두 시간 멍~ 때리기. 그때 휴대폰으로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 내 시 가운데 두 번 이상 올라 있는 게 뭐가 있나 찾아보았더니 59편. 그 가운데 긴 시는 빼고 47편을 이 선집에 실었다. 그러니 나의 뜻보다는 불특정다수의 선호가 여기 실린 시들을 살려낸 셈이다.

시를 읽으며 그동안 내가 관심을 두었던 시의 영역이 대략 세 가지 정도임을 느낀다. 농경문화에 바탕을 둔 농촌생활정서, 교육현실과 민주화 투쟁, 인간 본성 탐구. 몸담고 살아온 곳에서 시가 씌어졌고, 민중적 세계관에 기초한 고뇌와 인간 본성 탐구가 시어(詩語)에 대한 살뜰한 관심 속에 씌어졌음을 느낀다.

오랫동안 시의 길을 걷게 해 준 많은 분들께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다시,
밤을 횡단하여
고독하고 불안한 영혼에 가 닿는 시를 위하여.

2017년 12월
조재도

목차

제1부
아름다운 사람
좋은 날에 우는 사람
꽃자리
어머니의 부엌
무늬
여름
화창한 날
11월의 단풍나무
수직
유물론
높이뛰기 선수들
밥 한 끼
통 큰 사랑
비
만남

제2부
사랑한다면
고요한 말
나무를 심은 사람
지렁이
흰 머리칼
가을의 독毒
흰 눈이 내려 쌓인 그 나라는
사중주
왕비 어금니
사십 세
가을
백제시편 2 - 성터
투명
절명絶命

제3부
오래된 시간
그 방
작은 나라
삼동三冬
잿간
민요의 발전

제4부
너희들에게
어떤 아이
칠판
아름다운 시절
둥근 원의 길
한 사람
엄마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어른이 되면
집
고요의 힘
거대한 입
갑과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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